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 육아
어라...?
그런 시기가 있다
안도
핀란드 정교회는 당신을 환영합니다??
오후 1시 30분 |
말이 쉽지.
나달이 은퇴해도 맘의 준비 다 되어있다고 몇 달 전에 쓰긴 했다.
요즘은 경기를 뛰고 있긴 하지만 4연패를 기록 중이고, 본인도 본인을 의심스러워하는 자신없는 모습을 보이니...
삶의 낙이 없다.
그렇다고 어느 새벽에 쓰윽~ 다른 선수가 눈에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정말 33세 정도면 은퇴할 줄 알았는데 37세를 바라보는 요즘에도 아직 경기를 뛰고 있다는 사실은 감사하지만, 무엇이든 서서히 사그라져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슬픈 일이다.
참, 그래도 어느 정도 흥미로운 일은 있었다.
나달이 태어난 지 한 달 갓 넘긴 아들을 데리고 비행해서 이탈리아 대회에 참가 중인 게 너무 신기해서..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은 친구에게 안부인사 겸 슬쩍 갓난아기를 동반한 출장(?) 여행이 놀랍다며 메신저로 사진도 보냈다.
난 아이를 안 키워봤으니, 겨우 한 달 지난 아기를 비행기 태워 아빠 일터에 데리고 다니는 것이 일반적인 일인지 궁금했다.
하지만 '역시나' 자신의 아기에 대한 이야기만 잔뜩 답으로 돌아왔다. 당연한 거다. 한 달 갓 넘긴 신생아가 있는 아기 엄마가 '친구가 응원하는 테니스 선수의 육아'가 뭐가 궁금할까. 현재 세상이 자기 아이로 가득 차 있을 텐데 ㅎㅎ. 내가 대체 뭘 기대한 거야? 🤗
남의 관심사까지 나도 같이 궁금해하기엔, 내 세상은 너무 바쁘게 돌아간다는 걸 절실히 또 느낀 사례.
Dare to be curious
어떤 사람
Temppeliaukio Church 헬싱키 암석 교회
bánh canh @ 파리 13구
그래도 살다 보면....
2014년에 정윤성 선수의 주니어 복식 경기를 보다가 사진을 찍어 놨는데, 수년이 흐른 뒤에 사진을 확대해보니 전광판에 루블레프의 이름이 있었다. 주니어일 당시에는 저기 전광판에 있는 4명 모두가 그 또래에서 쟁쟁한 급이었지만 8년이 흐른 지금은 루블레프만 프로 세계에서 살아남았다.
'아니, 내 눈앞에 루블레프가 있었다고??' 물론 당시에는 루블레프가 누구인지도 몰랐을 때이긴 하지만 어째서 여러 장 사진 속에 털끝도 등장을 안 하는 거지??
유명하지 않았을 당시에 멀리서 찍어 놓았는데 나중에 확대해보니 그 사람이 있다는 걸 발견하는 일은 상당히 재미있는 일인데, 내 눈앞에서 경기를 벌였을 루블레프가 내 카메라에 하나도 찍혀 있지 않은 게 섭섭했다. 주니어 선수들은 크면서 얼굴이 변하기 때문에 어릴 적 사진 발견하면 더 웃긴 법인데...
코로나가 찾아온 첫해라 모두에게 암울했고 개인적으로도 힘들었던 2020년.
그해 유일한 구원은... 코로나 탓에 기존의 6월이 아니고 10월에 열린 이례적인 롤랑가로스에서 여전히 나달이 우승했던 것이었다. 우승자들은 파리 시내 랜드마크를 돌면서 트로피 기념 촬영을 하게 되는데, 나달은 이미 13번이나 우승을 했기에 더 이상 갈 만한 데가 없어서 디즈니랜드까지 다녀왔을 지경이었지만, 2020년에는 또 새로운 트로피 샷 장소가 나왔다.
저기는 어딜까....언젠가 가보고 싶다....라고 생각하며 구글 지도를 뒤져 장소를 저장해놨었다. 하지만 당시 코로나 상황에선 언제 다시 여행이 편해지는지 예상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장소에도 예상보다 이른 2022년에 가볼 수 있었다. 내가 코로나로 꽉 막힌 2020년에 얼마나 여기에 오고 싶었었는지, 감사하게도 그게 일찍 이루어진 것에 대해 푸근한 마음으로 사색에 빠지고 싶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는 없었다.
살다 보면, 이루지 못했던 일들을 다시 이룰 기회도 주어지긴 하는구나.
2014년에도 못 이루었지만, 2022년에도 여전히 못 하고 온 것은....
루브르나 오르세를 관람하지 못한 것.
너무 테니스에 방점을 찍다 보니, 정신을 차렸을 때는 예약 가능 시기가 지났거나 하필 휴관일이었다. 언젠가는 다시 가서 볼 수 있겠지?? 인생은 대부분 괴롭지만 어떤 때는 예상치 못한 선물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장벽
오래 전에는 부산이 왜 Pusan이라고 써있었는지, 미국에서 자란 교포 언니가 "너희들의 Jesus 발음은 틀렸어" 라고 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몇 년 잠시 한국어교육에 몸담은 결과, 이제는 안다.
한글의 어떤 초성은 실제로 그런 발음이고, 외국인에겐 푸산, 피빔밥, 치저스(cheesus)로 들린다는 것을. 특히 '비빔밥'은 그 단어에 들어간 'ㅂ'이 모두 각각 다른 소리가 나는 단어라고 한다. 실질적인 발음이 "피빔빠ㅂ"인 셈이라서.
그래서 외국 학생들을 가르쳐보면 받아쓰기가 엉망이다. "남차진구, 진절한 사람"....
아마도 대부분이 "ㅊ"소리로 들리거나, ㅈ/ㅊ의 소리 차이를 솔직히 구분 못하지만 대충 때려잡아서 둘 중의 하나를 돌려가며 적는 것 같다.
나도 영문과지만 영어에 능통하지 못하기에, 한국어학과 3년 졸업하고 떠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렇게 써도 크게 문제삼지 않는다. 그러나 종종 한국어 대학 "강사" 경력 수년 차에 돌입한 제자들이 여전히 "참미(장미)" 같은 단어를 써서 오는 것을 보면 이걸 어쩌나 싶다.
어려운 단어라면 그렇게 써도 이해하겠는데, 친구나 장미 같은 것은 거의 처음 해당 언어를 배울 때 나오는 기초 단어들인데도 여전히 제대로 못 쓰는 것을 보면 노력이 부족해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귀로 들을 때 그렇게 안 들리는 것을 어찌 적나요?'도 핑계가 될 수 없는게, 영어만 해도 가장 기본 단어인 'daughter'를 들리는 대로만 쓴다면 'daughter'라고 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 '배우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서' 그렇게 쓰는 셈인데, 가끔 한국어 학습자 중에 "아, 소리 나는 것이 실제 쓰는 것과는 다르구나" 라는 의식적인 노력 없이 들리는 대로 대충 쓰는 학생이 많은 것 같아 아쉽다. 프랑스어 같은 경우에도 Bordeaux 같은 도시 이름을 '제 귀에는 이렇게 들리는데요?' 라면서 bordo 이렇게만 써놓고 만다면 소통이 쉽지 않을 것이다. 외국인은 달달 외워서 쓰는 수 밖에 없다.
기초만 잡아주고 그냥 현지인들에게 남겨두고 온 한국어 교육이 그래서 가끔 무책임하게 느껴져 미안할 때가 있다. 현지 교사가 ㅈ ㅊ 발음을 구별해서 내지 못하고, ㄴ받침과 ㅇ받침 소리 구별이 안 되고, 동대문과 돈대문을 차이나게 발음하지 못하는데 학생들이 어떻게 제대로 듣고 배울 것인지.
한 번은 현지 교사 본인이 구별해서 발음을 할 수 없으니 자체 제작 교재에 "한국어의 'ㅓ'와 'ㅗ' 발음은 같다"라고 써놓은 것을 보고, 기겁해서 고쳐준 적도 있다. 언어를 '가르치는' 사람이 이렇게 알고 있었다니.... 외국어를 -특히 그 발음을- native speaker가 아닌 사람에게 배우는 것은 정말 한계가 있겠구나.. 하는 걸 새삼 느낀다.
교육 초기에 학생이 '치곱'이라고 적어놓은 것을 보고 한참 동안 이게 뭘까 궁금해한 적 있었는데, 알고 보니 바로 '직업'을 그렇게 적은 것이었다. ㅈ ㅊ 발음을 구별 못 하고, ㅓ ㅗ 발음을 구별 못 하는 것이 결합된 사례.
그리고 한국어 교육의 최대 난제 중 하나가 은는/이가 사용 구별인데, 이건 진짜 어릴 때부터 아무렇지 않게 한국어를 써온 사람만이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는 것 같다. 말과 글로 아무리 설명해도 안 되고, 10년 가까이 교단에 선 외국인 강사도 여전히 틀린다. 심지어 한국 근대 소설집을 번역해 자국어로 출판할 정도인 외국인 실력자도, 그 책의 고국 출판을 소개하는 글을 이렇게 시작했다. "제가 번역한 책은 ☆☆☆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여기에선 당연히 "제가 번역한 책이 ☆☆☆에서 출간되었습니다."라고 소개해야 맞다. 이런 것을 볼 때면 언어는 그저 그 나라에서 어릴 적부터 살며 몸으로 흡수하는 것만이 방법인가 싶기도 하다. 후천적인 노력으로는 접수가 안 되는 그 '어감'.
나 또한 한국에서 한국인에게 영어를 배웠으니 제대로 하지 못하는 영어 발음과 문법 실수가 존재한다. 그래서 대학원에서 영어로 소통할 일이 종종 있었을 때, 어린 시절을 외국에서 보낸 한국인 동기들이 나에게 하던 말들에 그런 뜻이 있었겠구나 싶다. "딱 누나 정도의 영어 발음..." , " 그 자리엔 영어가 너무 유창한 사람은 오히려 어색해요, 누나 정도 실력이 적당할 듯"
들을 때는 묘하게 기분이 좀 나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걔들에게는 장미를 '참미'로 발음하고, 동대문이라고 해야 하는데 '돈대문'이라고 발음하는 수준인 내 영어 발음이 귀에 딱딱 꽂혀서 그랬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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