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만원 X 3' 항공권으로 미국 4개 도시 3모녀 여행







작년 연말 어메리칸항공(AA)이 경쟁사 허브공항 공략 요금을 야심차게(?) 내놓아, 인천<->애틀랜타 왕복 항공권을 세금 포함 351,500원에 구입했다. 저렴한 가격에 표를 사게 되어, 칠순을 맞으신 엄마, 그리고 언니도 함께 하는 3모녀 여행 계획이 시작되었다.
세계 최대 항공사인 American airlines - AA는 인천에서 달라스에만 직항 운행하므로 미국 다른 도시가 목적지이더라도 그전에 무조건 달라스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받고 환승을 해야 하는데, 달라스에 친지가 있어 달라스에도 2박 일정을 넣었다.



2015년 2월 인천공항에서 찍은 AA280편 모습, 약간의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애틀랜타 공항은 이용 승객 수나 규모에서 세계 최대 공항으로 꼽히는 곳이며, 델타 항공사의 본거지이다. 미국에서 비행기가 가장 많이 뜨는 공항 중의 하나이니, 이곳에서 어디든 갈 수 있다. 애틀랜타 자체는 여행지로서의 매력은 떨어지므로, 엄마께서 가고 싶어하시는 뉴욕과 보스턴을 일정에 넣기로 하였다.

언니가 가보지 않은 시카고나 내가 가보지 않은 마이애미, 뉴올리언스 등도 여행 도시 물망에 올랐으나, 그렇게 돌아다니려면 공항 왕복하느라 버리는 시간이 상당할 것 같았고, 체력이 버티지 못할 지도 몰라서 미국 동부 기본 코스인 뉴욕, 보스턴만 넣기로 했다.
대충 도시를 선정하니 도시를 가는 순서를 어떻게 정해야 할지 감이 안 왔다.
5시간 가까이 걸리는 보스턴 ->뉴욕 간은 메가 버스를 이용해 1인당 만원 정도면 이동할 수 (최저 요금 + 맨앞 창가 지정석으로 해서) 있으니 별로 걱정은 안 하고. 보스턴을 먼저 갈지, 뉴욕을 먼저 갈지가 고민.


2006년 3월, 무료 입장과 기부금 입장을 통해 박물관/미술관 3곳을 합계 $2에 둘러본..... 



결국, 내가 2006년 미국 여행을 할 때 가장 좋은 느낌을 받았던 곳인 '미술관 방문' 때문에 방문 도시 순서가 정해졌다.
금요일 오후의 MoMA free friday를 이용하기 위해 어쨌든 금요일에는 뉴욕에 머무르기로.
그렇게 정하고 나니, 금요일까지 뉴욕에서 보낸 뒤 다음날 토요일 아침에 뉴욕에서 애틀랜타로 돌아오는 비행편에 대한 예약을 먼저 하게 되었다.


뉴욕(LGA)에서 애틀랜타(ATL) 구간에는 몇몇 저비용 항공사도 운행하고 있었지만 시간대가 나쁘고 짐을 부치는 데 돈이 많이 들어서, 애틀랜타를 허브로 하는 델타항공 직항을 이용하기로 했다. 마침 언니가 스카이팀 elite status를 취득하기도 해서 짐 부치는 비용도 면제받을 수 있고.


미국의 국내선 항공 요금은 (과장을 보태서) 거의 매일 널을 뛰는데, 제일 싼 항공권을 예약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매일 구글 플라이트, 스카이 스캐너 등등 돌려보거나 항공사 홈페이지를 들어가봐야 할 정도. 가격 하락을 알게 되어, 신나서 결제한 다음날이라도 바로 다시 더 내려갈 수 있다. 저렴한 여행을 위해서는 사실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하는 듯하다.


실제 비행을 앞두고 통계적으로 가장 싸지는 시점이 있다고도 하는데, 그것도 도시에 따라 천차만별인 듯 했다. 처음에 138달러가 최저가라던 뉴욕LGA ->애틀랜타ATL 편도 구간이 156달러로 올라서 아쉬워하던 중, 3월에 다시 138달러 요금이 나온 것을 보았다. 2월까지는 델타의 LGA 출발 시간이 8시와 10시 밖에 없었는데, 8시는 너무 이르고 10시 비행기를 타면 애틀랜타 환승이 불가능해 고민이었는데 3월부터 9시 비행기도 등장한 것이었다. 그래서 언제 이 요금이 사라질지 몰라서 서둘러 구입을 했는데, 이때는 좀 덜 서둘러도 될 뻔 했다.


서둘러 카드 결제를 마치고 후닥닥 전표까지 넘어가 결제액이 정해진 바로 다음날 환율이 조금 내려가기도 했으며(아까워.....)
예전처럼 156달러로 올라가는 일도 없이 138달러를 유지하다가 8월에는 98.1달러 요금까지 등장했다. 그냥 간보다가 천천히 예약할 걸...



또한 애틀랜타에서 타야 하는 AA 항공편 스케줄이 1시간 40분 늦는 걸로 조정되면서 뉴욕에서 10시에 출발하는 항공기를 타도 될만큼 일정이 변했다. 여행 한달 전쯤 예약했으면 뉴욕에서 아침 시간을 조금 더 여유있게 보내면서도 98달러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었을텐데. 

미국 국내선 항공권 구입은 크게 서두를 필요는 없는 듯하다. 남은 좌석 상황을 봐서 계속 가격을 조정하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출발 6주 전에 가장 싸다는 이야기가 있다. 애틀랜타는 그 통계치도 예외인 도시라고 해서 좀 서둘러 예약했다가, 결국 3명 총 11만원 정도 더 지불한 셈. 물론 델타항공은 지불 비용 비례로 마일리지를 주기 때문에 그 정도 돈을 더 주면 마일리지를 185마일 정도 더 많이 받을 수 있기는 하다;;;;;;

아니면 3개월에 한 번 정도로 항공권을 분산해서 구입한 덕분에, 한 번에 큰 지출이 생겨 허덕이는 것은 피했다는 것으로 위안해야지 뭐.
(이 구간은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짐 2개도 무료로 부칠 수 있으면서 최하 $50에 판매해서 더 좋긴 하지만, 우리가 여행하는 시간대와 안 맞다.ㅠㅠ 돈 아끼기 위해 굳이 발권한다면....환승 시간이 촉박해지는 위험이 커진다.) 


뉴욕 여행을 마치고 애틀랜타로 돌아오는 항공편 구입이 먼저 완료 되었고
애틀랜타에서 동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은 좀 더 시간을 두고 결정했다. 사실 가보지 않은 도시가 더 많으니 고민도 좀 하고..

엄마나 나는 시카고에 가봤지만 언니가 안 가본 시카고에 다시 가보고 싶기도 했고, 마이애미도 멋있어 보이고...하지만 잦은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틀랜타에 간 김에 애틀랜타를 반나절 둘러보고, 그냥 보스턴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 다음부터는 애틀랜타 ->보스턴 편도항공권 검색.
이 구간은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직항 시간대도 나쁘지 않고 $129 요금도 있어서 엄마와 언니는 사우스웨스트에서 항공권을 구입했다. 나중에 같은 구간 요금이 $126으로 내려가서 $126 요금으로 비행기표를 변경하고 남은 $3의 크레딧을 각각 계정에 남겨두었다. ( Update👍 2017년 4월 중순에 9월 말 이 구간 가격 조회를 해봤더니 $68 요금까지도 있다!) 사우스웨스트는 시간 변경도 수수료없이 편하고, 차액은 언제나 1년간 사용가능한 크레딧으로 남겨준다. 하지만 1년 내에 또 미국 국내선을 탈 일이 있을지...
나는 AA에 쌓아왔던 마일리지 문제 때문에 혼자 AA를 타고 환승해서 이동하기로.
AA의 애틀랜타 ->보스턴 이동 요금은 작년에는 $192 요금도 보였고, 올초에도 $178 선이라서 과연 마일리지 좀 더 얻겠다고 엄마, 언니와 떨어져 50달러씩 더 내고 이동할 필요가 있는 건지 회의가 잠깐 들기도 했다. 그런데 6월 들어서 AA가 비행 시간대를 좀 조정을 하고 갑자기 요금도 $125.6선으로 내려갔다.


애틀랜타 ->필라델피아 ->보스턴.
필라델피아 환승 시간이 좀 빠듯하긴 하지만, 가격이 괜찮은 것 같아서 일단 AA 예약제의 장점인 'Hold'를 해놓았다. 예약한 날 다음날 자정까지도 (미국 시간) 이 요금을 지킬 수 있는 제도. 델타항공은 이 제도 대신에 예약 후 24시간 내에는 무료 취소를 할 수 있게 해놓았다. 나로서는 Hold 제도가 더 좋은 듯. (AA의  특색이었던 hold는 2016년 이후로 없어지는 듯)

자유 여행 경험이 적은 엄마, 언니를 둘만 보스턴으로 먼저 보내고 나만 나중에 도착해도 되나?? 하는 고민에 빠졌지만 다음날 보니 같은 구간이 136.6달러로 오른 것을 보았다. 하하 11달러 벌었다. 이게 운명이려니..하고 내가 125.6 달러에 hold해 놓은 것을 덥석 결제. 하지만 그 다음날이 되어 그게 운명이 아니었다는 게 밝혀짐. 다음날 바로 107달러로 가격 인하. 정말로 매일 널뛰는 미국 국내선 요금ㅠ.ㅠ

이렇게 가격이 바뀌는 이유는,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되는 애틀랜타 ->필라델피아 구간 요금이 편도 5만 원대($45 - $49)로 가격이 내려갈 때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 구간 가격이 왔다갔다 하면서 동시에 애틀랜타 - 보스턴 구간 가격까지 같이 왔다갔다 하는 중인 거였다. US airways 애틀랜타<->필라델피아 비행은 4시간 가까운 왕복(서울<->일본 니가타 왕복과 비슷)표를 주중 8.7만 원($73)에도 팔아치우는 大세일(?) 구간으로, 세금 포함 총액 8만 7천 원에 1330마일을 얻을 수 있는 경제적인 구간이었다. 비수기도 아닌 날씨 좋은 가을에 판매하는 이런 금액을 본 이상, 미래에 애틀랜타 - 필라델피아를 왕복할 일이 생긴다면 절대 73달러 이상은 지불하고 싶지 않을 듯하다.


아무튼, AA의 hold제도는 나에게 좋은 게 아니었던 것으로 판명. 차라리 한국어 페이지에서 예약했으면 24시간 이내 무료 취소가 가능해서 125달러 취소하고 110달러 요금 건질 수 있었는데, 미국 사이트에서 결제한 것은 hold한 시간까지 내가 비행기표 구입한 시간으로 잡혀서 이미 구입 후 30여시간이 지났다는 통보가 ... ㅠ.ㅠ 결국 미국까지 전화해봤지만 800-433-7300.... 기계랑 열심히 통화하다가 날씨가 안 좋아 통화량이 너무 많다며 AA측에서 먼저 뚝 끊어버리는 사태 발생. 결국 '3시간 비행 거리인데 14만 원이면 됐지 뭐'를 머리 속에 주입시키며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기로.

이번에 예약하면서 얻은 교훈은, "미국 국내선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의 항공권은 절대 100달러 이상 금액을 주고 사지 않는다"이다. 메이저 항공사 128달러, 처음 이렇게 가격 형성이 되어있더라도 어느 시점에 99달러 미만으로 가격이 떨어지니, 그때 사야 덜 후회한다.


그리고 처음에는 저렴한 항공권을 사려할 때 필요한 것이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이라고 썼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필요한 건 그냥 운이다. '어, 가격이 내려갔네?'하고 저렴한 가격에 사도, 바로 다음날 또 내려간다. 매일매일 접속하는 노력보다 그냥 우연히 언제 인터넷에 접속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었던 것으로 결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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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뉴욕 이동은 메가버스로 하기로 했다. 버스 이동이 훨씬 경제적이기도 하지만, 공항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낭비되지도 않고
버스는 시내 중심에서 출발하고 시내 중심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외곽 공항으로 이동하는 시간과 교통비도 들지 않아 훨씬 편할 것 같아서 선택.
게다가 미국 국내선 항공기 탑승시 스웨터 무늬에 들어간 반짝이 실 하나가 걸려 추가 검사를 받아본 사람이라면 (http://blog.cyworld.com/hwangmiya/9340983 ).... 공항이 얼마나 귀찮은 곳인지 잘 알 것이다ㅋㅋ.


메가버스는 가장 일찍 예약하는 사람에게 $1에 버스 승차권을 판매한다고 하는데, 일찍 예약해서 이 1달러 승차권을 포함 3명 11달러(1+5+5)에 보스턴 ->뉴욕 구간 승차 기회를 획득했다. 엄마를 모시고 가기 때문에, 줄서서 좌석을 잡는 수고를 줄이고 바깥 구경도 잘 하기 위해 엄마, 언니 2명은 맨앞 창가자리 예약 지정해서 1인당 7달러씩 추가했다. 1인 버스 표값이 $5인데, 2층 맨앞 좌석에 줄서는 과정없이 편하게 앉으려면 $7을 더 지불해야 하는 배보다 큰 배꼽! ㅎㅎ 

나는 이미 보스턴 ->뉴욕 간을 이동해본 적이 있기 때문에 그냥 엄마랑 언니 바로 뒤에 앉아가는 자리만 지정해(+$1) 놓았다. 거기에 + booking fee $1.5 추가, 총액 $27.5(= W31,500)에 3모녀가 4시간이 넘는 버스 이동을 하게 되었다.



이로서 여행 첫날과 마지막날 둘러보는 달라스 + 둘째날 둘러보는 애틀랜타 + 보스턴 + 뉴욕 등 미국의 4개 대도시를 둘러보는 이동 차편 구입을 마쳤다.
인천 ->달라스 ->애틀랜타 ->보스턴 (뉴욕까지는 버스 이동) 뉴욕 ->애틀랜타 ->달라스 ->인천.


나의 비행과 메가버스 총비용은 $313.3 + $138.1 + $125.6 + $3.5 = $580.5달러. 신용카드 수수료까지 포함하니 65만 3천 원 지출.


사실 타이밍을 잘 맞췄더라면 비용을 더 낮출 수 있는 지점이 있어서 좀 동동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여행에서 비용 줄이려고 동동거리다 보면 결국 아낀 만큼 다시 나간다는 것을 경험에서 배웠기에, 오히려 조금씩 더 지출한 부분 덕에 나중에 보상을 받을 게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기로. 


내가 지출한 비용에 엄마, 언니의 항공권 구입 비용과 메가버스 이동 비용을 모두 합치니, 1765.3달러이다. 카드 결제를 끝내보니 총합 198만 원 정도 비용으로 3명이 한국에서 미국 4개 도시를 둘러 보는 교통 수단 발권 완료. (시내 이동 대중 교통비는 아직 불포함)
모두 마일리지도 100% 적립 가능한 요금 :)


잘 생각해보니 elite status 등 이런저런 조건을 적용하면 미국 국내선을 이용할 때 짐 부치는 비용은 추가로 부담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미국 국내선은 거의 무조건 $25 이상)
나의 경우, 총 7번 이착륙하는 비행을 하게 되는데, 앞으로는 비행 스케줄이 바뀌지 않고 (바뀌더라도 우리 모녀에게 좋은 방향으로) 연착없이 무사히 여행을 마쳤으면 좋겠다. 저번에도 열흘 동안 비행기를 8번 타는 여행을 했었는데 모두 빠짐없이 정시 이전에 도착을 했었다.
이번 여행도, 나이 드신 우리 엄마를 위해서라도 잘 풀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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