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스 스타일스 파리 꺄데 라파예뜨 ibis Styles Paris Cadet Lafayette

 


이 호텔은 오페라지역 근처이고 파리 북역도 도보 거리인 파리9구에 위치해 있지만 작은 규모 때문인지 가격대는 아주 높진 않은 편, 좀 일찍 €100 미만일 때 예약해놓았다. 이번 파리 여행의 마지막 숙소인데, 공항으로 떠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 좋은 조건을 가진 지역에 있는 호텔이다. 

북역 근처이니 유로스타 타고 런던가기에도 좋아서 마일리지로 런던발 인천 귀국을 예약해서 추가로 영국 여행도 하는 것을 고려해봤는데, 원래 Heathrow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권은 세금이 너무 너무 비싸서 돈 아까워 포기했다. 마일리지 항공권 세금이나 다른 항공사 편도 귀국 발권이나 가격 차가 그리 크지 않았다. 어떻게 해도 수십만원 내는 것은 마찬가지라 전혀 예산 절약도 안 되는데 수십만원 지출에 추가로 애써 모은 35,000마일까지 없어지는 셈이 되니, 그냥 이번엔 돈 주고 사고 35,000마일은 남겨두는 게 차라리 나은 선택이었다.


이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7호선 Poissonnière역으로 1번 출구엔 에스컬레이터도 있다. 도보로도 갈 수 있는 거리지만 7호선 타면 갤러리 라파예뜨 같은 백화점과도 금방 연결된다. 이 역 기준으로 동쪽부터 10구가 시작되어, 바로 악명높은 파리북역 부근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내가 예전에 어떤 사전 정보도 없이 갑자기 파리에 갔다가, 이 부근을 아무 생각없이 혼자 걸어서 별탈없이 유로스타를 탔던 기억 때문에 이 지역을 만만하게(?) 여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조심.

2011년과 2012년에 방콕에서 all seasons 호텔에 묵은 적이 있는데 예약 시 조식과 무료 와이파이가 포함되는 브랜드였다. 10년 전에는 호텔에서 인터넷 연결에 시간당 or 하루당 따로 돈을 받았었기 때문에 '무료 와이파이'를 장점으로 광고할 수 있었다. Accor에서 2010년대 초반 all seasons 브랜드를 없애면서 그 호텔들이 ibis Styles가 되었고 조식/와이파이 포함 개념도 물려받았다. (요즘은 '무료가 아니면 말이 안 되므로'ㅋㅋ 와이파이 무료를 브랜드 특성으로 광고하는 호텔은 없다😂) 




tripadvisor에서 Rendik님이 2011년에 남긴 사진을 보니, 이 호텔도 2010년대 초반까지는 올시즌스였나보다. 10년만에 보는 저 간판.. 왠지 반가움.


1시 넘어 도착하니 방을 주긴 주는데 내 방앞에 양동이를 놓고 에어컨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고 있었다. 



이런 방 밖에 없냐고 하니 조금만 기다리면 고쳐준다고 한다. 옆의 조식당에서 차나 커피를 마셔도 된다고 해서 한 잔 하면서 기다리다 보니 좀 짜증이 남. 곧 고칠 수 있다면 나중에 올 사람에게 이 방을 주면 되는 거지, 왜 일찍 온 나한테 줌?? 알고 보니 이곳은 체크인이 2시라고 한다. 여태 갔던 파리의 이비스/이비스 스타일스의 체크인 시간이 모두 12시였기 때문에 여기도 그러려니...하고 내가 정규 체크인 시간보다 일찍 왔기 때문에 방 준비가 아직 안 된 것이었다. 몇 분 뒤에 청소가 완료된 다른 층의 방을 받았고, 옷을 갈아입고 나와서 외출하면서 리셉션 직원에게 내가 체크인 시간을 착각했다고 사과했다.



이미 알고 왔지만 8-10m² 정도의 매우 작은 방. 그래도 뭐 혼자 하는 여행이라 불만은 없고, 작은 스툴 2개까지 있는 것을 보니 이 작은 방에 별걸 다 챙겨넣었다 싶다. 





침대 발치에 보이는 작은 테이블도 뭔가를 먹거나 어떤 것을 적거나 할 때 좋았다.
좁은 방에 그래도 필요한 것은 다 있는 셈.
10년 전 후기에 나온 사진이나 지금 방의 모습이나 카펫 교체 외에는 차이가 없는 것을 보면 10년 이상 리노베이션이 없었던 것 같은데, 그 세월에 비해서는 깨끗하게 유지된 편이다.




앞쪽 골목 건너편으로 창이 난 방은 좀 더 파리 느낌이 나서 더 좋을 같은데, 가격이 저렴한 싱글룸은 그저 뒷 건물로 막힌 뷰의 방이다. 더블룸엔 그래도 바깥 풍경이 보이는 창이 있는 듯 하다.



여태 '풀북이라더니 이 호텔에 나만 혼자 있나??' 싶은 조용한 호텔에만 있다가 왔는데 이 호텔은 사실상 고시원 느낌. 옆방 TV 소리도 다 들리고 분리된 샤워부스라고 할 것도 없이 물이 바닥 전체로 떨어지는 작은 화장실 뿐이다. 하지만 다른 후기 사진을 보니 유리로 된 샤워부스가 너무 작게 만들어져 있어, 차라리 이렇게 아무 것도 안 막혀 있는 구조가 덜 답답하고 나아 보일 정도였다.

이 호텔은 엘리베이터 크기, 샤워부스 크기나 변기의 위치 등을 생각하면 덩치가 엄청 큰 사람은 이용하기 좀 힘든 호텔임을 고려해서 예약해야 한다.




그래도 개인적으론 위치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서 (한국인을 위한 스세권 - 도보 5분 거리에 스타벅스까지 있다) 이번처럼 100유로 이하일 때는 머무를 만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 이상을 지불하기에는 좀 아깝긴 하다. 근처에 여러 종류의 식당도 많고.. 이용하진 않았지만 한식당도 몇 개 눈에 띈다. 호텔의 아침 식사도 무난한 이비스 스타일스의 아침 식사. 여기는 그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머무르면 가격 대비 만족을 얻을 수 있다.

 Sacré-cœur몽마르트르까지 도보 20분, 북역까지 도보 10분 거리이고, 오페라 가르니에 Roissy bus가 서는 정류장 코앞까지 8-9분만에 가는 45번 버스 정류장이 도보 3분 정도라서 마지막날 머무르기엔 좋다. 사실상 여행 마지막날은 이미 '공항에 가는 것과 짐 정리하는 것'에 온 신경이 집중되기 시작하는 때이므로 좋은 숙소에 머무를 필요도 없는 날이기도 하다.

교통앱에는 오페라 가르니에 까지 늘 8-9분 소요로 나오던 45번 버스 이동이 도로 정체로 20분 걸리기도 했으니 공항에 갈 때는 역시 여유있게 움직여야 한다. 내가 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하겠다고 하니 다들 교통 정체를 경고했었는데 파리를 떠나는 마지막날 오전 11시에 드디어 정체를 경험해봤다. 사실 호텔에서 roissy버스 정류장까지는 걸어가도 21분 걸린다고 나오는데, 짐을 끌고 20여분을 걸을 수는 없어서 버스를 택했지만 버스 안에서 20분을 보내게 됐다.


근처에 있는 약국에서 20유로를 내고 손쉽게 안티젠 검사를 받았고 20여 분?? 만엔가 결과를 받았다. 호텔 이메일 주소로 결과지 첨부파일을 보내니 호텔에서 무료로 출력해줬다. 2022년 6월 기준, 불어로 된 음성 결과지로도 무사히 한국 입국했다. 사실 Q-CODE에 첨부파일을 업로드하면 되므로 결국 종이는 필요없긴 했는데 일단 규정이 있으니...

예전에는 소음은 잘 견디고 냄새에 예민한 편이었는데 이제는 소음도 못 견디겠다. 아침이 되자마자 옆방에서 티비를 켜니 그 소리가 웅얼웅얼 다 들려 최악이었지만, 그래도 이 낡아가는 호텔은 이상하게도 나쁘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내가 이번 파리 여행에서 계속 "성남"쯤 되는 지역에서 머무르다가 비로소 '종로/중구' 귀퉁이에 입성해서 그런가보다. 🤗 오페라 지역에서의 거리나, 공항에서 오는 RER B역과의 거리를 생각하면 파리 도착 첫날 숙소로도 좋을 것 같다. 도보 가능 거리 내 동네가 '파리'임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지역이라🐓. 


구글지도 Randolph Hirsch 사진. 더블룸 예약해서 이쪽 창문 방을 받으면 훨씬 나을 것 같다.


나는 도착 첫날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영향으로 호텔 가격이 엄청 비싸던 시기였던지라,  파리 끄트머리로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그때 식당에서 우연히 만나 통역을 도와준 사람이 '파리 첫날이라면서 도대체 이런 지역에는 왜...???'하고 내 선택을 엄청 의아해했었다.😃 그 사람은 '오늘이 한국 여행 첫날이라면서 대림동에서 마라탕 사먹으려고 줄 서 있는 미국인'을 보는 서울 사람같은 의아한 기분이었겠지 ㅎㅎ.

살 것이 있어서 북역을(다들 조심하라고 하는 지역)두 번이나 걸어갔다 왔는데  파리의 다른 지역과 차이점은 크게 못 느꼈다. 거기선 다들 정말 바쁘게 움직인다는 것만 빼고는. 그래도 끝까지 정신 놓지 않고 아무 것도 안 잃어버리고 여행을 마쳐서 정말 다행이다. 운나쁘게 뭔가를 도난당하거나 잃어버리게 되면 그 나라/그 여행 전체의 인상이 나빠지는 법이니... 



이 호텔 앞길은 다리? 육교?가 가로지르고 있어서 좀 독특하다. 사진 찍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은 배경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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