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지쳐 홍콩섬 사이잉푼의 언덕을 오르던 어느 날... 그래도 깔끔하고 좋아보이는 카페를 발견했다. 흠.. 더운데 저기 들어갈까?
하지만 입구에서 메뉴 보고 흠칫 돌아섬.
훈제 연어를 좋아해서 솔깃했는데 연어 두 조각 걸쳐 놓고 미트볼, 감자 등등을 포함한 런치 세트가 148홍콩달러?? = 2만 4천원 ?🙀 , 파니니와 커피 한 잔 2만원? 🙊 스웨덴식 카페 같았는데 물가도 스웨덴 수준이구만. 물론 홍콩도 세계에서 손꼽는 물가 높은 나라이긴 하다.
다시 힘을 내어 7천원짜리 완탕면 먹으러 감. ㅋㅋ
아무튼... 홍콩에 오게 된 것도 홍콩국제공항이 제공한 프로모션 항공권 덕분인데, 홍콩관광청도 "HK Goodies"라며 외국 관광객에게 여러 분야에서 쓸 수 있는 100홍콩달러 상당의 쿠폰을 증정하고 있다.
외국 전화 번호로 승인을 받아야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미리 회원 가입을 하고 와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홍콩공항->시내 편도 고속철 타는 데 이용하는 듯 했다.
나는 그중에서 무료 칵테일 쿠폰을 이용하기로.
사실 아주 애매하게 모인 Marriott 포인트를 갖고 있는데 153포인트가 더 있어야 어디든 무료 숙박을 할 수 있어서 아까웠다. 그렇다고 일부러 그 모자란 포인트를 구입하거나 호텔 가서 1박을 더 해서 쌓는 것은 말도 안 되는 행위이고.😵💫 뭘 하기에도 애매해서 그냥 죽어있었던 포인트 더미. Marriott 계열 호텔에서 식음료를 먹으면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기에, 야경 좋은 고층 Bar들을 포기하고 2층에 조그만 바가 있는 Marriott 계열 St. Regis를 선택했다.
홍콩 관광청에서 제공하는 칵테일 무료 쿠폰을 쓰기 위해... 하룻밤 최소 숙박비가 80만원대라서 입구에도 가볼 생각 안 했던😂 St.Regis Hong Kong의 bar에 입성.
뉴욕 st. Regis King Cole bar에서 시작된, 유명한 벽 그림의 홍콩식 변주.
사실 무료 쿠폰이 없다면 들어올 생각도 안 했을 텐데, 홍콩 관광청 진짜 감사 😊
하지만 뭐, 사람들이 보통 이런 데 쿠폰 가지고 오면 나처럼 이런저런 이유로 돈을 추가로 쓰기 때문에 어차피 st.regis쪽도 남는 장사.
St. Regis의 유명한 칵테일 - bloody Mary의 홍콩 변주인 Canto Mary를 무료로 마실 수 있다. 그리고 .. 어차피 포인트 적립이 필요하기도 했지만, 오늘도 변함없이 길을 헤매는 🐕고생을 하느라 점심도 못 먹어서 진짜로 식사가 필요하기도 했다. 술안주보다는 가장 식사에 가까운 크로크 무슈 주문. 세금 포함 140.8 홍콩 달러. (동전 없애려고 그렇게 노력했는데 결국 또 생김)
Canto Mary... 공짜 아니면 시도도 못할 맛 😶🌫️
Bloody mary 레시피의 토마토 주스 베이스 + 타바스코 소스에 추가로 간장 같은 각종 아시안 향신료 넣음.
쿠폰 설명에는 HKD148로 되어 있었는데 Canto Mary "2.0"이 되면서 이젠 세금 포함 3만원대가 된 칵테일이지만, 그동안 좋은 소리는 못 들은 듯한 바텐더가 솔직한 느낌을 말해 달라고 하는데 weird라는 단어가 내 입에서 자동으로 튀어나옴 🫣 다른 것을 시도해보라고 권하는데, 아마도 이 음료는 다른 칵테일을 새로 시키게 만들기 위한 책략인 것 같았다. 🧙♂️
그래도 난 다 마심 ㅎㅎ
햄 외에 소스 안에 고기?같은 게 들어있어서 약간 냄새는 나는 크로크 무슈. 나름 세인트 리지스인데, 홍콩 동네 카페 브런치보다 싸다. 홍콩에서는 이거 사치가 아님. 한 조각 먹은 다음에 사진 찍은 거라서 양도 적은 거 아님. ㅋㅋ
혼자 멍때리는 와중에 갑자기 일반인은 입을 일도 없을 듯한 특이한 재질의 하얀색 정장을 아래 위로 입은 남자가 자신을 줄줄 따르는 무리들과 함께 들어왔다. 그리고는 열심히 사진을 찍다가 커피(?) 한 잔 마시고 갔다.
바텐더에게 물어봐서 이름을 알아냈다. 李治廷。배우 겸 가수.
어쩌다 유명인도 보는구만. 사실 누구신지는 잘 모르지만. 😉 누군지 몰라도 나중에 알게 되면 재미있을 것 같아 사진을 남기고 싶었지만 실제로 내 자리 바로 옆쪽에 있어서 카메라를 들이댈 수가 없었다. 차라리 멀면 찍겠는데 바로 옆에 있으니 티내기 싫음. 그 사람이야 뭐 그런 거 익숙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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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가격으로 알차게 포인트도 적립해서 이제 무료 숙박 1박을 할 수 있게 됐다. 딱 153포인트가 더 필요했는데 여기에서 160포인트 즉시 적립됨. 실용적으로 포인트 채운 것 같다. 어차피 홍콩에선 어딜 가든 밥 먹을 때 돈 꽤 드는데 포인트 주는 식당은 아무 데도 없으니까.
매리엇 앱에 있는 큐알코드 대체 왜 있는 건지 모르게, 한국에서 나는 수기로 포인트 적립하던 시절까지만 식음료 포인트 적립을 했었다. 그런데 여기는 큐알코드 한 번 읽더니 적립될 포인트가 얼마인지 숫자가 딱 뜨고 즉시 계정에 적립됐다.
한국도 요즘 이런 방식인지는... 최근 매리엇 이용을 안 해봐서 잘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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