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고민을 너만 하는 건 아냐





새카만 머리카락과 함께 태어나는 아기도 있지만 나는 태어났을 때 거의 대머리였다고 한다.  지금도 머리숱이 매우 적은 편인데 엄마는 "너 이 정도라도 머리카락이 난 것만 해도 신기하다" 하실 정도.

그리고 왼쪽 위 뒤통수에 '가마'가 있어서 거기서 머리가 갈라지는데, 머리숱이 없다보니 그 부분이 유난히 도드라진다. 머리를 질끈 묶으려해도 그 부분의 두피가 마치 원형탈모처럼 드러나 보여서 거울 두 개로 뒤통수를 보면서 빗으로 살살 빗어 드러난 두피를 "덮어줘야" 한다.







야경 감상 중... 더워서 대충 머리 묶으면 이렇게 뒷머리가 듬성듬성 🙄





오늘 길을 걷다가 나와 똑같은 고민에 직면하신, 한 여자분을 봤다.
그 분을 계속 보면서 걷게 된 건, 그 분이 쉴새없이 머리카락을 넘기며, 정리하며 길을 걸어가고 계셨기 때문이다.

그 분은 나와 반대쪽, 우측 뒤통수 위쪽에 가마가 있었다. 그 분도 거기서부터 머리카락이 갈라져, 두피가 드러나 보였고, 그 부분을 포함 정수리 머리숱이 적은 편이라 약간 휑~ 해 보였다. 그래서 그분도 연신 머리카락을 정리해 쓸어 넘기며 그 부분을 "덮으면서" 걷느라 내 눈에 들어온 것이다.

내 뒷모습이 저렇겠구나.

거울 두 개를 이용해 보지 보지 않으면 보기 힘들었던 내 뒷모습이 내 눈앞에서 걸어가고 있는 듯한 기분.🎭
동병상련의 감정이 밀려왔다. 저 분이 무엇을 계속 신경쓰는지 나는 안다. 
세상 어디에든,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이 있구나....


한편으로는, 그 분이 연신 머리를 만지고 있었기에 길에서 내 눈에 들어왔다.
그냥 걷고만 계셨으면 그 분의 빈약한 머리숱은 나도 눈치채지 못할 거였다.

대부분의 열등감이나 약점은, 남들이 눈치채기도 전에 내가 먼저 반응해서 들키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더 두드러지는 거.

내가 잘못해서 내 머리숱이 적어진 것도 아닌데,
너무 의식하지 말고, 그냥 다녀야겠다.
남들은 아무도 내 머리 안 쳐다보는데, 그냥 나혼자 머리숱 신경쓰고 있는 거겠지.






한국에서 컵라면 먹던 파비아노가 그랜드 슬램 킬러로?? 🤗





2012년에 한국에서 열리는 "삼성증권" 후원 챌린저 테니스 대회에서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다.
(삼성증권을 굳이 쓰는 이유는 다음에...ㅋㅋ) 

이 대회에는 여러 외국 선수들이 드나드는데... 보통 세 자리 수 순위를 가진,
티비 중계에서는 볼 수 없는 무명 선수들이 포인트를 쌓아서 상위 무대 -투어 레벨-에 도전하기 위해 거쳐가는 대회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내년에 서울에서 또 보자~~" 이런 인사를 하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다.
사실 테니스 선수의 꿈은 챌린저 대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이 대회에서 다음엔 볼 수 없게 되어야 더 다행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선수가 이탈리아 출신 토마스 파비아노 선수인데,
몇 년 전에는 윔블던에서 와린카를 꺾어서 깜짝 놀라게 만들더니,
올해 윔블던에서는 치치파스, 어제 끝난 US오픈 1회전에서는 세계 랭킹 4위 도미닉 팀을 꺾어 또 놀라게 했다.
도미닉 팀이 최근 병으로 고생을 해서 상태가 안 좋긴 했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테니스 경기장인 아서 애쉬 스타디엄에서 top 4 선수를 꺾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2012년에 이 선수가 기억에 남은 이유는 경기력 때문이 아니고... (나는 토너먼트 데스크에 있어서 경기는 하나도 못봄)
컵라면 때문이다.

나는 외국에서 ATP 250 대회 자원 봉사를 먼저 해봤는데, 그 경기장에는 선수용 뷔페 식당이 차려져 있었다. 물론 자원봉사자는 거기서 식사를 할 수 없지만 지나다니며 분위기를 볼 수는 있었고 모든 대회가 다 그런 식당을 운영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한 단계 낮은 서울 챌린저 대회에 와보니 선수들 식사로 샌드위치 제공이 전부였다.
그래도 나름 유명한 '마마'스 샌드위치'에서 주문한 햄샌드위치와 참치 샌드위치가 선택의 전부.
대부분 나이 어리고 덩치 큰 챌린저급 선수들을 보며 "어머, 샌드위치만 먹고 어떻게 운동을??"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프로 선수들 세계에서 각 단계마다 큰 격차를 두지 않으면, 상위 단계로 올라가는 동기 부여가 안 된다는 스포츠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챌린저 대회에서도 넘치는 대우를 받는다면 거기 안주할 선수들도 많겠지.


대회가 중반으로 접어들던 어느날
파비아노 선수가 호텔로 돌아가기 전 토너먼트 데스크에 왔는데, 오늘도 여전히 두 가지 옵션 밖에 없는 샌드위치에 질렸는지 그냥 안 먹고 가겠다고 말했다.


토너먼트 데스크 뒤쪽에는 자원봉사자 전용 간식으로 컵라면과 과일 등이 쌓여 있었다.
선수들 제공용은 아닌.... 
거기서 다들 귤을 까먹고 있는데 한 여자 선수의 어머니가 와서 우리도 귤 좀 주면 안되냐고 한 적도 있었다. ㅎㅎ 



173cm로 테니스 선수로서는 작은 키인 토마스 파비아노




다른 선수에 비해 체구도 매우 작은 파비아노 선수가 샌드위치 하나 못 먹고 돌아서는 뒷모습이 왠지 짠했던 나...
선수들을 불러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불러야 할 지 몰랐으나
다급하게 성을 불러봤다.

"파비아노!!"

다행히 그 선수가 돌아봤다. 
이거 코리안(?) 컵라면인데 이거라도 먹어볼래?? 물 부어서 먹는 거야. 좀 매울 수 있어.

그는 예상 외로 라면을 먹겠다고 했고, 또한 예상 외로 그걸 들고 호텔행 버스를 타고 가버렸다.
그래도 경기장에 있는 선수용 방에서 먹을 줄 알았는데?! 뜨거운 걸 들고 가다니?!


다음날부터 그 라면이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는지 몇몇 선수가 심심치 않게 토너먼트 데스크에 찾아와 라면을 달라고 했다. ㅎㅎ 맵지 않은가봐?? 


얼마 뒤, 호텔과 경기장 간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기사분이 오시더니 잠깐 얘기 좀 하자고 했다.

"이거 삼성증권 사원들 통근 버스예요. 낮시간 동안만 지원 나와서 선수들 태우는 거고....
버스 안에서 음식 냄새 나면 직원들이 아침에 나보고 뭐라고 하니깐, 선수들 라면 좀 못 먹게 해요"


오홍, 또 그런 사정이 있었구나.
그래서 다음부터는 버스 내 컵라면 취식 금지.🍜 ㅎㅎ


아무튼, 내가 유일하게 이름을 소리쳐 불러보고 라면 건네줬던 선수가 어느새 성장해서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유명 선수들을 꺾고 있는 것을 보니 신기하다.
이것이 챌린저 대회의 재미겠지.

기록을 찾아보니, 파비아노는 2017년까지도 한국에서 챌린저 대회를 뛴 것으로 되어있다.
사실 챌린저 대회에서 파비아노처럼 투어급으로 올라서는 것은 쉽지 않다.
앞으로도 좋은 경기 많이 보여주길~






Tianjin eye, 톈진아이 만나러 가는 길




호텔 방에 누워있다가
야경을 보기 위해 밤 8시 넘어 길을 나섰다.

전에 톈진에 살 땐 회식 외에는 밤 외출, 그것도 '혼자' 밤 외출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15년 뒤에도 여전히 밤 외출은 낯설었다.

그래도 톈진은 15년 전에도 야간 조명을 엄청 신경 썼고, 
현재에도 야경이 무척 아름답기 때문에 여행시 밤 외출은 필수.







낮에 온 길을 반대로 걸어서 밤의 톈진 아이를 만나러 가는 길.
정작 걸어다닐 때는 인식을 못 했는데 사진을 찍어 보니, 모든 나무에도 조명을 해서 
밤 사진에도 나무 잎사귀가 초록색으로 보이는 게 인상적.

사진 속에 보이는 금강교-진깡챠오(金钢桥)에서 톈진아이를 보면 예쁘다.






톈진을 소개할 때 톈진의 상징처럼 소개되는 톈진 아이.
런던 아이 같은 탑승이 가능한 관람차인데, 사실 근처 산책만 하고 가까이 가보지는 않았다. 


가끔 저 원형이 그대로 강에 반사되어 동그랗게 비친 그림같은 사진을 보는데,
그런 풍경은 언제 볼 수 있는 건지 궁금하다.





올챙이




7-8년 전에 다녔던 호텔에 대해 내가 쓴 후기를 읽으면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라는 속담이 절로 생각난다.
지금 보면 별 거 아닌 것에 신기해하고, 좋아라하고 ㅎㅎㅎ
그런 사람들 촌스럽다고 생각해왔는데 그게 바로 나였다.

요즘 잔뜩 허세부리며 이게 최선인양 쓴 글도 몇 년 지나면 또 엄청 촌스럽겠지.


나는 "비즈니스 호텔"이라는 애매한 분류를 별로 안 좋아한다. 딱히 '비즈니스급'이라는 게 진짜로 있는 건지 모르겠어서. 

카리브해 리조트에서 학회를 열 수도 있고, 거기에 출장을 갈 수도 있고. 그렇게들 말하는 '출장자용 호텔' 같이 딱딱한 룸에서 누군가는 진정한 인생의 휴양을 얻을 수도 있다. 

CNN에서 꼽은 최고의 비즈니스 호텔 11곳 ( https://edition.cnn.com/travel/article/best-business-hotels/index.html?fbclid=IwAR2i9P8KZD8snLnejHxyoZhsRuryN1idOT3tWhL-jTzAYheFmIBC8hPaBkY )이라는 기사를 봐도, 흔히 생각하는 딱딱하고 작은 호텔들이 아니라 리츠 칼튼 두바이, 페어몬트 몬트리올 등이 리스트에 올라있다.

서양쪽에서는 일본에서 주로 쓰는 '비즈니스 호텔'처럼 멍확히 지칭되는 분류가 없으나, 항공기의 '비즈니스 클래스'처럼 회사 중역들이 이용할 만한 상급의 호텔을 가리킬 때도 있다고 한다. 동양쪽과는 반대인 셈.


한국에서는 그저 방이 좀 좁고 예쁘게 꾸며져 있지 않으면 "여기는 '비즈니스 호텔'이에요." 라고 애매하게 지칭하는 것 같아서, 이 단어를 별로 안 좋아해서 절대 쓰지 않는다.

그런데 알고 보니 몇 년 전에는 내가 천연덕스럽게 이 단어를 후기에 써놨더라...😂




내 경험이 쌓이면서 남의 경험을 우습게 보는 것만은 진짜 하지 말아야 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조금만 내 경험이 더 넓다 싶으면 남의 이야기가 우스워보이는 현상. 그게 몇 년전의 내 모습이라고 하더라도.

내 경험이 진짜로 폭넓은 것이 아니기에, 어딘가에는 내 경험이 우스울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데도
지금 뭐라도 나보다 조금이라도 약하다고 생각되면 코웃음이 나는....인간은 참 간사한 것 같다.





자동 번역



가끔 외국 항공사 사이트에 접속하면
자동 번역으로 인해 어색한 한국어 말투를 많이 접하지만
이 정도로 어색한 문장은 처음 본다.







보통은 어색한 말투라도, 원문이 짐작이 가는데
"사면을 용서해주십시오"는 도저히 모르겠다. Sorry for the inconvenience.....?? 

게다가 난 아무 것도 안 했는데 나를 "초인적인 속도로 웹사이트를 움직이는 파워 유저"로 만들어줬다. 😂🙆🏻
보통은 '비정상적인 속도" 이렇게 번역하는 것일 텐데 ㅎㅎㅎ





굿바이 레닌



예전에 본 것 같은 (제목만.!?) 기억이 있는 [굿바이 레닌]을 오랜만에 보았다.
그러나 첨 보는 기분.

2003년도 영화라면.... 중국에서 dvd로 봐서 기억이 잘 안 나는 건지.
아마 제대로 된 자막을 못 구해서 봐서 영화 내용을 잘 모르는 지도....
(중국에서 봤던 dirty pretty thing, shatterd Glass 등이 이와 비슷하다. 화면만 보고 내용을 잘 모름 ㅋㅋ) 

이 영화를 어디선가 보았다고 생각했지만
스토리만 익숙할 뿐, 다시 봐도 예전에 봤던 것 같은 장면은 없었다.




동영상 아님



캡틴 아메리카에도 출연하는 등, 이제 다국적 스타가 된 다니엘 브륄의 초창기 출연 작품, 굿바이 레닌.
영화가 시작할 때, 극중 이름인 알렉스와 배우의 성 브륄이 겹쳐서 알렉스 브륄로 자막에 나오는 게 인상적.ㅋㅋ


영화 내용은, 사실 '말도 안 돼...' , '이걸 믿나' 싶긴 하지만
통일을 전후로 한 동부 독일의 시대상을 남겼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난 '아, 이런 세상도 있었구나'를 깨닫게 해주는 영화를 좋아하거든.




1993년의 셀룰러폰 그리고 정우성




나는 어릴 어릴 때부터 종이(!!) 모으는 것을 좋아했다.
소위 카탈로그, 팜플렛, 브로슈어.... 뭐 그렇게 부르는 것들.
지금 다시 떠올려 보니, 매우 요상하지만.. 심지어 그것들을 크기 순서대로 주우욱 보관해왔다. 
칼같이 키(?)를 재서...

결국은 너무 많이 쌓여서 많이 버렸고,
몇년에 한 번씩 정리를 한다.

그리고 또 십여 년을 잊고 지내다가
옛 유물이 발굴되기도 한다.

이미 오래 전에 이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지만
이런 것도 있었고.




"It's ..... and so food"라고 써있던 인터내쇼날 크림 - 배라 광고 ㅋㅋㅋ


공항 리무진 안에 "셀룰러 폰"이 이런 거 였던 😂 시절도 있었고.







오래 전에 발굴했다가 안 버리고 보관한 것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무려 '이랜드' 모델 정우성.
'93년.... 정우성 스무 살 때인가?

물론 이것을 모았을 당시에는 이 사람이 누군지 알고 이걸 모은 건 아니다.
집에 남은 종이 더미에서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발굴되었을 뿐 🤗

이 내부 사진에는 남자 모델이 한 명 더 있는데,
여자 모델에겐 갈매기 눈썹을 그려줘도, 남자 모델들은 눈썹 정리도 안 한 게 인상적.
요즘 남돌은 마스카라까지 다 할 텐데 💅🏻






2015년, 이덕희 선수




조금이나마 화제가 되었던 2015년 7월 이후, 4년 만에 ATP 투어 레벨 첫 승으로 다시 주목을 받게 된 이덕희.
4년 전 그때 썼던 글을 아래에 끌어와 본다.

당시에는 그래도 그랜드 슬램 시즌에는 하루에 천여 명이 와서 읽던 블로그에 쓴 글이라 그런지...
내가 윔블던을 보다가 캡처한 아래 사진이 다른 곳에서도 돌아다니는 것을 봤다. (내가 번역한 다른 포스팅도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걸 봤다) ㅎㅎ 

화면 캡처는 사실 내 것이 아니니 뭐라 할 수 없고, 외국 기사 번역한 것도 나의 순수 저작물이 아니라 내 권리를 주장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번역 출처는 밝혀주시지.... 시간 들여 한 건데🙃



2015.07.09 02:27 

조코비치와 이틀째 같이 연습한 이덕희











모든 관중들의 시선이 건너편 조코비치에게로 쏠려있는 court 5에서의 연습.
언젠가는 상대편보다 이덕희에게 시선이 더 쏠리는 날도 오겠지.


유명세, 부담감, 책임감, 성취감, 욕심....모든 것을 잘 다스리면서 슬기롭게 성장해나갔으면 좋겠다.
이젠 정말 또래 중에서는 제일 주목받는 선수로 커가고 있는데, 쉬운 자리는 아닐 것이다.

내가 대한민국의 모든 운동선수 중에 가장 큰 업적을 세웠다고 평가해왔던 박태환의 신화가 무너져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아직 어린 이 선수가 좌절감과 압박감에 시달리다가 잘못된 길을 가게 될 동안
대체 옆에서 제대로 조언해주고 이끌어 줄 사람이 정말 없었나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도 잘해왔지만 앞으로의 선택이 더 중요한 이덕희.
주위에 현명한 판단을 하는 어른들만 있었으면 좋겠네.



천진 기억 天津記憶 Tianjin Jiyi









예전 이탈리아 조계 구역을 관광지로 개발한 톈진 이탈리아 풍경구 입구.
오래 된 유서깊은 건물들이 있음에도 그저 음식점이 즐비한 테마 파크 느낌이었다. 
서울도 '익선동 한옥마을'이라고 해봤자, 거의 카페와 음식점 뿐인 것처럼...
그래도 유명한 곳이라 많은 단체관광객들이 몰려다니며 설명을 듣고 있었다.

음식 가격이 비싸다는 평이 있는데, 시원한 여름밤 야외 카페에서 한 잔 하면 좋겠다는 느낌은 왔다.
혼자서 말고.


저멀리 천진기억 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간체자로는 记忆인데 記憶 번체자로 힘주어 쓴 간판.


그냥 지나치려다가 한 번 들어가 보았다.






톈진의 근래 100년과 발전상을 보여주는 곳인 듯.
1층에는 몇몇 전시물이 있으나 근대 중국사와 중국어에 능통하지 않고서는, 그닥 흥미가...

당시 강대국들이 1860년대부터 톈진을 조계지로 나눠먹기 한 지도가 바닥에 붙여져 있다.

이 건물에서 경악한 것은 ...2층엔 어떤 전시물이 있나 싶어 올라갔는데, 2층은 온갖 기념품과 잡화를 파는 가게로 되어있다. 한 번 올라가면 원하는 데서 몸을 돌려 내려올 수도 없고, 일단 끝까지 다 보고 내려오게 동선이 되어 있다. 
 
음.... 단체 관광객들이 이렇게 끌려들어와 물건을 사는 것인가.






잡화점 탈출, 다시 1층으로.






천진기억....
중국어에 능통한 자와 기념품 사기 좋아하는 자들만 들어가는 것으로.




반反광고




광고는... 소비를 유도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사람을 쫓아내기도 한다.

잘 나가던 페이스북, 인스터그램 등이 짜증나게 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광고가 너무 증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에서는 인기가 확 꺾여서, 친구 소식보다 광고가 더 많은 페이스북.

또 하나는 배너 광고라고 하던가... 웹 브라우저 옆에 쉴새없이 뜨는 광고에 대한 피로도가 크다.
내가 검색한 것을 그대로, 끝까지 보여주는 그 시스템 말이다.

7월 초에 의류 브랜드 검색을 좀 해서 옷을 두어 벌 샀는데, 이미 그 옷을 산 뒤에도 그 사이트에 들어갔다가는 이유만으로 꾸준하게도 그 의류 광고 배너가 어딜 가도 따라다닌다. 보통은 사지 못 하고 나왔는데, 계속 눈앞에 어른거리게 해서 결국은 사도록 유도하는 시스템일 텐데, 이번에는 이미 샀는데도 계속 그 제품이 내가 접속하는 대부분의 사이트에 광고로 계속 따라다니니, 너무 지겹다.

그 옷을 차마 못 샀는데 광고가 계속 따라다녀도 애달파서(?) 미칠 지경이겠지만, 이미 산 옷이 계속 눈앞에 보이는 것도 요상하게 짜증나는 일이었다.

이쯤 되니, 뭔가를 쇼핑 사이트에서 검색하려 하다가도
'어휴, 또 이거 한 번 검색하면 몇 달을 그 제품 광고가 배너로 뜨겠지...어휴'
싶어서 검색도 안 하게 된다.


광고 피로.
노출 정도를 좀 적절하게 조절 좀 하지.





옛날 사람



올림픽 배구 예선 경기를 잠깐잠깐 보고 있으니...

예전 임도헌 선수가 어느새 국가대표 감독이시네.


중학생 때 우리 학교 교생선생님이셨는데 ㅎㅎㅎ

아주 가끔 우리 체육수업 시간에 얼굴을 비췄었고,
당시에도 아주 유명한 선수라며 교무주임(??)이셨나 그런 선생님이 멀찍이서 자랑스럽게 이 교생을 지켜보시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 선수가 누구인지 아무도 몰랐다지 ㅋㅋ



지금이야 폰 카메라 때문에 일상의 모든 순간이 사진으로 남지만...

내가 중학생때는 기껏해야 필름 카메라였던가 ㅎㅎㅎ 그나마도 아무도 학교에 가져와서 찍는다는 생각은 안 했던 거 같다.

아마 요즘 중학교에 유명 운동선수가 교생으로 가면 다들 사진 찍고, 소셜 미디어에 사진 올라가고 난리가 나겠지만, 나의 중학 시절 교생 선생님들은 사진 한 장 남아있지 않네. (그나마 고등학교 때 교생 선생님들은 사진을 찍었던 거 같다)

증거가 없으니, 대학원때 남자 동기에게 "우리 학교에 임도헌이 교생으로 왔었다!" 했더니 믿지 않더라는 .....
'인증'과 '영상'이 필수인 요즘 시대를 살다가, 인증 하나 남지 않은 추억을 생각하니.... 새삼 내가 옛날 사람 같다.

대응력





나는 갑자기 반대 의견에 마주하게 되면, 순간적 대응 능력이 참 떨어진다고 생각하는데....
얼마 전의 아쉬운 일화가 생각나네 ㅎㅎ


프랑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자꾸 '스페인' 참석자에게 특혜를 준다고 항의? 오해?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솔직히 그렇게 항의하는 무리들이나 나나 진위는 모르지만....)
내가 "세계 어느 곳을 봐도 인접한 나라/국경을 맞댄 나라끼리 사이가 좋은 경우는 거의 없다. 무슨 근거로 프랑스에서 옆나라 스페니쉬에게 특혜를 준다고 생각하는지 알 수가 없다" 라는 댓글을 달았다. 

그랬더니 기분 나쁜 말투로 '중세 시대 같은 얘기 하고 있네. 왜 사이가 나쁘냐. 웃기고 있어' 이런 류의 답이 달렸다. 나는 이런 류의 예의없는 익명 반대 의견은 그냥 자리를 피하는 편인데, 시간이 흐르고 나니, 왜 맞받아치치 못했는지, 그땐 왜 반박이 하나도 생각 안 났는지 모르겠다.

"중세같은 소리하네. 국경 맞댄 나라들은 늘 사이 나쁨. 중세고 지금이고 한국이랑 일본이 사이가 좋냐? 한국에서 행사 열리면 한국인들이 미국/영국/프랑스인 제치고 중국/일본인들에게 특혜를 줄 것 같냐? 그렇게 생각하는 게 더 이해 안감." 

👿







당신도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는, 홍콩 / 심천 국경에서 중국 비자 받기

  서울에서 중국 관광 비자 받는 과정이 무척 귀찮아졌다. 온라인에서 중국이 원하는 방식대로 한참 동안 비자 신청서를 완성하고 비자 접수 날짜를 예약하려 하니 예약이 꽉 차 있었고, 보름에 가까운 여유 시간이 필요해서 나의 출국 날짜에 하루 정도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