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thing to remember me by....





2017년 내가 본 영화 중 최고였던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영화관에서 영화 끝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다가 그안에서 거울을 보니
내가 영화 보는 동안 눈물을 닦았던 휴지 조각이 마른 채로 볼에 찌꺼기처럼 붙어 있었다.

친구들에게 보라고 강력 추천했으나, 우울한 영화는 싫다며 추천한 모든 친구에게 거부당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본 느낌을 나눈 친구가 없다. 
(영화보다 더 슬픈 일이다. 이 영화를 안 보다니...)
집에서 TV로 이 영화를 같이 보고 싶었던 엄마조차도, 초반부 지루함을 참지 못하고 자리를 뜨셨다 ;;;;;






흐릿하게 잘 안 보이는데, 영화 속 주인공 형제들이 모는 배 이름은 Claudia Marie이다.
영화 뒷부분에 이 배 이름의 의미가 나온다. 영화를 보면 알게 된다.
내가 이 블로그 주소를 만든 것과 비슷한 의미이다.

그래서 뭔가 더 뭉클했다.








실망스런(?) 최고-최저 비교 체험




친구랑 이야기를 하다가 오래 전에 운좋게 프로모션 날짜가 걸려 숙박 비용을 낮춘 경험 이야기가 나왔다.

생각해보니, 내가 지불한 숙소 1박의 최저가와 최고가에는 40배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흥미로울 것 같아서 기록을 찾아보니,
내 나름의 최고가를 지불한 숙소는 뭔가 화려한 시설이 아니라 그저 '뉴욕' , '3인 조식 해결' 때문에 선택된 곳이어서, 최저-최고가 호텔 사이의 드라마틱한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 방의 모습이 아주 평범하기는 둘다 마찬가지.



뉴욕 맨해튼의 호텔은 1년 중 보통 9월 중순 - 10월 중순 사이에서 최고가가 형성된다고 하는데,
마침 그 시기에 여행을 했기 때문에 아래 사진처럼 평범한 호텔 숙박에 30만 원대 후반을 지불했다. (심지어 카드 결제 떨어지던 날 환율도 최고치를 찍음;;;;)







2015년 당시, 몇 달째 여러 숙소에 예약과 취소를 반복하며 여기저기를 찔러보고 있었는데
뉴욕을 향해 가던 버스 안에서 하루를 앞두고 이 호텔 예약을 완료하고 보니 취소 가능 시한이 "숙박 이틀 전"까지로, 이미 취소 불가능 상태였다. 아차차...

물론 이것보다 시설이 더 좋고 예쁜 호텔들이 많았지만, 이 호텔의 장점은 3인이 조식을 함께 먹어도 비용 추가가 없다는 것이어서 결국은 여기를 찜할 수 밖에 없었다.
타임스 스퀘어까지 도보 7-8분? 정도여서 위치도 좋았고.





view


숙박비가 30만원 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바뀌는 데에는 이렇게 고층 전망을 추가로 지정한 것도 한 몫을 했다. 이 호텔 건물이 좁고 높은 형태라 엘리베이터가 두 대뿐이기에 고층에서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데 수십분이나 기다렸다는 후기가 많았지만 다행히 우리가 숙박하는 기간 동안에는 그런 일을 겪지 않았다.

그 시기에 뉴욕 여행을 하려면 어쩔 수 없었던 일이지만 '퀄리티'에 비해 돈을 많이 써서 아쉬움이 좀 남았던 숙소. 오래 된 호텔이라도 어떤 측면으로든, "아, 이런 것도 있구나, 이런 설계도 있구나." 하는 새로움을 발견하는 숙소가 좋은데 이 호텔은 너무나 판에 박은 듯 모든 게 정석적이라 신기할 게 없어서 그게 좀 아쉬웠던 것 같다. 다른 호텔들이 '숙박 하루 전까지 무료 취소' 였던 것에 비해 이 숙소가 "이틀" 전까지 무료 취소였던 것이 함정이었다.

당시 미국 남쪽에서 허리케인이 올라오면서 날씨가 좋지 않아, 호텔 가격이 하루 사이에 계속 떨어지는 중이었다.
이 호텔이 '숙박 하루 전까지 무료 취소' 였다면 아무래도 하루 전이라도 취소하고 같은 가격에 시설이 더 괜찮은 호텔로 바꿀 여지가 있었던 것 같아서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 남기는 한다.




(당연히?) 욕조는 없었지만 깨끗했던 욕실 



'무료 조식'을 포함하는 호텔들은 보통 2인을 초과해서 숙박하면 추가 요금을 받는데, 이 호텔은 3-4인이 함께 숙박+식사해도 1-2인 숙박 시와 요금이 같다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


--------------


내가 1박에 최저가를 지불한 호텔은 '역시' 호텔 천국 방콕에 있다.
2012년 당시 오픈 특가 프로모션 시기와 나의 방문 시기가 겹쳐서 8,800원 정도에 1박한 곳.






물론 고시원 만큼이나 좁지만, 오픈 첫 주라서 매우 깨끗하고 쾌적했다. 혼자 썼기 때문에 좁은 것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고.
호텔의 위치 또한 방콕 교통의 중심지 아쏙역 근처라서 아주 편했다.






세면대도 새 거라서 반들반들.
오픈 당시에는 에어 아시아에서 운영하는 tune 호텔이라는 이름으로, 기본 룸 외에 에어컨, TV, 와이파이 등을 선택해서 각각 추가 요금으로 지불하는 형태였다.
오픈 첫주 199바트(=7천원) 프로모션 때는 에어컨 등등 여러 옵션을 추가해서 결국 1박에 만 원 넘게 들었지만, 방 천장에 fan이 달려 있고 매일 비가 오는 시원한 날씨 탓에 에어컨을 켤 일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오픈 2주차에 이 호텔로 잠시 돌아왔을 때는 에어컨도 포기하고 딱 234바트만 내고 입실 ㅋㅋ. 당시 환율로 8780원 정도.

단점이라면 건물 높이가 높지 않아 전망이랄 것이 없고, 그냥 옆건물만 보이는 뷰도 많다는 것. 그리고 방음이 잘 안됐다. 
하지만 1박에 1만 원도 안 내고, 이 정도로 깨끗하고 위치 좋은 호텔(도미토리가 아닌)에 묵어본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라면 경험. 지금은 많이 낡았다고 한다.


앞으로 호텔 숙박 최저가와 최고가 경험은 어디까지 변할 수 있을런지...🤔






알 수가 없어서....








Fouad: "Why don't they separate her from medical instruments?"

Samir: "Because they don't know if she wants to live with them or die."


Fouad: She wants to die.

Samir: Why do you say that?

Fouad: She wants to die. That's why she committed suicide!

내가 모르는 내 모습, 말할 수 없는 말들





체취가 심한 사람, 강한 식탐으로 함께 식사하는 일이 버거운 사람...등등.
이런 경우에는 친한 사이라도 뭔가 지적해주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체취에 대한 문제는 종종 인터넷에도 고민글이 올라오는 것을 본다.
"너무 괴로운데 대체 어떻게 말해주죠?"
사무실의 동료, 친한 친구의 아이.... 어떤 경우에라도 "사실, 너에게서 이상한 냄새가 늘 나." 라고 면전에서 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먹는 욕심이 강한 줄은 알았으나, 우연히 뷔페에 함께 갔더니 식탁에 순식간에 4-5 접시를 한번에 늘어놓고 먹어서 놀라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뷔페 음식은 어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닌데도 1접시씩 갖다가 먹는 것이 아니라, 막 조바심을 내며 한 번에 왔다갔다 해서 4 접시를 눈앞에 동시에 쌓아놔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는 엄청 집중해서 좁좁촵촵 입으로 집어넣는다.

사람은 누구나 다르게 태어났으니, 취향 존중의 입장에서 한 번에 여러 접시를 늘어놓는 것을 뭐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식당에서 주위의 시선을 좀 받을 수도 있고(역시 인터넷에서 '와, 식탁에 정말 산더미처럼 뷔페 음식을 쌓아놓고 먹는 가족을 봤어요' 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짭짭짭... 소리는 계속 거슬린다. 하지만 역시 "너 먹을 때 너무 소리를 낸다" 라고 친한 사이에도 말하기가 어렵다.  (보통 부모님 같은 경우에는 자녀가 너무 소리를 내는 버릇이 있을 경우 제지를 시킬 수는 있다. 보통 '음~음~' 이나 쩝쩝 소리는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고 먹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들에 놓이게 되면 당황스럽다.
그러면서도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또한 그 상대방은 자신이 남에게 그런 인상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 채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생각해보면
나에게도 '내가 모르는 내 버릇, 내 모습'이 있겠구나 싶다.
자주 만난 친구들은 이미 파악이 끝난, 내 버릇.
뭔가 맘에 안 들지만 말해주긴 어려운 버릇.

누군가가 말해주지 않으면, 나의 그 모습은 영원히 모를 수 밖에 없겠지만
혹시라도 알게 되면, 쥐구멍으로 기어들어가고 싶을 만큼 '혐오스런' 버릇은 아니기만을 바랄 뿐.






2012년 09월 19일

 





남들처럼 해보려고 수영장 옆에서 똥폼을 잡으며 책을 읽고 있는데...
책 속에 frangipani 얘기가 나오는데, 그때 딱 내 눈앞에 frangipani 나무가..!!
난 이런 우연의 일치를 좋아한다.
바닥에 떨어진 프랜지패니 꽃 한 송이를 주워와서 이렇게 허세작렬하는 사진을 찍는다.
그래도 이때의 기분을 기록하기 위해.

memories...

우리 고양이는....




건사료말고 생선사료 주면
사진처럼 눈물을 흘리며 '음앙음앙왕왕' 소리를 내며
먹곤 했다.

다른 고양이들처럼 박스도 좋아하고.... 😸

My own 2




가족을 떠나 외국에서 살아본 적이 2번 있는데,
홀로 외국 생활 시작의 상징같은 행위는
새로운 침대 커버와 베개 커버 세트를 사서 씌우는 일이었다.

호텔 생활같은 여행이 아닌, 진짜 내 방에서 나의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의미.

첫 외국 생활 때 썼던 침대 커버의 무늬와 색깔은 아직도 대충 기억나지만 그냥 그 집에 그대로 둔 채로 귀국했다.
두번째 외국 생활 때 썼던 침대 커버와 베개 커버는 굳이 가지고 귀국했지만, 침대 커버는 어딘가 다른 곳에 엄마가 꿰매서 붙여버리셨고, 베개 커버는 이제 누렇게 변색해서 못 쓸 지경이 되었다.

그 침대 커버와 베개 커버를 가지고 귀국하면서, 언젠가 그것들을 들고 다시 새로운 나라로 떠나는 꿈을 꾸었던 듯도 한테, 그냥 꿈으로서 멀어져갔다.


새로운 외국 생활을 시작할 일은 없지만
어느날 갑자기
집에서 먼 광명 ikea에 혼자 가서 이불 커버와 베개 커버를 사왔다.
가장 저렴한 모델이라서 아마도 유럽의 평범한 B&B나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에 가면 왠지 마주칠 법한 제품이지만, 그래도 새 것이라 뭔가 기분이 좋다. 예전에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던 날들 기억도 나고...






원래는 이불 커버로 쓰려고 샀지만 너무 커서 내 싱글 침대를 다 뒤덮는다. 침대 커버로 쓰기로.

처음에는 가장 저렴한 싱글용 이불커버+베개 커버 1 세트를 집어 들고 5분쯤 매장을 더 돌아다녔다. 하지만 더 생각해보니, 6천 원만 더 내면 베개 커버가 하나 더 생기고 퀸사이즈 이불 커버가 생기는데 빨래를 해서 베개 커버 교체하는 일 생각하면 퀸사이즈+베개 커버 2 세트가 낫지 않나?


걸어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 싱글침대 세트를 내려놓고, 퀸사이즈 침대 세트를 집어들었다.
집에 돌아와보니 잘한 결정 같다.


흐릿하게, 다시 얘들을 여행 가방에 접어넣고 큰 짐을 꾸려
또 다른 곳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상상을 해본다.

이번엔 침대 커버와 베개 커버를 미리 장만해 갔으니,
접시 사고, 냄비 사고, 밥그릇 사는 일 상상을 하면서....







나이 든다는 건...



나이 들면

나는 안 "그럴"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나도 "그러고" 있었다는 걸 발견하는 일이 잦아진다.

자신도 "그러고" 있는 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꼰대라는 말이 나온 거고.




신촌의 전파천문대




연세대 안에 이런 곳이 있었는 줄은.....





몰랐네...
여기 올라가기 전에는  La La land 천문대에라도 올라가는 느낌이었으나







뭐 실제는 그렇게 낭만적이지는 않았다.
우리가 전파천문대 주위를 둘러보는 동안 우우우웅~~ 하면서 전파망원경(?)이 계속 움직여서 약간 무섭기도?? ㅋㅋ






단 하나 낭만적(?)이었던 것은,
눈썹같이 얇은 초승달





2018년 9월 9일 서울




너무 맑은 서울 하늘.
한강을 건너던 길에....





중간에 하늘에 다른 한강 다리가 하나 더 겹쳐 보이는 것은
버스 안에서 찍었기 때문^^
건너편 유리창이 반사되어서 보이는 것.






하늘에 솜사탕처럼 뜬 구름이 예쁘다.







보이지 않는 것




얼마 전에 나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글을 썼다.
한편으로 더 생각해보니
'보이지 않는 것'을 잘 눈치 채는 사람도 좋아하는 것 같다. 실생활에서 자주 보기 힘들지만.


늘 겉으로 그냥 말해지는 것, 밖으로 드러나게 하는 행동이 있고
그 속에는 다른 것들이 숨어있기도 한다.
사람들 중에 그 겉모습만 철저히 믿는 사람들이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은 절대 못 보는 사람들.

그런데 보이지는 않아도 공기 중에 뭔가 떠다니는 듯한 느낌, 눈빛과 표정으로 뭔가 다른 게 있다는 것을 잘 눈치채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약삭빠르게 사기꾼이 될 수도 있겠지만, 타인을 잘 배려하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말로 차마 못 하는 것들도 눈치 챌 수 있기 때문에 먼저 배려하는 게 가능해지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잘 보고, 잘 느끼는 사람
만나보고 싶네.









그 자리에 서면...





사람들은 어떤 직업으로 인해 특정한 위치에 서게 되면 그것과 자신이 동일시되면서
그 위치에 있지 않은 사람들을 무시하게 된다.
크게, 작게, 어떻게든 발생하는 일이다.

그런 식으로 본인이 무시 당하면 크게 분노하게 되지만, 동시에 본인도 어떤 식으로든 자신처럼 하지 못하는 사람을 약간 우습게 여기게 된다. 신기한 일이다.

방송국에서 일할 때 그런 것을 특히 많이 느꼈는데
그 직업의 특성상 남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에 접근권을 얻게 되기 때문에, 거기에 접근하기 위해 우르르 줄 서있는 사람이라든지, 그것을 동경하는 사람들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 데서 일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슬슬 '자신'자체가 특별한 거라고 착각하기 쉽게 된다. 자신이 목에 건 카드 하나 벗어던지면 자신도 접근을 제지당하는 사람일 텐데도.

해외 여행이 쉽지 않았던 시대에 자주 해외 취재를 다녔던 나이 지긋하신 분들의 그 자부심은 어찌나 크던지...가끔 함께 식사할 때면 그런 '잘 나가던 시절' 무용담을 늘 들어야 했다. 당시에 나이 어린 부서 여직원들의 휴가 해외 여행이 잦아지자 자신들만의 특권이라고 생각했던 해외 탐방이 보편적으로 바뀌는 추세가 싫었던지, 해외 휴가에 대해 얼토당토 않은 말을 늘어놓던 사람도 있었다. 나만 특별하고 남들은 그렇지 않아서 으쓱거리고 싶었는데, 누구나 하는 흔한 것이 되는 게 싫으셨던 듯.


그냥 자신의 직업이 싹 거둬진 뒤에는 그 온전한 자신 자체로는 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닌데
그저 잠시 머물러 가는 자리에서, 현재 자신은 쉽게 가능한 일을 어렵게 해내는 남들을 보면
그게 우스워 보이고 하찮아 보이는 현상이 생긴다.


나도 나 스스로에 살짝 놀란 적이 있었다.

전에 어떤 일을 할 때 작은 도시에서 나름 가장 좋은 호텔 중 한 곳에 2주간 머무르면서 매일매일 3끼 식사를 그 호텔 뷔페에서 무료로 제공받은 적이 있었다. 그 도시 전체에서 가장 좋은 뷔페로 꼽히는 곳이니, 주말은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볐고 큰 잔치는 아니더라도 칠순 축하 가족 모임 같은 행사가 한 켠에서 열리고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2주간 매일매일 같은 식사를 하니, 온갖 음식이 펼쳐진 뷔페도 지겨웠고 시시해졌다. 매일 대충 걸쳐 입고 그 식당을 드나들었다. 어느날, 저쪽 한 켠에서 온가족이 모여 축하 모임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보거나, 그래도 한 끼 6만 원대 식사라고 한껏 차려 입고 옆자리에 앉아 우아하게 식사를 하는 사람들을 보니 그들이 갑자기 우습게 느껴졌다. '핏, 이게 뭐라고 여기서 파티를 하나.... 아고 여기에 저렇게 꽃단장까지 하고 왔구나....'


그러다가 다시 내가 우스워졌다.
허허 내가 뭐라고 내가 저 사람들을 우습게 여기게 될까. 어쩌다 나도 2주간 여기서 식사 하다가 사라질 사람일 뿐인데, 이 식사 자리가 소중한 사람들을 비웃게 되다니, 나도 그냥 그런 인간이었네.


이상하게도 뭐 하나라도 남들과 다른 일을 하게 되면, 그걸 해내지 못하는 사람이 시시해보이게 된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자기 자신을 똑바로 보고, 타인을 제대로 평가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첫 외국생활할 때.....




* 등록일시
2003.09.08 12:40


여기 접속하기 너무 힘들군...
저번에 쓴 글도 내가 있는 아파트(여기선 꽁위라고 하더라)의
전체 인터넷 연결이 끊기면서 다 날아갔다.

하늘은 항상 회색빛이고 지저분하고...그런 점은 있지만
물가는 참 맘에 든다...그런 내용이었다.

빅맥이 1500원....
아사히, 기린, 칼스버그, 산미겔, 벡스..각종 맥주 캔이 500원 미만
가짜지만 음질에 그리 손색없는 CD가 1300원.
맥주도 너무 싸서 CD처럼 가짜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지만
어쨌든 각종 맥주를 음미하고있다--;;

그래도 하루에도 몇번씩 갈등이 교차하고 있다.
내가 참 싫어하던 게 학원인데..
(난 국민학교 2학년 이후로 학원을 다녀본 적이 없다.)

역시 사회생활은 힘들다.
쇼핑하는 주말만 재미있다..ㅎㅎ




-----------> 2018년 지금 다시 보니, 아무렇지 않게 "국민학교"라고 쓴 것이 인상적.
명칭이 바뀐지 너무너무 오래 되어 비록 내가 '국민학교'를 졸업했을지언정
이제는 나도 초등학교라는 명칭이 더 익숙해졌는데, 15년 전에는 그래도 국민학교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왔나보다.


    


brand new




내가 어릴 적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한 직장에 평생 다니셨고, 60대에 정년 퇴직을 하셨다.
경제 사정이나 사회 분위기가 변하면서 60대 정년 퇴직은 흔치 않은 일이 되었고, 많은 자영업자가 생겨났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치킨집'이다.

실제로 치킨집이 그렇게나 많은 지는 모르겠으나, 그냥 관용어구처럼 쓰이게 되었다.
'대한민국에 XX는 치킨집 만큼이나 많다.' , ' 명문대 나와서 대기업 들어가봤자 50대에는 치킨 튀기게 된다.' 이런 식으로.


그런데 요즘 보니, 치킨집만큼이나 많은 게 화장품 브랜드인 것 같다.
지금 존재하는 그 수많은 브랜드가 수익을 내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가운데에서도 매달 또 수많은 브랜드가 쏟아져나오는 것을 보면, 여전히 수익이 날 구멍이 있는 시장인지....

줄라이, 에이프릴, 보타닉, 퓨어, 가든, ---블리, --- 랩(lab).... 여러 가지 이름을 달고 매달 새로운 브랜드가 쏟아져 나오는데 너무 신기하다. 이 브랜드 중에 몇 브랜드나 살아남을 수 있는지. 너무 브랜드가 많아져서 새 브랜드를 만들 때마다 작명이 정말 힘들 것 같다. 화장품에 쓸 수 있는 예쁜 단어는 한정적이므로.

아마도 '화장품 한류' 같은 것으로 인해 아시아권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크기 때문인 듯 하고, 도심에나 있었던 올리브영, 부츠 등이 동네 곳곳에도 스며드는 상황이 되면서 화장품 판매 경로가 많아진 것도 이유가 될 듯 하다. 메이크업 시장에 새로 중고생들이 편입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내가 대학교에 다닐 때는 화장을 안 하고 다니는 학생도 많았고, 졸업 후 사회 생활을 해야 진한 메이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교복 입은 학생 중에 화장 안 한 중고생 찾기가 더 힘들고, 연한 피부 화장을 시작하는 연령대는 초등학생 정도로 점점 더 내려오는 추세이다. 이렇게 수요층이 넓어지고 시장이 커졌으니 뛰어드는 사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온갖 모든 식물이 화장품의 재료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효능이 정말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녹차, 토마토, 쑥, 쌀, 무궁화, 유자, 연꽃 등등 만들 수 있는 모든 것은 화장품의 재료로 집어넣는 듯 하다. 😂

나중엔 재료를 찾다 찾다 못해, 이 성분이 최고라며 '종이'를 갈아넣은 화장품이 나오는 건 아닌지...


매달 등장하는 새로운 화장품 브랜드와 새로운 재료들...
몇 년 뒤에는 얼마나 살아남을까.

이러다가 "한국엔 XX가 화장품 브랜드만큼이나 많다", "야, 너 대기업 들어가봤자 40대에는 회사 짤려서 화장품 브랜드 창업해야 해"로 말이 바뀌는 게 아닌지...




끄적끄적





난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더 좋아하나보다.

내가 사람들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가
그 사람들을 보기만 해서는 알 수 없는 그 마음, 생각, 어쩌면 지적 능력까지
그 글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영상의 시대가 되어서 '긴 글'을 보기가 많이 어려워졌다.
그 사람이 어디에 갔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는 잘 알 수 있지만
그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어떤 것을 느꼈는지는 #일상 #기분전환 #우리동네맛집 뒤에 숨어있을 뿐이다.

요즘은 그 사진마저도 식상해져서 동영상, 그리고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즉시 전달하는 매체가 인기이다. 얼마 더 지나면 내 스마트폰에서 홀연히 홀로그램이 튀어나와서 친구가 인사하고 사라지는 입체 소셜 미디어까지 나올 것 같다.


아무 생각없이 끄적여놓은 오래 된 쪽지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기억할 수 있는' 많은 사실들을 발견하는 게 아직 즐거운 나는,
이렇게 시대에 뒤떨어지게 되나보다.


사람들이 "있어빌리티"라고 말하는, 보여지는 것이 중요한 시대.








2018 US Open highlights: Rafael Nadal drops first set, rallies to beat K...









새벽 4시부터 아침 8시까지...

4시간 이상 이걸 봤다.



종종 "누워서 보다가 일어나서 각잡고 정자세 하고 봤습니다." 이런 댓글들을 봤는데
이 경기가 나에게 실제로 그런 경기였다.



1세트에 뭔가 안 풀리는 느낌이 있어서, 에효 뭐 탈락할 수도 있지..하고 포기하고 누워서 보다가
어떻게든 나달이 이겨내는 것을 보며 "기립", 제대로 앉아서 봤다는 ㅎㅎㅎ


중간에 존 매켄로가 나달은 한 포인트도 포기하지 않고 쫓아간다며 ".. one of the many reasons you love rafael nadal so much..." 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진짜 경기 흐름이 기울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나달의 근성을 잘 보여준 경기.


나달이 그렇게 물고 늘어지면 마지막 세트에 질려서 그냥 포기해버리는 신예 선수들도 흔한데, 같이 끝까지 물고 늘어진 하차노프도 대단. 나달도 경기가 끝난 후 자신이 하차노프에게 박수를 보내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당신도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는, 홍콩 / 심천 국경에서 중국 비자 받기

  서울에서 중국 관광 비자 받는 과정이 무척 귀찮아졌다. 온라인에서 중국이 원하는 방식대로 한참 동안 비자 신청서를 완성하고 비자 접수 날짜를 예약하려 하니 예약이 꽉 차 있었고, 보름에 가까운 여유 시간이 필요해서 나의 출국 날짜에 하루 정도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