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드라마....



이리저리 채널 돌리다가 갑자기 이국적인 배경에 꽂혀 중국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10여 년간 의식의 수면 아래에 있다가
2018년부터 갑자기 그리워지기 시작한 중국 생활.
(2003-2004에 걸쳐 몇 개월 거주) 

지금 어디든 갈 수가 없기에 그래서 그냥 "외국"이 그리운 것인지도 모르겠고
2000년대 초반 외에는 15년간 여행이나 환승으로도 중국에 가본 적이 없었던 탓에, 중국엔 온전히 당시 20대의 내가 남아 있어서 그리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중국은 나에게 어떤 '젊음'과 '미숙함'을 상징해서??


한국 드라마는 배우들을 다 알기에 
이미 부자가 되었다는 걸 다 아는 배우가 가난한 역할 하는 것도 안 어울리고(얼마 전 가난한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가 극중에서 6백만원짜리 가방을 들고 출연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었듯이) 결혼한 배우가 연애 감정 연기하는 것도 보기 어색한데, 

중국 드라마를 볼 때는 중국 배우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어서 그 역할을 역할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서 좋았다.

배우 정보를 조사하기 전까지는.....






아무리 술 취한 연기를 한다지만 배우가 너무 벌개지고 아픈 사람처럼 되어 버려서 조사를 좀 해봤더니, 이 배우는 실제로 알콜 알러지(?)같은 게 있다고 한다 🥵 한 잔 마시고 그대로 벌개진 모양.






그러고 보니...
이전 회차를 보다가 저 남자가 다른 두 명과 투명도가 다른 맥주를 마시기에 '두 명은 에일 맥주 같은 거 마시고 한 명은 라거인가? 취향 존중해주네' 이런 생각을 했었던 게 기억났다. 😊 실상은 사과 주스...이런 거 였던 모양. 다시 보니 거품도 없고. 
역시 정보 조사를 하니 새로이 보이는구나.





완전 빨개지는데도 일부러 술 마시고 연기 투혼이네 ㅎㅎ
그런데 배우 정보 조사하지 말아야 하는데, 결국 몇몇 배우들이 중국 최고 수준의 스타라는 걸 알게 되니 또 몰입이 깨지기 시작한다....🤐 중국은 시장이 더 커서 최상급은 한국 배우보다 돈을 훨씬 많이 버니까.

저렇게 고된 직장인 역할하고 돈 없어서 힘들다고 연기는 하고 있지만, 어차피 알아서 잘 살고 있는 연예인들인데 뭐, 하고. 
모르는 사람들이니 그냥 일반인으로 보이다가 이제 또 연예인으로 보이기 시작.

ㅡㅡㅡ

작년, 아니 방금 해가 바뀌어서 벌써 재작년이네... 재작년에 15년 만에 중국 다녀온 뒤로, 자극 받아서 중국어 공부 다시 시작했어도 지금쯤이면 대사 훨씬 잘 알아들을 수 있었을 텐데....









내가 돌아왔어









내가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위 사진 속 장소는 ...
저 창가 구석자리에 앉아 
'성공(?)은 못했지만 어찌 되었든 내가 이렇게 여기 돌아왔어'
라고 생각하며 혼자 한 잔 했던 곳이다. (2019)


괜시리 감상적이 되고 싶진 않았지만
다행히 이 쪽 편에는 아무도 없어서
홀로 의자에서 몸을 젖혀 목을 기대고 천장을 올려다봤다.

그리고 눈물도 조금 흘렸다.
무슨 의미인지는 아리송하지만.



알 수 없는 감정을 경험했던, 기억에 남을 곳이라 
당시 내가 볼 수 없었던 각도의, 그러나 어딘지는 식별할 수 있는
저 사진을 보니 반가웠지만
그때 내가 찍었던 사진과 비교해보니 의자는 사진과 다르다.
의자가 불편해서 (?) 팔걸이가 있는 의자로 교체한 듯.



 



어딘가에 그렇게

 


전에 글을 쓰기도 했지만

http://mori-masa.blogspot.com/2017/12/blog-post_18.html

3년 전 이맘때, 한 가수의 자살은 유난히 크게 다가왔었다.


솔직히 그 가수의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 곡 제대로 들어본 적도 없었고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몰랐지만

어린 친구가 혼자 괴로워하다가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게 괜히 너무나 안타까웠었다.


오늘, 다른 가수가 그 가수의 노래를 부르는 것을 들으니

2년 전 어느 날이 생각났다.

내가 압구정역 근처 특정 지역의 모든 음식점과 카페를 돌아다니며 뭔가를 조사하는 일을 할 때였는데, 

그 중 아주 조그만 한 카페의 사장? 알바? 청년이 매우 그 가수의 비슷한 분위기를 지녔었다. (솔직히 그 가수의 외모의 확실한 모습은 잘 모르지만 몇 번 본 사진에 의한 느낌)


여전히 엘비스 프레슬리가 어딘가 살아 있다, 히틀러는 죽지 않았다...마치 그런 믿음의 신봉자처럼,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가수가 죽지 않고 삶을 비밀로 남긴 채, 저렇게 어디엔가 모든 것을 훌훌 털고 그냥 작은 카페의 청년으로 살아가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가수가 살아 돌아온 것이 아닌데도, 나혼자 '저렇게 비밀스레 살아가기엔, 압구정은 너무 다른 연예인이 많이 다니는 곳이잖아?' 라는 생각조차 했다.


생전에 그 사람을 잘 모르던 나도 이런 상상을 하는데, 진짜 가족들과 팬들은 얼마나 비통할지....








방구석 세계 여행

 



국제교류재단에서 종종 개최하던 영화 상영 행사는 그동안 꽤나 기분 전환이 되어주었다.

몇년 전 칠레 영화 주간에서는 칠레 대사관에서 직접 대사까지 와서 인사를 하고, 와인과 엠빠나다 같은 것을 대접해서, 엠빠나다를 서울에서 처음으로 먹어 본 기억이 있다.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서...이런 기분 전환용 행사도 다 사라졌나 했는데,

늘 나를 이 행사로 이끌어주던 언니가 온라인 영화제가 진행 중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이집트 영화, 터키 영화, 불가리아 영화를 집에서 봤다.

세 영화 각각 그 국적 영화로는 내가 처음 본 그 나라의 영화가 되었다.

안 그래도 맨날 집구석에서 "뭔가 낯선 곳에 대한 향수 fernweh"가 강해졌었는데...

영상 구경만으로도 기분 전환.

같으면서도 다른 여러 나라 삶의 모습도 지켜보고.



1. 이집트 영화


제목은 "Photocopy" 


2. 터키 영화




3. 불가리아 영화,




여행 동반자



호텔 멤버십 elite status에 눈뜨던 시절, 2011년.

Pullman Bangkok에 들어서니 침대 위에 이렇게 Gold회원을 위한 선물이 무심히 놓여있었다.




그 이전에 이용했던 호텔에서는 나에겐 쓸모가 없는 큐브를 줘서 (9년 넘게 한 면도 맞춰보지 못함 ㅋㅋ) 이런 선물에 둔감했는데, 풀만호텔은 꽤나 쓸모있는 걸 줬다.





세면도구를 담을 수 있는 가방인데,
내부는 3개의 수납주머니가 있고 생각보다 물건이 많이 들어가서 그 뒤 9년 동안 모든 여행을 함께 했다.

한 번도 세척을 한 적이 없는데, 아마 하얀 가방이었으면 지금쯤 못볼꼴이 되어있을 텐데 회색이라 더러움이 안 보여서 그냥 가지고 다녔는지도... 😄

앞으로 여행 계획이 없으니, 한동안 저 토일레트리 백에 들어있었던 화장솜을 꺼냈다. 집에서 쓰려고 보니 화장솜에서 저 백 내부 특유의 냄새가 났다.

내 기억에 그 냄새는 저 가방이 생긴 1년 뒤인 2012년에 다시 갔던 방콕의 all seasons의 비누 냄새인데, 그 비누는 사라지고, 그 포장지만 남아있다.(all seasons 브랜드가 ibis styles로 바뀌면서 앞으로 못 가는 호텔 브랜드라 기념으로 포장을 간직해두었다) 8년이 지나도록 어찌 이 가방 특유의 향취로 남아있는지 신기하다. 이 가방엔 그동안 여러 호텔을 다니면서 수집(?)한 수많은 토일레트리를 넣어 가져왔는데도 아직도 가방을 열면 묘하게도 그 비누의 냄새가 난다.


후각이 가장 강력하게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감각이라고들 하는데... (나도 '청각'아닐까 생각해왔는데 후각에 관련된 신기한 경험을 한 번 한 적이 있다) 이 비누 냄새와 함께 2012년 그 낡은 올시즌스의 방으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내가 예약한 호텔 중 최악의 설비였던 곳인데도... 사실 그 저렴한 설비 탓에 가격도 낮아서 내 돈 내고 머문 호텔 중엔 가장 오래 머문 곳이기도 하다.



2012년 all seasons BKK, 브라운관 티비를 마지막으로 본 곳 아니었을까...




2011년, 저 가방을 집어들었을 때는 이렇게 오래 여행의 동반자가 될 줄 짐작도 못했었지. 며칠 전에 새로운 토일레트리 백을 하나 샀기에, 저 백은 퇴역할 예정.

그런데 언제쯤 여행 떠날 수 있으려나 🤷‍♀️🙇‍♀️








quiz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보면
주인공의 인생에서 아프게 스쳐지나가서 잊을 수 없었던 순간들이 묘하게도 퀴즈 문제로 돌아와서, 주인공이 어려운 문제들을 모두 맞힐 수 있었고 결국 '밀리어네어'가 된다는 내용이 나온다.

며칠 전 예전에 저장한 파일들 정리하다가 음악 파일을 하나를 발견하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식으로 내 경험이 바탕이 되어 (아픈 경험은 아니지만) 앞으로 퀴즈 문제로 나온다면, 내가 생뚱맞게 맞힐 수 있는 문제 중 하나가 '이란 국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

몇 년전에 이란 국가대표팀과 2주일을 함께 보낸 기억 때문에... 국가 연주가 담긴 파일도 아직 가지고 있고, 이란 국가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퀴즈 문제로 이란 국가를 틀어준 다음에 4지 선다형으로 1. 이라크 2. 사우디아라비아 3. 요르단 4. 이란  - 이런 식으로 찾아보라는 문제가 나온다면, 찍지 않고는 제대로 맞힐 한국인은 거의 없겠지만 나는 주관식으로 이 문제가 나와도 맞힐 수 있다 ㅎㅎ. 누가 돈 걸고 이 문제 퀴즈로 내주면 좋겠네.


또 하나 든 생각은
그 국제대회 당시 다른 4개국 통역 알바생들 나이에 비해 나만 거의 15살 가까이 많아서 뭔가 위축되는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 와서 그때 나를 떠올리면 '에휴, 어렸다 어렸어' 그런 생각이 든다는 사실이다. 
항상 지금이 가장 젊을 때란 말이 맞는 말인가보다. 나이 때문에 위축될 필요가 없는데 ㅜㅜ






카메라는 좋아하지만...







내가 안 먹는 돼지고기 부분 같은 것이 생기면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길고양이를 찾곤 했는데, 아파트 단지 내에 작은 집을 갖고 있는 냥이들 발견.






늘 카메라를 노려보는 저 녀석은, 사진은 허락하지만 다가감은 허락하지 않는다. 아래쪽 치즈냥이는 뭔가 먹는 동안 살살 쓰다듬어도 가만히 있는다.


중성화 된 위의 두 마리와는 달리, 중성화 표식이 없고 유난히 사람을 잘 쫓아다니며 관심을 갈구하던 검은 고양이 한 마리는 오늘 보이지 않았다


동네 주민이 은근히 챙겨주는... 꽤 좋은 환경임에도 개체수가 계속 불어나지 않고  두 마리 밖에 없는 건, 우리가 모를 치열한 영역 다툼의 결과일지도. 춥고 배고픈 길 위의 삶일지라도 아파트 조용히 뒤켠 보장된 잠자리에 둥지를 튼, 운좋은 냥이들이다. 

.



이 턱시도 냥이가 가장 먼저 친한 척을 했기에 걔한테 먹을 것들 주고 싶었었는데, 오늘은 안 보이네...

중성화 수술한 고양이는 좀 뚱뚱해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그래서 통통한 건지, 인간이 먹는 짠 음식을 먹어서 부은 건지는 모르겠다. 난 짜지 않은 것만 주려고 노력하긴 하는데.











아휴....





나달의 마지막 남은 조각 하나
ATP finals 트로피는 올해도 저 멀리로...


문제는, 
대부분의 나달 경기가 한국에선 새벽 5시에 시작하는 바람에 잠에서 깨지 못해 몽롱한 상태로 봤는데, 막상 나달 탈락하고 대회 종료되고 나니 이젠 새벽 5시에 잠이 안 온다.


😣😭




the end of the season




저번 주말만 해도 길바닥에 가을이 굴러다녔는데

이제는 영하 날씨 돌입.
원래 이맘때쯤엔 첫눈이 오곤 했다.





나의 둔함



이케아 매트리스 도착.
16kg이라 택배 기사님께 죄송한 기분이 들었지만, 나같이 차 없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지.


그런데 이케아 매장에서 직접 사면 매트리스 포장 옆부분에 검정색 손잡이를 둘러줘서 운반이 편하도록 해주는 걸로 알고 있어서 그나마 편하게 배달이 되겠지...했는데 ikea.com에서 인터넷 주문하니, 추가로 종이 박스에 넣어서 옆구리 손잡이도 없이 그냥 왔다. ㅜ.ㅜ
택배 기사님들이 늘 바라는 게, 큰 상자 옆에는 손잡이 좀 만들어달라는 것이라던데, 붙잡을 부분도 없는 이 길다란 박스를 어렵게 운반했겠지 싶어서 더 죄송해졌다. 나는 집 문앞에서 집안으로 들여놓는데도 힘들어서... 손잡이가 왜 필요한 건지 절감을 했다. 

일반 승용차로는 2m 길이의 침대 프레임보다 이 압축 매트리스 운반이 더 어려웠다는 이야기가 많던데, 결국 수고는 늘 택배 기사님이 하시는 것 같다. 







포장을 뜯으면 조금씩 압축이 풀릴 때마다 띙~ 띙~ 하고 스프링이 기지개를 켜는 소리가 들린다. 좁은 내 방에서 펼치는 지라, 공간 확보를 제대로 못하고 펼쳤더니 순식간에 쫙 펴지면서 매트리스가 나를 덮치고 말았다. ㅎㅎ

이케아 싱글은 국내 싱글보다 작아서 90×200인데, 그래서 좁은 내 방 공간을 덜 차지해서 좋은 것 같다. 매트리스를 펼쳐 놓고 평소 쓰던 패드를 깔고 누워 보니... 뭔가 스프링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뭐 나쁘지는 않다. 가장 저렴한 모델이니 어쩔 수 없지 뭐. 유럽의 호스텔 생각난다. ㅎㅎ


엄마가 방에 들어와서 보시더니 넌 왜이리 생각이 없냐고 하신다.
너는 거꾸로 깔고 누워있다고.... 🤭

헉.... 진짜 그렇다. 
뒤집어 보니, 스프링 위에 보충재를 덮어 나름 푹신한 부분이 있다.






이렇게 생긴 매트리스인데....





이런 식으로 스프링 바로 위에 누워있었던 셈.
역시 저가 모델이라 스프링의 끝부분 모양이 느껴지는구나...하면서.😹


내가 이렇게 둔하다.








나의 괴력



나는 26년 정도?? 일정한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는데, 43kg에서 왔다갔다 한다. 
그 기간 중 미국 여행을 3주간 했을 때 기름지게(?) 먹어서 46kg 정도로 쪘다가 자연스레 원상 회복 된 적이 있고, 후배와 번역 알바에 얽힌 마음 고생으로 40kg 가까이 빠진 적이 잠시 있는 걸 빼고는 굉장히 오래 비슷한 체중을 유지 중이다. (성인이 이 몸무게면 키가 작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

정말정말 오래 된 (내가 쓴 것만 8년 반+남이 쓴 것 그 이상??😲) 침대를 쓰고 있었는데, 어젯밤 이케아 신상품 안내 메일에 낚여서 새 매트리스를 냉큼 구입했다. 너무 저렴한 건 안 좋다지만, 매트리스는 차라리 저렴한 걸 자주자주 바꾸라는 이야기도 있고 하니 ㅎㅎ


새로 구입하고 나니, 아직 배송이 오지도 않았는데 얼른 오래 된 매트리스를 치우고 싶다. 오래 된 이 매트리스는 심지어 내가 산 것도 아니고 물려받은 것이라 얽힌 정도 없다.

그래서 오후에 갑자기 나혼자 매트리스를 끄집어 내어 일단 거실로 보내버렸다.






100cm×202cm정도 되는, 내 몸무게에 거의 맞먹을 이 물체를 혼자 힘으로 침대에서 들어내어 세로로 세워서 질질 끌어냈다. ㅎㅎ 게다가 내 방은 매우 좁아서 입구로 빠져나오는 각도도 안 나오는데도...💪

누군가 ace침대의 이 디자인을 아는 분이라면 이 사진을 보고 '대체 매트리스를 몇 년을 쓴 거야? '😲 하고 경악할 지도 모르겠다. 후후.


이미 랑카에 혼자 살 때도 깨달은 거지만, 혼자 해야한다고 생각하면 진짜 생각지 못한 일도 혼자 다 하는 게 가능하다. 





밖으로 나갈 땐 엄마와 힘을 합쳐, 그렇게 떠나간 침대. 아파트 사무실에 등록하고 버리는 데만 2만원💸 들었다. 금방 용달차가 실어갔다고....

이 침대는 매트리스 아래에 매트리스처럼 생긴 다른 구조가 떠받치는 스타일이라, 두 개를 끌어내느라 두 번 고생... 그런데 매트리스가 훨씬 무거웠다. 저걸 혼자 방 밖으로 끌어낸 내 괴력에 다시 감탄 😜







비정상 정상

 


한밤중에 갑자기 결심을 하고 편의점에 음료를 사러 다녀왔다.

너무 급하게 나와서 마스크를 잊고 나왔다.

도보 3?5?분 거리의 편의점에 들어서는 순간, 마스크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집에 다시 들어갔다 나오기는 너무 허무한...



마스크 없이 대면하는 일은 이제, 사실 업주가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일이지만

살짝 안면이 있는 편의점 아저씨가 그냥 들어오게 해주셨다.

뭔가 엄청 당황이 되어서 내가 찾고자 했던 콜라 600ml가 눈앞에 있는데도 못 찾았다. 


집에 돌아오고 나서도 뭔가 그동안 '운나쁘게 공기 중에 뭔가가 있지 않았을까' 걱정된다. 

그동안 영업중인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는 마스크를 벗고 밥을 먹었던 일이 부지기수인데도.

마스크 없는 5분 외출에 걱정이 커진다. 대체 이게 무슨...🙍


참...이게 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1년 전에는 아무 것도 아닌, 자연스러웠던 일이 이제는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린 것.

내 맨얼굴로 나가서 동네에서 뭔가 사오는 일이 이제 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 것.


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하는지 걱정이다.




취향 존중



테니스 경기 중에 선수들은 에너지 보충을 위해 바나나를 먹곤 한다.

오늘 파리 마스터스 경기를 보다 보니, 바나나 접시가 눈에 들어왔다.




설익은 바나나 반, 푹 익은 바나나 반.
취향에 따라 골라 먹으라고 저렇게 놔둔 듯?!?!


나는 약간 푸른색마저 도는, 덜 익은 바나나를 선호한다. 🍌




방구석 세계 여행





이젠 방구석에서만 세계여행하는 시대.

은행 다니는 지인이 급히 부탁을 해서 신용카드를 하나 만들었는데, 
부가 기능 중에 4개월간 아무 거나 1회 결제만 하면 공항 라운지 1회 사용이 가능한 혜택이 있더라.

보통은 연회비가 꽤 비싼 카드이거나 1달에 30만원 이상 사용해야 주는 혜택인데...

뭐 최근엔 코로나 아니더라도 해외 여행을 자주 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4개월 내에 공항 이용할 일이 있을까 싶네. 그런 혜택이 있는 카드가 있으면 뭐해.🤷‍♀️

방구석만 전전.





모국어와 /머리 속에서 번역해서 하는 외국어의 차이.

 

이미 많은 한국 사람들의 '경험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에게 일어난 거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구글 플레이를 통해 tennis TV 구독을 결제했다가 고생을 하고 있다. 나만 예외란 법은 없었다. 돈은 인출되고 live 실행은 안 된다. 😢 그냥 저번처럼 iTunes로 할 걸... 😥

그래서 고객센터와 영어 이메일을 주고 받고 있는데, 뭐 어느 정도는 작문이 되지만, 완성한 뒤에는 꼭 번역 앱을 통해 교정을 받아본다. 뭐 자잘한 것도 많이 틀렸지만 역시 외국어로 배운 영어를 쓰고자 하니, a, an, the에 대한 감이 제대로 없다는 것을 또 느끼게 된다.


"I got to know that will be better choice in Korea."

나는 이 정도면 됐지,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번역 앱에서는 'a better choice'로 바뀐다.

자연스레 습득한 모국어가 아닌 머리 속 한국어에서 번역 과정을 거쳐 구사하는 영어이니, 그냥 better choice면 의미가 통할 것 같았는데, a better choice가 정확한 것이었다. 그리고 will보다는 would. "that would be a better choice in Korea"


*나뭇잎*을 영작하려다가 단수니까 leaves가 아닌 leave로 써야지...했다. 나중에 보니 나뭇잎의 단수는 leave가 아닌 leaf였다. 이를 어째....😳🤦‍♀️ 초딩보다도 영어를 못하는 수준이 됐네.


뭐 외국인에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오래 수학하고 있는 똑똑한 내 외국인 제자들을 봐도 쉬운 한국어를 틀리곤 하는 것을 보니까. 

이번에 배웠으면 앞으로는 제대로 쓰는 게 중요하지.



한 가지 또 알게 된 것은, 많은 글로벌 기업의 고객센터가 인도에 있다고 하는데

답메일에 찍힌 시간을 보니 tennis Tv 역시 고객 센터가 인도에 있구나...하는 느낌이 온다. 영어도 약간 다르고... (그 인도인도 나의 한국식 영어를 보고 '이상하네?' 하고 있겠지) 

'revert'란 단어 쓰임 처음 본다.



그리하여 천신만고 끝에 iTunes에서 재결제해서 보게 된 영상...ㅠ ㅠ

저번 달에도 처음 테니스티비를 연결했을 때 나오던 게 디미트로프 경기였는데.















당하면 곧이 들을 수 없는 이야기....

 

        

10여년 전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 나는 당시 "싸이월드"에 글을 열심히 썼다.

하나의 탈출구였던 것 같다.

매일 눈물 흘리게 만들었던, 당시에는 영원할 줄 알았던 슬픔도 차차 흐려졌고 

이제는 일년에 몇 번 가끔씩 아빠를 생각하면서 그래도 잘 지낸다. 


지금은 이제 싸이월드가 말그대로 '망하면서' 그 글을 다시 돌아볼 수 없지만 

예전에 10여 년전 그때 쓴 글을 다시 읽어보니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나의 감정들이 거기에 남아있었다. 


그래서, 그 뒤로 부모님 상을 당한 친구들에게 늘 글을 쓰면서 슬픔을 달랠 것을 권유해왔다. 꼭 글을 써두라고 , 슬픔이 영원할 줄 알았는데 영원하지도 않고 기억도 지쳐가지만...십수 년 뒤에도 그 글은 남아서 당시의 내 마음을 나에게 다시 상기시켜 줄 거라고.


하지만 그 충고는 친구들에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한창 고통을 겪고 있는 친구들은 그저 "지금은 그럴 정신이 없다" 정도로만 답했지만, 실상 그 행간에서 전해오는 느낌은 '감상적인 소리나 처하고 있네, 이 와중에 무슨 글은 글이야?' 이런 느낌이었다.


하지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그 글과 함께 아빠도 그 기억도 살아남았다...였는데...

사진으로도, 묘비에서도, 기억나지 않는 '망자'가 된 부모에 대한 감정은 글과 함께 살아있더라는... 


10여 년이 지나면 내가 어떻게, 얼마나 슬퍼했었는지조차도 잊어버리지만 글을 써두면 그 글과 함께 고인과의 감정도 같이 살아서 남더라는 이야기도 하고 싶었지만,

다들 직접 '당한' 상태에서는 '지극한 슬픔의 와중에 이게 무슨 허세스런 충고야? 작가 납셨네' 정도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 같았다.


누구나 슬픔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를 테니, 헛된 조언이었겠지만

인생의 가장 고통스런 상황 속에 몰려서 고인과 나눈 나의 마음 속 이야기들이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다시 살아나는 경험이....

나는 소중했었는데.








돌이켜보니






향후 10여 년을 버티게 만든 거의 유일한 희망을 만들어 준,
운명같은 순간.
2007년 7월.


이번 달 나와 정확히 같은 마음을 가진 누군가의 트윗  ⬇️






인생에 그닥 기대하는 게 없어서
올해는 정말 이거라도 없었으면 어쨌을까 싶은.... 





end of the era....





철거되어 실려가는 공중전화를 보니 
진짜 한 시대의 종말같다.

한때 앞에서 줄서서 차례를 기다리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젠 맥없이 사라지는 존재.

대학입시를 마치고,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초딩때 친구를 공중전화만을 이용해 만나느라 추운 날 정말 힘들었던 기억, 그래도 공항엔 공중전화가 좀 남아있지 않을까 해서 미국 공항에서 가족과 헤어졌다가 못 만나서 몇시간 동안 난리가 났던 일 등이 기억난다.


요즘 애들은 용도도 신기해 할, 구시대의 유물



한 잔의 추억



그동안 몸이 안 좋아서 맥주 한 캔도 자제해왔는데
가족이 외출한 틈을 타서 "낮에" 홀로 한 캔 했다.🍺

생각보다 컨디션도 괜찮고 기분도 좋다.
술은...
물론 과음하면 안 되지만, 어떤 면에서는 약이 되기도 하는 게 맞는 말 같다.




20th major in 2020!


2020년 롤랑 가로스를 지켜 보면서 나는 계속 2014년 롤랑 가로스를 떠올렸다. 이전 마스터스 대회 패배로 많은 전문가들이 나달의 우승을 의심했던 것, 그러나 막상 롤랑 시작되고 경기를 거듭할수록 실력이 제 궤도에 오르면서 자신감을 찾아나가는 게 보였던 것. 그래서 팬들에게 뭔가 믿음을 갖게 해줬던 것등이 2014년 상황과 비슷했다. 


그래서 당시 결승전에서 1세트를 조코비치가 가져갔지만 난 이상하게 걱정이 되지 않았는데..나중에 직관 해외팬 한분이, 본인도 경기장에서 그런 기분이 들었다고 쓴 걸 보고 공감. 하지만 우승 직후 나달이 관중석에 올라가서 토니 삼촌에게 앰뷸런스를 불러달라고 했을 정도로, 힘든 우승이었다.🤧


늘 비전문가 수준에서 보는 내 생각이지만... 2014년과 2020년의 가장 큰 차이는 나달 백핸드의 안정성이다. 2014년에는 백핸드가 고장나 있어서, 상대방이 나달 백핸드쪽으로 계속 공을 보내다 보면 반드시 에러가 나오는 😵 완전한 약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그렇지가 않아서 걱정이 덜했다.


그래서, 준결승 때 나달 백핸드쪽으로 파상공세를 퍼부어서 백핸드 대비를 탄탄하게 만들어준 슈와르츠만의 선전도 감사하고, 또한 조코비치와의 준결승 벼랑 끝에 몰려도 버텨내던 치치파스에게도 경의를 보냄.

(늘 라파가 말하는 식으로➡️)"그들에겐 밝은 미래가 있을 거야...하지만 당장은 말고"🤗


내 생각만



라파엘 나달의 롤랑 가로스 결승전을 한 시간 정도 앞두고... 

이름 모를 얼굴 모를 전세계의 여러 팬들이 각자 발발 떨고 있는 스토리를 트위터에 올리고 있는 것을 확인하며, 나는 혼자 긴장 안 한 척하면서 온 신경을 한 군데 집중하고 있는 중.

그런데 내 친구 중에 
내가 지금 이 상태로 혼자 몰두 중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뭔가 섭섭해졌다. (참, USopen 결승전이 끝나면 1년에 한 번 연락 오는 미국 사는 친구는... 유럽과의 시차상 미국의 일욜 이른 아침 테니스 중계가 있다면 그걸 보고 한번쯤은 나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내가 10여 년을 줄기차게 한 사람만을 팠는데, 같은 관심사를 가진 친구 하나 없구나... 하는 생각.

그러다가, 나도 지금 
내 친구들의 최고 관심사는 무엇인지, 무슨 고민을 하는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데 아무 일도 없는 척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남을 잘 모르면서, 남이 내 상황을 알아주길 바라다니... 
참 이기적이었네. 



2020



이 기묘한 2020년은 몇몇에게는 벼랑끝에 서 있는 느낌을 갖도록 만들었다. 

저를 더 이상 벼랑 끝에서 밀지 말아주세요.



마지막 남은...





꽃잎 한 장 💜

'가시'가 있으니, 꽃잎 한 장만 남아도 무슨 꽃인지 알 수 있다.



눈앞에 보이는 대로 사진이 찍히는 게 아니라는 걸 새삼....




버스를 타고 가던 도중에
내 폰의 여행 관련 앱이 우연히 열렸는데, 동시에 버스의 하차벨, STOP 사인이 내 폰 화면위로 빨갛게 비치고 있었다. (요즘 버스 하차벨은 크고 둥근 빨간색 등으로 바뀌었다. 외국인도 용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검은 글자로 STOP이라고 써 있다. 누르면 빨간색 등이 켜진다.)

코로나 덕에 많은 여행이 "stop" 된 요즘 시대를 반영하는 사진인가? 하고 사진으로 남겨보려고 했는데...






내 예상과는 너무 다른 사진이 찍혔다.
분명히 내 눈에 보이는 빨간색 stop 사인은 훨씬 컸고, STOP 글자까지 또렷이 보여서 마치 "여행 stop"처럼 느껴졌는데... 폰 카메라를 통해서는 절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카메라가 내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담는 게 아니었구나....

나에게는 내 눈과 시야가 있고
그들에게는 그들의 렌즈와 각도가 있었다.









자린고비?



8년 전에 테니스대회 자원봉사 참가를 위해
태국에 2주 가까이 머무른 적이 있다.

점심 식비와 교통비 정도가 지급될 뿐, 숙박비 등은 자비 부담해야 해서, 비용을 아껴가며 지내야 했다.

어느 저녁, 백화점 일식당에서 가장 저렴한 우동 같은 거였나...?!? 아마 그런 걸로 끼니를 때우려고 내 메뉴를 기다리던 순간, 식탁 위에 깔린 광고지가 눈에 들어왔다.




눈으로나마, 사시미를 먹는다고 생각해야지. 허허.
하면서 찍은 사진.
😋







새로운 소비






코로나로 모든 테니스 대회가 중단된 이후,
6개월 만에 첫 경기에 나서는 나달 경기 보려고
Tennis tv 월간 관람권을 구입했다. ₩16,500

2011년부터 애플 계정 쓰면서도
예전에 이모티콘 한 번 구입해본 게 고작이었는데,
그동안 변모한 시스템에 헤매면서 구입 ㅋㅋ
이제는 달러도 아니고 한화로 표시되네...




돈만 좀 더 내면,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찾아다니지.않아도
이렇게 좋은 화질로 편하게 볼 수 있는 거였는데...




테니스 경기 틀어놓고 딴짓하다가
멋진 장면 놓치는 경우도 흔한데, 😅
라이브 경기도 10초 전 장면을 되돌려 볼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이 기능의 부작용은....다른 플랫폼 라이브를 보더라도 놓친 장면 10초 앞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생각이 드는 것 ㅎㅎㅎ 그러다가 '아, 이거 테니스tv앱 아니지...'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을 다 가지고 있는데,
안드로이드앱에서는 한달 구독 14,000원이라고 나와서 '앱스토어 말고,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살 걸 그랬나?' 싶었는데, 한국 사람 후기들을 보니 플레이스토어 구입에는 문제가 많은 듯 하다. 아이폰으로 구독하는 것을 추천.


뭔가를 구독해 본 적이 처음이라, 구독 해지를 위해서는 설정으로 들어가서 내 이름을 클릭하면 내가 구독하는 목록들이 나온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구독 해지를 위해 많이 헤맴 ㅎㅎ.














낙성대



집에서 매우 가까운데, 오늘 처음 가본 낙성대.




낙성대 공원 안 강감찬 장군 사당인 안국사 풍경.
오늘 날씨가 참 좋았다.

안국사 앞 소개문에 따르면... 강감찬 장군은 정말 신화적인 인물임을 알 수 있었다. 🤗
호랑이들이 인가 근처에 출몰하며 말썽을 일으키자 "편지"를 보내 꾸짖었다고..... 이걸 믿어야 하는 거야, 말아야 하는 거야? 📜 🐅 ⁉️






여행이 우아하던(?) 시절



9년 전에는 내가 여행을 떠나고 있었구나....



2011년 9월 인천공항 1터미널 대한항공 라운지.

한국인들의 '라운지 사랑'이 만개하기 전인가...
"무려(?)" 연회비 만원밖에 안 하는 카드를 만들기만 해도, 인천공항 항공사 라운지에 1년에 2회 들여보내주던 시절이 있었다. 라운지에 가도 사람이 그렇게 많지도 않았다.

지금은 연회비의 기준이 많이 올라가거나 아니면 카드 사용 전월 실적을 본다. 연회비 없는 체크카드를 만들어도 라운지 입장을 혜택으로 내건 곳도 있지만, 적어도 30만원 이상은 쓴 다음에 받을 수 있는 혜택이다. 
게다가 이제 코로나 시대에는 항공 여행이 쉽지도 않다.

2010년대 초, 그렇게 기준이 느슨하던 때에
다행히 통장 잔고도 지금보다 더 많았었고, 소위 '학회'라는 걸 참석해야 하는 대학원에 다니기도 했고... 알차게 라운지 이용 기회를 몇 번 잘 써먹었던 것 같다.

지금은 카드 사용액이 모자라서 ㅎㅎ 공항 라운지 가 본 기억이 까마득하네.
뭐 내가 비즈니스 클래스를 탈 일도 없고....









다시 그 시간





⬆️
아마도 2019년 중에 제일 좋았던 순간일텐데....

벌써 1년이 지나 2020 us오픈 다시 개막했고
작년 결승 재방송 중이네.

대체 1년이 흐르도록 난 뭐했지? 싶어서 한심한데
그래도 그 사이엔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이라는, 인류사에 남을 거대한 사건이 있었다.
그래서 그동안 다들 뭔가 크게 이루긴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하며 위안하기로...







깊은 산속



여기서 5분만 걸어내려가면
남부순환로라는 서울의 큰 길이 나오지만

마치 깊은 산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는 곳.






벤치에 이름모를 누군가가 앉아있어서 적막한 느낌이 덜했었지만 나무로 절묘하게 가려니 사람은 안 보이고 약간 쓸쓸해 보인다.
잠깐의 시간차를 두고 찍은 사진인데도, 내가 아무 변화를 주지 않았는데도, 색감이 완전 다르게 찍힌 아래 사진.




어떤 게 더 실제에 가까웠는지는...
잘 기억이 안남.

가끔 실제 하늘보다 사진 속 하늘 색깔이 더 파랗고 예쁘게 나오곤 한다.





재미있는(?) 기억



한국 정부에서 가을~ 초겨울쯤 해서 외국인 한국어 교사를 초청해서 3달 정도 교사 연수를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내가 가르쳤던 제자들이 종종 이 프로그램으로 한국에 입국하곤 하는데 사실 거의 지방에 위치한 대학에서 진행되는지라, 만나기가 쉽지는 않다.

그래서 출국을 앞두고 성남 근처 연수센터로 다들 모였을 때에야 내가 찾아가서 만나게 된다. 

여러 나라에서 모인 외국인 한국어 교사들끼리 친교를 위해 각자 나라의 토산품(?!)을 들고 입국했더라도 3달이 지나 이 사람 저 사람을 만나서 나눠주다 보면 그 선물들이 다 사라지게 된다.

출국을 앞두고 나를 만나게 된 제자들이 그래도 나에게 뭔가는 주고 싶은데, 이제 줄 건 없고... 귀국을 앞두고 고국의 친지들을 위해 선물을 집중 구입한 터라 돈도 부족하고...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고국에 가져가봤자 그닥 임팩트가 없을 물건들을 나에게 '선물'삼아 투척하고 가는 걸 보게 된다 😜

몇년 전에 그렇게 출국을 몇 시간 앞둔 제자들을 만났는데, 석달을 지내느라 스리랑카에서 가져온 홍차 같은 선물들이 이젠 다 없어져 미안하다며 한국 제과점의 쿠키 세트를 내밀었다. 그래도 그 마음이 고마워서 즐거이 받아왔다.

다음 해에 똑같은 프로그램으로 연수를 온 다른 제자를 만났는데, 그 제자도 작년과 똑같은 쿠키 세트를 내밀었다. ㅎㅎㅎ. 아마 그 친구는 내가 작년에도 똑같은 상황에서 이 똑같은 세트를 받았다는 걸 모르겠지. 2년에 걸쳐 똑같은 세트를 나에게 투척하고 떠나는 걸로 봐서는 아마 연수팀에서 연수생들에게 나눠준 선물이 아닐런지. 이 학생들이 제과점에 들어가서 이 똑같은 걸 골라서 나에게 선물했다고는 보기 어려운....
'애들이 이 과자 싫어하는구나 ㅋㅋ'.


한 번은 이런 경우도 있었다.
전주에서 학위를 마쳐서, 더더욱 보기 힘들었던 제자를 인천공항에서 배웅을 했는데, 짐을 너무 많이 가져와서 짐을 줄이지 않고는 비싼 추가 요금을 내야 했다. 그 제자는 체크인 카운터 앞에서 짐 정리를 시작했는데, 그 와중에 나온 게 1.5리터짜리 망고주스 한 병이었다😝. 열대 지방으로 돌아가는 그녀가 왜 한국 망고주스를 챙겼지?? 고국의 것과는 또다른 맛이 있어서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결국 그 망고주스는 비행기를 타지 못하고 환송을 마친 내가 가지고 돌아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고 보니,
나도 마지막으로 공항을 떠날 때 환송 나온 후배들 차 한 잔씩 다 사주고도 몇천 루피(한국 돈 몇만원 정도) 가 남아서 나를 환송나왔던 애들에게 그냥 주고 출국장으로 들어섰던 기억이 있다. 스리랑카 루피는 국외로 나가면 어차피 환전도 불가하고 쓸 수가 없는 돈이라서...

공항까지 가는 동안 van을 빌려서 타고 가야 하는데, 이렇게 돈이 남을 줄 알았으면 더 좋은 차종을 빌릴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ㅎㅎ 밴 후졌다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투덜거렸던 동생도 있어서...😹


그냥
귀국할 때가 되면 남들에게 다 버리고 가던 몇몇 일들이 갑자기 생각남.







백수의 단점



몸이 좀 아프고 피곤해도 가족들이 그럴 거라고 믿지 않는다. 
니가 왜? 그런 분위기. (=집에서 노는 니가 뭣 때문에 피곤하냐)


사실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인데도...





future is near





예전에 wall.e를 보면서... 인간이 기계에 의존하게 되어 활동이 줄어드니 뚱뚱해진 모습, 바로 옆사람과도 직접 이야기하기보다는 기계를 통해 대화하는 장면 등은 미래에 대한 기가 막힌 예측이라고 생각했다. 


2020년 들어서 pandemic까지 겪고 보니, 앞으로 잦은 lockdown으로 신체활동은 줄어들고 인간 대 인간의 직접 접촉을 점점 더 기피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런 설정은 정말 인류의 미래를 제대로 내다 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외국인 친구가 있어서 좋은 점



20년 된 (한국)친구와 페이스북 메신저를 하다가 
서로 그동안의 우정에 고맙다는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친구가 "Thank you" 글자가 써진 페북 스티커를 보내왔기에 나도 답을 하려고 스티커를 고르다가 그냥 손가락으로 터치가 되어 나도 모르는 태국말이 써진 스티커가 보내지고 말았다.




뭐 그림 분위기상으로 나쁜 말일 거 같진 않았지만 그래도 내가 읽을 수 없는 글자가 써진 걸 보낸 것이 좀 그래서 메신저로 태국 친구에게 뜻을 물어보았다.


다행히도 저 글자도 감사의 의미라고 했다.
발음이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니 즉시로 녹음된 파일을 보내왔다.

발음은 korb kune jar 로 
우리가 흔히 아는 컵쿤카 (여성), 컵쿤캅 (남성) 대신에 둘다 쓸 수 있는 말이라고 했다.
새로운 걸 배웠다.

페북에 상주하다시피 하고 있는 외국 친구 있으니 아주 좋네😁






코로나 시대에 조용한 카페 찾기




지금은 명동에 관광객이 거의 없지만 중국인/일본인 등등 관광객과 한국 사람들까지 바글바글하던 시절엔 
명동 어디를 가더라도 조용한 카페는 찾기 어려웠다. 그래도 명동은 교통도 편하고 주위엔 많은 것들이 있어서 좋은 약속 장소이긴 한데...

시장 바닥과 같은 소음 속에서 친구와 겨우 겨우 대화를 나누던 곳이 바로 명동 지역 카페. 외국 관광객은 주중/주말을 가리는 것도 아니므로 언제 가더라도 목청껏 소리를 높여야 앞사람 말을 겨우 알아들을 수 있었던 카페가 태반.
그래서 찾아낸 대안이 바로 호텔의 로비 바였다.


미끼 상품(?) 같은 것으로 비교적 저렴한 음료를 팔고 있는데도, 호텔은 비쌀 거라는 편견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서 인적이 드물었다. 특히 명동 입구의 aloft 호텔의 2층 W xyz바는 커피를 세금 포함 6000원에 판매했었는데 조그마한 과자 한 조각도 같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스타벅스, 커피빈에선 쿠키같은 것도 없이 4~6000원대 음료를 파는 걸 생각하면 크게 비싼 것도 아니다. +1000원 정도 더 주고 친구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적 드문 조용함을 구입한다고 생각하면 그 정도 비용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


전면적인 락다운 없이도 어느 정도 코로나 방역을 해내고 있는 한국. 덕분에 사람들도 무뎌져서 카페에 가면 다닥다닥 앉은 사람들이 그득하다. 위험도가 낮은 길거리에서는 마스크를 다들 착용하고 다니지만 더 위험한 음식점, 카페에서는 마스크를 할 수 없는 아이러니.

그래서 역시 사람들이 적게 몰릴 곳을 찾아야 한다. Aloft의 W xyz바도 커피 가격을 6600원 이상으로 올렸기에 이번에는 서울역 근처 four points 남산을 찾아보기로 했다. 회원 할인을 받을 수 있어서.
그리고 명동 aloft바는 2층이지만 포포인츠의 로비 바는 19층이라 전망도 좋을 것 같으니...

# 내가 방문할 당시에는 포포인츠 남산이었으나 8월 25일부터 포포인츠 서울역으로 변경.


포포인츠 서울역은 서울역 12번 출구 쪽에서 연결되어 있고 로비가 19층에 위치한다. 
---->이 곳은 2021년 11월 이후로 19층에 스타벅스가 들어서게 된다. 어딜가나 사람이 너무 많은 '스타벅스'의 대안으로 찾아낸 곳이었는데, 그곳이 바로 그 '스타벅스'가 되어버리다니... 💁 아마도 로비 바의 영업 실적이 별로 좋지 않아서 그동안 골치였었나보다. '비교적' 저렴하고 좋은 프로모션 많았는데 홍보가 안 됐나봐.
아래 글은 "2020년에는 여기가 이런 분위기였다" 정도로 그냥 참고. 

(2020년)
사실 오후 5시경 처음 도착했을 때는 사람이 많아서 '어라, 이건 내가 예상한 게 아닌데' 싶어서 당황했었고 직원 응대조차 기대하기 어려웠다. (😡 사실 직원의 대처는 아쉬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내가 바라던 조용한 카페가 되었고, 직원들도 친절해졌다.

확실히 일반 카페보다는 좌석 간격도 넓은 편이고, 내가 앉았던 창가 자리의 모습은 찍지 않았지만 창가 좌석도 있어서 사람들과 간격을 더 유지하며 서울역을 오고 가는 기차들의 모습을 내려다 볼 수도 있다.


 

창가 좌석에서 보이는 풍경


(2021년 추가) 새로 생긴 스타벅스는 이런 뷰를 활용하지 않고 서울역 방향 통유리창쪽에 주문받는 곳을 배치한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으로, 방문객들은 이 전망이 보이는 자리에 이제 앉을 수 없다. 고층이라는 장점을 애초에 이용할 의도는 없었나보다.



↪호텔 공식 사이트에서 볼 수 있었던 사진.


 
역시 '미끼' 상품 🤗ㅡ 프로모션 메뉴가 있다.
 
  




땡모반이나 논알콜 모히또가 6000원.
스타벅스에서도 여름 프로모션 메뉴로 라임 모히또 티를 6100원~에 팔았던 것을 생각하면 역시 이 곳도 한국 카페 물가에 비해 비싼 것이 아니다.
해피 아워도 있고...
(단, 위 프로모션 메뉴는 회원 할인/적립 제외)

홍차류는 7000원, 국산 생맥주 한 잔은 6000원대부터. 프로모션 메뉴 외에 다른 메뉴는 회원 할인/적립이 가능하다. 나의 경우 Bonvoy 적립에 3주 정도 걸렸으니 느긋하게 기다려야 함.








이 전망은 사실 19층 화장실 통유리창을 통해 볼 수 있는 풍경 ㅎㅎ
호텔 룸에 숙박해도 정작 이 화장실보다 좋은 전망은 드물다는 소문이 있다.😆





선명한 과거




오래 전 카메라로 찍은 추억들은
좀 자세히 보고 싶어서 확대해보면 뿌옇기만 하다.





당시 최고의 화소를 지닌 디카로 찍었지만, 손바닥만한 최근 폰카의 소름끼치는 화질을 못 따라간다.

오래 전에 찍어둔 사진 중에 ..'이거 요즘 카메라 화소로 다시 찍었으면 좋겠다' 싶은 거 많다. 

2010년대 후반 정도에 출생한 아이들은
나같은 뿌연 추억을 돌아보게 되는 게 아니라
일생 전부가 소름끼치게 선명한 사진들로만 기록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당신도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는, 홍콩 / 심천 국경에서 중국 비자 받기

  서울에서 중국 관광 비자 받는 과정이 무척 귀찮아졌다. 온라인에서 중국이 원하는 방식대로 한참 동안 비자 신청서를 완성하고 비자 접수 날짜를 예약하려 하니 예약이 꽉 차 있었고, 보름에 가까운 여유 시간이 필요해서 나의 출국 날짜에 하루 정도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