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그런 거야?



아주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다가,
30대 중후반 정도부터 새삼 '이 사람 좀 이상하다' , '이 사람 뭔가 생각의 방향이 잘못 된 거 같은데?' 싶던 사람들은
40대에 들어서면 소름끼치게 이상한 사람들이 된다.


잘 사는 것 같다가
결국 이혼하는 커플들이 이해가는 지점이 있다.
20대 정도에는 그래도 멀쩡했던 사람 중에
40대 즈음에 매우 요상하게 변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물론 이혼에는 너무나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류의 사람 만난 것도 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한다)

5,60대가 넘어서서 더 이상해져서 주위 사람을 더 괴롭히기 전에 헤어지는 게 상책이라서. 그동안 함께 한 세월이 주는 '정'이 답이 아니라서. 
그냥 떨어지는 게 답.

이렇게 요상하게 변하는 사람들은
20대 정도에는 멀쩡하게 행동했던 바탕이 있기 때문에 나중에도 잠깐 잠깐 볼 때는 괜찮다. 오랜 시간을 함께 있어야 할 때, 주위 사람 미치게 하는 거지... 오랜 시간을 같이 안 보내는 사람들은, 그 사람이 정상인인 줄 알기 때문에 그 사람을 멀리 하는 주변인이 "못됐다"고 오해하기도 쉽다.

이혼 뒤에도 자주 어울리며 아이들과 함께 같이 잘 지내는 외국 유명 커플들을 보면서, "오우, 할리우드 스타일" , "와 외국 부부들은 저게 되나봐." 하는 사람들 많던데....

"내 아이의 부모"라는 유대감 외에도, 왜 이혼 후에도 친하게 지낼 수 있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
그냥 잠깐 보는 것은 괜찮아서, 오래 같은 집에서 지낼 때 사람 미치게 했던 거라서....


내 주위에만 
이런 깨달음 얻게 해주는, 이상하게 증상 악화하는, 사람들이 있는 거야?
다들 이런 사람들 주위에 없나? 😭



 
 
 
리투아니아 맥주
 
 
 



수입맥주를 싸게 살 수 있는 곳은 의외로 백화점 식품관이다.
4캔에 만원 - 행사에 맞추기 위해 4캔씩 구입하지 않아도, 1캔만 사도 2500원에 수입 맥주를 살 수 있다.

백화점 식품관을 서성이다, 은박 포장을 머리에 이고 있는 모습을 이채로워 보여서 산 이 맥주는.... 놀랍게도 리투아니아산이었다. 그리고 568ml나 되어서 더 경제적이다. 🤗

맥주 맛을 잘 구분하지는 못하지만 
그냥 무난한 맛이다.
그래도 리투아니아에서 왔다는 게 특이하다.

모두들 해외여행의 꿈이 사라진 요즘,
방구석 리투아니아 여행.






나는 어떨까




2018.12.07 



주위 사람들을 지켜보니,
나이들어간다는 건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버릇들이 점점 더 심해져간다는 것을 의미했다.

여기서 그 버릇들은 본인은 잘 모르는데 남들에겐 단점으로 보이는 것들을 의미한다.


나도 어느새 적지 않은 나이가 되었고
주위 사람들도 같이 늙어가는데...
다들 예전의 버릇들이 더 심화된 것이 보인다.
젊었을(?) 때는 살짝 단점으로 보이는 것들이 이제는 나이들어 더 이상해보이는 것들.
그러나 본인은 모른다.


나는 어떤 버릇이 남들에게 보일까 생각하면...
무섭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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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1. ㅅ지ㅎ
    헙..무섭다..나이든다는 것이..ㅠ
    2018.12.15 23:12





말이 되는 거였구나.




영화 '기생충'을 보면, 피자 먹을 때 주는 핫소스를 이용해
피🩸처럼 보이게 만드는 장면이 있다.



https://mobile.twitter.com/iamcierarogers/status/1222901737465319430 에서 장면 캡처





솔직히 난 '아무리 영화라지만 말도 안돼. 핫소스는 엄밀히 말하면 피의 검붉은 색보다는 주황색 계열에 더 가까운 색인데 누가 저걸 보고 피라고 속아?' 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얼마 전
집에서 피자를 먹고 남은 핫소스를 내가 휴지통에 버렸다.
1분도 안 지난 시점에서 다시 뭔가를 버리기 위해 휴지통을 열었다가 흠칫 놀랐다. '헉, 이거 뭐야?'

나도 아주 잠깐 동안 핫소스 남은 것을 보고 피인 줄 알고 깜짝 놀랐다.🥶
심지어 남이 버려둔 것도 아니고, 내가 직접 몇초 전에 버린 것인데도....

경험을 통해, 핫소스 색깔을 보고도 충분히 깜짝 놀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제야 영화 장면이 납득이 가네, 납득이 가.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국민향수' 반열에 올랐다는 걸 알기 살짝 전 2007년,
면세점에서 시향해보고 단번에 반해서 스리랑카로 2년 떠날 때 사갔던 향수, Éclat d'Aepège.

요즘은 가난해도(?)  1년에 한 번씩은 꼭 기분 전환용으로 향수를 사는 편인데
향수를 조금씩 맛보던 미니어처 구입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향수 한 병'을 그렇게 꼬박꼬박 사게 된 시발점이 된 향수가 이 향수 아닌가 싶다.

나도 단번에 반했고, 이 향수가 "국민향수"라 불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거쳐가고 취향을 타지 않는, 다들 쓰는데 거부감이 없는 대중적으로 무난한 향수라는 이유 때문에... 결국 조금은 불쾌한 추억이 남고 말았다.


스리랑카에 도착해서 몇주간은 홈스테이를 거치게 되는데, 사실 한국인들이 일반 스리랑카인의 집에서 금방 적응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므로 어느 정도 상류층 가정에 배정되게 된다.

나는 사춘기 딸내미 두 명과 막내 아들이 있는 집에 배정이 됐는데, 원래 비어있던 방을 주는 게 아니라 큰딸이 쓰던 방을 임시로 나에게 내주는 것이었다. (이렇게 2주 정도 홈스테이를 하면 기관에서 스리랑카 노동자 한달 월급을 훌쩍 넘는 돈을 가정에 주므로, 2주쯤 방을 비워줄 수 밖에 없겠지 🤗)

큰딸이 드나들면서 옷장에 남아있는 자기 물건을 쓰기도 해야 했기 때문에, 프라이버시가 너무 없는 게 좀 단점이었다.

얼마 뒤, 더 큰 단점이 불거졌는데....
나는 처음에 열린 마음으로 사람들을 너무 믿은 나머지, 내 모든 물건을 꺼내어 내 방과 화장실에 늘어놓았다. 그런데 내 모든 물건들의 양이 줄어들고 있었다. 스리랑카 사람들은 화장실에서 호스를 이용해 물줄기로 수동 뒷처리를 하기 때문에 휴지가 없다. 내 여행용 클리넥스를 화장실에 갖다놓았는데, 이 휴지의 양이 뭉텅이로 줄어들었다. 대체 왜? 뭘 하느라?? 평소엔 화장실에서 휴지를 쓰지 않는 사람들인데???
심지어 화장실에는 그들의 치약이 있었는데도 내 치약의 양마저 엄청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책상 위에 늘어놓고 갔던 내 화장품들은 내가 스리랑카어를 배우러 학교에 다녀오는 시간 동안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어느 날은 빨래를 하러 세탁기에 갔는데, 그 세탁기 위에 올려져 있던 둘째딸의 옷에서 내 향수 -  Éclat d'Aepège - 의 냄새가 진하게 풍겨오고 있었다. '대체 얼마나 뿌린 거야?' 😬

차라리 그들이 언니, 언니~ 하면서 나에게 "써봐도 돼요?"라고 하면 충분히 쓸 기회를 주었을 텐데 허락도 받지 않은 채, 남의 것을 마구 쓰고 있다는 게 화가 났다. 결국 그 다음부터 모든 화장품을 다시 가방에 넣고 자물쇠로 잠그고 외출할 수 밖에 없었다.

홈스테이를 떠나던 마지막 날, 그래도 좋게 마무리를 하기 위해 딸들에게 한국 화장품 페이셜 마스크도 주고 웃으며 떠나왔으나....
결국 나는 내 펜과 이어폰이 사라진 것을 발견할 수 밖에 없었다. 으.... 손버릇 안 좋은 자매들.
심지어 내가 마지막 외출하는 날 캐리어 손잡이 양쪽에 묶어 놓았던 리본은 한쪽 손잡이에만 묶인 채로 내 다음 주거지로 배달되었다. 풀어본 것이 틀림없었다.

그 리본을 보니, 결국 참을 수가 없어서 현지 사무소에 보고를 했다. 그냥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많은 문물을 가지고 온 언니의 짐을 탐하는 사춘기 소녀들의 일탈'로 더 이상 봐줄 수가 없었다. 결국은 나의 다음다음 기수부터는 홈스테이를 하지 않게 됐다. 사실 나 말고도 이런 일을 겪은 단원들이 좀 있어서...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그집에서 겪은 일이 떠올라 저 향수에 대한 인상이 나빠졌고 😔 Lanvin 향수를 꾸준히 좋아하긴 했지만, 에끌라 다르페쥬에 대해서는 잊고 살았다.








올해, 정말 오랜만에 시향용 2ml 샘플이 생겨서 뿌려보았는데, 옛날 만큼의 감흥이 없었다. 여전히 좋을 줄 알았는데, Lanvin‌ 신제품이 더 좋다.
내 물건을 뒤져서 맘대로 쓰던, 랑카에 대한 내 호감에 첫 타격을 준 그녀들에 대한 실망은 이미 흐려졌지만... 그래도 이젠 2007년의 '그 후각'이 아닌가보다.

이 향수 정보를 찾아보면 '20대에 어울리는 향수'이런 말도 많고 10대가 입문 향수로도 많이 쓰는 것 같은데, 내가 너무 오래 전에 구입했던 경험 때문인지 이제는 뿌리면 너무 옛날 느낌이 난다. 이상해....

마치 기대했던 첫사랑과의 오랜만의 만남에서 뭔가 의문만 남기고 돌아오는 느낌??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여름이....


전세계 사람들이 집안에서 계절을 넘기고 있는 실정이지만....
그래도 시간은 흐르고 여름이 왔다.





여름이라서 이제 노천 술집도 다 영업중이고... 
야외는 그래도 부담이 덜해서
거의 4개월만에 처음으로 밖에서 친구와 술 한 잔 했다.


와...
이렇게 평범했던 일상이 '뭔가를 각오하고' 해야 하는 일이 되다니.







부모들을 존경하는 이유 중의 하나



책임져야 할 사람이 아무도 딸려있지 않은 나조차도
'아, 어디 아무도 없는 데 가서 일주일만 쉬고 오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은데...

사실상 혼자 쉬러 오랫동안 도망갈 수 없는, 어린 자식을 둔 부모(특히 엄마)들은 그 욕구를 어떻게 누르고 사는지 궁금하다.


내가 아주 어렸을 적, 아빠는 동네 어귀 치킨집에서 종종 "통닭"한 마리를 사들고 귀가하시곤 하셨다. 어릴 때는 그저 아빠가 우리를 위해서 그 닭을 사오시는 줄 알았는데...

내가 30대가 되어서야, 아빠가 동네 입구 "치킨-호프"집에서 홀로 한 잔을 하셨고, 그 뒤로 사오시던 게 통닭 한 마리였음을 알았다. 자식 사랑의 징표이기도 했지만 쓸쓸한 가장의 무게의 징표였던 것.

자식이 있어 행복하고 예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고
혼자 있는 시간이 절대로 필요한데...
그럴 수 없는 부모의 세계.


만화 '미생'을 보지는 않았지만, 우연히 한 번 본 뒤로 잊혀지지 않는 장면.



어느 추운 겨울밤




2013.






2차 술집에서 얼굴도 모르는 남의 코트를 입고 나왔다는 것을 3차에서 발견한 뒤
당황한 내 모습을 친구가 찍음.


2차 술집으로 다시 가 보니, 내 코트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술취한 나에게 코트를 빼앗긴 그분은 대체 뭘 입고 집에 돌아가셨을지...😭

내가 소맥에 특별히 취약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날로... 이날 뒤로는 소맥 거의 안 마신다.






당신도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는, 홍콩 / 심천 국경에서 중국 비자 받기

  서울에서 중국 관광 비자 받는 과정이 무척 귀찮아졌다. 온라인에서 중국이 원하는 방식대로 한참 동안 비자 신청서를 완성하고 비자 접수 날짜를 예약하려 하니 예약이 꽉 차 있었고, 보름에 가까운 여유 시간이 필요해서 나의 출국 날짜에 하루 정도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