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요즘 페이스북에 종종 영어로 짧은 글을 쓴다.
생각해 보니, 내 페북 친구는 외국인이 대부분이라서.


한국어를 잘 구사하는 내 제자들이지만 , 솔직히 내가 쓴 한국어 긴 글의 의미까지 잘 이해하리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용기를 내서 영어로 짧은 글을 종종 쓰지만
그런데 뭔가 매끄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어딘가 영 이상한 구석이 있는데 내 모국어가 아니라서 어디가 이상한 건지 모르겠다.


그러면서, 외국 유학 중인 내 친구들이 영어로 쓴 글에서 단번에 그들의 실수가 보이던 일,
스리랑카 학생들이 한국어로 쓴 글에서 늘 어색함을 느끼던 일들이 떠올랐다.
나의 지적(intelletual 아니고 남을 지적하는) 본능에 의해, 댓글을 달아 고쳐주고 싶었지만 차마 그렇게 못했던 그들의 실수들...


지금 누군가도 내 영어 글에서 뻔한 실수가 보이는데 댓글 못 달고 꾹 참고 있겠지? 싶다. ☺️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인데도 글을 썩 잘 쓰는 사람들이 있고, 늘 조금씩 어색한 사람들이 있다. 
남들이 느끼는 내 영어 글의 느낌은 어떠할 지 궁금하다.



15 years....




15년 전 오늘, 내가 떠나왔던 톈진.
이제 시간이 너무 지나서 그날 느꼈던 감정/ 기분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단지, 8개월 살았는데 알 수 없이 짐이 많이 불어서 고생했던 것.
물가가 싸니까 책, 사전도 많이 사고 (중국어 공부는 안 했지만 중국어 교재도 사고, 조금은 읽을 줄 아는 스페인어 교재도 사고, 러시아어 교재도 사고, 심지어 읽지도 않을 러시아어 문학 선집까지 삼) 한국에 비해 저렴한 중국식 불법 cd, dvd사는 것을 좋아했는데, 케이스까지 안 버리고 가져오는 등.. 짐 부피가 안 줄었을 법도 하다.

매우 큰 가방 하나와 기내용 정도의 작은 가방 외에도, 이런 저런 자질구레한 것들, 내가 일하던 학원 원장님이 챙겨주신 참깨였나... 그런 거 한 봉지까지 포함해서 나에게 딸린 짐이 8개였다.

공항에서 짐 부치는 돈을 더 낼 각오를 하고 갔는데, 다행히 회원 등급이 높은 학부형을 만나서 함께 짐도 무료로 부치고 그분 덕에 처음으로 B747 2층 비즈니스석에 타봤다. 그날 이후로 아직 747 2층 타본 적은 없네 ㅎㅎ.

그 아주머니랑 거기서 사진도 같이 찍었는데 그 시절 어르신들은 이메일 많이 하실 때도 아니고 사진을 건네받지 못해 그 사진을 못 본 게 아쉽다. '진영이 어머니'인가 그랬던 거 같은데 🙂 747기종은 이제 거의 퇴역 기종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탈 일이 거의 없을 것 같아서 아쉽다.

진짜 사건은 게이트 앞에서 생겼다. 게이트 앞에서 대기하다가, 미처 부치지 못하고 기내에 들고 타야 하는 여러 개 짐을 들고 탑승구로 거의 들어가려 하는데 직원이 뒤에서 내 이름을 불렀다. "ㅎㅁㅇ님, ㅎㅁㅇ님 여기 계신가요?" "전데요?"


내가 다른 여러 짐을 신경쓰느라 내가 앉아 있던 자리에 핸드백을 놓고 일어서서 탑승구로 이동한 거였다. 그 핸드백 안에는 내 여권과 미처 환전 못한 약 100만원(₩) 가치의 중국돈이 들어있었다. 정직한 분이 그걸 발견해서 공항 직원에게 주었기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비행기는 출발해서 난 한국에 도착했는데 여권도 없고 돈도 날릴 뻔 😋 다른 건 공항에 다 놔두고 와도 되는데 가장 중요한 걸 놓고 일어서다니...


15년 만에 방문한 톈진은 정말 많이 변했지만, 그래도 상상한 범위 내에서 변했다.
거기에 살 때에도 이미 '이 곳은 몇 년 뒤면 정말 많이 변하겠구나' 느낌이 당연히 왔었다. 이미 2008 베이징 올림픽 개최도 결정된 후였으니...


하지만 예상치 못했는데 가장 많이 변한 곳은...
내가 살던 아파트 단지 건너편 미개발 동네.







어느날 같이 살던 선생님이랑 건너편 동네로 놀러가봤었다.
제대로 포장된 길도 없었고, 시장에서는 냉장되지 않은 고기를 나무 판대기 위에 내놓고 팔고 있었고
영화에서나 보던 작은 벽돌로 된 낡은 집들이 있던 동네.

당시에는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건너편 동네로 가는 육교가 생겼다.
육교 위 한 켠에 오래 전 그 시장같은, 소박하게 과일/채소를 내놓고 팔고 있는, 낡은 옷을 입은 상인들이 있었다.
추억처럼 그것들을 하나쯤 사보고도 싶었지만, 내가 집으로 귀가하는 게 아니라 여행중이라 처치 곤란...








헉! 그 동네가 이렇게 변했다.
내가 살던 아파트 단지는 거의 그대로인데 (진짜 그대로. 낡지 않은 것도 신기) 
여기는 말그대로 상전벽해.

물론 시내 중심에서 택시로 30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하는 곳이었지만
주위가 휑하고 당시엔 너무 외져서 개발이 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지금은 지하철까지 개통했다.
땅값이나 동네 위상은 서울의 그것과 약간 다르긴 하지만 위치 상으론 아주 오래 전 일원동 느낌??
왜냐하면 당시에는 없던 아주 큰 병원이 이 지역에 새로 들어서 있었고 아파트 단지가 많아졌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상업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당시 거주자들은 다 밀려났겠지.

이 동네에 내가 지하철을 타고 오다니...놀랍도다.
내가 살던 당시에는 외출도 편하게 못했는데
그때도 지하철이 있었다면 열심히 놀러다녔겠지.


사실 이 지역까지 지하철이 개통된 건 2018년이다. 
이제야 너무 오랜만에 오게 되어, 아주 특징적인 건물 외에는
거리도, 그 풍경도 이젠 낯설어진 게 너무 아쉬웠지만
그래도 2019년에 오게 되니 이 지역까지 이렇게 지하철을 타고 돌아보고 왔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 동네를 다시 찾아가보는 생각을 하면서 이 동네를 가려면 그저 택시 밖에 없기 때문에 내가 쓰던 유일한 중국어 - 우리 아파트 이름을 정말 백만년 만에 택시 기사에게 말하는 순간이 오겠구나, 내 중국어를 과연 알아들을까...그 상상을 했던 것에 비하면 이것 역시 상전벽해.





가진 자의 여유??, 댄 브라운 [인페르노]



2013.07.28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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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에 대한 큰 스포일러는 아니지만, 이 부분 모른 채 읽고 싶은 분은 sk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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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60에 가서야 큭큭 웃을 만한 장면이 나왔다.
하버드 교수인 로버트 랭든(책속 주인공)이 자신의 책을 오랫동안 출판해준 편집장에게 새벽에 급박한 전화를 걸어, 자가용 비행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도와주기를 부탁한다.


편집장은 그런 거 없다고 일단 자르지만 랭든은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한다. 편집장의 말뜻은 "안 팔리는 책 쓰는 너같은 인문학 교수에게까지 빌려줄 비행기는 없다" 라는 뜻이었다. 그러면서 예로 든게 최근 크게 히트한 책 제목을 패러디해서 "니가 Fifty shades of Iconography라도 쓴다면 모를까"라고 덧붙인다.


댄 브라운의 유머 센스가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독자들은 이미 댄 브라운이 여러 저작의 성공으로 자가용 비행기를 굴릴 만한 부자가 되어있다는 사실도 안다.
솔직히 난 이런 사람이지롱~ 하고 슬쩍 자랑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난 내 편집장에게 말하면 자가용 비행기 어디서든 쓸 수 있지~~~'하고 자기 생활을 소개하는 느낌도 난다. 가진 자의 조크.


한국어 번역본도 슬쩍 봤는데...책 제목을 그대로 "도상학의 50가지 그림자" 라고 번역하셨던데...댄 브라운의 센스도 살리고, 한국 상황에 맞게 독자를 위해 약간 더 재미를 넣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도상학"
"아프니까 종교기호학이다."
오바인가?





호텔 크레센도 서울 Hotel Crescendo Seoul




분당선/9호선이 교차하는 선정릉역 3번 출구에서 3분 거리에 위치한 호텔 크레센도.

서울의 아코르 계열 최초의 부티크 호텔로서 2018년 10월에 '알코브 호텔'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하였으나, 2019년 최근 약간의 시설 정비를 마치고 "호텔 크레센도"로 이름을 바꾸었다. 공식 명칭은 Hotel Crescendo Seoul managed by Accor & Ambassador 이다.
*2021년 5월 27일부로 accor와의 관계를 종료하고 앰배서더의 관리만 받는다고 한다.
이제 accor 공식 페이지에서는 예약을 할 수 없고 포인트도 쌓을 수 없지만 앰배서더 사이트에서는 예약할 수 있다.


선정릉역 3번 출구에서는 도보 3분 정도 걸렸고, 다음역인 9호선 삼성중앙역에서도 걸어온 적 있는데 호텔까지 도보 8분 정도 걸렸다. 지하철역 도보 8분 거리의 호텔도 "지하철역 인접"이라고 홍보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인데, 3분 거리에 역이 있는 이 호텔은 대중교통 이용하기에 꽤 편리하다. 코엑스몰까지는 20여 분이면 걸어갈 수 있다. 지하철역 두 개 거리.


이 호텔 입구는 눈에 잘 띄지 않다시피 하는데,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면 Bienvenue 카페가 나오고 주욱 걸어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1층에 올라가면 리셉션 데스크가 있다. 11층에 올라가면 로비에서 선정릉 뷰를 볼 수 있는데 사실 이 선정릉 뷰가 호텔의 홍보 포인트이기도 하지만, 이쪽 방향 방을 받기가 쉽지는 않다. 대부분의 이 호텔 후기에서 좋은 뷰는 별로 못 봄  -> 아마도 출입 통제가 필요한 코로나 상황 이후로(??) 리셉션 데스크는 11층에서 1층으로, 11층은 라운지로 바뀌었다. 1층의 카페 매출이 별로 좋지 않아서였을 수도 있고...🤔


가장 기본인 "petite queen"은 면적 15m² 정도의 작은 방이다. 개관 1년도 안 되었는데 호텔 이름/레스토랑 이름도 다 바꾸고 이미지 재정비를 해야 했을 정도로, 이 호텔의 포지션이 애매해진 이유 중 하나가 너무 작게 만들어진 이 방들 때문 아닐까 한다. (원래 ibis budget으로 오픈하려고 했다는 설이 있다.)


삼성동이라는 위치 때문에(??) 동대문이나 인사동 이비스처럼 초저가로 가격 책정 하기는 어려울 듯 한데, 이곳은 지불 가격에 비해 방이 너무 작고, 서울에 있는 이비스보다 호텔 어메니티 (욕실 어메니티를 말하는 것이 아님) 종류가 적은...









원래는 sound sleep room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를 했었는데 방 크기에 놀라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결국 예약시부터 방 크기에 대한 '사전 안내'의 의미로 쁘띠뜨 퀸으로 명칭을 바꾸었다.

"기본 객실인 '사운드 슬립' 객실은 '프티 퀸' 룸으로 변경하여, 예약시 보다 명확히 작은 객실 크기를 이해하실 수 있도록 개선하였으며, 추천해주신 대로 여유로운 공간이 필요하신 고객분들은 상위객실 투숙을 추천 드립니다. "

 -> 트립어드바이저에 나온 세일즈&마케팅 팀의 답변 그대로 인용 ㅎㅎ


물론 돈을 더 내고 (5-8만원 대 추가) 한 단계 위의 룸을 예약하면 방의 크기나 뷰에서 좀 더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내 생일을 맞이한 날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 나와서 갔는데, 어떤 이는 생일 축하 의미로 업그레이드를 받았다는 후기를 보고 약간의 기대를 하고 갔다. (이런 건 바라면 안 되고, 기대도 안 했을 땐 또 되더라 ㅎㅎ) 하지만 역시 아무 일 없었고 😂 그냥 내가 예약한 대로 쁘띠뜨 퀸 7층 방으로.

아코르를 통해 예약했는데 이상하게 아코르앱이나 내 예약 상황에 이 호텔 예약이 나오지 않아서 의아했지만, 체크인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내 생일이 등록되어 있지 않아, 체크인 시에 생년월일을 직접 적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보통 회원 가입이 되어있는 호텔에 가면 다른 사항은 모두 자동 등록 되어있고, 사인만 하고 나면 끝이었는데. 
적어낸 내 생일을 보고도 직원이 별말 없었던 걸 보면...'생일이라고 업그레이드 받으셨다는 분은 운이 많이 좋았던 거구나. 부럽...'






나는 혼자인 데다가 15-16 m² 정도 크기의 호텔에 많이 가봤기 때문에 방 크기에 놀라지는 않았다. 침대 아래에 슬리퍼가 준비되어 있다. 도로 뷰였는데, 그래서 커튼을 계속 닫아놓을 수 밖에 없었던 게 좀 안 좋긴 했다. 저 건물이 마주 보이지 않게 좀 더 층이 높은 방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창틀이 작은 테이블을 대신하며, 연필과 메모지가 올려져 있고 아래엔 아주 작은 스툴이 놓여있다, 선정릉 뷰로 저런 책상이 있으면 좋았겠지만 도로변을 내다보며 저 자리에 앉아 있을 일은 별로 없어서....그닥.






방 크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침대는 편안하고 좋다. 
다음날 아침을 뭔가 활기차게 보내고 싶었지만 침대에서 나오고 싶지 않아서 오전 시간 대부분을 그냥 침대 속에서ㅎㅎ.
호텔측에서도 침대에 상당히 신경을 썼다고 홍보하고 있다.














모든 방이 이렇지는 않던데 내 방의 경우는 침대 옆 한쪽에만 조명 조절, 파워 아웃렛, 전화기 등등 모두가 모여있다. 이 퀸룸에 2인이 숙박할 경우, 침대 이쪽을 쓰는 사람만 바쁠 듯^^. 혼자 불 켜고 끄고, 충전기 꽂아주고, 전화 하고.... 

침대 옆 그냥 협탁처럼 보이지만 아래 서랍을 열면 작은 냉장고가 나온다. 다른 것은 없고, 물 두 병만 비치되어 있어서, 체크인시 보증금을 받지 않는다. 냉장고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아서, 냉장이 필요한 음식이나 음료를 많이 가지고 오면 안 된다. 수납 불가.
모든 것이 쁘띠하다.







전신거울이 없는 게 단점이지만, 그래도 방 분위기 통일성에 일조하는 벽거울.
이 벽 뒤편으로 화장실이 있다.
요즘 방 크기가 작은 호텔들은 화장실 벽을 없애서 개방형으로 만들지만, 크레센도 호텔은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옷장은 없고, 화장실로 가는 벽쪽에 옷걸이만 있다.
나는 원래 짐을 잘 풀지 않고 가방에서 꺼내 쓰기 때문에 전혀 불편함을 못 느낌.
커다란 가방에 15일치 외출복+실내용 편한 옷 등등을 꽉꽉 채워넣어 가서 2주 머무른 호텔에서도, 옷장에 걸었던 옷은 외투 포함 5-6벌 정도 밖에 안 됐다.
그래서 중간에 화장실 문제로 직원이 올라와 방을 바꿔줄 때 순식간에 짐을 싸서 방을 옮길 수 있었던 적이 있다.






조명 조절과 실내 온도 조절계는 벽에 달려 있다.
사실 에어컨 사용은 집에서 리모컨으로 조절하는 게 익숙한 터라, 필요할 때마다 일어서서 저 벽까지 가기는 불편하긴 했지만. 😋







침실 크기에 비해서는 욕실은 넉넉한 편. 모든 것이 다 작은 이 쁘띠뜨 퀸 룸에서 세면대만 엄청 넓다. 내 토일레트리 백을 펼쳐놓기에 좋았다. 모든 퀸룸 세면대가 이렇게 길게 생긴 것은 아닌 듯 했다. 
세면대 아래 편에 칫솔, 빗 등과 여분의 수건, 이 호텔의 '유명한' bath robe등이 추가로 준비되어 있다. 이 호텔은 특이하게 제일 유명한 것이 배스 로브의 몽실몽실한 감촉인데, 여름이라서 덥게 느껴져 그닥 감흥이 없었고 그래서 사진도 따로 찍지 않았다. 겨울이었더라면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을 수도.





요즘은 호텔 토일레트리 사진을 잘 안 찍지만, 오랜만에 보는 새로운 브랜드라서 한 번 찍어봄. 프랑스에서 생산되었다는 '스칸디나비안 화이트' 제품인데, 나쁜 성분 사용을 줄였고 깔끔한 느낌이 괜찮았다.
뚜껑이 안 열린다는 후기가 있어서 뭔소린가 했는데, 다른 건 잘 열렸는데 샴푸 뚜껑이 실제로 안 열림;;;;🙆🏻
나중에 힘껏 비틀어서 결국 열리긴 했는데, 물 묻고 손이 미끄러운 상태에서는 정말 열기 힘들었음. Eco-friendly이며 국내 다른 호텔에서 자주 보기 힘들어 희소성이 있고 품질이 나쁘지 않았으나 2020년경부터는 다른 브랜드를 배치하는 것으로 보여 아쉽다. 바디로션의 질감이 특히 맘에 들었었는데...


전체적으로 뭔가 묘하게 투박한 느낌을 준 호텔이었는데, 그래도 혼자만의 작은 공간이 좋았다.
이비스/노보텔 같은 정형적인 틀을 벗어난 내부 디자인도 나쁘지 않았고. 
주위 골목마다 은근 식당도 많지만
지하철 두 정거장 거리 현대백화점에 걸어가서 마감 세일 음식을 이것저것 사와서 저녁 식사를 하니, 충분히 다채롭고 괜찮았다.
이번보다 더 저렴한 요금이 나온다면 다시 방문할 생각도 있는....


기존 후기에서 본 낮은 수압 등의 단점은 여전했지만 그래도 그냥 쓸 만 했는데
가장 큰 단점은 밤에 찾아왔다.
방음이 별로.

늦게 입실하는 사람이 참 많아서 새벽에 문을 닫는 쿵 쿵 소리가 자주 울렸고, 사람들 걸어가는 발소리 말소리가 다 들렸다. 그리고 새벽 3시쯤이 되자, 옆방의 티비 소리가 다 들림.
몇 분만 더 참아보고 프론트 데스크에 전화를 할 참이었는데, 다행히 소리가 줄어듦.

이 방의 예전 이름, sound sleep room이 왜 이름을 바꿨는지 이해가 갈 지경.
물론 이름 지을 때 의도는 깊은 잠, 편안한 잠...이런 뜻의 sound 단어를 쓴 거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음향 효과가 뛰어난 룸이었다. 😑 'sleep with sound' room같았다.

방 크기나 방음 등, 좀 더 신경 써서 설계했으면 도시 한가운데에서 휴가 분위기로 좋았을 텐데 상당히 애매한 포지션을 가진 호텔이 되었다.





* 장점 

- 지하철역 3분 거리, 삼성동/강남도 가깝지만 선정릉역에서 지하철 3 정거장만 더 가면 강북에 도착하는 등, 교통이 편리한 지역이다.

- 예쁘게 디자인 된 룸. 호텔이 전체적으로 차분하다. 주변지역도 조용하고 깨끗하다. 

- 와이파이 속도 빠르고 연결에 문제 없었음. 계속 새로 로그인해줘야 하는 호텔도 있는 것에 비하면 한 번만 비밀번호 입력하면 그 뒤로는 연결 잘 됨.

- 2층에 코인세탁실도 있다.




* 단점

- 장기 여행을 온 사람이 큰 가방을 가지고 기본 룸에 투숙할 경우, 짐을 펼칠 자리도 거의 없는 방 크기.

- 방음이 안 됨. 보통은 방음이 잘 안 된다고 해도 사람 목소리가 웅얼웅얼 들리는 정도이지만, 낮에 엘리베이터 타러 지나가던 복도에서 어떤 여자분이 목소리를 높여서 짜증? 한탄? 하는 단어 하나하나 그대로 방 밖으로 다 들렸음. 커플 분들 방에서 싸우지 마세요. 개인 정보가 고스란히 밖으로 ㅠ.

- 기본룸에는 커피, 티백, 전기 포트가 비치되어 있지 않음. 전기 포트는 요청하면 가져다 줌.

- 모든 것이 최소한인 "쁘띠뜨 룸"에 비치되어 있지 않은 것은 이해하지만, 프론트 데스크에 문의해도 반짇고리-sewing kit이 호텔에 없다고 했다. 테헤란로와 인접해서 출장자들도 많이 묵을 듯 한데, 갑자기 옷이 살짝 찢어지거나 단추가 떨어지면 알아서 호텔 밖으로 나가서 실/바늘을 구하러 다니거나 옷수선을 수소문해야 할 듯. 스위트에 묵기 위해 3-40만원대 비용을 낸 고객까지 이런 일을 겪어야한다면, 가성비가 진짜 별로.... 
하루 숙박에 40만원 쓸 수 는 사람이 뭣하러 직접 바느질을 하고 다녀? 라고 한다면 할 말 없지만... 😋 그렇다면 리츠 칼튼같은 곳은 sewing kit같은 거 아예 비치해놓을 필요도 없겠지만 그런 건 또 아니잖아? 









山西省 도삭면




중국에서의 일요일 저녁, 나는 면요리를 워낙 좋아해서 호텔 주위의 평점 높은 면요리집을 조사해서 길을 나섰다.
아, 그런데 일요일이라 그런가... 문이 닫혀있다.

로컬 맛집에 실패했을 땐 가장 무난한 게 큰 쇼핑몰로 들어가는 것인데 그냥 쇼핑몰이 있을 만한 곳으로 정처없이 거리를 걷다가, 산서성 ..어쩌구 간판을 보고 저녁 식사를 위해 작은 식당으로 들어갔다.


전에 내가 한국에서 먹어본 적 있는 도삭면을 파는 곳이다. 칼로 자른다는 뜻의 그 도삭면.
大와 小가 있는데, 맛을 모르니 일단 "소"로 시키기로 하고, xiao.... 하면서 10위엔 짜리 지폐를 내밀었다.
못 알아들으시는 아줌마, ㅎㅎ 당연하지. 한국말로 치자면 "작은...?" 하면서 외국인이 돈을 내민 셈이니.

도삭면에서 면은 mien, 刀는 dao쯤의 음가를 지닌다는 것은 알겠는데, '삭削'이라는 단어의 발음을 내가 할 수 있을 리 만무... ㅅ으로 시작할 것 같긴 한데...
하지만 센스있는 아줌마가 dao...s... 라는 내 발음과 내가 내민 돈의 금액으로 알아맞히신다. "Dao xiao mien!" 
돈을 내고 자리에 가서 앉아있으면 된다. 주위의 사람들을 관찰해 어떻게 갖다먹는 것인지 짐작해보기로.

관찰을 하다보니, 길거리 매우 작은 식당임에도 젓가락은 소독기(아마도?)에 넣어져 깨끗하게 보관되어 있다. 주방장 아저씨가 요리를 완성하면 직접 젓가락을 꺼내고, 면 요리를 자기 자리로 가져다가 먹는 시스템 같았다.








내가 무음 촬영을 하지 못해,
혼밥족도 많고 사람들이 조용히 밥먹는 작은 식당에서 나의 찰칵 소리가 울려퍼지게 할 수 없어서 동영상을 찍어보았다.
영상 속 '餐具' 가 붙은 기기에 젓가락이 들어있다. 
그냥 지나가다가 선택해서 들어온 식당치고는 깔끔함. 식탁 위에 비닐 포장에 담긴 작은 휴지도 준비되어 있다.






마침내 나온 나의 도삭면.
오오..의외로 국물이 입맛에 맞는다. 자극적이지 않다. 대신 고기 두 점이 무척 짠 것을 빼고는.
어차피 2元= 350원 차이 밖에 안 나는데 大를 시켰어도 다 먹었겠다 싶은 😋


10위엔... 1750원으로 누린 최고의 식사였다. 




다시 올 수 있어요?


💨2008.07.16 16:34 



랑카 코이카 단원이 우리 집에서 삼사십 분 정도 떨어진 마을의 학교에 작은 교실을 하나 짓고 opening ceremony를 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내 뒤에 앉은 "랑카 초딩"들이 나를 꾹꾹 찔러 다른 한국인 선생님들의 이름을 자꾸 물어보았다.

'친절한 ㅁㅇ씨' 혹은 "친절해 보여야 하는 봉사단원 ㅁㅇ씨"는 모든 질문에 대답해주었고, 마침내 초딩들의 표적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내 이름이 스리랑카 말로 다른 뜻이 있다는 것을 것을 알게 된 초딩 남학생들은 내 이름 한 번씩 불러보고 놀려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름 가지고 남 놀리는 것은 어딜 가나 초등학생들의 특징인가 보다.

"아삐 셀람 꺼러무" (같이 놀아요)
"씽두 끼여무" (노래해요)

친절한 ㅁㅇ씨는 결국 땡볕이 쏟아지는 운동장에서 날렵한(?) 스커트와 바닥이 딱딱한 샌들을 신고, 나홀로 초딩들 사이에 둘러싸여 '땅따먹기'를 하게 되었다.
단 한 곡 부를 줄 아는 랑카 동요와 자장가까지 불러줬다.


순간 포착을 잘한 동료 단원의 사진. 어떻게 저리 입을 활짝? 😆



"오야 랏써나이"
(당신은 예뻐요...여기는 피부만 희면 무조건 미인이다;;;)

햇볕이 너무 강하고 땀이 주루룩 흐르도록 더워서 정말 힘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즐겁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올 수 있어요?"
"언제 와요?"

이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었다.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



난 여기 와서 무얼 하는 걸까?
왜 나의 여러 행동이 가식적으로 느껴질까?





inscrutable




2013.07.15 03:04


2012년 9월에 이론에서 벗어난 "실기"를 경험하기 위해 태국에서 열리는 테니스 대회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적이 있다.
운좋게 그 테니스 대회 전체를 관장하는 supervisor's office에 배치 받아서 에어컨이 나오는 시원한 오피스에서 9일간 신나게 테니스 경기만 관람하다 왔다.


한국이었다면 커피 한 잔, 복사 한 장, 자기 손으로 안 할 정도의 급은 되는 아저씨들이었지만 테니스계 supervisor들과 심판들은 대부분 유럽 사람이다 보니 남이 그 일을 해주는 것을 불편해했다. 너무 심심해서, 아니면 너무 일을 안 하는 거 같아서 커피 만기 싫어하는 나조차 "커피를 줄까?" 하거나 복사를 도와주려할 지경이었는데.. 그러면 다들 손사레를 치곤했다. 니 일이나 하라며...내가 알아서 한다고 ..그런데 솔직히 경기 끝나면 스코어 적으러 아래층 내려가는 것 외엔 '내 일'이 없었다. ㅎㅎ 그래서 맨날 경기나 보다가 왔지 뭐.



이 사무실에는 수퍼바이저 mr.S와 영국인 레프리, 이탈리아인, 아일랜드인, 이집트인, 미국인, 프랑스인 체어 엄파이어가 있었다. 다들 유머 감각이 넘치고 뜬금없이 노래 부르고, 농담하고...티비 중계에서 보던 근엄한 심판의 모습과 너무 다른 모습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예선 경기만 주로 심판을 보던 태국인들도 있었는데, 다들 한국 테니스 대회에 참여한 경험이 있고, 아시안들끼리만 통하는 감성과 'asianglish'가 있어서인지 즐겁게 친분을 다질 수 있었다.


체어 엄파이어와 대회 수퍼바이저를 겸할 수 있고 그랜드 슬램 대회 결승전까지도 심판을 볼 수 있는 gold badge를 가진 심판은 전세계에 25명 정도라고 하는데, 이 태국 대회에만 그 골드 배지 심판 5명이 왔다. 


이들은 전세계에 (테니스 대회는 1년에 11개월 동안 대양주, 유럽, 미주, 아시아, 아프리카...등을 차례로 돌면서 매주 세계각지에서 열린다) 본인이 계약된 테니스 대회가 열리는 도시의 공항에 도착하면 주최측이 픽업을 나와서 특급호텔로 데려간다. 그리고 11시쯤 테니스 코트에 와서 하루에 두 게임 정도의 심판을 보고 나머지 저녁 시간을 즐긴다. 올해 은퇴한 베테랑 골드 배지 심판이 1년에 25주 정도만 심판을 본다고 3년 전에 인터뷰한 것을 봤는데, 그 정도만 일해도 가계(?)가 유지될 정도로 보수 수준도 괜찮은가 보다. 


매주 거처가 바뀌는 직업으로, 새로운 문화를 만나는 일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거의 최상급의 직업이다. 이 사람들은 자기 돈 주고 비행기를 타지도 않을 것 같지만, 매주 세계 여러 도시를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항공사 마일리지 프로그램 등급도 무지 높다. 다들 가방에 거의 항공사의 최상급 티어 태그를 달고 다니는 것을 보았다. ㅎㅎ

암튼, 서론이 길었는데...

수퍼바이저, 심판들...다들 매주 여러 문화권의 새로운 사람을 마주쳐서인지, 다들 너무 친절하고 배려심이 깊었다. 그런데, 난 학교에서 배운 영어 외에는 어떤 실용적인 영어 교육도 받아보지 않았고, 타인과 능수능란하게 영어로 오래 대화하는 환경에 놓여본 적 없었기 때문에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그저 미소만 짓고 있다는 동양인의 본분에 충실할 따름이었다. (--;) 외국인들과 일하기 위해서는 농담따먹기 스킬이 필수 조건 중의 하나임을 알았다. 자봉들만 심심한 게 아니라, 경기 사이사이에는 심판들도 심심하기 때문에 자봉들이 그들과 놀아주는 것도 일이었다.


반경 500m(?)내에 유일한 한국인이었던 조그만 동양인이 안쓰러웠는지, 아일랜드 심판 아저씨는 지나갈 때마다 꼭 한마디라도 걸어주었다. 그 아저씨와는 그나마 대화가 잘 됐다. 그리고 처음에는 친해지기 어려웠지만, 유럽의 주요 언어는 모두 구사하는 것 같은 수퍼바이저 mr.와도 막판에는 약간이나마 친해져서 이름을 부를 정도는 됐다. 테니스대회는 보통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꼬박 벌어지는데, 그전 일주일전부터 이미 방콕에 도착해있었던 나는 여행의 피로가 누적되어서 목요일에 하루 대회에 나가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사무실에서 만난 레프리 할아버지는 '서양 사람들'의 인사 성인 ...믿지 못할 "We missed you"라는 말을 하면서 반갑게 맞아줄 정도로 마지막에 갈수록 다들 정이 들었다.


그런데 그중에도 유난히 힘든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N이다. 뭔가 불만이 있는지 늘 퉁명스러웠고, 서로 굿모닝~ 인사조차 하기 어색했다. 도저히 말을 걸 '건덕지'가 생각나지 않았다. 점심 먹고 오길래, 용기를 내어 "Had a great lunch?" 했더니, "Not great, it's OK lunch." 라고 대답했다. '으이그...그냥 인삿말인데 그냥 좋았다고 하면 되는 거지, 꼭 토를 달아야 하나?'


대회 시작 전부터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친해진 태국인 스태프가 나에게 심판들 하나씩 전해주라며 심판 비상연락망을 주고 갔다. 수퍼바이저 외에는 그 연락망이 솔직히 별 필요가 없다는 걸 나조차도 알겠던데, 그래도 다들 고맙다며 그 종이쪼가리를 기쁘게 받았다. 그런데 N은 그 종이를 받고나서 툭 던져버리는게 내 뒤에서 느껴졌다. '아이고...이 아저씨 이제 포기. 친해지려는 노력 이제 그만해야지' 기본적으로는 농담하기 너무 좋아하고 웃긴 사람이었는데 (심지어는 뒷담화나 가십도 좋아하는) 나와는 나머지 며칠 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고 지냈다.


마지막 일요일 결승날, 비행기표 시간 상 어쩔 수 없어서 결승전을 끝까지 보지 못 하고 테니스장을 떠나야했다. "E, C, 나 지금 가...고마웠어..." 다들 즐겁게 인사하고 헤어지는 순간이 왔다. 정말 상사로 모시고 계속 같이 일하고 싶은 좋은 사람들이었다. 

일주일 내내 데면데면했다고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인데 인사를 안 할 수가 없어서 컴퓨터를 보고 앉아있던 N에게 말을 걸었다. 대화조차 제대로 나눠본 적이 없어서 mr.N...이라고 조용히 불렀던 것으로 기억난다. 다른 이들은 악수만 하고 끝났는데, 그는 의외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hug를 했다. "토너먼트 기간 동안 애썼어" 뭐 그런 말과 함께. 의외였다. 그냥 인사치레라고 해도.


친하게 지냈던 태국인 자봉 jan언니와도 작별인사를 나누고 테니스 경기장을 서서히 벗어나면서 알 수 없는 눈물이 났다. 잘 끝났다는 안도감이나, 서울이라는 현실로 돌아가기 싫다는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70%정도는 요상하게도 때문에 눈물이 났다. 내가 마음을 더 열면 친해질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and..노력을 안 하니 당최 늘지 않는 회화 실력에 대한 자책...이런 것 때문이었다.


사실 대회 기간 내내 영어 때문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다. 갑자기 한국인이 하나도 없는 환경에 떨어지니 원하는 말이 입에서 안 나왔고...점점 적응할 줄 알았더니...설상가상 한국을 떠나고 열흘 쯤 뒤부터는 시제가 망가졌다. 머리 속에선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입에서는 모든 동사가 과거형으로 나오는 신기한 현상이.... 마지막날 호텔에서 체크아웃 하면서 직원이 "너 이제 어디로 갈 거니?"라고 물었을 때 "I went to the airport"라고 답이 튀어나오는 식. 😱 제일 멋져보였던 c 아저씨가 너 퍼스트 네임이 뭐니? 라고 물어봤을 때 Hwang! 이라고 자신있게 대답하는 짓도 ㅋㅋㅋ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와 내 소심함에 대한 스트레스, 게다가 매일 가야 하는 사무실에 왠지 나를 싫어하는 것 같은 사람이 있었다는 것도 굉장한 스트레스였던 거 같다. 그런데 마지막에 그 사람이 그동안 나를 아주 싫어해서 그런 건 아닐 것 같은 느낌의 작별인사를 하자, 아마 뭔가가 탁 터졌던 거 같다. 


결승전은 계속 진행되고 있었을텐데, 내가 혼자 눈이 시큰해져서는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었다는 건 아무도 관심없었겠지 ㅎㅎ 외국인은 내 문법 따위 신경도 안 쓸텐데, 틀린 영어를 할까봐 소심하게 웃고만 있었던 나를 자책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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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루, 테니스 관련해서 자괴감에 엄청 우울했던 날....
테니스 대회 취재해서 보도 자료 만드는 일을 잠시 했었는데, 2015년 당시에는 고등학생이었지만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된 아래 두 선수를 만날 일이 있었다.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멀리서 또렷하게 찍어야 했기 때문에, 집에서 굴러다니던 DSLR 카메라를 가지고 다녔다. 
복식 경기가 끝나고 두 선수와 인터뷰(??)를 약간 하고, 사진을 찍기로 했는데, 카메라 조작에 서툴렀던 나는 카메라가 갑자기 초점이 맞춰지지 않아서 당황했다. 세 장을 찍어 봤는데 사진이 다 이랬다. 철제 펜스만 아주 잘 나옴.






전혀 카메라 조작을 할 줄 모르고 멀리서 찰칵찰칵 찍을 줄만 알았던 나는, 갑자기 가까운 피사체를 찍어서 그런지 초점이 맞지 않게 된 카메라 때문에 너무 당황했다. 좀 더 시간을 두고 카메라를 조정해보겠다는 말도 못하고, 경험이 너무 없어서인지 이렇게만 사진을 찍고 우물쭈물 그 자리에서 물러났다. 다행히 경기 중에 이미 찍어둔 사진으로 보도 자료는 나갔다.

이러고 집에 돌아와서 하루 동안 얼마나 자괴감에 빠졌던지.... 제대로 조정할 줄도 모르는 카메라를 들고 다닌 일이나, 그러면서도 배울 생각도 안 하고 몇 달을 버틴 거 때문에.
이 나이가 되도록 전문적으로 능숙하게 하는 일이 없다는 것 때문에.




꿈이란 무엇일까




일요일 오후, 설핏 낮잠이 들었다.
꿈속에는 4월에 저녁 먹을 곳을 찾아 거리를 걸어다니던 톈진의 그 풍경이 펼쳐졌다.

꿈속에서 생각했다. '앗 그리운 톈진...' 손으로 입부분을 감싸쥐며 눈물이 날 뻔 했다.
(이건 사실 내가 실생활에서 잘 하는 행동은 아니다. 배우들이(특히 서양쪽) 입을 가리면서 슬픔이나 놀라움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건 많이 봤는데..) 


4월에 걷던 그 거리엔 사람이 어느 정도 많았는데, 인적이 드물고 조용했다.
그리고 슥 삭 슥 삭 거리를 빗자루로 청소하는 소리가 났다.

'아, 아침이구나, 조용하고 좋네. 청소도 하고.... 저번에 갔을 때 아침 산책을 왜 안 했을까?'
'여기서 한 블럭 더 가면 그 국수집 나오는 거지?'


귓가에 그 스윽스윽 빗자루 소리가 여전한데, 잠에서 깨어났다.
꿈이란 건 참 신기하다. 그 진짜같던 소리.

학생 때 생물 시간에는 소리가 귀 안의 감각기관을 자극하고 어쩌고..... 맛 성분이 혀 속의 미뢰를 자극하고 어쩌고... 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소리를 듣고 맛을 느낄 수 있는지 배우지만, 사실 꿈속에서는 내 입안에 음식도 없고 내 귓속을 때리는 음파도 없는데 모든 것을 다 느낄 수 있다.

어쩌면 우리가 느끼고 맛보는 모든 것은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뇌의 장난인지도 모른다.







대체 얼마를.....




수입이 저조한 동안에도 그래도 늘 옷 몇 벌은 장만해 왔다.
그런데 최근 몇년간은 그마저도 시들해서 옷을 거의 안 사다시피 했었다.

그러다 이번 시즌 Mango에서 나온 옷 몇 벌이 맘에 들어 사려고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글로벌 브랜드들은 6월과 12월...season off sale에 돌입하여 무지막지한 할인 가격으로 팔아치우기 마련이다.

물론 디자인이 맘에 들어 정가로 산 옷도 있지만, 그건 시즌 오프 세일이 한참 남았을 때다. 자주 가격이 변동되는 세일이 시작한 이후에는 단번에 옷을 사는 게 뭔가 아까운 나....일주일 뒤면 왠지 만 원 이상씩 한 번에 뭉텅뭉텅 가격이 떨어질 것 같은데, 최저가가 아닌 그 이상을 주고 사기는 너무 아깝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되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진 뒤 매장에 다시 나갈 필요도 없고.

그래서 시즌오프 세일이 시작되면 어떤 눈치 작전 비슷한 것을 하게 된다. 무슨 주식을 사는 것도 아니고, 환율을 살피며 환전하는 것도 아닌데. 일이주일만 지나면 49,000원 짜리가 39,000원으로 반드시 더 떨어질 거 같은데, 똑같은 옷에 만 원 더 쓰기 넘 아깝잖어?? 만 원이면 밥 한 끼가 ...... 🙄

가격 떨어지는 것을 기다리다가 내게 맞는 치수가 품절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러면 이도저도 아니게 되는 것.
이렇게 기다려 보다가 뭔가 처량해지기도 했다.

대체 얼마를 벌면 가격표에 연연하지 않고 물건을 살 수 있을까.
내가 어느 정도 소득에 도달하면, 정가제도 아니고 며칠 후 반드시 가격이 더 떨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그냥 맘에 들면 그 자리에서 사게 될까? 
나에게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

궁금.



(참, 이 글 적다가 사족으로 생각남.
전에 Zara에서 시즌오프 기간에 산 옷에 다른 문제가 있어서 교환만 하려고 갔는데 그 사이에 가격이 떨어져 2만원을 돌려받은 적이 있었다. 기분 좋게 집에 돌아왔는데.... 방에 모기가 있어서 모기를 잡으려고 책상 위 책을 내려쳤는데, 그 책 아래에 내 안경이 있었다. 😱 안경 렌즈가 깨져서 새로 가느라 2만원이 다시 나갔다 ㅎㅎㅎㅎ. 어차피 들어올 돈, 나갈 돈이 플러스 마이너스 해서 결국은 "0"이라는 걸 깨닫는다면 그냥 가격으로 머리 굴리지 말고, 맘에 드는 옷 생겼을 때 사버리는 게 이익일까?)












결혼 생활에 대한 상상




나는 결혼 할 것도 아니고, 상대도 없는데 종종 결혼 생활에 대한 상상을 해보곤 한다.

옛말씀(?)에 어릴 때부터 "나 결혼 안 할 거야! 아빠엄마랑 살 거야! " 이랬던 애들이 제일 일찍 결혼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건 정말 맞는 말인가보다.
내가 정확히 반대의 경우라서 😅.

난 어릴 때부터 한 번도 결혼을 안 할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그냥 아무 일없이 결혼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지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그닥 큰 후회는 없지만.



나는 전화를 할 때 주위의 누군가가 내 전화 내용을 듣는 것을 상당히 싫어하는 편이다. 그래서 어디로든 밀폐된 공간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우리 엄마와 언니는 안 그렇다. 이 두 사람은 기본적으로 나보다 목소리가 큰 편인데, 심지어 거실에서 큰 목소리로 통화를 한다. 그러면 출입문이 거실을 향해 뚫린 내 방은, 문을 닫아도 그 소리가 고스란히 다 들린다. (지금도 거실 밖 통화 소리를 피하기 위해 이어폰을 끼고 이 글을 적고 있다.) 

'으.... 듣기 싫어. 대체 어떻게 저렇게 사적인 통화를 남들 다 들리게 거실에서 할 수가 있지? 신기하다....'
'혹시라도 결혼을 한다면 알아서 사적인 통화는 안 들리게 잘 피하는 사람이랑 해........!?!!야 되나?!?!'


그런데 생각을 더 해보니, 남편이 전화가 올 때마다 전화기를 들고 다른 방으로 간다면 상당히 의심스러울 것 같다.
물론 나는 내 전화를 받을 때마다 밀폐된 방으로 숨을 거지만.....(오잉? 나도 의심받겠네?)


이래서 정말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건 어려운 일인가 보다.






shot!






사실 테니스 경기는 해외 대회만 중계를 통해 보다가
국내 대회는 몇년전 일(?)때문에 뒤늦게 보러 다닌 적이 있다. 
국내 대회에 관중이 있을 리 만무하고, 경기장 옆에는 동료 선수들만 늘어서서 경기를 관전하는 경우가 많다.

그때마다 동료 선수들이 외치는, "집중, 집중!" "집중해!!"가 응원 구호의 전부인 게 신기했다.

 '아니, 평소에는 집중 못 하나? 테니스 선수들이 경기 시간 동안 집중하는 거 당연한 거 아닌가? 왜 집중하라고 저렇게 야단이지?'

하지만 오늘, 윔블던 준결승전 막바지... 한 포인트만 더 내주면 페더러에게 승리가 돌아가는 매치 포인트에 몰려서 갑자기 무서워진(!) 나달이 경기 내내 안 들어가던 샷을 다 때려넣는 거 보고, 새삼 집중력의 힘을 느끼게 되었다. 이대로 질 수는 없다고 생각했나보다.


결국 경기는 졌지만, 그래도 끝까지 물고 늘어진 거..... 나달 팬들이 느끼는 가학적 해피 포인트인 듯 









이상적 화장실?




가끔 호텔들 다니다 보면
통유리창으로 밝게 개방된 욕실을 만든 호텔들이 있다.



MEA Seoul



밝은 분위기라서 좋아했는데,
얼마 전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보수공사 문제로 몇 시간 동안 정전이 되고 나니
이런 화장실의 확실한 장점을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아파트 화장실은 창문없이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정전이 되어 불이 안 켜지니 완전 어둡고 답답함.
향초를 하나 들고 들어갔지만 그래도 어두웠다.




Residence Inn NYC


이렇게 통유리창이 있는 화장실이라면
정전이 되어도 이용하는데 문제가 없을 듯.
물론 샤워할 때마다 블라인드를 내려야 해서 귀찮겠지만.




의외




먼지 쌓인 침대 밑을 잠깐 정리했는데

가장 많이 나온 것은 머리끈과 신기하게도 '이어폰'들이었다.

나에게 이어폰이 이렇게 많았는지....?




낡은 컴퓨터의 장점





예상보다 너무 오래 쓰게 된 랩탑 컴퓨터로 테니스 중계를 본다.
아이패드로 보는 게 화질이 더 낫지만, 보통 방송사는 특정 한 코트만 중계를 하기 때문에
내가 보고 싶은 경기를 보기 위해서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를 찾아다녀야 한다.

이런 불법 사이트들의 단점은 베팅 광고, 야한 광고가 너무 많이 뜬다는 점이다.
스포츠 중계를 찾아보는 사람은 다 "남자"일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가.... 남자들의 이상형을 극대화한 기괴한 몸매의 (사실 현실에는 있기 어려운) 만화체의 그림을 포함, 야한 사진들이 내 모니터 화면에 떠 있는 경우가 생긴다. 😳😖

그런데 그것은 그나마 내가 잠시 한눈을 팔았을 경우이다. 정신을 차리고 재빨리 대처하면....낡은 컴퓨터의 느린 속도 때문에 미처 새로운 팝업창이 꾸물럭꾸물럭 켜지기 전에 내가 미리 다 닫을 수 있다. 

오래도록 새 제품을 사지 못해, 나의 분신처럼 되어가는 낡은 컴퓨터지만.... 나름의 장점도 있었다. 
느려터진 실행 속도 때문에 기분 나쁜 화면을 안 봐도 된다는 거. 
실행속도가 빠른 새 컴퓨터였으면 무차별적으로 파바박 켜지는 야한 광고창에 시각적 테러를 계속 당하고 있었을지도.






봤지만 몰랐어요.




5년 전 윔블던 관람시에 찍은 사진을 보다가....
현재 여자 테니스 단식 랭킹 1위인 애쉴리 바티의 경기를 내가 본 적이 있다는 걸 알았다.ㅋㅋ🎾
(그땐 당연히) 보고도 몰랐네.
전광판 사진을 찍어 놓은 덕에 이제 알았다. 이 사진 아니었으면 누구 경기를 봤는지도 몰랐을 뻔.





모자 쓴 선수가 애쉬 바티.
대부분의 여자 선수가 sun visor cap 형태를 쓰는 것에 비해서 바티는 유독 저런 모자를 쓴다.

그때는 단식 경기가 아니고 복식 8강전 경기.
그리고 그때 뛰고 있던 4명의 선수 중에 나는 사라 에라니 밖에 몰랐기 때문에 그녀만 보였다.ㅎㅎ 실제로 에라니가 속한 팀이 그해의 여자 복식 우승팀이기도 했고. 
내가 5년 전에 저렇게 경기를 보고 '저 선수 심상찮네'하고 알아보는 눈이 있었다면....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지 않겠지 ㅋㅋ.


지금 또 놀란 것은 2014년 당시 애쉬 바티는 18살. 많이 어렸다.
이렇게 윔블던에서도 경기를 하던 애쉬 바티는, 이후 테니스에서 크리켓으로 잠시 진로를 틀었다가 2016년 다시 돌아와 2019년 테니스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시절도 있었지.


2013.07.07 22:22 

2013년 07월 07일, 윔블던을 감상하는 자세







아직도 페더러-나달 시대라고 쉽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 경기가 어떻게 끝나든, 조코비치-머리가 세계 랭킹 1,2위이며
작년 9월부터 벌써 세 번째로 이 두 명이 그랜드 슬램 결승전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
내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흐름이 어느새 넘어갔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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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케이블티비에서 해주는 " Limitless"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그 영화 주연 배우 브래들리 쿠퍼가 윔블던 관중석에 앉아있다. 직관 부럽네......

그나저나, 브래들리 쿠퍼는 두어 편의 영화를 같이 찍은 90년생 제니퍼 로렌스와 스캔들이 났을 때 '그녀는 거의 딸뻘에 가까운 나이다. 우리 안 사귐!'이라며 소문을 부인했는데....결국 윔블던에는 92년생 여자친구를 데려왔다는..🤐

베르다스코, Cried for 1.5h



‘Verdasco sat on the floor in the car park in Australia and cried for one hour and a half with his wife after missing match point against Cilic. He lost in 5.’ Marion Bartoli on BBC .

나도 올해 1월에 매우 아쉽게 봤던 경기, 호주오픈에서 베르다스코가 칠리치(작년 준우승자!)에게 매치 포인트를 잡고도 5세트 역전패를 했었다. 나도 '오~ 베르다스코가 오랜만에 대어를 잡나봐.'하고 응원을 하며 봤었는데 너무 허무하게 매치를 내줬었다. 

그때의 정신 수련이 도움이 됐는지, 베르다스코는 이번 7월 윔블던 2회전에서 세트 0:2로 밀린 상황에서도 마음을 다잡고 3:2로 역전승을 했다.
그러자, 반년전 호주 오픈의 일화가 위처럼 공개됐다. 칠리치에게 패하고 나서 주차장에서 부인과 함께 1시간 반을 울었다고...


2012년에 베르다스코가 출전한 대회에서 자원봉사자를 한 적이 있다.
나의 임무는 수퍼바이저룸에서 놀다가(?? 할 일이 없음) 경기가 끝나면 플레이어 라운지에 스코어 적으러가는 것이었는데... 베르다스코가 매우 아깝게 패배한 경기를 사람들과 함께 관전하다가, 경기가 끝나고 곧바로 스코어를 적으러 내려갔다.

선수들과 자원봉사자 등 관계자들만 이동할 수 있는 복도 끝에서 막 경기에 패한 베르다스코가 테니스 가방을 매고 고개를 푹 숙인 채 걸어오는 게 보였다. 그 복도에는 마침 그와 나, 단 두 명 밖에 없어서 적막했다.
괜히 내가 미안해서 못 본 척, 투명인간처럼 지나가려고 하는데, 서로 반대 방향으로 스쳐지나갈 때 "훌쩍" 소리가 들렸다.

'설마 우는 거?'

하지만 고개를 돌려 얼굴을 보며 우는지 확인할 용기는 안 나고 그냥 지나쳐 왔다.
보통 사람들이 울 때 나는 훌쩍 소리를 바로 옆에서 들었지만 설마 한 경기 패했다고 울었을까 싶어서, 그냥 그 순간 콧물이 흘렀겠지...했다.
하지만 위의 트윗 내용을 보니, 2012년 그 순간... 베르다스코는 울면서 지나간 게 맞았는지도 모르겠다.


바로 이 복도. 경기가 끝난 선수들은 저 끝에 보이는 문을 통해 player zone으로 돌아온다.





山上下 shanshangxia @Tianjin





톈진에서의 마지막 저녁 식사. 샨샹샤 - 상호에 '이자카야'를 달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식 '샨샹샤'가 아닌 일본식으로 한자를 읽는 게 맞는 건가? 🤔

회는 물론이고 스키야키까지 포함한 상당히 여러 가지 메뉴를 취급하고 있었으나 
혼자 밥을 먹는지라 그냥 우동과 만두 주문.


만두가 나오기 전에, 직원이 우동과 함께 과일&디저트??? 처럼 보이는 것을 먼저 내려놓고 갔었다.



우동 좀 먹다가 만두 나오고 찍은 사진😋




헉? 이건 뭐지? 난 이거 안 시켰는데?

통역기를 동원해 의사소통을 해보니, 음식을 시키면 무조건 나오는 무료 제공인 것 같았다.
오홍~ 
여러 식당을 다녀봤더니 요식업의 발전 속도는 
정말 중국이 한국보다 훨씬 빠른 것으로 느껴졌다.


나는 중국 모바일폰이 없어서 이용을 못했지만 편리한 결제 방식도 그렇고 
음식 주문을 받으면서 忌口'못 먹는 것/ 먹으면 안 되는 것'이 있는지 꼭 물어본다. 한국 식당은 이런 곳 없는데...처음에는 그 단어를 못 알아들어 고생했지만 나중에 역시 번역기를 통해 의미를 파악했다.
뭐든지 다 배달시켜 먹는 배달음식의 붐도 중국이 더 빨랐던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일본 우동 참맛은 잘 모르고 (일본에서 딱 한 번 우동집에 갔는데 매우 짰던 기억만...)
"한국식 우동"에 익숙한 나는, 외국에 나가면 어설픈 우동맛만 느끼고 돌아온 적이 많은데 의외로 괜찮았던 중국의 일본 우동. 만두 남은 것도 정성껏 포장해줘서 다음날 아침 식사로 활용 ㅎㅎ



위 식사가 한국돈으로 만 천원으로, 중국 물가를 생각하면 저렴한 것은 아니나 분위기가 정갈하고 직원들이 매우 친절한 나름의 '고급' 식당이다.
중국의 명문대 대졸자 월급이 130만원(KRW) 정도라고 하는데, 한국 외식 물가를 거의 따라잡은 식당을 보노라면...
다들 어찌 살아가는지 신기하다.


우동 같은 것이 먹고 싶어서 지하 푸드코트에서 일식집 갈까말까 고민했었는데, 쇼핑몰 상층부로 올라와서 훨씬 더 개인 공간이 보장되는 분위기에서 후식까지 포함이니 가격을 생각해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먼저 갖다주는 디저트(?). 
녹차 푸딩 젤리 같은 건데 이거 맛있다. 😋 무료 제공임에도.
이것만 먹으러 여기 다시 가고 싶을 정도 ㅎㅎㅎ
물론 다른 음식맛도 나쁘지 않았다. 

내가 앉은 자리는 독립적 공간이 보장되기는 하지만 주방 옆이라 분주한 곳이긴 했는데 배달 주문이 무척 많아서 배달맨(?)들이 자주 음식을 픽업해가는 걸 볼 수 있었다.
톈진 메트로폴리탄 몰(世纪都会)을 헤매다 메뉴가 무난해보여서 우연히 찾아들어갔는데
여기저기 분점이 많은 인기있는 음식점이었던 듯. 





당신도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는, 홍콩 / 심천 국경에서 중국 비자 받기

  서울에서 중국 관광 비자 받는 과정이 무척 귀찮아졌다. 온라인에서 중국이 원하는 방식대로 한참 동안 비자 신청서를 완성하고 비자 접수 날짜를 예약하려 하니 예약이 꽉 차 있었고, 보름에 가까운 여유 시간이 필요해서 나의 출국 날짜에 하루 정도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