실망스런(?) 최고-최저 비교 체험




친구랑 이야기를 하다가 오래 전에 운좋게 프로모션 날짜가 걸려 숙박 비용을 낮춘 경험 이야기가 나왔다.

생각해보니, 내가 지불한 숙소 1박의 최저가와 최고가에는 40배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흥미로울 것 같아서 기록을 찾아보니,
내 나름의 최고가를 지불한 숙소는 뭔가 화려한 시설이 아니라 그저 '뉴욕' , '3인 조식 해결' 때문에 선택된 곳이어서, 최저-최고가 호텔 사이의 드라마틱한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 방의 모습이 아주 평범하기는 둘다 마찬가지.



뉴욕 맨해튼의 호텔은 1년 중 보통 9월 중순 - 10월 중순 사이에서 최고가가 형성된다고 하는데,
마침 그 시기에 여행을 했기 때문에 아래 사진처럼 평범한 호텔 숙박에 30만 원대 후반을 지불했다. (심지어 카드 결제 떨어지던 날 환율도 최고치를 찍음;;;;)







2015년 당시, 몇 달째 여러 숙소에 예약과 취소를 반복하며 여기저기를 찔러보고 있었는데
뉴욕을 향해 가던 버스 안에서 하루를 앞두고 이 호텔 예약을 완료하고 보니 취소 가능 시한이 "숙박 이틀 전"까지로, 이미 취소 불가능 상태였다. 아차차...

물론 이것보다 시설이 더 좋고 예쁜 호텔들이 많았지만, 이 호텔의 장점은 3인이 조식을 함께 먹어도 비용 추가가 없다는 것이어서 결국은 여기를 찜할 수 밖에 없었다.
타임스 스퀘어까지 도보 7-8분? 정도여서 위치도 좋았고.





view


숙박비가 30만원 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바뀌는 데에는 이렇게 고층 전망을 추가로 지정한 것도 한 몫을 했다. 이 호텔 건물이 좁고 높은 형태라 엘리베이터가 두 대뿐이기에 고층에서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데 수십분이나 기다렸다는 후기가 많았지만 다행히 우리가 숙박하는 기간 동안에는 그런 일을 겪지 않았다.

그 시기에 뉴욕 여행을 하려면 어쩔 수 없었던 일이지만 '퀄리티'에 비해 돈을 많이 써서 아쉬움이 좀 남았던 숙소. 오래 된 호텔이라도 어떤 측면으로든, "아, 이런 것도 있구나, 이런 설계도 있구나." 하는 새로움을 발견하는 숙소가 좋은데 이 호텔은 너무나 판에 박은 듯 모든 게 정석적이라 신기할 게 없어서 그게 좀 아쉬웠던 것 같다. 다른 호텔들이 '숙박 하루 전까지 무료 취소' 였던 것에 비해 이 숙소가 "이틀" 전까지 무료 취소였던 것이 함정이었다.

당시 미국 남쪽에서 허리케인이 올라오면서 날씨가 좋지 않아, 호텔 가격이 하루 사이에 계속 떨어지는 중이었다.
이 호텔이 '숙박 하루 전까지 무료 취소' 였다면 아무래도 하루 전이라도 취소하고 같은 가격에 시설이 더 괜찮은 호텔로 바꿀 여지가 있었던 것 같아서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 남기는 한다.




(당연히?) 욕조는 없었지만 깨끗했던 욕실 



'무료 조식'을 포함하는 호텔들은 보통 2인을 초과해서 숙박하면 추가 요금을 받는데, 이 호텔은 3-4인이 함께 숙박+식사해도 1-2인 숙박 시와 요금이 같다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


--------------


내가 1박에 최저가를 지불한 호텔은 '역시' 호텔 천국 방콕에 있다.
2012년 당시 오픈 특가 프로모션 시기와 나의 방문 시기가 겹쳐서 8,800원 정도에 1박한 곳.






물론 고시원 만큼이나 좁지만, 오픈 첫 주라서 매우 깨끗하고 쾌적했다. 혼자 썼기 때문에 좁은 것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고.
호텔의 위치 또한 방콕 교통의 중심지 아쏙역 근처라서 아주 편했다.






세면대도 새 거라서 반들반들.
오픈 당시에는 에어 아시아에서 운영하는 tune 호텔이라는 이름으로, 기본 룸 외에 에어컨, TV, 와이파이 등을 선택해서 각각 추가 요금으로 지불하는 형태였다.
오픈 첫주 199바트(=7천원) 프로모션 때는 에어컨 등등 여러 옵션을 추가해서 결국 1박에 만 원 넘게 들었지만, 방 천장에 fan이 달려 있고 매일 비가 오는 시원한 날씨 탓에 에어컨을 켤 일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오픈 2주차에 이 호텔로 잠시 돌아왔을 때는 에어컨도 포기하고 딱 234바트만 내고 입실 ㅋㅋ. 당시 환율로 8780원 정도.

단점이라면 건물 높이가 높지 않아 전망이랄 것이 없고, 그냥 옆건물만 보이는 뷰도 많다는 것. 그리고 방음이 잘 안됐다. 
하지만 1박에 1만 원도 안 내고, 이 정도로 깨끗하고 위치 좋은 호텔(도미토리가 아닌)에 묵어본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라면 경험. 지금은 많이 낡았다고 한다.


앞으로 호텔 숙박 최저가와 최고가 경험은 어디까지 변할 수 있을런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