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방콕행 베트남항공

2012.10.04 00:36 




30만원대에 가장 저렴하게 표를 끊으면서도, 마일리지를 쌓으면서 동남아에 갈 수 있는 옵션 - 베트남항공.
이번에 방콕에 다녀올 때 무척 저렴하게 이용했다. 추천하고 싶다.

(& 2019년 추가: 요즘은 베트남 경유 방콕 항공권이 20만원대 중반도 있더라. 정말이지, 모든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세월이 흘러서 가격이 더 떨어진 건 항공권 밖에 없을 듯. 나의 2012년 경험보다 비행기 기내도 훨씬 좋아지고 공항 시설도 더 나아졌을 듯 하다.)


가장 저렴한 티켓의 경우 한국 - 베트남 구간(N/R class)은 안 되고, 나머지 L class구간은 대한항공 스카이패스에 65%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다.
탑승일 기준 2013년 3월 31일부터 베트남항공 T 클래스는 대한항공에 마일리지를 쌓을 수 없다.


오전 출발 인천-하노이 구간에 운좋게 새 A330-200를 탈 수 있었다. AVOD로 여러 영화를 골라볼 수 있었던 깨끗한 비행기. 베트남항공은 출발 40시간 전부터 웹체크인을 통해 이코노미석 맨 앞자리를 선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2012년의 경우)





앞 공간 화장실 탓에 오히려 어수선한 비상구석도 아니고, 이착륙할 때 승무원과 마주 보고 앉아야 하는 어색한 자리도 아니고, 창문도 있고 아주 쾌적하고 넓은 자리다. 첨에 그 자리에 앉았을 때는 아주 편하겠구나... 했지만 곧 이 자리의 단점을 알게 되었다. 이코노미 맨 앞자리는 아기들 집중 배치. 뭐 4시간 내내 아기들이 울어댄다고 보면 된다. 그래도 뭐 이런 거 견딜만 하고, 다리 쭉 뻗고 가고, 이코노미 클래스에서 가장 먼저 내리고 싶다면 이 자리를 차지하면 좋다.


웹체크인을 하면 인천공항에서도 오래 줄을 설 필요가 없고, 하노이 공항도 웹체크인 줄은 짧으니까 공항에 좀 늦게 나와도 된다. 베트남 항공 사이트에는 웹체크인을 했을 경우 공항에 탑승 45분전까지만 도착하면 된다고 나와있다. 나는 웹체크인을 미리 해놓고도 하노이 호텔에서 아침도 못 챙겨먹고 나와서, 새벽 6시에 미니버스를 타고 7시 전에 공항에 도착하는 부지런함(?)을 선보였으나 줄도 없고 공항도 썰렁해서 괜히 서둘렀다 싶었다.


방콕 여행 이번이 4번째인데 늘 엄청난 입국 심사 줄 때문에 짜증이 났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베트남 항공의 하노이 아침 출발편은 방콕에 10시 반쯤 도착하는데, 이때가 한산한 시간대인지 입국 심사를 빠르게 통과했다. 잘 하면 방콕 시내에 오전 중에 진입이 가능할 정도다. 대부분의 호텔이 2시 이전에 도착해도 체크인을 받아주었던 경험으로 미루어, 방콕 호텔에 일찍 짐을 풀고 오후 일정을 알차게 쓸 수 있는 좋은 비행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불행히도 내가 이날 체크인했던 호텔은 얼리 체크인에 대해 돈을 받는 tune호텔이라 일찍 도착한 게 오히려 손해(?)가 되어버렸지만 ^^ (https://mori-masa.blogspot.com/2015/10/red-planet-hotel-asok-bangkok.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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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서 호치민행 (19:30)을 타기 위해 수완나품 공항에 에어포트 링크를 타고 17:46에 도착했다. 여전히 공항에 사람이 별로 없는 시간대다. 전혀 줄을 서지 않고 체크인, 출국 심사를 통과. 역시 이것도 베트남항공 출도착 시간대의 장점인 것 같다. 방콕에서 하던 일을 다 마치지 못 하고 비행기 시간대 때문에 서둘러서 움직였는데, 나중에는 좀 더 늦게와도 될 뻔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단지 오르락 내리락 이상하게 바뀐 수완나품 출국 동선이 불편했다.


방콕 공항은 웹체크인 대상이 아니고 호치민 공항만 가능해서 호치민-인천 구간만 웹체크인하고 또 이코노미 맨 앞자리 지정.
그렇게 했더니 호치민에 내렸을 때 내 이름이 적힌 판대기가 서 있었다. 웹체크인을 한 사람은 따로 발권 데스크에서 발권을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ho chi minh airport 에서 다소 지겨운 두 시간 정도를 보내고 악명 높은 호치민발 인천행 B777 탑승.




헉! 듣던 대로다.
이런 너덜너덜한 비행기는 처음 본다.
시트에 뚫린 구멍 사이로 나무 판대기가 보였다.


내 주위엔 아기 둘과 베트남인 엄마 외에는 아무도 없다시피 했는데 (아마도 밤 비행기라 숙면을 위해 승객들을 모두 아기가 없는 뒤쪽으로 배정한 거 같다.)
내가 지정한 이 좌석이 아닌, 다른 좌석으로 옮길 충분한 여유가 있었지만 그냥 발을 뻗을 수 있는 이 자리가 편해서 그냥 (나무 판대기 좌석 위에) 담요 깔고 여기에 앉아서 갔다.



아무도 없어서 해본.....진상인가?




승객이 너무 없어서 출발 예정 시각 10여 분 전에 문을 닫고 게이트를 떠났다. 좋은 자리 얻겠다고 새벽에 일어나서 웹체크인하고 부산을 떨었는데, 뭐 출발 세 시간 전에 했어도 아무 자리나 잡을 수 있었을 듯.


역시나 아기는 울어대고, 아기 엄마는 내 눈치를 계속 보았다. 하지만 나는 원래 교통 수단을 탈 때 잠드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별로 거슬리지 않았다.
한국에 도착할 때쯤 아기 엄마가 입국신고서를 들고 끙끙 대다가 내 옆자리에 와서 도와달라고 했다.
이것저것 써주다 보니, 아기 엄마는 1987년생. 25살.
맘이 아팠다. 어린 나이에 타국으로 시집 와서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구나.

암튼 저렴한 가격에 베트남 스탑오버로 동남아 두 도시를 찍을 수 있는 베트남 항공을 무던한 분에게 추천한다.
비행기 배정은 복불복일 수있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평이 나쁜 호치민행 구린 비행기는 여행 출발할 때 타는 게 나을 거 같고(출발의 설렘은 모든 것을 용서하므로...), 여행을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돌아올 때는 좀 나은 비행기가 투입될 가능성이 높은 하노이 환승을 하는 게 나을 거 같다.
공항 밖으로 나가지 않고, 환승 구역에만 서너 시간 머무른다면 하노이 공항보다는 그나마 규모가 큰 호치민 공항이 낫다.


댓글3



  1. 방콕-호치민 구간, 단체관광객이 탑승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뒷자리 배정. 호치민에 도착하고 이 뒤에서 언제 내리나...이러고 있는데 뒤에 문이 열리며 베트남 땅을 밟음. 거기서 추석 보름달 보다^^
    2012.10.05 02:49 
  2. ㅂㅅㅈ 안녕하세요? 포스팅 잘 봤습니다~ 저도 하노이 경유해서 방콕 가는 일정인데, 방콕으로 가는 날 공항으로 갈때 교통편이 문제더라구요~ 7시 쯤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할것 같은데 , 시내에서 6시쯤 출발하는 미니버스가 있던가요?2013.07.08 20:46 

    • 안녕하세요 :) 그동안 변화가 있었다면 저도 어쩔 수 없지만, 작년 9월에 제가 이용할 때는 새벽 6시 버스 확실히 있었어요. quang trung 베트남항공 사무실 앞에 6시 전에 가면 밴이 두어 대 서있고, 어디선가 여행객과 현지인들이 스멀스멀 나타나서 다들 타더라구요.^^ 아침엔 길도 안 막히니까 45분정도면 도착하는 걸로 기억해요. 저는 다시 간다면 웹체크인하고 그냥 1시간 늦게 공항 갈 거 같아요. 공항이 작아서 심심했어요. 즐겁고 안전한 여행 되세요!! 부럽네요:)
      2013.07.0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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