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한 만큼 이해한다

 




어느날 새벽, 동생이 만취한 '아는 형'을 끌고 집에 들이닥쳤다.
택시 탈 때까지만 해도 멀쩡했다는 이 사람은 그 뒤로 말그대로 '정신을 잃어' 집에 데려다 줄 수가 없었댄다. 택시 기사 아저씨와 힘을 합쳐 우리 아파트 현관 앞에 내려진 이 사람은 길바닥에 누운 뒤 일어나질 않았다.


아무리 두드려도 일어나지 않던 이 사람은 119구급대원이 와서 뭔가를 하자, 금방 일어나 소리를 지르며 휘청휘청 내 동생 방으로 기어들어갔다.
(여기서 tip은 ....119구급대는 취객까지 실어나르진 않는다. 우리처럼 부르지 마시길;;;;술 취해서 꼼짝 안 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깨 뒤를 꽉 쥐면 아파서 일어난다고 한다. 아무리 깨워도 안 일어나던 사람을 그분들은 단번에 깨우는 게 신기했다.)


아무튼 이 분은 여기서 더 이상 공개하긴 뭣할 정도의 큰 실례를 플러스로 저지르고 우리집을 새벽 6시에 부리나케 떠났는데.... 어쩌면 불쾌했을지도 모를 이 일을 나와 엄마는 그냥 싱글싱글 웃으면서 넘길 수 있었다.


나 역시 대학교 3학년 때 실력을 과신하고 소주를 먹다가 정신을 잃어 길바닥을 굴렀고(?) 새벽에 부모님이 응급실에서 데려온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때 머리를 다쳐 뒷통수에 스테이플을 박아본 경험이 있는 나는 동생이 길바닥에 드러누운 그 사람을 일으키려 할 때마다"머리 조심! 머리 조심!"을 외쳤고, 엄마도 십여 년 전 내 생각을 하며 그냥 이 사람을 웃으며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경험한 만큼 아량을 베풀게 된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었다.

2004년에 미국 동부에 놀러갔을 때, 뉴저지 하숙집에 살던 대학 동기와 맨해튼에서 만나기로 했던 약속을 깜빡 하고 워싱턴으로 넘어가버린 나 때문에 그 친구는 나를 오랫동안 기다리며 이를 박박 간 적이 있었다. 그 뒤로 약 3년간 절교를 했었던 거 같다 ㅎㅎ 나중에 다시 만나긴 했지만.


그런데 2006년에 뉴욕 놀러갔다가 반대의 상황이 생겼다. 나는 뉴저지의 아빠 친구 댁에서 잠시 신세를 지며 코넬대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는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가 해주기로 한 연락이 되지 않아, 내가 두어 번 정도 동네를 서성이며 걔를 데리러 나가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아빠 친구분의 부인 되시는 분은 투덜거리시며 친구가 왜 늦는다고 연락도 못 하냐고 하셨지만, 나는 이해할 수 있었다. 이미 2년 전에 연락두절로 친구를 괴롭힌 전과가 있는 나는, 여행 중에는 뭐든 피치 못할 일로 연락을 못할 수도 있다는 걸 이해했다.


경험한 만큼 아량이 생기는 듯.
겪어보지 않으면 남이 지금 얼마나 곤란한지 이해하기가 힘들다.




so long deferred



















8월의 저녁 하늘





2016년 8월 29일의 저녁 하늘






그리고,
2004년 8월 28일의 저녁 하늘





이맘때 하늘이 늘 이렇게 다채로운 색깔을 보여주나 보다.






12년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하늘은 늘 같아.




앞가림




앞-가림[압까-]  
명사
「1」제 앞에 닥친 일을 제힘으로 해냄.






"그냥 지 앞가림만 하고 살면 좋겠어"
"니가 니 앞가림만 하면 내가 너한테 무슨 잔소리를 더 하겠니?"



내가 자주 듣는 말이다.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못 해내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그런데도
나는 나혼자 바쁘다.
내가 홀로 있으면 하나도 심심하지 않고 할 일이 많다.
세상 사람들이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일.



아마도

내 '뒷가림'을 열심히 하고 있나보다.
남들이 보기엔 쓸데없는 일, 미래에 도움이 안 되는 일.


'뒷가림'만 간신히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언젠가 볕들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



16.8.27





이수역 VAVAPAPA - 지중해식 요리








오른쪽 요리는 정체를 알 수 없는 :)  bigger bowl 요리.
기본적으로 샐러드에 계란 햄 등이 추가되어 있다. 8700원.





치킨 라바쉬(5400원)에 프렌치 프라이와 탄산 음료 추가 (+1800원)
라바쉬는 "kfc 트위스터" 이런 것에 익숙한 나에게는 좀 심심한 맛. 닭고기의 양도 너무 적었다.


좀 더 비싼 '수비드 그릴' 요리를 먹어봐야 이 식당의 진가를 알 수 있을 듯.
단품 메뉴는 좀 심심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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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가 좀 애매하더라니....
2017년에 지나가다가 흘낏 보니 이 식당은 영업 종료했음.











아디다스 마도루2 퍼플, adidas Madoru2 AF5376



" The Quickest way to stop noticing something may be to buy it - just as the quickest way to stop appreciating a person may be to marry them."


- Alain de Botton [Status Anxiety]

 

흠...
그랬다.
쇼핑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회사들이 출석체크니 뭐니 하면서 매일 그 앱을 방문하도록 포인트를 퍼주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그냥 갔다가 무엇인가 하나라도 상품이 소비자의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어느 새벽에 어느 쇼핑 앱에 우연히 갔다가
아디다스 운동화가 5만원 대인 것을 보았다. '음, 비싸지 않네?'
'퍼플'이라는 이름으로 주문을 받고 있었지만
실제적으로는 푸른색과 금색의 조화가 신선해서 자꾸 검색하고 가격 비교를 해보았다.

하지만 나는 운동화를 자주 신지 않는 편이고
아직 가지고 있는 운동화가 멀쩡하고...
내가 새 운동화를 사도 되나 하는 고민에 빠졌다.


그냥 안 사기로 했다가
그냥 사버릴까 하다가....
그러다가

책에서 읽은 저 윗 문장이 떠올랐다.
 The Quickest way to stop noticing something may be to buy it

어느 백화점 몰에서 36,000원 정도로 싸게 팔기에, 그냥 사버렸다.
안 사면 계속 'noticing' 하고 있을 테니까.



 

 
 
랩톱이나 스마트폰 화면에서 보던 것보다는 더 옅은 청색이다.
  




 
구입 전에 실제로 구입하신 분의 사진을 보고 싶었는데
전부 회색을 사고, 청색은 아무도 없어서 내가 한 번 사진을 올려봄^^
 

 
 
그래도 가벼운 러닝화를 저렴하게 잘 샀다고 생각.
옆면에 "super cloud"라고 써 있는데, 정말 걸을 때 부드러운 특유의 쿠션 느낌이 있다.
 
 
stop noticing....
이제 그만 찾아봐야지
ㅎㅎㅎ 


US open 기간 중에 테니스 선수들이 머무르는 호텔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이어지는 US open 테니스의 시즌이 돌아왔다.

다른 대회 때는 선수들이 숙소를 잘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
뉴욕 같은 경우는 홍보와 유치전이 치열한 것인지,
선수들이 대회를 마치고 뉴욕을 떠나면서 호텔에 꼭 감사 인사를 남기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유명한 선수들은 대부분 단골인 그 호텔만 방문한다.

2016 US open을 맞이하여, 각 선수들이 머무르는 호텔을 한 번 정리해봐야지.



* 라파엘 나달 - St.Regis New York, Lotte New york Palace




나달은 과거 몇년간 E. 55th st.에 위치한 세인트 리지스에 머물렀다. 1904년에 지어진 고풍스런 건물에 위치해 있고, 물가 비싼 뉴욕임을 감안해도 섣불리 가기 힘든 곳이다. 근처에 있는 W나 쉐라톤이 170달러대 요금으로 떨어지는 날에도 이 곳만은 최저 숙박료가 630달러 정도.

다음 기사에 의하면... http://www.architecturaldigest.com/story/st-regis-new-york-suite   2013년에 리노베이션한 이 호텔 최고의 스위트, 1,700-square-foot Imperial Suite를 가장 먼저 경험해 본 사람 중의 한 명이 나달이라고 한다. (1700 ft2 광활하게 100평 넘고 그런 줄 알았더니 47평 정도네.) 홍보의 의미에서 스포츠 스타들이 돈을 주고 숙박할 것 같지는 않고, 나달이 늘 그 스위트에 머무르는 것은 아닐 것으로 보이지만, imperial suite는 하루 숙박비가 2천만 원 정도라고 한다 :)


나달은 이제 Lotte New York Palace에 머무르고 있다. 50-51st 사이 매디슨 Ave에 위치해있다.






* 로저 페더러 - The Carlyle, A rosewood Hotel

센트럴 파크 옆쪽  E. 76th st. 칼라일 호텔에 머무른다. 그의 이니셜이 새겨진 전용 베개도 그를 위해 준비해놓고 있다고 한다.
이 호텔 16층에는 Roger Federer Suite가 있다.





* 스탠 바브린카 - Park Hyatt New York

W 57th st. 파크 하이야트 뉴욕은 개관한지 얼마 되지 않은(2014년 8월 19일) 호텔로, 바브린카는 아마 새로이 이 호텔로 영업당한(?) 듯하다. 그의 트위터에 사진을 연속 게재하며 호텔 홍보에 열올리고 있다. ㅋㅋㅋ







* 케이 니시코리 - The Kitano New York


니시코리는 38th st. 파크 애비뉴에 위치한 "일본색 짙은" :) 기타노 호텔에 머무른다.






가격대로 보나, 내부 사진을 보나, 다른 선수들이 묵는 호텔에 비해 상당히 소박한 편인데
크게 유명한 선수가 아니었을 때부터 고향같은 이 곳을 찾은 듯하고, 2014년 US open 준우승으로 위상이 업그레이드 된 뒤에도 잊지 않고 찾고 있다.



* 알렉산더 즈베레프 - Knickerbocker Hotel




떠오르는 신성인 19세 즈베레프는 W 42st의 유서깊은 니커바커 호텔에 머물렀다.
오래된 건물이지만 실내는 리노베이션으로 깔끔한 듯.
호텔 문을 나서면 금방 타임즈 스퀘어에 당도할 수 있는 좋은 위치.
주소도 그냥 6 Times Square, New York, NY 10036이다.
창문 밖으로는 번쩍이는 조명이 가득하다 :)
센트럴 파크 주변에 머무르는 나이 든(?) 선수들에 비해
꿈을 키우는 10대 소년 선수에게는 정말 어울리는 호텔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즈베레프는 나달과 같은 Lotte New York Palace에 머무르고 있다.




* 가르비녜 무구루사 - The Pierre, A Taj hotel



무구루사는 센트럴파크 옆 61th st.에 위치한 더 피에르에 머무른다.
센트럴파크 바로 건너편이라서 산책 가기도 좋고, 5번가에 위치해서 쇼핑하기에도 좋은 곳.


US open은 자신이 머무르는 호텔 (홍보) 사진을 올리고, 그곳에서 주최하는 파티 같은 데에 참석하는 것이 거의 의무처럼 되어있는 듯??!?!






몰디브 문자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답게(??) 모든 문자가 헤엄치고 있는 것 같은 몰디브 문자.








2009년 몰디브 휴가의 마지막날.
당시에 나는 스리랑카에 살고 있었고, 스리랑카에서 몰디브까지는 1시간 정도의 비행 거리다.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1만 마일로 갈 수 있었다.

서울에서 오시는 엄마, 언니와 같이 가기 위해
인터넷 속도가 느린 스리랑카에서 며칠간 몰디브 호텔들을 뒤졌는데...
맘에 드는 곳을 발견했다가도 1인당 수백 달러인 수상 비행기 비용이 감당이 안 되어서
결국 Male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축에 드는 Sheraton Maldives Fullmoon resort로 결정.


사진 속에 나온 스피드 보트로 공항에서 15분 정도 가면 리조트에 도착한다.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그래도 1인당 30-50 달러 사이의 요금으로 기억하는데...
최근에 Sheraton Maldives 조회해보니, 1인당 136달러가 되었더라... @.@
3명이 움직이면, 1박 숙박비만큼 이동 비용이 든다.
아무리 그래도 공항에서 10-15분이면 리조트 도착인데 15만 원은 너무 하네.

수백 달러 수상 비행기 타고 리조트 가시는 분들은 진짜 부자들이넹....



2012년 9월 18일





그 날의 기분에 따라 유난히 끌리는 사진이 있다.
오늘은 이 사진.




오후 2시 경.
열대 지방 특유의 하루에 한 번 지나가는 소나기.





저녁에 날이 개면, 이렇게 반짝인다.





이렇게 좋은 위치에?? Cambria hotel & suites New York - Times Square




작년 10월 초 3일간 가족과 함께 여행했던 뉴욕.
출발 전 몇 달 간 호텔에 대해 고심하며 이곳저곳을 취소 가능 요금으로 예약했다 취소했다를 반복했다.
결국 마지막 이틀간 머물 호텔을 예약한 곳은 9월 말 보스턴에서 뉴욕을 향해 가던 버스 안에서였다. 이틀 전에 결정될 것이었으면 뭣하러 그전 몇 달간 고심했는지 ㅎㅎㅎ


버스에서 내려 첫 날 갈 곳은 진작에 예약되어 있었고, 마지막 날 갈 곳도 마음 속으로 찜한 상태에서
중간에 하루 머무른 곳은 좀 애매했다.
따로 선택하지 않아도 3인 아침 식사가 추가 비용없이 포함된 곳이라 큰 장점이 있었고, 위치도 나쁘진 않았지만 방 내부가 너무 평범했다. 2008년에 새로 지은 호텔이라는데, 방 내부는 1990년대 호텔을 방문한 느낌.
(http://mori-masa.blogspot.kr/2015/11/1-sheraton-maldives-full-moon-resort.html)




w. 40th street에 위치한 "F" Inn



뉴욕은 9월 -10월이 평균적으로 가장 room rate이 높은 때라고 해서 그에 걸맞춰 여태까지 내가 숙박한 곳 중에 가장 비싼 요금을 지불한 곳인데, 방이 예쁘거나 넓지 않아서 뭔가 약간 아깝기도 했다. 물론 오래된 느낌일 뿐이지, 깨끗이 관리되고 있는 곳이긴 했지만.

체크인 이틀 전에 버스를 타고 가면서 예약한 곳이었는데, 그 다음날부터 허리케인으로 인한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숙박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했고, 나중에야 그냥 체크인 하루 전에 예약했으면 더 싸게 예약했거나, 아니면 같은 비용으로 다른 더 좋은 호텔을 갈 수 있었을 것 같다는 후회가 좀 되기도 했다.


나는 여러 호텔 체인에 관심이 많아서 그냥 이곳저곳 회원 가입을 해보는 편인데
choice hotels에 가입했다가, 그냥 호기심에 NYC 호텔을 검색해보니, Cambria hotel & suites New York - Times Square이 걸려나왔다.





30 W 46th St, New York City, NY 10036



46th ST.면 위치도 너무 좋고, 사진을 보니 방도 아주 깔끔해보이고,
게다가 첫날 머무른 호텔과 마지막날 머무른 호텔의 중간 위치라서 이동하기도 아주 편했을 것 같고.
아, 이 호텔을 왜 몰랐지?
알았다면 여기 갔었다면 참 좋았겠다.






다시 좀 더 검색을 해보니, 이 호텔은 2015년 10월 중순에 문을 연 곳이다.
아마 내 여행 기간 중에는 머무를 수 없었던 곳. 그래서 검색이 되지 않았구나.

새로 지은 곳이라 방도 예쁘고 깔끔하고, 방마다 microwave까지 설치되어 있다.
(한식 없이 못 버티는 사람은 햇반까지 조리 가능?!?! ^^)
단점은 오후 4시 체크인 - 오전 11시 체크아웃이라는 짧은 숙박 시간이라고 한다.
회원에게 레이트 체크아웃 혜택을 주는 초이스 호텔 멤버십에 가입해서 가야할 듯.

초이스호텔 회원일 경우, 캠브리아 호텔에서는 이런 컵받침을 선물로 주고 무료 음료를 마실 수 있다고 한다.






도보로 갈 수 있는 곳이 너무 많고 위치가 좋아서
다음에 간다면 숙박을 고려할 곳.



*별표 위치




70살이 되면....



70살이 되면
나의 인지 능력과 기억력을 너무 믿지 말고
젊은 사람의 말을 경청하자.
내 경험을 내세우지 말고.

그 나이 될 때까지 판단력과 기억력을 제대로 유지하기란 어렵다는 것을
타인을 지켜본 경험을 통해 알았다.
그래서 다짐한다.
고집 부리는 노인이 되지 말아야지.



하지만
이 다짐을,
내가 70살이 되면 잊어버릴지도 몰라.

the secret life of pets'








'마이 펫의 이중 생활'
외국 애니메이션은 되도록 극장에서 자막으로 보려고 하지만
어떤 사정으로 인해 아마도 처음으로(?) 한국 성우 더빙판을 보게 됐다.

여름 방학에 한국 성우 더빙판으로 보게 되면 아이들의 난리 때문에 괴로움을 겪게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예상보다는 조용했다.
내 건너편 자리에 앉은 아이가 큰 소리로 몇몇 질문을 했지만 옆의 엄마가 잘 제어하는 편이었다.

별 거 아닌 장면에도 깔깔 웃는 어린이 관람객들을 보며
나는 언제부터 저 웃음을 잃게, 잊게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영화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이미 월-E, 인사이드 아웃, 주토피아 같은 깊은 생각을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많이 본지라, 마이펫의 이중 생활은 조금 평범했다.
또한 캐릭터들의 표정이나 행동이 모두 (미국) 영어 생활권의 그것인데... 한국말을 하니, 아무래도 느낌이 살지 않았다.

앞으로는 어떤 일이 있어도 한국어 더빙판은 보지 말아야 겠다.








the sound and the fury

 







"Father said a man is the sum of his misfortunes.
One day you'd think misfortune would get tired,
but then time is your misfortune."

- William Faulkner  [the sound and the fury]






두 아들.... ?!?




나달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이고, 델포트로는 두번째로 좋아하는 선수.
이 두 선수가 2016 리우 올림픽 준결승에서 붙는 바람에, 비너스/세레나 윌리엄스가 대결할 때 그 부모가 느끼는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얘도 이겼음 좋겠고, 어떤 측면에서는 얘도 이겼으면 좋겠고....
무승부는 없고 물러날 곳도 없는 토너먼트.

이게 결승전이었으면 확실하게 나달을 응원했을텐데.... (단복식 2관왕이나, 흔치 않은 '단식 금메달 2번 획득' 이라는 타이틀이 탐날 것이므로.)
다음 경기 - 결승전- 도 남아있는 데다가, 나달은 8년 전에 단식, 이번에 복식 금메달을 획득해서 아쉬울 게 없고,
4년 전 런던 올림픽 준결승에서 델포트로가 페더러에게 패한 뒤 눈물을 뚝뚝 떨어트리며 우는 것(위 사진 모음 속 맨 아래 사진)을 보았기 때문에 델포트로가 또 준결승에서 주저 앉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1세트를 나달이 가져가면서 환호하긴 했으나
2세트가 델포트로에게 넘어가면서 중계 화면을 껐다.
일단 이 정도 체력 소비이면 나달이 혹시라도 결승에 올라가더라도 앤디 머리에게 너무 일방적으로 패할 것 같아서 델포를 더 응원하고 싶었지만
델포트로가 이겼으면 좋겠다는 마음만큼이나 나달이 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은 마음도 컸다.
약간 졸리기도 했고.



설핏 잠들었다가 깨어나 리우올림픽 앱을 켜니, 3세트 4-4의 팽팽한 상황에서 델포트로가 나달의 서브 게임을 0:40으로 브레이크하기 일보 직전의 스코어가 나와있었다.

'승부가 넘어가는구나.... 나달 애썼어... 델포가 이겨도 좋아'

그리고는 다시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완전 명승부가 펼쳐졌나보다.
마지막에 델포가 서브권을 가진 채로 5-4의 위기 순간을 맞았지만 나달 특유의 정신력과 끈기로 5-5로 브레이크하고 타이 브레이크까지 끌고 간 것이었다.
끝까지 나달을 응원하면서 봤다면 얼마나 열광했을지 ㅎㅎㅎ (하지만 동시에 이 상태로 결승 가도 금메달의 꿈은 멀어진다는 느낌은 왔겠지)

이번 올림픽 내내 델포 경기를 몇 번 보았는데, 조코비치를 이길 때도 그렇고 서브가 강한 델포는 타이 브레이크에서 무적이었다.
역시 델포트로가 타이브레이크에서 나달을 꺾고 4년 전의 슬픔을 극복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앤디 머리도 선호하지만 그래도 결승전에서는 델포트로를 응원할 생각.
긴 부상 상태에서 돌아와 정상에 서는 것도 감동적이고...
그동안 델포는 조연 역할을 너무 많이 했다. 2012 올림픽 준결승 3세트 경기에서 4시간 동안 페더러 혼을 쏙 뻬놓으면서 괴롭힌 덕에 결승전에서는 페더러가 체력적으로 무너져, 머리가 비교적 손쉽게 금메달을 따는데 일조했다. 2013 윔블던 준결승 때도 조코비치를 5세트까지 가면서 괴롭히는 바람에 결승에서 조코비치가 다소 무뎌지면서 앤디 머리가 우승하는데 조금이나마 조력(?)을 했었다.

이번에는 제발 델포트로가 웃게 되길 바란다 :)


델포트로는 페이스북에 짧은 문장으로 간결하게 참 잘 쓴다.
키 198cm의 감성 거인 ㅋㅋ
좋아하게 된 이유 중에 하나.

 

델타 스카이마일스 쇼핑 ASIA







6월에 반디앤루니스에서 잡지를 사고 승인된 2마일이 7주 만에 계정에 들어옴.
이건 차라리 빠른 편 


몇 년 전에도 적립이 제대로 안 되어서 고객센터에 몇 번이나 메일을 보내다가, 
할 일 없는 김에 사무실이 있다는 홍콩에 우편까지 보내봤던 ㅋㅋㅋ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스카이마일스 쇼핑 '아시아'

주로 미국 사람들이 이용하는 델타 스카이마일스 쇼핑은 누락된 마일리지를 요청하는 체계도 잘 되어있지만, 한국 사이트들이 연결되어 있는 스카이마일스 쇼핑'아시아'는 대체 어디에 요청을 해야 하는지도 잘 안 나와 있다.

2마일 정도 적립될 것을 예상했기에, 9,998 마일...이런 식으로 마일을 딱 맞춰서 남겨놨었는데,
3월에 구입한 것에 대한 적립이 너무 늦어져서, 추가로 6월에 책 구입할 때 한 번 적립해보았는데, 아마도 3월 구입분은 영영 누락이 되고, 6월 구입분이 먼저 적립된 듯 하다.

원래 적립에 4-5개월 이상 소요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
(내 생각엔 ...사람들이 물건을 구입하고 반품, 환불한 다음에 마일을 적립해주면 안 되기 때문에, 그런 일까지도 모두 처리된 뒤 비교적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적립해주는 것이 아닐까 짐작해봄)
그렇게 생각해봐도 3월 구입분은 왠지 누락된 듯 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뭐 이메일을 보내거나 우편을 보내거나 난리치지는 않을 예정.
저번처럼 몇 백 마일이 아니고, 2마일이라 나도 민망하다.ㅎㅎ


온라인 쇼핑 후 아시아나에 적립되는 마일보다는 형편없이 적지만.....
델타 15,000마일이면 일본 왕복 항공권을 발권할 수 있는데, 애매하게 14,985마일을 가지고 있을 경우 나름 유용하게 마일을 채울 수 있는 델타 스카이마일스 쇼핑.
적립에 상당 기간이 소요되니, 인내심 있게 기다려보시길.




* 추가
델타 스카이마일스 쇼핑 "ASIA"는 2016년 12월 31일까지만 운영한다고 한다.
앞으로는 외국 사이트에서 쇼핑한 것만 델타 마일로 적립할 수 있을 듯.







스페인에서 3일 만에 온 옷





정말 '글로벌'한 시대인가보다.
Mango 브랜드 옷을 스페인에서 직접 받았다. 

스페인에서 보내주지만 5만원 이상 구입하면 무료 배송이고, DHL을 통해 3일 만에 도착.
우리 집 근처에 DHL 배송 트럭이 종종 정차되어 있는 것을 봤는데 거기가 무슨 배송 허브라도 되는 건지...
DHL 홈에서 오후 1시경 인천공항에서 세관 통과했다고 업데이트가 됐는데, 오후 3-4시경 집에 도착. 

포장 상태도 나쁘지 않고, 배송 빠르고...
시즌 오프 세일 때 종종 이용해야지.
mango.com보다 ssg.com 이용하면 신세계 쿠폰이나 포인트 등을 이용해서 더 싸게 살 수 있다.


 16. 8. 9. 오전 9:50

경험이 아닌 증명



월드컵이 끝나고 "젊은 선수들이 좋은 경험했을 것" 이라고 말한 홍명보 감독의 발언에 대해 이영표 해설위원이 "월드컵은 경험이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 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지나고 보니 이것은 여러 군데에 적용이 되는 명언이라는 생각이 새삼 든다.
부모가 되는 것이야말로 '부모가 되어 산다는 경험'을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좋은 사람임을 증명'해야 되는 자리가 아닐까.
우리 엄마는 늘 '여자로 태어나서 남들하는 거 다 하고 살아봐야 되지 않겠니?' 라고 나에게 결혼과 육아에 대한 욕구를 부추기시기도 하고, 결혼과 멀찍이 떨어져 살던 한 친구는 갑자기 '그래도 내가 지구에 살았다는 흔적은 남기고 죽어야 할 것 같아'라며 자식을 낳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부모가 된다는 것은 이런 식의 '남들 다 하는 경험' 차원을 넘어서서, 내가 30년 정도를 바른 생각을 가지고 남을 배려하며 제대로 살아왔다는 것을 증명해내야 하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예전부터 드라마 볼 때 '아기 갖고 싶어" "아이 낳고 싶어" 하는 표현에 약간 의문이 들었다. 미드를 봐도 'baby'를 원한다며 애를 쓰는 사람을 보며 늘 생각했다. Baby 다음은 어쩔 건데?

밤새 빽빽 울고 모든 것을 다 대신 처리해줘야 하는 아기 시절도 나름 부모에게는 고충이지만, 자신의 생각이 생기고 자유 의지로 행동하는 인간이 되는 자식을 키우는 것은 더 고행일 것이다.

여기서 부모가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잘 살아왔는지 증명을 해낼 수 있어야 하는데, 그저 부모가 되는 경험 차원에만 머물러 있는 부모들이 결국 수많은 사회문제를 쏟아내는 시초라고 본다.
( 아래 예시는 그냥 티비 프로그램을 볼 때, 육아의 어려움에 대해 내가 했던 생각들일 뿐 이런 부모들이 나쁜 부모라서 든 예시는 아니다.)

* 티비에서 병원에 끌려가(?) 아빠에게 힘으로 제압당한 채, 서럽게 울며 치료를 받은 아이들을 본다. 아이들은 그 의료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모른다. 그걸 자분자분 설명해준다고 해서 순응하고 병원 진료를 받을 나이의 아이들이 아닌 것은 안다. 하지만 어른은 영원히 알 수 없는, 어른이 된 뒤 까먹어버리는 어린 시절의 두려움이다.
나도 어릴 적에 이유를 알 수 없이 진료실에 끌려들어가 엉엉 울던 내 모습에 대한 잔상이 아직 남아았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다 그것을 잊고 '너에게 좋은 거야'라며 힘으로 제압해 진료를 받게 해 줄 수 밖에 없다. 그 방법이 아니면 아이 건강이 나빠질테니.


* 아이는 엄마가 자신이 좋아하는 분홍색 색연필을 안 써줬으면 했는데, 기어코 엄마는 그 분홍색을 썼다. 아이는 줄어든 분홍색을 보니 서럽고 엄마의 권위에 비해 무기력하게 자신이 느껴져서 색연필을 집어던졌더니 엄마가 버릇없다며 아이를 혼낸다.

그전에 엄마는 왜 내가 하지 말았으면 하는 일을 기어코 하셨나요? 나는 그 장면을 보며 엄마가 아이에게 사과하는게 아니라, 왜 아이가 혼나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내가 번 돈으로 사준 내 아이의 물건이니까 나는 그냥 쓸 수 있다.' 이 생각 상당히 무서운 생각이다. 엄마는 자신의 아이 시절을 잊었다. 자신의 작은 물건이 세상의 전부처럼 느껴지고 그게 사라지면 모든 게 사라지는 것 같았던 마음을.
좀 더 커야, 이 색연필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고 언제든 대체 가능한 물건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어른의 삶은 퍽퍽하다.
누구도 내 아이의 심성을 곱게 헤아려 가며, 인생의 모든 것을 다 설명해가며, 아이의 동의와 이해를 구한 뒤에 어떤 일을 할 만큼 시간 여유와 금전 여유가 흘러 넘치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내가 이 퍽퍽한 세상에서도 내 아이의 성장 단계에서 할 만한 생각들에 내 생각을 맞추고, 내 자식을 사회적 잣대로 판단하지 않고 (얼마나 공부를 잘 하는지, 얼마나 돈을 잘 버는지) 제대로 된 한 인간으로 키워낼 수 있는 힘을 증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 비로소 자식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마음을 몰라주는 부모에 대한 억눌린 불안감,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받았던 푸대접...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요즘 들춰보기도 무서운 괴상한 뉴스들의 원인을 제공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 아기 갖고 싶어, 애도 낳고 좀 의미있게 살아봐라~~ 가 아닌, '인간 낳아 키우기', '사람 갖고 싶어' 측면에서도 생각을 해 봐야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지 않을까?

A love so beautiful

A love so beautiful 중에서




....
In every way
A love so beautiful
We let it slip away
We were too young to understand
To ever know
That lovers drift apart
And that’s the way love goes
A love so beautiful
A love so sweet
...

Ally Mcbeal season 2에 나온 노래들 중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곡.
원래 Vonda Sheapard가 노래 부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저 가사가 나오는 짧은 부분만은 계속 돌려보았던 기억이 난다.


얼마 전에 새삼 이 곡이 떠오른 것은...
starbucks에 두 시간 동안 혼자 앉아 책을 읽다가,
참 평화스럽고 좋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였다.
하지만 맘 한 구석은 언제나 부담이 느껴진다.


내가 핑핑 놀아도 뭐랄 사람 없던 대학교 1, 2학년 방학 때쯤
이런 곳이 있고, 이런 평화가 있고, 이런 여유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지만
I was too young to understand to ever know & I let it slip away.


맘대로 놀고 누릴 수 있었을 때 난 너무 어렸다.
지금은 어떻게 하면 내가 즐거운 지 알지만, 그럴 수가 없다.       

Del potro VS Djokovic

 
 
198cm의 키를 자랑하는 델포트로는 언제나 이런 사진이 많다.
상대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Suite française










말할 수는 없지만
알 수 있는 것들.

어쩌면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이야기를
그 상황에 푹 빠져들도록 그려낸 영화.


부모에 이끌린 직업, 결혼, 그리고 누구도 원치 않는 전쟁이라는 상황.
거기서 조금이라도 벗어나 보고 싶었던 두 사람.
하지만 그들이 처한 상황에서는 옳지 않은 길이었던 그 길.
그래서 망설일 수 밖에 없었던 길.


대부분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는 시대극으로 찍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렇게 극단적인 상황은 전쟁 같은 극적인 배경에서 일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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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는 '스윗 프랑세즈'라고 개봉해서 영화 중반을 넘어서 볼 때까지 'sweet française'인 줄 알았다.
원제는 보통 '모음곡'을 뜻하는 suite인데.... 사실 어떻게 번역해서 제목을 붙여도 애매하긴 하다. 그렇다고 80년대 식으로 '금지된 사랑' '독일 장교의 여자' 이렇게 개봉 안 한 것만 해도 다행이다.






프로이트의 마지막 순간






"그 다음날인 9월 21일, 내가 그의 침대 곁에 앉아있었을 때 프로이트는 내 손을 잡고 말했다. "Schur, 아마 우리의 첫 대화를 기억하겠지? 그때 너는 내 마지막 순간이 온다면 나의 부탁을 저버리지 않기로 약속하지 않았나. 이제 나에겐 괴로움 밖에 남지 않았어.” 나는 그 약속을 잊지 않았다고 알려주었다. 그의 통증이 다시 찾아왔을 때, 나는 그에게 모르핀 2센티그램을 피하 주사했다. 그는 곧 편안해졌고 깊은 잠에 들었다. 나는 다음 12시간 동안 이 용량을 반복해서 주사했다. 그는 생애의 마지막에 다다랐고, 코마 상태에 들어가 다시는 깨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1939년 9월 23일 새벽 3시에 사망하였다 (Schur, 1972, p. 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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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의 친구이자 의사인 Schur가 쓴 글 중에서.
심리학 첫 수업을 들은지 거의 18년.
당시 우리 학교의 이중전공 의무 제도 때문에 고작 36학점 이수하고 
심리학 졸업장도 받고, 심리학 전공자라며
살아왔지만
프로이트의 마지막 모습은 오늘 처음 알았네.
프로이트는 턱에 암이 생겨 말년의 15년 이상을 고생했다고 한다.

S





몸의 어디엔가
평소에 상당히 닿기 어려운 어느 부위에
작은 버튼 하나가 있어서
그것을 눌러
본인의 생과 사를 결정지을 수 있다면

전세계 평균 수명은 얼마나 될까





Hanoi, 2012





2012년 방콕 가는 길에 가장 싼 항공권이었던 베트남항공을 이용하느라
뜻하지 않게 가보게 되었던 하노이.

방콕으로 가기 전에 하노이든, 호치민이든, 어디선가 꼭 21시간 정도 긴 환승 시간(실질적으로 체류 시간)을 가져야 하는 항공편이었는데, 공항과 시내 사이의 거리가 가까운 호치민에 좀 더 마음이 끌렸는데, 어쩌다가 하노이 체류로 예약을 하게 되었는지는 이제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노이는 공항에서 시내까지 최소 45분 ~ 1시간 이상이 걸리고
그동안 교통편에서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서 걱정이 되었다. 택시도 위험하고, 2달러 짜리 미니버스를 탔더니 호텔 바로 앞까지 데려다준다고 해서 고마워했는데 나중에 돈 더 내라고 난리를 쳐서 놀랐다고 하고...다들 경험담들이 살벌했다.

비행기에서 내리다가 관광객 차림이 아닌, 그래도 말쑥하게 차려 입으신 한국인 아저씨를 만났다.
혼자 왔느냐, 시내까지 어떻게 들어갈 거냐, 여자 혼자면 조심해라...
아저씨는 신사적이었고, 예전에 어디선가 남들의 여행 후기에서 친절한 한국 현지 교민을 만나서 시내까지 그분의 승용차를 타고 편하게 들어갔다는 이야기도 읽었지만....
나는 그냥 네..네...하고 간단히 대답을 하고, 짐 찾는 곳에서 그 아저씨와 멀어질 수 밖에 없었다.

한편으로는 그 아저씨는 정말로 여자 혼자 온 같은 나라 여성을 걱정하는 분으로 보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어떻게 처음 만난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

그냥 혼자 시내로 들어가면서 세상 모든 사람이 악의가 없는, 서로 믿을 수 있는, 호의를 베풀고 서로 웃고 떠나면 그만인 세상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그 아저씨도 정말 그냥 내가 딸 같이 걱정 되어서 나를 시내까지 안전히 태워다주기만 하고, 나도 크게 빚졌다는 생각 들 거 없이 그냥 감사 인사하고 헤어지면 되는, 그런 깔끔한 사람과 사람 사이.
그런데, 모든 사람을 크게 믿을 수 없다는 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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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러 짜리 미니버스 탑승. 버스 안이 사람으로 다 채워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내 뒷 자리에 동양인 남성과 서양인 여성이 앉았는데, 이 남성은 (호주에 사는 한국계라고 했다.) 버스 안 사람들이 모두 영어를 못 한다고 생각했는지 뒷자리 여성에서 신나게 영어로 작업을 거는 소리가 다 들렸다.

그 중 웃겼던 것은..... " 너....내가 항상 이러는 사람은 아닌데, 내가 예약한 숙소가 꽤 넓어. 우리 쉐어하는 것을 어떨까?"라고 했던 것.

ㅋㅋㅋㅋ

너무 티 나는 작업 내용. 아마 여자가 완곡히 거절한 것으로 기억.
서로 정보를 교환하다가 그 남자가 한국 출신 호주 사람이라고 하자, 여자가 한국말 할 줄 아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그 남자는 몇 몇 한국어를 했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동안 엿듣느라 심심치 않게 해준 그 남자에게 버스에서 내리면서 한마디 해줄 걸 그랬나 보다 "잘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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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시내에서 유명한 오페라 하우스 앞.
프랑스 식민지였던 곳이라, 유럽풍 건물과 유명한 호텔들이 많이 남아있다.







중간에 기둥이 나온 게 아쉬워서 다시 찍어 본 사진.





무단 횡단과 신호 무시가 만연하는 중국에서도 얼마간 살아본 나...지만,
그 경험이 너무 오래되었나보다.
앞을 보지도 않은 채 딴 곳을 응시하면서 건널목으로 질주하는 오토바이 물결에 겁을 먹어 많이 돌아보지 못 했다.





21시간 정도의 환승 시간 중에 절반 이상을 그냥 숙소에 처박혔다. 작은 호텔이 아주 많아서 3만원이면 그럴 듯한 방에 묵을 수 있는 곳이다. 위의 영상은 숙소에서 내다 본 풍경.





언젠가 다시 가서
유럽풍 우아한 호텔에 묵어 보고,  천천히 시내를 즐겨보고 싶다.





당신도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는, 홍콩 / 심천 국경에서 중국 비자 받기

  서울에서 중국 관광 비자 받는 과정이 무척 귀찮아졌다. 온라인에서 중국이 원하는 방식대로 한참 동안 비자 신청서를 완성하고 비자 접수 날짜를 예약하려 하니 예약이 꽉 차 있었고, 보름에 가까운 여유 시간이 필요해서 나의 출국 날짜에 하루 정도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