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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단 말이야?? 😲






유럽에서 1인당 커피를 제일 많이 마시는 나라가 핀란드라고. 
막연하게 이탈리아같은 나라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유럽 뿐만 아니라...





인당 소비량은 전세계적으로도 1등이라고 한다. 
위의 그래프들은 그냥 구글 검색에서 먼저 나오는 거라서 2010년대 중반 수치인데, 2020년대 그래프를 봐도 핀란드는 네덜란드와 함께 1, 2위권을 다툰다.
그래??

난 카페인에 예민해서 외국 여행을 가도 카페에 앉아 커피만 마시는 경우는 굉장히 드문데... 

최근 기억을 떠올려 보면 외국에 갔을 때 거의 유일하게 카페에 앉아서 커피 한 잔, 그것도 유럽에선 만나기 어렵다는 아메리카노 한 잔을 하고 온 곳이 핀란드 헬싱키였다는 게 신기하다. ㅎㅎ 그만큼 커피를 안 마시고는 지나가지 못하게 되어있는 커피 사회?!?! ㅋㅋ






사진에선 스푼에 가려 안 보이는데
아메리카노만 시켜도 길쭉한 다크 초컬릿 한 조각도 같이 줬다. 물가 비싼 북유럽이지만 4000원대. 
최근에 북유럽만큼 물가 비싼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홍콩에선 동네 골목 카페도 커피 한 잔이 8000원대가 보통이라고 한다. 🤪 물론 홍콩에선 카페에 가진 않았고 남들 여행기에서 봤다.












핀란드 정교회는 당신을 환영합니다??



예전에는 일부러라도 스탑오버/레이오버 일정을 넣는 편이었지만 이제는 지쳤다.

밤 11시까지도 밝은 6월의 헬싱키 시내에 예상보다 이른, 밤 8시에 성공적으로(?) 도착했지만 너무 피곤했다. 조그만 호스텔 침대에 커튼을 치고 누워서 '내가 여길 왜 왔지? 으아 피곤타... 낼은 또 비 예보 있네?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환승지 여행을 택했을까...' 하고 생각했다. 특히나 뚜벅이 여행에서 비 예보는 더욱 힘빠지는 일이었다. 


다행히 8-9시간 가까이 자고 일어나니 다음날은 그래도 힘이 좀 났고 오전에 비가 오기 직전인 것 같은 흐린 도시를 걸어다녔다. 일생 동안 몇 편 못 봤지만, 왠지 북유럽/동유럽 영화에서 본 것 같은...그런 음울한 회색 하늘과 회색 건물들...






다른 이들의 헬싱키 여행기를 보면 대부분이 성당 순례기인데, 나는 성당 순례에 그닥 매력을 느끼진 않기 때문에 굳이 거기를 목표로 하진 않았다.

아무 것도 못 보고, 의미없는 레이오버 여행을 마치게 될 줄 알았는데 그래도 점심을 먹고 힘을 내어 길을 나섰다. 

헬싱키 도시가 크지 않아서 걷다 보니, 유명한 건물들 끄트머리가 보여서, "그래 저 정도 봤음 됐지. 이젠 바다나 보자" 하고 걸으니 또 바다가 나왔다. 바다와 마주할 때쯤 마침내 회색 하늘이 푸른 하늘이 되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자... 아..





오후 1시 30분



언덕 위 아름다운 성당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아침과는 전혀 다른 파란 하늘과 함께.
남들 사진에서 보던 우스펜스키 대성당. 시내가 작아서 굳이 '뭘 하겠다'는 목표로 걷지 않아도 결국은 눈에 다 들어오는구나. 
이렇게 갑자기 화창한 날씨... 

위 사진을 찍기 10분 전 사진.



사진 찍은 시각 : 오후 1시 20분




이렇게 흐렸던 하늘이 몇 분 사이 확 개어버림. 핀란드 정교회는 당신을 환영합니다??ㅎㅎ
오전에 방문했었던 교회는 루터교 교회라고 한다.

저기쯤을 걸어갈 땐 몰랐는데 사진 속엔 이미 우스펜스키 성당이 있다.

성당 근처에 도달해서 날씨가 개면서 사진이 참 예쁘게 몇 장 찍혔다.
이 각도에서 보는 건 성당의 측면이고 입장을 위해선 언덕을 올라야 하지만 가진 않았다. 성당 근처로 다가갈 때인가... 언덕에서 전차가 내려왔다. 난 사진을 찍기 위해 걷다가 길가에 멈춰선 건데, 내가 길을 건너려한다고 판단했는지 전차 안의 여자 운전사가 나를 보고 길 가운데를 지나던 전차를 세웠다. 

엥?😲
헬싱키 시내 공부를 거의 하지 않고 와서 교통 문화를 모른다. 보행자를 운전사가 육안으로 식별하고 차를 멈추기도 하는 시스템인가보다. 

내가 미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자, 전차는 다시 천천히 움직여 내 앞을 가로질러 갔다. 아... 전차가 지나가기를 사람이 기다리는 게 아니라, 사람이 지나가도록 전차가 멈추기도 하는 거였구나.


도착한 당일에는 피곤해서 여길 내가 왜 왔지 했지만
지금은 헬싱키를 갔다오지 않았으면 어쩔 뻔 했어, 하는 생각을 한다.
물론 첫인상은 '여기 살면 심심하긴 하겠다' 였지만.


원체 인구 수가 적기 때문에 조용해서 좋았던 도시.
러시아 전쟁 이전 항로로서는 서울에서 최단 시간에 유럽에 도착할 수 있는 도시였다. 북유럽답게 물가가 비싸서 실행에 옮기긴 어렵겠지만, 언젠가 많이 낯설면서도 비교적 시간이 덜 걸리는 곳에 "숨고" 싶을 때 헬싱키에 가고 싶어질 것 같다.









Dare to be curious



오늘도 폰 배경화면을 바꾸다가 새로운 걸 하나 배운다. 물론 외국어라서 곧 기억 속에서 사라지겠지만.🤗





전차도 보이고 멀리 대성당도 보이고
전형적인(??) 북유럽 영화를 보면 나올 것 같은 딱딱한 회색빛 건물도 보이기에 찍었던 헬싱키 거리 사진.


갑자기 전차 옆 광고 문구가 궁금해서 번역해봤더니

Uskalla olla utelias -> dare to be curious 
라고 한다.
저 광고는 딱히 무엇이 목표인 광고인지는 모르겠지만.

신체적으로도 늙었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내가 늙어가고 있다는 걸 문득 깨닫게 해준 게 헬싱키 23시간 체류였는데...

그렇게 모두 똑같은 모습으로 늙어가지 않으려는 노력 중에 가장 필요한 것,
Dare to be curious 라고 생각한다.

늙으면 하던 것만 계속 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진다.
어릴 때는 "질문왕" 시기가 있을 정도로 나를 둘러싼 세상에 대해 궁금하지만, 나이가 들면 "Dare to be" 정도로 의식적으로라도 호기심을 갖지 않는 한, 익숙한 것만 하려는 경향이 생긴다.

심지어 타인이 더 편한 길을 가르쳐줘도 '자존심 때문에라도' 내가 해온 것이 더 낫다며 새로운 방식을 굳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래서 계속 같은 자리를 맴돌게 된다.

결국 나이가 들며 잃는 것은 "생기"인데, 호기심이 이 생기를 유지시켜주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웃어도 웃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최근 사진을 보며 걱정했는데...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찍힌 사진에는 반짝거리는 내 눈빛이 담긴 것을 보면서, 이 "생기"라는 게 삶을 유지시켜주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Temppeliaukio Church 헬싱키 암석 교회






암석을 깎아서 만든 교회라는 Temppeliaukio 교회.
사실 인간의 눈높이에서 보면 외부에서나 내부에서 봐도 굳이 그렇게 만들었을 것 같은 느낌이 잘 안 와서
누군가 건축 과정을 잘못 번역한 것이 그냥 '암석을 파낸 교회'로 유명해진 거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했는데...






↑위 사이트(클릭 가능)에서 이 사진을 보니 왜 암석 교회인지 이해가 갔다. 
내가 직접 저 바위 위를 걸어서 올라가 보기도 했었는데 왜 그 일부를 깎아내고 만든 구조물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을까?🤔

현지인들이 발음을 들려주는 사이트에서 검색해봤더니 '뗌뻴리아우끼오'에 가깝게 발음한다.
번역기에 넣어보니 뜻은 'temple square'
1969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내부는 이런 느낌.
헬싱키 다른 교회들과는 다르게 €5 입장료가 있지만, 확실히 한 번 들어가볼 만한 분위기가 있다. 
음향 효과도 좋아서 합창 같은 것이 있으면 아름답게 들린다고 하는데, 내가 갔을 때는 관광객들 밖에 없었다.


나는 종교를 믿지 않지만
그래도 어떤 장소에는 남다른 기운이 감돌기도 한다는 것은 믿는다.

교회에 오니 최근 몇년간 정신적인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한 친구가 유난히 생각났다. 나에게 전도를 하고 싶어해서 나를 종종 교회에 데려갔던 친구이기도 하기 때문일까.
그 친구를 위해 잠시 기도했다.
매우 친했던 친구였는데 언제부턴가 그 애에게서 낯선 반응이 돌아오면서 연락을 잘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친구가 매일매일 고통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는 것을 읽고는 있다.

'내가 여기 오니 이상할 정도로 니가 자꾸 생각나서 너를 위해 기도 했어. 평안한 삶을 되찾기를 바랄게' 하고 오랜만에 메시지라도 보낼까 고민해봤지만, 한편으로는 그 친구가 '나는 이렇게 집에 박혀서 매일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는데, 쟤는 여행을 다니는구나.'라는 생각을 할까봐 그만 뒀다. 
그리고... 오래 연락이 끊겨 대체 걔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거기에 대해 자신이 없어서 연락을 주저했는지도 모르겠다.

어느 순간 손을 놓치면, 이렇게 인연은 주저주저하다가 멀어지는 거겠지.












'노화'를 알게 된 곳





늙었구나... 새삼 느끼게 한 곳 , 헬싱키.


당시에는 너무 피곤해 누워만 있고 싶고, 생소한 지역에 처음 도착해서 당황했던 것도 그랬고... 그게 노화의 징후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도시가 신나게 만드는 게 아니라 더 피곤한 ...그런... 익숙한 것에만 반응하는 그런 삶.


이제 한 달이 지나 돌이켜보니, 나의 태도 자체가 내가 생각하던 '늙은 분들'을 닮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자각하게 됐다. 그래서 헬싱키는 깨우침을 준 도시가 됐다.

헬싱키가 좋았던 점의 하나는 나 혼자 모든 것을 결정했다는 점이었다. 적어도 내 주위에는 북유럽에 다녀온 친구가 거의 없어서 조언해줄 사람이 없었고 그래서 모든 결정을 내가 내렸다. 그게 그렇게 좋았다.

하지만, 내가 남의 말을 안 듣고 내 생각만으로 일정을 만드는 것을 그렇게 좋아했으면서도, 정작 말그대로의 '노파심'에서 남의 삶에 자꾸 말을 얹고 싶어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상대방이 (나처럼) 그걸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그동안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 경험이 더 많아 잘 안다고 자신하기에' 나의 이야기를 안 듣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더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그 사람들도 '늙었기' 때문이었다. "내 경험이 더 많아. 넌 가만히 있어" 바로 내가 어릴 때 생각하던 그 '어른'의 모습이 이제 '우리'가 된 것이었다.


여러 가지 조언을 들을 때, 나도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데 왜 그렇게 다들 조언을 해주는지 궁금했었다. 그러면서도 나도 남에게 쓸데없이 조언을 하고 있었다. 나도 경험있다면서...

남의 이야기 중에 솔깃한 것은 접수했지만 ' 내 경험치가 더 낫다'고 생각해서 흘려보내는 게 많았는데 ....나도 남들에게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들도 내 말을 귀담아 안 듣고 있다는 느낌이 왔다. '나도 살만큼 살았어. 응응 알았어. 다 안다구. 알아서 할게.' 동년배의 속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본인도 남한테 주제 넘게 참견할 땐 하면서도, '내 경험이 더 많아'이러면서 남의 말은 절대 안 듣다가 오히려 더 고생하는 것. 나만 그러고 있는 줄 알았는데 친구들도 다 그러고 있었다. 남에게 더 좋은 방법이 있는데도 '자존심에' 내 방법으로만 하고 싶은 것, 나는 그걸 노화의 상징으로 받아들인다.


이제 우리도 늙었다.

더 무서운 건, 이제 계속 남의 말 듣기 싫은 나의 꼬장꼬장함과 타인의 꼬장꼬장함을 느끼는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당신도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는, 홍콩 / 심천 국경에서 중국 비자 받기

  서울에서 중국 관광 비자 받는 과정이 무척 귀찮아졌다. 온라인에서 중국이 원하는 방식대로 한참 동안 비자 신청서를 완성하고 비자 접수 날짜를 예약하려 하니 예약이 꽉 차 있었고, 보름에 가까운 여유 시간이 필요해서 나의 출국 날짜에 하루 정도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