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살던 시기에, 안 남겨놔서 후회하는 것들




* 2003-2004년에 중국에 살았었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1元 (그때 환율로는 한국돈 130원 ? 요즘은 170원 정도) 짜리 지폐는 위조 지폐가 흔하게 유통되었다. 중국인이 알려줘서 어떤 것이 위조 지폐인지 알고 나니, 나중에는 나도 쉽게 구별할 수 있었다. 100위엔, 50위엔 지폐는 위조의 위험성과 위폐를 받았을 시 그 손해의 크기 때문에 가게에 내밀어도 늘 세심하게 살펴본 다음에 받는다. 하지만 1위엔 위폐 정도는 다들 애교(?)로 봐주는 것 같았다. 그냥 유통된다. 살다 보면 계속 위폐가 손에 들어온다. 위폐 유통을 그냥 눈감아 주다니...참 대단단 나라야. 

내 기억으로는, 진짜 지폐는 일련번호가 파란색 잉크로 인쇄되어 있는데, 위폐는 검정 잉크로 인쇄되어 있다고 했나...아니면 그 반대 색이었던가...그런 식이었다. 정말 한눈에 알아볼 정도로 조악한 위폐도 있었지만 정교한 위조 지폐가 더 많았다. 여기저기에서 물건을 사고 돈을 주고 받다보면 위폐는 자주 내 수중에 들어오곤 했다. 이 지폐가 들어오면 기분이 나빠서 그냥 버스 요금통에 접어서 넣어버리거나 한꺼번에 여러 장과 섞어서 지불할 때 쓰곤 했다.

지금 다시 생각하면, 큰돈도 아니고 그저 130원 짜리인데 기념으로 몇 장 들고 귀국할 걸 그랬다...하는 생각이 든다. 중국 1위엔짜리는 지금도 어떻게든 구할 수 있겠지만, 위조 지폐가 다시 내 수중에 들어올 일이 있을까 싶어서 😁 게다가 요즘 중국 사람들은 현금도 거의 안 쓴다던데...




* 스리랑카에서 내가 살던 집은 엄청 크고 아무 생물이나 드나들 수 있는 동물의 왕국 같은 집이었다. 도마뱀, 쥐, 진짜로 내 주먹만한 왕거미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다. 근처에 있었으면 기절했을 듯) 바퀴벌레, 우리 고양이가 잡아와서 섭취한 다람쥐 등등 별별 구경을 다 했다.

언젠가는 집을 이틀 정도 비우고 돌아와보니 내 침실에 모기장이 다 떨어지고 쑥대밭이 되어있어서 고양이를 마구 혼냈는데, 나중에 다시 보니 우리 고양이 것보다 훨씬 큰 발자국이 침실 여기저기에 찍혀있었다. 그 생물체와 우리 고양이가 싸움을 벌인 모양...도대체 무슨 생물인지 알 길이 없으나.

2층이지만 거의 3층 높이의 내가 살던 공간 베란다에 세탁기를 두었는데, 그 공간에는 철창은 있긴 했지만 동물은 드나들 수 있는 크기의 철창이었다, 어느날에는 내 세탁기 위에 거의 인간의 것과 크기가 흡사한 💩이 차분히 놓여져 있던 적도 있었다. 우리 고양이의 dung크기와 모양은 내가 알고 있으므로, 이건 흔히 집에 사는 작은 고양이의 것이 아니라 무지 덩치가 큰 동물의 💩이란 건 그 크기로 짐작할 수 있었다. 2층 이상의 높이에 올라온 걸 보면 분명히 고양이과의 생물체일 텐데 대체 어떤 넘이 내 세탁기 위에 💩싸고 간 거야? 

귀국을 앞두고 짐정리에 정신없던 어느날... 우리집의 매우 높은 벽 윗부분에 가로 방향으로 동물 발자국이 찍힌 것을 보았다. 마치 요런 모양?




대체 뭐지?

스파이더 고양이? 저 높은 벽을 세로로 기어오르는 것도 아니고, 횡단해 이동하는 생물체??


참고로 우리집은 천장이 아주 높았다



나중에 우리 집에 잠시 왔다가 그 발자국의 방향에 감탄하고 간 친구들도 있었는데 아마 이제 그들은 그걸 봤다는 사실을 기억 못하겠지?

당시는 지금처럼 손에 스마트폰이 들려 있어서 인생의 거의 모든 순간이 사진으로 남는 시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에게 디지털 카메라는 있었다, 높은 벽을 가로로 횡단해서 이동한 그 동물의 족적을 사진으로 남겨서 가지고 오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

그 사진 보면 다들 놀랄 텐데 ㅎㅎㅎ
(스리랑카 학생들에게 '우리 집에 고양이보다 큰 정체 불명의 생물이 종종 들어오는 것 같다'라고 하면 몇몇이 그 후보로 "몽구스"를 추천(?)했었다.) 



* 나머지 하나는...

http://mori-masa.blogspot.com/2018/03/blog-post_6.html

↑학생의 웃기는 시험 문제 답안 📷




아카데미 작품상을 노리는 영화들이, 먼저 타게 되면 가슴 철렁할 상




바로 '영국 아카데미 (BAFTA) 작품상'.

2014년에는 '노예 12년'이 영국과 미국에서 모두 작품상을 받았으나,
그 이후로는 완벽히 갈림. 
Bafta시상식은 미국 오스카상 몇주 전에 열리는데
그해에 가장 유명하던 작품들이 bafta 작품상을 타면, 몇 주 뒤 미국 아카데미에서는 다른 영화들이 작품상을 받음.



2015년 보이후드 🇬🇧.      버드맨 🇺🇸
2016년 레버넌트 🇬🇧.      스포트라이트 🇺🇸
2017년 라라랜드 🇬🇧.      문라이트 🇺🇸
2018년 쓰리빌보드 🇬🇧.   셰이프 오브 워터 🇺🇸
2019년 로마 🇬🇧.            그린북 🇺🇸

2020년 1917 🇬🇧.           기생충 🇺🇸



일부러 "우리는 영국과 다른 길을 가겠어!" 이러는 것은 아니고 어쩌다 보니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2015년부터 bafta 작품상과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결과가 계속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작년 쯤에는 '쓰리 빌보드'가 영국 아카데미를 타고 나니 미국에선 작품상 못 타겠구나 하는 감이 왔었다?!?!
하지만 올해는 '로마'의 수상 레이스가 너무 강력해서, '올해는 드디어 이 징크스가 깨지고 영국-미국 결과가 같아지겠네' 싶었는데, 예상을 깨고 그린북이 작품상 수상. 

넷플릭스가 '로마'의 미국 아카데미 수상을 위해 수백억을 캠페인 비용으로 쏟아부었다는데.... 이런 bafta작품상 징크스(?)를 알고 있는 내부 인사가 있었다면, bafta작품상 수상 후 '다 소용없게 됐군' 하고 깡소주 한 잔(읭?) 😁 하고 싶었을 지도....


그해에 다른 메이저급 시상식에서는 그냥 연기상 후보 5인 중에만 줄창 오르는 영국🇬🇧배우가 Bafta에서만큼은 조연상을 수상하는 (팔은 안으로 굽는) 전통도 있는데, 2006년 crash의 탠디 뉴튼, 2017년 Lion의 데브 파텔, 2019년 the favorite의 레이철 바이스 등이다.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도 수상하긴 했지만 다른 시상식에서는 거의 알리시아 비칸데르에게 밀렸던 케이트 윈슬렛( steve jobs, 2016)의 bafta수상도 이 범주에 들어갈 수 있을 듯.



내가 생각하기엔....




나는 타인의 일상을 사진보다는 '글'로 들여다보는 것을 좋아해서 블로그나 트위터(한국에선 이젠 마이너(?)한 감성의 장이 되어 걸러야할 내용도 많지만) 를 보는 것을 더 선호한다.

페이스북은 시작한지 11년이 넘었기에 그냥 유지 중이고, 인스타그램은 정말이지 너무 사진 중심이라 가입도 안 했고, 거의 들여다보지도 않는다. 그래서 사실 친구들이나 유명인의 요즘 일상은 잘 모르겠다. 소셜 미디어를 한다고 하는 한국인들의 대부분은 인스타그램에 일상을 공개하고 있으니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정말 "face"북으로만 써서 인물 사진만 나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진들을 보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도 않고, 그 얼굴 사진만으로는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감이 안 온다. '이야기'를 듣고 싶다. 

또한 흔히들 말하는 인스타용 추억.... 연인들 단둘이 감정이 폭발하는 낭만적인 시간이어야 할 것 같은데, 이상하게 제3자가 찍은 것 같은 사진(혹은 그 순간에 카메라 리모컨을 누른다거나, 그 낭만적인 상황에 카메라 시간 설정을 해두고 찰칵 소리가 나기를 기다린다는 것도 좀....), 홀로 쓸쓸하다며 올리는 뒷모습 사진 (홀로 외롭다는데 이 뒷모습은 누가 찍은 거지?), 이런 보여주기식 감성은 내가 인스타를 멀리 하고픈 이유가 된다.

솔직히 커플의 프로포즈 순간에 왜 친구들과 구경꾼과 사진사가 있어야 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나만 이렇게 느끼는 건 아닌지, 비밀스러워야 할 상황 같은데 제3자가 찍은 듯한 연인 사진을 하나 놓고 "나는 이런 사진 볼 때마다 궁금한데, 이 사진 찍은 "creepy" third guy는 대체 누구냐?😁" 라고 쓴 외국 유머를 본 적도 있다.

그리고 해시태그의 용도를 특이하게 이해한 사람들을 종종 보는데, 사진 하나에 해시태그 100개를 보는 것도 부담스럽다. (예: #저는 #오늘 #이글을 #쓰는데 #남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봐 #걱정이 #돼요. #그래도 #여기는 #내공간이니까 #괜찮겠죠-> 이렇게 쓰는 사람들 실제로 있음) 



내가 쓰는 글들의 오글거림은 내가 알 수 없고, 
다들 소셜 미디어에서 무엇을 보여주든, 해시태그 천 개를 붙이든, 전부 그 사람의 자유인데 내가 무슨 판단을 내리겠느냐만은 🙇🏻
그냥 난, 그렇다고.









2015년에 샀던 소프트 캔디

2015.02.25 18:56

 




 
몬떼레이 공항을 떠나면서 처치곤란 동전들을 처분하려고 고심 끝에 공항 매점에서 구입. 소프트 캔디라...? 오렌지맛? 무난하겠지.
가격은 11페소. 810원 정도.

달라스에 와서, 예전에 같이 방콕 길거리 돌아다닐 때 현지음식이라면 아무 거나 입에 다 집어넣던 친구에게 줘봤다.
"2015년에 먹은 음식 중에 가장 이상한 맛"이라는 평.

san jose에 와서, 입맛 특이하다는 친구 초딩 아들에게 줘봤다.
"이으ㅠ, 안 먹어요"

집에 와서 천천히 뜯어보니, naranja con chile....고춧가루 끼얹은 오렌지맛이다;;;;;; 이것까지 제대로 봤으면 안 샀을텐데.

몇몇 아시아쪽 열대지방에 갔을 때 과일에 고춧가루 비슷한 양념을 얹어서 파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적도 근처에 사는 사람들 입맛은 비슷한가벼.




혹시 드셔보고 싶으신 분? ㅋㅋㅋ

종교



무엇이든,
그것을 믿는 사람들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짜주는 게 종교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깊이 빠지면(?), 깊이 믿게 되면
그 틀 외의 시각으로는 세상을 해석할 수 없게 되는,
그 틀로 세상을 보니 얼마나 아귀가 딱딱 맞아들어가는지 감탄하게 되는...



정교하게 고안된 종교 체계가 아닌 허술한 종교 체계더라도
그것을 한 번 믿기로 작정한 사람은 그 안에 머무르면서 위안을 얻는다.
요즘은 심지어 youtube에서 떠도는 말을 믿고, 거기서 세상을 바라보는 틀을 제공받는 "youtube教" 신자도 있는 듯하다.

🙏🏻





rewind




2018.02.12 02:32

 


정신분열증(요즘은 조현병이라고 하는...)의 증상 중 하나인 사고전파, 사고방송.

아주 오래 전 이상심리학 교과서에서 공부한 단어들이라 요즘은 용어 자체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사고전파는.... '내 생각이 남에게 들리거나 모두가 그걸 듣고 있을까봐 걱정하는 증상'이라고 기억한다.

내 생각 모두를 남들이 듣고 있지 않을까 조금이나마 걱정하는 것은, 누구든 그런 경험이 있을 것 같으니, 그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겪을 정도까지 악화되지 않는 이상,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요즘은....
내가 보는 스마트폰 화면을 남들도 다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웃길까... 하는 생각은 한다 :)


그런데 가끔
인생의 어느 순간,
나를 촬영하는 카메라가 있었고
그 순간 내 표정과 주위 사람의 반응을 다시 돌려볼 수 있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다.

그때는 미처 몰랐는데 뭔가를 다시 발견하는 즐거움.


그래도 인생의 대부분의 순간에 나를 따라다니는 카메라가 있다면, 사실 그건 끔찍한 인생이다.

다시 돌려보고 싶은 순간은
아주 일부분.

당신도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는, 홍콩 / 심천 국경에서 중국 비자 받기

  서울에서 중국 관광 비자 받는 과정이 무척 귀찮아졌다. 온라인에서 중국이 원하는 방식대로 한참 동안 비자 신청서를 완성하고 비자 접수 날짜를 예약하려 하니 예약이 꽉 차 있었고, 보름에 가까운 여유 시간이 필요해서 나의 출국 날짜에 하루 정도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