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달의 2018 윔블던 준결승 패배....
(누구나 그렇듯이) 딱 한 번이라도 더 우승하길 바랐던 대회라, 5세트 10-8까지 가서 패배한 것이 뼈아프지만...
나달을 준결승에서 이기고 결승 간 조코비치 팬들이 지금 얼마나 신기하고 기쁠지 진짜 잘 알 것 같다 :)
나도 그런 적이 있었거든.
2014년 롤랑 가로스 우승이후, 2017년 호주오픈 결승에 다시 올라가기까지....나달도 얼마나 암흑기가 길었는지...사실상 팬들도 다 포기했었다. 나도 이제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http://mori-masa.blogspot.com/2017/01/blog-post_30.html 2017년 이후 3번이나 더 우승했다. 사실 아직도 신기하다.
조코비치도 2016년 롤랑 가로스 우승 이후, 의문의 암흑기를 가지며 절대 실력이 예전처럼 돌아오지 않아서 "쟤는 절대 부활 못한다" 라는 사람들의 비아냥까지 들었는데, 사실 나는 페더러-나달이 차례로 부활하는 것을 보며 조코비치도 언젠가 부활할 것 같기는 했다.
하필이면 나달과의 경기에서 부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ㅎㅎㅎㅎ 게다가 나달이 암흑의 공간을 헤맨 기간이 더 길었는데....ㅠ.ㅠ 조코비치는 상대적으로 일찍 2년 만에 부활. 나달은 마지막 메이저 결승에서 다시 메이저 결승으로 돌아오는 데 2년 반 넘게 걸렸다.
2014년 롤랑 가로스 우승 뒤 부진의 늪에 빠진 이후로, 조금만 잘 해도 "He is back!" 이라는 기사가 떴던 나달. 외국 코멘테이터들이 "Officially, HE IS BACK!" 하고 강조하는 것도 몇 번 들었다 ㅜ.ㅜ 나달 팬들도 위 사진 문구같은 것들에 '말그대로의 희망고문'을 당해왔지만, 2015년부터 저런 문구를 반복적으로 보고도 실제로 나달이 호주 오픈 결승에 다시 올라가는 데에는 2년이 더 걸렸다. 올해에도 조코비치 경기력이 조금만 좋아져도 ATP facebook에는 'he is back!!"이 몇번씩 뜨곤 했다. 그러다가 다시 어이없이 패배하고....
어찌나 옛생각이 나던지...ㅎㅎㅎ 동병상련.
나달도 사실 큰 흐름의 분기점마다 승리를 거두며 자신감 향상에 도움을 준 선수가 한 명 있다. (아주 유명한 rivalry아님, 나 혼자 생각) 조코비치에게는 나달이 결국 그런 존재인가보다. 조코비치 팬들 지금 기뻐서 잠도 안 올 거야....
모든 게 돌고 도니...결국 누군가의 차례가 온다.
누군가에게는 영원히 안 온다면, 너무 슬프지만.
나달이 윔블던에서 2008년 2010년 두 번 우승한 뒤, 2011년 준우승 이후에는 5번 참가해서 4R이상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에 잔디코트 실력에 대해서 비웃음을 샀었다. 이번에는 4강 진출로 다시금 자신감을 찾을 것 같아서 다행이다. 아마 나달 팬들은 다들 이걸로 섭섭한 마음을 달래고 있겠지.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나달의 잔디 코트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는데 작년 Muller와의 16강전도 그렇고 올해 조코비치와의 4강전도 그렇고....
게임 6:6 이후 타이브레이크없이 두 게임을 먼저 따야하는 끝장 승부를 보는 윔블던 5세트에서 2년 연속 상대 선수(Muller, Djoko)가 서브 게임을 먼저 시작하는 순서가 되어서, 나달이 결국 따라가는 형국이 되어 너무 힘든 싸움을 하게 된 것이 제일 아쉽다.
5세트에서 상대 선수가 먼저 5:4로 본인 서브 게임을 가져간 상황이 되면
따라가는 서브를 하는 선수는 10번째 게임부터 자기 서브게임인데도 잠시만 삐끗하면 계속 매치포인트에 몰리는 상황이 된다. 이걸 이겨내기 위해서는 엄청난 강심장과 강서브가 필요한데, 나달은 강심장은 있는데 강서브가 없어 ㅜ.ㅜ (8강전과 4강전에서 두 번 연속 무한 5세트 경기를 한 케빈 앤더슨도 이렇게 계속 5세트에서 따라가는 서브 순서였다고 들었는데, 그는 강서브를 지녔기에 결국 승리했다. 실력이 있으면 나중에 서브를 해도 결국 이길 수 있으니 순서 핑계를 댈 수는 없지만, 나달이 오랜만에 잔디코트에서도 잘 하는 게 보이는데 서브 순서가 안타까울 때가 많았다ㅠ.ㅠ)
에이스가 거의 없어서 너무 조마조마한 나달의 서브 게임을 보면서
나달이 은퇴한 뒤 다른 선수를 누군가를 응원한다면.... 절대 서브 약한 선수에게는 처음부터 정을 주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아흑...너무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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