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튼 가든인 루프탑 수영장 보고서



나는 물에 들어가 있는 걸 참 좋아한다.
비록 수영은 배영밖에 못하지만.
자유형은 호흡법을 잘못 배워서 10m도 못 나간다. 온갖 수영장 물이 코/입으로 다 들어옴 🥶 으엑. 자유형으로 수영장 왕복하고 있는 사람들 보면 부러움.
그나마 전에 한 친구가 생존에는 '배영'이 가장 중요하다고 해서 위안이 됐다.





11월 말, 12도 가까이 오른 흔치 않은 날씨에
온수풀이 있는 옥외 수영장이 있어서 갔다.
정말 운이 좋았다. 마침 주말에 기온도 높았고 11월 말에 서울 하늘을 보며 수영할 수 있어서. 
야외라 감염 위험도 적은 편이고.

요즘 이런 곳은 수영 자체보다는 사람들이 사진 찍으러 오는 곳인데, 진짜 수영을 하기 위해 물안경까지 가지고 가서 촬영보다는 '수영'을 주로 한 결과... 단점까지 낱낱이 보게 됐다.

7월 중순에 개관해서 이제 만 4개월 정도 된 수영장인데 밑바닥 타일 선에 여기저기 시커먼 때가 끼어 있었다. 야외 수영장이라 쉽게 더러워지는 건 막을 수가 없겠다만...비교적 '신생'수영장이라는 느낌은 하나도 없는, 잠수 후 바닥만 보면 오래 된 수영장 같았다. 

그리고 수영모가 필수임에도 불구하고 바닥에 내려앉아 있는 수많은 긴 머리카락들이 인상적이었는데, 어찌 머리카락이 물에 둥둥 떠다니지 않고 바닥에 붙어 있는 건지 신기했다. 잠영을 하다가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손톱(?!) 한 조각도 목격.


요런 거 한 조각이 수영장 바닥에... 💅



입장 시엔 수영모 소지 유무를 필수로 확인하고 무료로 빌려주기는 하는데, 정작 풀에서는 관리 요원이 제지하지 않는다는 후기도 봤다 (즐거운 기분으로 놀러왔는데 아마 서로 얼굴 붉힐 일 만들기 싫어서 그럴 듯) 워낙에 루프탑 수영장은 수영보다는 다들 사진을 찍고 친목을 다지기 위해 오는 곳이라... 수영모를 쓰면 사진발이 살지 않으니 화장 한 채로 수영모 없이 물에 들어와서, 물 속에 긴 머리카락과 기타 부유물이 유난히 많은 듯 했다.





더 놀란 건...ㅎ
내가 화살표 표시를 해놓은 수영장 물과 벽의 경계선을 따라 회갈색 라인이 생성되어 있음. 오래된 욕조에 생기는 그런... 😲 ㅎㅎ 물이 얼마나 더러운지 실감함. 생긴 지 반년도 안 된 수영장인데. 




하지만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포기했다가 거의 2년만에 하는 수영이라 즐거웠고, 어차피 공공 수영장에서 청결을 기대하긴 어려우니 그냥 몇 십분간 수영을 즐김. 🏊‍♀️


그래도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
최근 문을 연 몇몇 instagrammable 실외수영장 중에 '사진 촬영용 수족관' 수준을 벗어나 진짜로 수영을 즐길 만한 크기는 된다는 것이다. 길이는 몰라도 적어도 폭은 이곳이 제일 넓은 걸로 보인다. 물론 이런 실외수영장을 지닌 호텔 대부분이 더 큰 실내 풀도 보유하고 있기에 야외 풀은 부가적이라 더 작고, 여기는 이 야외가 전부이기 때문에 약간 더 크게 만들었을 수는 있겠다. '인생 사진'을 남기는 게 목적이 아니라, 초봄, 늦가을에도 서울 하늘 아래 수영하고 싶은 사람은 여기를 선택하는 게 좋다. :) 물론 한여름에 가면 물반 사람반이 되어 수영하기 어렵다.

코로나로 인해 수영 시간대가 배분되어 있는데, 조금이라도 기온이 더 높은 낮에 즐기고자 곧장 들어갔다. 우리 다음 시간대에 풀메이크업을 한 여자분 4분이 올라오시는 걸 보고 이른 시간대에 먼저 끝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계속 배영과 잠영으로 수영장 끝과 끝을 왕복으로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시간이 겹쳤다면 그분들의 사진 배경으로 원치않게 계속 등장했을 수도 있으니. 

흠... 11월에 야외 수영해서 좋았지만
자세히 알면 물속에 얼굴 집어넣을 수 없는 수영장. 🤫
11월 30일로 운영을 중단한다고 하니, 이제는 벽과 바닥에 낀 때를 씻어내고 봄에 돌아오기를.

4월에 재개장 예정이라고 하는데...
올해 7월부터 11월까지 누적된 '때🌚'가 저 정도인데 내년엔 4월부터 11월까지 영업을 하면 수영장이 어찌될지 궁금하네.











컨텐트 콘텐츠





아주 오래 전 TV NEWS 업계에서 일했을 때
내가 기억하는 나의 첫 방송 실수는 "컨텐츠"라는 자막이었다.
내가 담당한 자막은 그냥 스쳐지나가는 자막이 아니고 최소 10여 초 정도는 화면에 큼지막하게 앵커 얼굴 옆에 고정되어 나가는 자막이었다.

아마 원래 기사에는 콘텐츠로 되어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나는 '에어컨' '리모컨' 등의 표기법을 참고해서 con은 표기법이 '컨'으로 통일되었나보다...하고 '컨텐츠'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내가 자막을 고쳐서 나가도록 문서를 전달했다.

방송이 나가고 나서야 남자 앵커가 "야, 이거 콘텐츠 아니냐 누가 한 번 찾아봐라" 하는 걸 설핏 들었다. (굉장히 업무 초기라 아마 앵커는 내가 누군지도 모를 때라서, 나를 지적해서 한 말은 아니었다)

별로 신경쓰는 사람은 없는 듯 했지만 나만 혼자 당황해서 찾아보니, '콘텐츠'가 맞았다. 😱

된소리를 다 표기할 수 있는 자음을 가지고도, 라틴 계열 언어들의 "아르헨띠나" "이딸리아" 를 모두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로만 표기하도록 되어있는 등, 현 표기법이 실제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외국어 표준 표기법은 생각보다 정교하게 정해지는 것이었다. 그냥 "con은 《컨》으로 적습니다" 이런 게 아니었다.

content의 경우는 한국에서 주로 쓰는 용례가 '내용물'이란 뜻의 명사인데 그러면 단어를 읽을 때 강세가 앞에 위치하게 된다.

✔명사일 때

content
noun
UK  /ˈkɒn.tent/ US  /ˈkɑːn.tent/

사실 한국어 발음으로 똑같이 옮길 수는 없지만 영국식 텐트, 미국식 텐트에 가깝다. 


✔ 형용사일 때

content
adjective 
UK /kənˈtent/ US /kənˈtent/


만족하다-라는 뜻의 형용사로 쓸 때는 강세가 뒤로 가게 되는데 이 때는 발음이 con소리가 약해지면서 컨(큰)트가 된다.
강세 위치에 따라 발음이 달라진다는 것은 사실 네이티브가 아니고서야 외국어로 영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많이 잊어버린다. 학창 시절에 배우긴 배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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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우리가 뉴스에 흔히 쓰는 cóntents(명사)의 국제 발음 기호에 따른 표준 표기법은 '콘텐츠'가 되는 것이다. 만약 이 단어가 형용사로 쓰일 때의 표기법이었다면 컨텐트로 표기가 정해졌을 거다.

당시에 생각보다 정교하게 표기법이 정해져있는 것에 놀랐었다. 



갑자기 이 일화가 떠오른 이유는 요즘엔 누구나 "컨텐츠"로만 쓰는구나...하는 걸 느껴서.
사람들이 표기법을 몰라서라기보다는, 묘하게 어감이 '콘'이 더 촌스럽기 때문인 것 같다.
'콘벤션 센타'는 예스럽게 느껴지고 '컨벤션 센터'가 좀 더 세련되게 느껴지는 것처럼.



배경



그동안 중국드라마를 보다가, 최근엔 넷플릭스 미드/영드를 보기 시작했는데 미드를 보다보니 예전에 드라마를 볼 때 느끼던 단점이 확실히 뭔지 알겠다.

내가 중국 드라마를 재미있게 본 이유는 배우에 대한 사전 정보가 너무도 없어서 배우가 아니고 그냥 그 역할의 그 사람 자체로만 느껴져서 극에 집중이 잘 됐기 때문이었다. 바로 옆나라인데도 중국 연예계에 대한 지식은 전무했다보니...

가장 다행이었던 것은 '미생'의 중국 리메이크작 '평범적영요'가 거의 처음 본 중국드라마에 속한다는 것. 배우들을 정말 단 한 명도 몰라서 다들 진짜 회사원인 줄. 🏢👨‍💼👩‍💼🧑‍💼 게다가 한국판 미생도 안 본 상태여서 내용에 더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중국드라마를 여러 개 본 뒤에 '평범적영요'를 봤다면 아마 '어? 저 사람 저번 그 드라마에서 주인공 엄마로 나온 사람이네' , ' 저 배우는 그때 그 드라마에서 바람 피웠던 그 사람이구나' 이런 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평범적영요를 볼 때는 모두 처음 보는 사람들이다 보니 배우라기보다 회사원으로 보였고, 진짜로 남의 회사 생활 들여다보는 것처럼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오늘 유명 배우의 딸이 주연으로 + 그 엄마가 극중에서도 엄마 역할로 같이 출연하는 미드를 보니, 주연 배우가 그냥 엄마 잘 만나 쉽게 할리우드에 안착한 배우로 보여서 집중이 안 된다. 물론 드라마 상에서 자기 역할은 잘 해내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한 할리우드에서 엄마 연줄을 잡고 쉽게 주연 배우가 됐구나 하는 생각만 든다.

생활이 곤경에 처해 가정부로 나선 여주인공이 부유한 집에서 청소하다가 옷방에서 160만원짜리 캐시미어 카디건을 몰래 입어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게 '위험한 동경'으로 보이면서 긴장감이 생기는 게 아니라 '저 배우는 엄마가 유명 배우니 어릴 때부터 저런 옷 이미 넘치게 입어 보면서 자랐겠지?' 이런 생각이 머리 속에 먼저 떠오른다. 

주인공을 몹시 괴롭게 하는 조증 걸린 엄마 역할로 나오는 실제 엄마 배우 역시 몰입을 방해한다. 예전에 다른 차분한 연기를 봤기 때문인지 이번에는 그저 과장된 연기를 하고 있는 것 같고, '모녀 사이에 저런 연기라니... 감독의 컷 사인이 나면 서로 깔깔 웃지 않을까'하는 생각만 들어 집중이 안 된다. 왜 이런 캐스팅을 했을까. 미국의 빈곤층을 실감나게 그린 드라마인데, 처음 보는 배우가 연기를 했다면 나도 모르게 '저 사람은 진짜 거리에서 데려온 사람 아냐?'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었겠지만 이 드라마를 볼 때는 '저 모녀는 가난을 '연기'하고 큰돈을 벌어가겠구나'라는 생각이 더 든다.

확실히 배우가 누구인지 알고 사전 정보가 있으니 드라마 볼 때 딴 생각만 나네.
그런데 요즘은 중국 드라마도 별로라서 볼 거 없는데....
(중국 드라마 팬 사이에도 2021년에는 괜찮은 드라마가 없었다는 평이 많다. 요즘 중국 당국이 연예계 기강을 세게 잡고 있기도 하고.)

그리고, 그동안은 내가 누가 누군지 몰라서 그냥 중국 드라마를 재밌게 봤지만 사실 일부 중국 배우는 웬만한 할리우드 배우보다 더 부자일지도. 😂 사업가인 남편의 빚 500억원 정도를 벌어서 갚았다는 설이 있는 중국 배우도 있다. 이제는 슬슬 몇몇 배우의 배경을 알게 되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이유로 흥미를 잃어 가고 있기도 하다.


---- 마지막으로, 내가 본 그 미드를 관통하는 주제는 "부모 복이 없는 사람은 배우자 복도 없다" 같다. 그런데 그 역할을 엄마 덕에 비교적 쉽게 주연 배우가 된 사람(부모 복 넘치는)이 하고 있으니 뭔가 아이러니하다. 


이미지 검색을 해보면 알 수 있는, '한국에서 다른 뜻으로 쓰이는 영어'

 


영어는 "세계어"라서 사실 전세계로 퍼지면서 뜻이나 발음이 변해서 다양하게 쓰이는 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다. 

한국에서 한국 사람끼리 뜻이 통하게 쓰면 문제없지만, 한국 사람이 미국 등에 갔을 때 사용하면 뜻이 안 통할 수 있는, 한국에서만 의미가 다르게 쓰이는 영어 단어 소개. 

구글에서 이미지 검색을 해보면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과 다른 그림이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 soul food

한국에서는 내 영혼을 달래주는 음식, 먹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풀릴 것 같은 음식, 고향의 맛 - 과 같은 의미로 쓰이지만 소울 푸드는 미국 남부 흑인들이 주로 먹던 음식을 말한다.



치킨, 맥앤치즈 등을 위주로 대충 이렇게 생긴 음식. 연관 검색어에 "african american' 'black' 등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 생각하는 소울 푸드를 영어로 말하려면 'comfort food'라고 하면 된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네이선 첸




2. hip

한국에서는 '엉덩이'라고 생각하지만, 영어로는 허리 아래 양옆 측면 부분을 가리킨다. 골반과 허벅지뼈 상부가 옆으로 튀어나온 부분으로 보면 된다. 신체 뒤쪽으로 솟아나온 살 부분을 말하는 것이 아님. 그래서 '애플힙'은 말이 안 되는 콩글리시라고 한다. 

보통 엉덩이는 butt(ocks), bottom을 쓴다. (예: Queen의 노래 "fat bottomed girls")



 
Hip pain으로 사진 검색을 해보면 모든 사진이 옆쪽을 부여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amenities 

호텔에서의 목욕 용품은 대표적인 어메니티이기에 'hotel amenities'로 이미지 검색을 하면 익숙한 샴푸, 바디 로션 사진이 줄줄이 나오긴 하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어메니티가 여러가지 뜻으로 쓰이지 않고 단지 욕실 어메니티 - 그 중에서도 작은 병에 담긴 샴푸, 로션을 가리키는 것으로 굳어진 듯 하다.

 


한국에서는 호텔 어메니티는 욕실에 조그만 샴푸 샤워젤 바디로션 모아놓은 통칭하는 것으로 의미가 축소되었지만, 사실상 호텔에 놓여있는 모든 것을 어메니티라고 보면 된다.



위 사진에서 보면 글자가 작아 잘 안 보일 수 있지만 룸 어메니티 리스트에 와이파이, 무료 주차, TV, 헤어 드라이어 등등이 모두 포함되어 적혀있다. 

캠브리지 영어사전에서 amenity를 설명하는 부분을 보면 ( something, such as a swimming pool or shopping centre, that is intended to make life more pleasant or comfortable for the people in a town, hotel, or other place ) 한국에서의 단어 쓰임새에 비해 상상도 못하게 스케일이 크다 😉 호텔에 있는 '수영장'이 어메니티의 첫 예시로 나온다. 삶을 좀 더 풍요롭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시설 같은 것들을 가리킨다.



hotel amenities로 수영장을 소개하는 포시즌스 서울. 그외에 식당과 한국식 사우나 등도 어메니티이다. 




영어권 글을 보면 "내가 제일 좋아했던 호텔 어메니티는 oo회사의 커피 메이커였어요" 라는 글도 볼 수 있지만 한국에서의 사용 용례는 "내가 제일 좋아했던 호텔 어메니티는 조 말론이었어요" 정도로 한정된다. 트위터의 '사진' 검색에 영어로 'amenity'와 한글로 '어메니티'를 각각 넣어봐도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menity는 건물이나 시설 사진, 어메니티는 목욕용품 사진. 

그래서 외국 사이트에서 "XXX room은 XYZ room에 비해 어메니티가 더 추가됩니다." 같은 설명을 봤을 때, '고작 목욕 용품 몇 개 더 주면서 이만큼 가격 차이가 난다고?' 이렇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물론 외국 호텔에서도 목욕 용품이란 뜻으로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훨씬 더 폭넓은 의미로 쓰인다.

amenity외에, 미국이나 영국에서 세면도구를 단독으로 가리키는 단어는 toiletries인데 한국에서는 'toilet = 변기' 이미지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토일레트리라는 단어가 보편화될 것 같지는 않다. 나는 의미를 좁히기 위해 토일레트리라는 단어를 주로 쓰는데 '이거 너무 영어 남발인가? 현학적인가?' 고민했는데, 더 생각해보니 샴푸, 바디 로션, 샤워젤 ....어차피 영어가 아닌 게 없었다. 😆 '목욕세정제' '신체보습제' '목욕도구모음' 이런 식으로 쓰는 게 더 이상할 듯.



4. wannabe

한국에서 완전히 의미가 반대가 된 단어로...한국에서는 "닮고 싶은 사람" "따르고 싶은 롤모델" 이런 정도의 의미가 되었지만

사실 원래 뜻은 "따라쟁이" "절대 똑같이 될 수 없지만 모방만 일삼는" 등의 약간의 경멸의 뜻이 들어가 있다고 한다. 닮고 싶은 멋진 대상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누군가를 닮고 싶어서 용쓰는 사람 정도의 의미이다.

캠브리지 영어사전도 가차없다. 

"a person who is trying to become famous, usually unsuccessfully"

외국인에게 쓸 때 주의해야 한다. "관종" 의미로 알아들을 수도 있으므로.



닮고 싶은 존재는 Role model이나 ~~ goals 정도로 써주면 된다.



영어권에서는 Couple goals. 위처럼 쓴다.

한국에서는 '워너비 커플' 이런 식으로 썼겠지만.







Wish

 


거의 한달째.... 친해졌던 길고양이 한 마리가 안 보인다.

나를 가장 잘 따르던 녀석이 사라져 안타깝지만,

그렇게 사람을 너무 잘 따르던 고양이이고, 동네 아이들이 계피, 레오 같은 이름을 지어서 부를 정도로 친한 걸 봤으니... 누군가 입양해갔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길냥이인데도 너무 사람을 잘 따라서 예전에 내가 살짝 들어올려봤는데 순순히 몸을 맡길 태세였다. 그렇게 누군가가 안아올려서 데려갔기를 ...


예전 여름에 찍어놓은 영상인데, 요즘은 아래 두 마리 밖에 안 보임. 🐈🐈‍⬛











가을에 만나는 밀레니엄 힐튼 서울 Millennium Hilton Seoul




가을의 절정은 살짝 지나갔지만
단풍잎이 다 떨어지기 전에 한 번 가보고 싶었던, 남산을 향해 열려있는 힐튼 서울.
다행히 예상보다도 더 위치가 좋은 방을 배정받아서 실컷 가을 산을 보고 왔다.
다른 층에는 스위트룸이 있는 바로 그 위치의 룸이니, 호텔을 대표하는 전망을 가진 방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스위트라 해도 코트야드 판교처럼 일부 스위트를 삭막한 옆건물 창문만 봐야하는 자리에 그냥 배치하는 호텔도 있긴 하다)

내 돈 주고 하는 걸로는 힐튼 계열 첫 방문인데도 방문 목적에 걸맞는 방에 머무르게 되어 호감도가 올라감. 방 배정 운이 호텔 인상을 결정한다는 걸 다시 느낌.

자주 지나다니던 남산 근처였지만, 침대에 누워도 한 눈 가득 남산이 들어오는 1박을 보내고 나니 새삼 호텔에 숙박하는 일은 "다른 공간/시간을 빌리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사로 지나치던 곳이라도 새로운 각도, 새로운 높이에서 그 도시를 만나게 되는.
또한 호텔 급이 높아질수록 "우리가 이런 것도 준비해놨어" 하는 것과 만나는 시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힐튼 서울의 가장 큰 무기는 남산 그 자체인 듯.





코로나로 인해, 특급 호텔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는 가운데 1983년에 세워진 힐튼 서울도 드디어 매각이 결정되었다. 서울역 방향 뒷편 정원 등 사실상 놀고 있는 땅이 많아서 개발업자라면 다른 야심이 생길 자리이기에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지을 것이라고 한다 - "부지만 보면 허용 용적률 600% 중 350%만 써서 호텔을 지었기 때문에 철거하고 600%를 다 채우면 엄청난 이익이 생긴다는 셈법이지요." - 힐튼 서울을 설계한 김종성 건축가의 인터뷰 중에서.

그래서 더 이상 이런 각도로는 남산 단풍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르니 엄마를 꼬셔서 같이 다녀왔다. "인생은 짧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오늘을 살자!" 같은, 활력이 있어보이면서도 동시에 인생 포기한 듯한 말과 함께.😜

하지만 내년 연말까지는 영업한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언젠가 다른 계절에도 한 번 가보고 싶긴 하다. 
 
아주 오랜만에 수영장/대형 홀/4개 이상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제대로 된 5성 호텔에 왔는데, 방도 기본 34m²여서 비교적 공간이 넉넉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게 오래 된 느낌이지만 그래도 2015년에 리노베이션된 설비가 아주 나쁘지는 않다. (리노베이션 시기는 방 위치나 층에 따라 다르다) 아무 것도 안 하고 창밖만 보아도 휴양의 느낌.



사진보다 실제로는 산이 더 가까이 보임 😲



침대도 편안해서, 조식을 먹고 와서 다시 사르르 잠들었는데 눈 떠보니 두 시간여가 지난 11시. 그대로 체크아웃 준비를 해야했다. 자주 쉬러 오고 싶지만 힐튼 서울의 가장 큰 단점은 세금과 서비스 차지가 두 번++ 붙어서 가격대가 좀 올라간다는 것이다. 💸 한국의 힐튼 계열 중에서는 이곳과 힐튼 경주만 그렇다.

단풍철 + 해외 여행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전부 서울 호텔로 눈을 돌린 탓에 만실에 가까운 엄청난 인파 속에, 대체적으로는 직원들의 세련된 친절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였지만 그래도 종종 세심한 배려를 해주는 직원도 만날 수 있었다. 




호텔의 오래된 세월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게 보통 화장실이지만 잘 관리되어있고, 수건이 다른 호텔에 비해 망가짐(?!)이 적고 깨끗하고 하얀 편인 것이 인상적. 내 방에 사용한지 얼마 안 된 수건만 우연히 배치되었을 수도 있지만, 외국계 체인 호텔인데도 끝부분이 너덜너덜하고 회색빛이 된 수건😣을 계속 사용하는 곳도 의외로 있어서 놀랐던 경험에 비추어 보면 힐튼 서울은 오래된 수건은 미련없이 버리나 보다.

호텔 화장실 특유의 집같은 아늑함보다는, 회사에 있는 공중화장실 느낌나는 색감과 재질 선택이 단점이긴 하다. 미국 욕실처럼 욕조 외에는 물빠짐이 없게 되어 있으므로 물바다 안 만들기 위해서는 샤워할 때 커튼을 욕조 안에 넣고 샤워하는 것이 좋다. 





새벽의 서울.
역시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를 풍경.
이 하늘색이 아름다워, 한국 시간 새벽 5시쯤 되어야 그날의 핵심 경기가 시작하는 US open 시기에 다시 방문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하늘을 보면서 경기 관람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남산을 이렇게 한눈에 볼 수 있는 건 좋지만, 그만큼 언덕에 위치해 있어서 도보로는 약간 접근이 어려운 단점이 있고
지어진 지 오래 된 호텔이라 지하주차장을 완비하지 못해, 본인 차를 이용한다고 해도 별도 건물에 있는 주차장 이동이 애매하다고 한다.  

내가 머무른 방은 코너룸이라 전망/개방감이 매우 좋았지만 바로 위층이 스위트인 게 단점이었다. 안그래도 우리집에서도 이웃이 가끔 집안에서 신발을 신고 다녀 또각또각 소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데 호텔까지 와서도 똑같은 소리가 들려 놀랐다. 🤯 나중에 스위트룸 사진을 보니, 스위트룸은 입구쪽이 카페트가 아닌 타일? 돌바닥이었는데...그래서 위층 사람들이 신발을 신고 드나들 때마다 또각또각 소리가 나는 것으로 짐작이 갔다. 흠....

층간소음을 포함해서 생각보다 방음도 엉망. 
어느집 불효(?)아기가 몇 분간 계속 울어대서 모처럼 호텔에 쉬러왔을 그의 엄마 아빠를 애타게 하고 있었다. 갓난아기같은 아주 어린 아기가 우는 소리였다. 밤새 내내 울까봐 매우 걱정했지만 다행히 자정을 전후해 몇 분쯤 울더니 더이상 아기 울음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 외에도 간헐적으로 여기저기 웃고 떠드는 다른 방의 소리가 들려서 이 호텔이 지닌 가치가 좀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더이상 방음 보강 리노베이션을 할 일도 없고, 이젠 40년 역사를 뒤로 하고 사라지는 호텔이 되겠지.



내년말까지 영업한다면... 이 크리스마스 트리는 이제 진짜 마지막일까 🤔



고양이 사진 좀 찾아줘



구글 포토에 그동안 내가 저장한 고양이 사진 좀 찾아달라고 했더니...
요상한 애를 찾아냈다. 😸




으응??




내 옷인데...




tourist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아무 것도 아니었던 그저 스쳐지나간 외국 도시 풍경이 머리 속에 지나갈 때가 있다.
2015년, 샌프란시스코 오후 5시 ↓





사실 갑작스레 내 머리 속을 지나쳐간 풍경은 이 풍경이 아니라 이 거리로 들어서기 전에 지나쳐간 골목의 풍경이었지만 거기는 사진을 남기지 않았으니 위 사진 소개.

이런 사진이야말로
매일 이곳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데
관광객들은 오오오 하면서 찍는, 대표적 사진


미국인이 분당와서, 이국적인 느낌에 찍는 사진도 이와 비슷하다 😄


역시 이유가 있어



동네 큰 슈퍼가 사업을 정리하면서 전제품 20% 세일에 들어갔다.

특히나 "만원에 4캔" 맥주가 주르륵 있던 곳에 사람들이 모든 걸 쓸어가고 단 한 캔만 남아있던 게 인상적이었다.
그 마지막 캔을 내가 집어들고 왔는데...




흠.. 먹다 보니 왜 혼자 마지막까지 남아있었는지 이해가 가는 맛이네.
미안.




당신도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는, 홍콩 / 심천 국경에서 중국 비자 받기

  서울에서 중국 관광 비자 받는 과정이 무척 귀찮아졌다. 온라인에서 중국이 원하는 방식대로 한참 동안 비자 신청서를 완성하고 비자 접수 날짜를 예약하려 하니 예약이 꽉 차 있었고, 보름에 가까운 여유 시간이 필요해서 나의 출국 날짜에 하루 정도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