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걸 말해줘야지


트위터를 보다 보면 종종 한국에 "한줌"있다는 중국 드라마 팬들끼리 '가장 좋아하는 장면'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 '가장 많이 돌려본 드라마' 이런 항목 수십개를 문답 형식으로 풀고 있는 걸 본다.

나는 '그런 게 어딨어? 대충 보는 거지, 순위를 어떻게 정함?' 이러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넘어갔었는데,

곰곰 떠올려보면 결국 가장 인상적이었던 몇가지는 있다.


현재까지, 가장 기억에 남은 청혼 대사



"我不愿意看你再这么委屈地过一辈子" 

(baidu번역) "나는 네가 이렇게 억울하게 평생을 사는 것을 보고싶지 않다."


녹비홍수(2018), 39화.

명작 대접을 받는 이 드라마 자체는 내가 재미있게 보지 않았지만 (1년 가까이 여러 번에 걸쳐서 겨우겨우 다 봤고, 종종 안 어울리는 배경음악 튀어나옴, 빌런이 70회 동안 계속 새로 등장해 보다 지침, 마지막 회차로 갈수록 결말이 궁금하지도 않음) 저 대사만은 기억에 남는다.

직전까지 "결혼 안 해요" 라던 여주인공의 과거-현재를 제대로 파악한 대사를 남주인공이 해줬고, 남주인공이 제시한 방법으로 그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음을 알려줘서 여주인공 마음을 한 번에 뒤집어 미래를 약속하게 만들었다. (극이 진행되면) 그 약속을 충실하게 지킴.

대부분의 청혼 장면이 이미 남녀가 서로 호감이 극에 달한 상태에서 진행되기에 무난한 전개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대사 몇 줄로 결혼하지 않을 것 같던 판을 뒤집었기에 기억에 남는다. 다들 모르고 있던, 혹은 모른 체 하던, 내 분투를 홀로 알고 있는 사람이었고, 앞으로도 알아줄 것이라는 확신을 줘서... 




39화에서는 저 청혼 부분이 기억에 남았었는데, 39화 앞부분을 한참 뒤에 다시 보니 남주인공은 여주인공 인생의 어떤 측면을 집어줘야 여자 마음이 움직일 지를 이미 알고 있었다. (자세한 부분은 스포이므로 생략)

어떤 의미에서든, 함께 살아 나가면서 괜찮은 척, 행복한 척, 그게 내 본모습인 척 등등  〰️한 척' 안 하고 살게 해주는 사람, 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


유금세월 流金岁月(2020)

이것 역시 드라마 자체는 별로였고🤪 https://mori-masa.blogspot.com/2022/10/blog-post_11.html


특이점은 가장 기억에 남은 대사를 주연 배우가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극중 악역으로 스쳐 지나가는 배우가 하는 말.




"别人看到的都是你人生的剪辑版,

便对你提出各种批判。 

只有你自己知道全部, 并且全部有多难"


-> "What others see is an edited version of your life, and they criticize you in various ways. You are the only one who knows it all, and how hard it 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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