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관람 나오면 마주치는 선수



처음으로 해외 직관을 갔던 곳인 도쿄.(2010)
메인 코트에서 나와서 작은 코트로 갔더니 경기를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사실 당시에는 이름만 들어봤다... 이 정도였고
주위의 일본 남자가 계속 '가스케~ 가스케~' 외치지 않았다면 누군지도 못 알아봤을 뻔.

하지만 어쨌든 가스케는 큰 스타디움을 벗어나 내가 코앞에서 본 첫 ATP 선수가 되었다.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던 방콕 오픈(2012). 
선수 구역에 들어갈 수 있었기에 선수들 가까이서 많이 봄. 특히 가스케는 선수 구역 밖으로 멀찍이 나와서 실외에서 혼자 전화를 하고 있던 걸 마주친 게 기억난다. 남들이 내용을 들으면 안 되는 전화인가봐. 



사진이 왜 이모양이야.ㅋㅋ



2022년 프렌치 오픈.
어제 메인 코트인 필립 샤트리에에서 관람을 마치고 꼭대기 3층에서부터 걸어내려와 1층에 당도하려는 순간 프랑스 꼬마가 '가스케, 가스케!'하고 외쳤다. 그 순간 가스케가 1층 출구에서 나와서 순식간에 내 앞을 지나쳐 사라졌다. 선수로서는 이미 탈락해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 못했음... 아마 경기 관람온 듯 했다. 

허허, 신기하네. 
내가 해외에 나올 때마다 마주치는 선수가 되었네.
그는 절대 그걸 모르겠지만 🤣

2012년때 선수 구역 돌아다니면서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 선수들 지나갈 때 상당히 좋은 향을 풍기고 다닌다는 것. 땀과 분리할 수 없는 직업이라서 그런지 체취 관리에 엄청 신경을 쓰나보다. 땀 냄새로 가득할 것 같았는데 다들 지나갈 때마다 좋은 향이 나서 진짜 의외였다.






Voco Paris Montparnasse 보코 파리 몽빠흐나스

 


"내가 파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호텔 중 하나"

이렇게 쓰면 엄청 허세스럽겠지? 😛 마치 파리에 자주 가는 양, 파리 호텔에 수십 개 방문해본 양. 그런데 직접 방문해보니 만족도가 엄청 높았다.

찰나의 순간 💫 잡은 호텔.

 IHG 호텔 앱에서 대충 몇몇 날짜를 넣어보고 있는데 이 호텔 무료 숙박이 20,000포인트에 나온 것을 보고 뒤도 안 돌아보고 잽싸게 예약. 위치가 나쁘지 않기 때문에 일단 예약해놓고 보기로 했다. 포인트 사용은 예약도 간단하고 취소도 수월하기 때문. 

IHG 2만 포인트는 최대로 후하게 쳐서 13-14만원 정도 가치가 있기 때문에, 100유로 정도로 파리 14구 깔끔한 새 호텔 Voco를 예약한 셈이다. 내가 예약한 뒤로는 아예 이 날 포인트 무료 숙박이 사라졌다. 포인트 숙박시 파리 시티택스 1인당 2.88유로만 호텔에서 결제하면 된다. 

내가 IHG 계정에 2만 포인트가 쌓이도록 쓴 돈도 5박 37만원 정도 뿐이고 그때 여행은 그때대로 잘 즐겼는데, 거기서 부차적으로 나온 포인트로 파리 1박을 무료로 하게 됐으니 완전 이익. (코로나 시대의 유일했던 장점, 초저렴한 숙박비 + 여러 프로모션이 있었기에 이 예산이 가능했다) 

총액 37만원으로 4성 호텔 2박 포함해서 ihg 호텔 "6박"을 하게 되는 셈.



maps.google.com



지하철 13호선 Gaîté - Joséphine Baker역 5번 출구가 도보 1분 2분 따질 것도 없이 그냥 호텔 바로 앞에 있고, 예전 이름은 Holiday Inn Gare Montparnasse였을 정도로 몽파르나스역에서도 도보 5분 정도로 가깝다. 지하철 출구가 호텔 입구 바로 앞에 있기는 하지만 계단이 아주 많으니 짐이 많으면 고생은 피할 수 없긴 하다. 

예전에는 홀리데이 인이었다가 브랜드를 voco로 바꾸고 리노베이션을 거쳐 2020년 10월 중순 새로 문을 열었다. 수많은 지하철 노선 & TGV까지 통과하는 몽파르나스역도 있지만 호텔 바로 앞 버스 정류장에서 58번을 타면 루브르박물관까지 20여 분, 92번을 타면 개선문까지 20여 분 걸린다.

야간 정각에 에펠탑 아래에서 반짝이는 점등 쇼를 보고 나서 92번 버스 정류장 Bosque saint-Dominique까지 도보로 10분 안 걸리고 (밤 11시에도 주위 노천 카페에 사람이 많아서 여자 혼자서 걸어 다녀도 괜찮음) 버스 타면 호텔 앞까지 15분 소요된다. 몽빠르나스역에 야간에 도착하는 가족 단위 여행자들도 많아서 밤에도 호텔 근처 지역이 하나도 무섭지 않다. 밤에 괜히 혼자 쫄아있다가 꼬마들까지 가족과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안심.

한동안 내가 숙박하는 날 30만 원대에 예약을 받아서 난 그저 20000포인트로 예약해뒀으니 엄청 이익이라고 기뻐했지만💃, 예약률이 높지 않았는지 숙박 며칠 앞두고 100유로대로 복귀. 사실 그 가격이면 20000포인트 숙박이 맞다. 😒 





포인트 예약은 이틀 전까지 무료 취소가 가능한데, 이틀 전에 가격 100유로대 된 거 체크하고 포인트 숙박 취소하고 유상 숙박을 했어야 하나 후회 중. 달러 환율의 무지막지한 상승으로 이미 가진 2만 포인트의 가치가 더 커진 느낌이어서;;;; 

그래도 160유로 이상의 방으로 업그레이드 받아서 위안.





가장 작은 방인 cozy queen room을 예약했지만, 내가 실제 머무른 방은 세 단계 정도 업그레이드 받아서 성인 3명이 묵을 수 있는 premium king room이었다. (cozy-> standard -> balcony or terrace city view -> premium 등등 방 종류가 엄청 많다)

넓고 침대가 커서 좋았다. 소파 베드 포함. 22-27m² 사이의 넓이. 





최근에 몇몇 좋은 호텔을 가봤지만, 여기는 정말 침구 '면'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5성 호텔이라 해도 오픈하고 시간이 지나면 구멍 난 시트 등 침구마저 낡아가는데, 여기는 4성이지만 오픈한 지 1년 반 정도밖에 안 됐기 때문에 침구 질이 더 좋게 느껴졌다. 




뚜껑(?)방향을 돌려서 원하는 방향으로 조명이 나오게 하는 간접 조명 등 조명이 곳곳에 예쁘게 설치되어 있지만, 사실 옛날에 만들어진 호텔이라 마스터 조명 제어같은 건 없었다. (내가 못 찾았나??) 간접 조명은 은은해서 좋지만 일일이 불끄러 돌아다녀야 한다.




첨에는 내 방 문을 열자마자 문이 또 있어서 '이거 또 커넥팅룸이야?'했다. 하지만 욕실에 처음 들어갔을 땐 깨닫지 못했는데 두번째 들어가보니 알았다. 변기가 없었다. 출입구 바로 옆 문은 변기만 따로 설치되어 있는 공간의 문이었다. 2명이 숙박할 때 서로 동시에 샤워와 용변을 해결할 수 있는 건 좋겠지만 손 씻는 곳과 분리되어 있어, 다들 일을 본 후 그냥 나올 테니 저 문고리가 얼마나 더러울까 하는 생각을 했다. 





욕실은 리노베이션 안 하고 예전 홀리데이인의 타일을 그대로 사용했다. 언뜻 보면 괜찮으나 가까이서 보면 좀 지저분하다.



3성급만 다니다가 이걸 보니 너무 반가워서 찍었다. 흑흑.

종이컵에 비닐을 씌워놓은 디테일, 그리고 클리넥스. 3성급에는 없던 것.



냉장고도 그렇고..

원래 냉장고 사진까지는 안 찍는데 너무 반가워서 찍었다. 그전 호텔들엔 없었거든. 🤗 그런데 정작 일찍 채워놓는 것은 깜빡해서 맥주 한 캔도 하지 못했다. 간발의 차로 수퍼마켓이 문을 닫아서 아쉽게 발길을 돌렸다. 호텔 나와서 좌측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까르푸씨티가 있어서 매우 편리하다. 한국사람을 무척 좋아하는 할아버지 계산원을 만났다. (나이로 보아...가게 주인이신 걸까?!?)

도보 2분 거리의 Brasserie Saigon에서 먹은 Bo bun도 내가 이번에 파리에서 먹은 보분 중에 제일 맛있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19000원 가까운 가격은 눈물났지만... 😂




웰컴 드링크 마시기 너무 좋은 공간, 뒤뜰이 있다. 바깥은 큰 짐가방을 끌고 다니는 여행객들이 가득한 기차역 주변지역이지만 한발짝 물러나면 여기는 너무나 조용한 다른 세상이다. 그래서 이 호텔이 더 맘에 들었다.





그냥 포인트 예약에 걸려들어 예상치 못한 지역에 숙박하게 됐지만, 너무 편하게 쉬었고 덕분에 밤 11시에 에펠탑을 보고 올 수 있었다. 혼자 하는 여행이라 밤에 나가는 건 왠지 용기가 안 났었는데 이 호텔에 와보니 버스 정류장이 너무 가깝고 주위에 사람이 많이 다녀서 시도를 할 수 있게 됐다. 괜히 에펠탑 근처임을 내세워 가방 하나 못 펼치는 비좁은 방에 수십만 원 받는 곳을 예약할 필요가 없었다. 조용하고 예쁜 공원 뤽성부르 공원도 도보 거리 안에 있다. 나는 버스를 타고 갔다가 돌아올 때는 걸어왔다.


참.. 그래도 단점은 있는데 직원들이 그다지 친절하거나 전문적이지 않고, 호텔 급에 비해 생각보다 영어에 능숙하지 않았다. 뚜껑이 잠겨져 있지 않고 침전물이 많은, 방에 비치된 유리 물병에 대해 이야기하자 새로 하나 보내주겠다고 대답만 하더니 아무 것도 안 했던 직원에다가... 🙇 




단지 나에게 와인을 한가득 따라준, 프랑스어만 하시는 할아버지 한 분만 나를 기분 좋게 만들어줬다.

그래도 이 호텔과는 우연한 만남이었지만 좋은 만남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곳이 기억에 남은 이유는, 이 호텔에 가기 전까지는 그저 '테니스 관람단'🏆목적에만 충실했던 나를 잠시나마 '파리 여행객'으로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 숙박비가 22만 4천원 정도로 책정되어 있던 방에 난 세금 3900원만 내고 묵었기 때문에 지불 가격 대비 최상의 만족을 느낀 것일 수도 있다. 😉 



한참 뒤에 이 호텔 물 - castalie - 에 대한 의문이 풀렸는데,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으로 [정수기]를 통해 수돗물을 정수해서 플라스틱이 아닌 유리병에만 담도록 하는 제품인 걸로 보인다. 위에 나온 회사 설명에는 "우리는 염소(chlorine)와 물에 남은 잔류 입자들을 여과해내는 전문가" 라고 되어있지만 사실 밀봉되지 않은 채 제공되는 물병 안에는 이것저것 둥둥 떠다닌다. 😵 처음에 물을 마시려다가.. 누가 장난쳐 놓은 물인 줄 알았다. 




아마도 입구가 좁고 전체적으로 길쭉한 이 병을 제대로 세척하지 않은 채 재활용해 쓰기 때문일 것 같은데, 그냥 환경 보호 일환이려니 하고 눈 딱 감고 마시는 수 밖에 없다. 뚜껑이 밀봉된 제품이 아니니, 누군가 아무 물이나 갖다 놔도 모르겠네...하고 걱정된다면 호텔 바로 옆에 까르푸가 있으니 사다 먹으면 된다.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적 환경 오염이 없는, 현장에서 정수 해서 먹는 water from HERE and TODAY" 가 이 정수기의 모토라지만... 솔직히 물병이 그리 깨끗하지 않아보임. 😔 





이비스 이시레물리노 발드센느 ibis Issy les Moulineaux Val de Seine

 


파리 숙박에서 예산을 생각하면 선택은 시내 여기저기 있는 ibis일 수 밖에 없기도 하지만... 내가 도착하는 주에 예수승천일 휴일 + 토요일 Saint-Denis에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리는 탓에 파리 숙박 요금이 무한정 치솟았다.💰💣 내가 파리 호텔 검색을 시작한 시점은 챔스 8강 이전으로, 며칠 뒤에야 4강 진출팀이 정해진 때였을 뿐인데도 4월에 이미 예약을 마감한 호텔도 있었다. 아니, 자기가 응원하는 팀이 4강에서 지면 어쩌려고?!? 그러면 결승전은 갈 일이 없는데?

원래 2022 챔스 결승 장소는 러시아 St. Petersburg로 정해져 있었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2월에 파리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목요일 예수승천일 공휴일에는 상대적으로 예약이 쉬웠고 금/토 예약 마감이 훨씬 빨랐던 거 보면 연휴보다는 축구의 영향이 더 큰 것 같다.

어차피 나의 파리 방문 목적은 롤랑가로스 관람이기 때문에 다행히 그 지역은 파리 남서부로, 파리 북부인 Saint-Denis구장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챔스 결승전인 28일 토요일을 기준으로 경기장에서 먼 호텔들도 대부분 가격이 다 오른 상태였다. 테니스와는 비교도 안 되는 축구팬의 위력을 새삼 다시 느끼는 순간.🎾롤랑 가로스 '결승'은 호텔 가격에 아무런 영향을 안 미치던데😏. 물론 Stade de France의 수용 인원은 81,000명대, 테니스 결승이 열리는 필립 샤트리에 코트 수용 인원은 15,000명대로 5배 넘는 큰 차이가 있기는 하다.


Marriott 계열 무료 숙박권이 있어서 파리에서 쓰려고 했지만, 그걸 쓸 만한 호텔은 이미 4월 초부터 5월 26,27,28일 숙박권 예약은 대부분 막혀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롤랑가로스 경기장 근처로 검색 범위를 좁히다 보니, 숙박을 파리 바깥 Issy les Moulineux에서 하게 되었다. 이시레물리노는 서울과 비교하면 잠실/올림픽공원 근교의 [성남] 정도라고 할까. 파리 숙박업계 야단법석 중에서도 5월 27-29일은 평소 가격대(세전 €85 미만)를 유지한 ibis Issy les Moulineaux Val de Seine를 운좋게 찾아서 예약했다. 이시-레-물리노는 이비스, 노보텔, 소피텔등을 거느린 그룹 Accor의 본사가 위치한 도시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 프랑스지사 등등 대기업 몇몇이 이 도시에 위치해있다는 것도 판교/분당이 속한 성남시와 비슷한 느낌?!

항상 혼자 있고 싶어서 호텔에 가면서도 '혹시 누군가 불러서 아침이나 같이 먹을까?!' 하면서 습관적으로 2인 예약을 하는데, 몇몇 파리 호텔을 예약하고 나서야 파리는 1인 숙박과 2인 숙박의 세금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서울처럼 방 하나에 매겨지는 세금 외에 숙박 인원당 부과되는 city tax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주 비싸지는 않아서 2박에 약 5천원 정도의 차액이 있었는데 그 정도라도 줄이고자 1인 예약으로 다시 하려고 시도했더니, 챔스 결승전 무풍지대같았던 이 호텔도 4월 중순부터 이미 예약이 꽉 차서 더 이상 예약을 할 수 없었다. 아니, 서울로 치면 상암구장에서 경기가 있는데 성남까지 예약이 꽉 찬다고?!?! 괜히 재예약하려고 취소했다가 저렴한 이 호텔 이틀 연박을 다시 잡을 수 없을까봐😀 재예약은 포기. 하지만 호텔에 도착하니 인원 수를 물어보고 다시 1인 택스로 계산해줬다. 

이시레물리노에 똑같은 이름을 가진 ibis budget도 있어서 이 곳은 Val de Seine이라는 근처 지명을 추가해서 구별해야 한다('Val'은 Valley와 같은 뜻). 여기를 경기도 어느 도시쯤이라고 비교하면 될까 했을 때 처음에는 광명인가? 생각했는데 성남과 비교로 바꾼 이유는, 유명한 스포츠 경기장들과 가까운 편이고 공항에선 멀기 때문이다. 파리를 중심으로 샤를 드골 공항이 북동쪽에 있다면, 이시레물리노는 완전 반대 남서쪽에 있다. 그래서 사실 자동차가 없다면 대중교통으로 공항에서 호텔 오가기가 매우 까다로운 지역이다.  

파리 교외를 다니는 RER 운행이 원활한 경우엔 공항에서 RER B선을 타고 40여분 걸려서 ST-Michel Notre Dame역(시내 중심)까지 온 뒤 RER C로 갈아타면 Issy역까지는 21분 걸리기 때문에 접근성이 아주 나쁘진 않다. 어차피 파리 어떤 호텔을 목표로 하든 택시를 안 탄다면, 공항에서 RER B나 Roissy버스를 타고 한 시간 걸려서 시내 중심부까지 오기 마련인데 거기서 추가로 20여 분 정도 더 이동해야 하는 건 대부분 마찬가지이기 때문.  

하지만 시내중심부에서 공항까지 가는 RER B선은 2022년 상반기 기준 몇달째 공사중👷으로 운행에 변동이 많았다. 그래서 내가 여행을 준비하는 시점에서는 RER B 대신에 버스 노선도 공부해야만 했다. 

파리 지하철은 계단이 많아 고생스럽지만 그래도 RER B를 타면 40여분 만에 노트르담까지 올 수 있는데, Roissy 버스는 공항터미널을 순회해서 오기 때문에 한 시간 넘게 걸려서 시내 Opéra Garnier 근처에 도착한다.(Roissy bus를 출발지에서 탄다: 터미널 30분 순회가 있어서 지루하지만 앉을 자리가 있다/마지막 터미널에서 탄다: 거기서부터 45분이면 시내에 도착하지만 앉을 자리가 없을 수 있다) 프랑스도 참 지독하다. 세계적인 관광도시 파리인데 공항버스 노선이 단 한 개??💁 몇몇 사설버스 노선은 코로나 이후 사라졌다고 한다.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역은 트램2호선 Jacques-Henri Lartigue역으로 도보 5분 거리. 역에서 내리면 조용한 분위기이고 주위에 주거 시설, 학교가 많다.  RER C Issy역까지는 도보 10분 걸리는데 여기서 C을 타면 'Champ de mars - tour eiffel' 에펠타워 근처 역까지 10분 걸린다. 보통 지도앱에는 길 안내가 제대로 안 되어 있는데 RER Issy 역 밖으로 나와서 계단을 내려와야 이비스로 빠르게 찾아갈 수 있다. 




ibis Issy les Moulineaux Val de Seine은 2010년부터 오랜 후기가 보이고, 예약 사이트에 나오던 방 내부 사진이 2000년대 초반 설계 이비스 특유의 색감 - 어느덧 촌스러워진 갈색 톤을 갖고 있어서 기대가 크지 않았다. 낡았을 것을 예상하고 '싼 맛에 가는 거지 뭐.' 하고 산뜻함은 포기. 그런데 실제 방에 와보면 2010년대 중반 이후 설계된 이비스의 특징인 '털실 니트(?)'사진 & 분필 느낌 그림이 그려진 벽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16년 7월에 개관한 이비스 해운대가 여기와 똑같은 벽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후기 사진들의 변화로 짐작해봤을 때 이 호텔은 2018년경 리노베이션을 한 것으로 보인다. 보통 리노베이션을 하면 예약 사이트에 사진부터 바꿔서 새 것인 티를 내는 것을 생각하면... 이 호텔은 꽤나 게으른 호텔인 듯🙇. 버스로 실어오는 단체관광객들을 많이 받았던 호텔이었던 걸로 보이는데 그런 확실한 수요가 있었으니 홍보에는 무관심했던 게 아닐까 싶음🤔. 요즘은 단체 관광객이 없으니 그 인파를 마주칠 일은 없다.





여기 방 크기는 15m²인데 파리에서 이틀 연속 휠체어 사용자용 룸을 배정 받아서, 내가 머물게 된 방은 엄청 넓다. 화장실만 10m² 될 듯하다. 왜지??  

하지만 내가 절대 선호하지 않는 커넥팅룸의 일부였던데다가(아무리 문이 차단되어 있어도 옆방 소리가 다 들리는 경우가 많았음) 어디선가 누가 물을 계속 쓰는 것 같은 수도관(?)소리가 1시간 동안 그치지 않아서 결국 방을 바꿨다. 그래서 이비스다운 조그마한 방으로 왔다.💁‍♀️



그래, 이게 이비스의 정석, 15m² 방이지. 좋은 방을 줬는데 왜 바꿔 달라고 하냐며 직원이 의아해 하기는 했지만, 아까 공간이 남아도는 그 방은 너무 큰데 창문 크기는 똑같아서 어둡고 오히려 기분이 이상해... 시이이이~ 누가 물을 틀어놓은 듯한 소리는 계속 나고. 

기본 룸은 좁은 방 크기에 비해 매우 큰 책상이 있어서 실용적이다. 그 위에 짐을 올려놓아도 되고 밥을 먹거나 뭔가 일을 하기도 편함. 아까 갔던 방은 방 크기에 비해선 책상이 작았는데... 😉





대신에 이전 방은 저층 3층임에도 바깥 풍경과 나무가 좀 보였는데, 이 트윈룸은 건너편 공사장만 보인다. 주거 시설인 것 같은데, 아마 완공되면 서로 커튼 치고 살아야 할 듯. 하지만 이 건물이 완공되어 1층에 혹시라도 상가같은 것이 들어온다면 호텔 숙박객에겐 편의성이 훨씬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모든 이비스 공통은 아니지만, 몇몇 나라 이비스를 다녀보면 느낄 수 있는 이비스 특유의 실용성. USB 충전을 포함해 나라마다 규격이 다른 전자제품을 꽂을 수 있게 준비되어 있다. 의외의 세심함을 이비스에서 발견할 때가 있다.





욕실도 리노베이션을 거쳐서 깨끗한 편. 그런데 이 호텔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진보다는 약간 더 엉성한 느낌이다.






장점: 사진으로는 그렇게 크게 안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호텔 등급이나 방 면적에 비해 상당히 크고 좋은 필립스 티비가 설치되어 있다. 침대에 누워서 보기 딱 좋다. 파리에 티비 보러 오는 사람은 없겠지만... 🗼

저렇게 벽 틈이 벌어져 있다니 리노베이션을 해도 참 대충하네... 갑자기 벽이 툭 무너지진 않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방 사진을 보니 이렇게 티비가 큰 방은 연결 문제인지 다 틈이 벌어져 있다는 걸 발견. 티비가 좀 더 작은 방도 있는데 거기는 저런 문제가 없었다. 






역시나 다른 곳도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리노베이션되어 허술한 점도 많긴 하다😂. 
그래도 챔스 결승의 난리 속에서 저렴한 가격에 숙박하게 해준 곳이라 감사한 마음으로 그냥 넘어갈 밖에. 파리 여행을 계획한 다른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5월 임박해서 이날 숙박 예약을 알아보다가 허름한 호텔까지 모두 40-50만원 대를 넘어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는 글을 많이 보았기에... '트윈룸이라 침대 하나 남는데 나도 룸메이트를 모집해서 돈을 좀 벌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던 날이니.😝 

이 이비스는 도보 여행자보다는 버스로 실어온 단체 관광객 위주의 호텔이라고 보면 되고, 그래서 바로 근처에는 식당 같은 것이 별로 없다. 그냥 작은 회사 몇 개가 있는 조용한 주거지역이다. 5분 거리 트램역 근처에 식당이 몇 개 있고 도보 8-9분 정도 걸어나가면 franprix도 있고 h&m, 대형 수퍼마켓 '오셩' 등이 입점한 쇼핑몰과 함께 좀 더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식당이 있는 동네가 나온다. 호텔 바로 옆 수퍼마켓...이런 건 기대할 수 없어 아쉬웠지만 그렇다고 아주 적막하게 외진 지역은 아니다.




장점:

* 큰 행사가 있어도 가격을 그리 올리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곳은 원래 가격대의 변화가 크게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시설이 나쁘진 않은데도 가격이 저렴하므로, 파리 남부에 머물러야 하는데 예산이 한정적일 때는 매우 추천하는 곳. (대신 냉방이 좋지 않은 것 같으므로 한여름 숙박은 추천하지 않는다. 5월 말까지는 괜찮았음) 
* 새벽 0시에 버스 타고 호텔로 돌아온 적도 있는데 Issy는 비교적 안전하고 조용한 주거지. 
 * 12시부터 체크인이라서 다른 곳에 비해 일찍 체크인할 수 있다.
* 대형 관광버스도 많이 드나드는 만큼, 주차장 시설도 잘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차를 가지고 파리 여행을 하는 사람은 참고할 만 하다. 



단점: 

* 12시 체크인이 가능한 호텔이기에 오전 10시 이전부터 청소가 시작되어 옆방이 시끄러울 수 있고, 직원이 문을 두드리며 열어보고 다니기도 한다. 늦잠 잘 사람은 Do not disturb 꼭 밖에 걸어놓고 문도 잠금장치 돌려서 열리지 않도록 해놓아야 한다.

* 내가 파리에서 머무른 대부분의 호텔은 수퍼마켓이 아주 가까이 있었는데 여기는 그렇지 않다. 파리 이비스는 물 한 병도 제공하지 않는데 10분 걸어나가긴 또 싫고... 그냥 1층 바에서 콜라 한 병 마셨다가 3.9유로(5200원) 냄. 예산을 줄이겠다고 다소 외진 호텔로 오는 것의 단점을 뼈저리게 느낌. 결국 들 돈은 든다. 미리 장을 봐서 들어와야 함.

*두 번 숙박해보니 소음의 차이가 있었다. 호텔 정면에 창문이 있는 방인 10번대 방은 피해야 함. 특히 41x호. 저녁부터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려와서 옆 41x호 사람들도 나오고 그랬는데, 직원은 태연하게 호텔 주방 환풍구 (그녀도 영어가 짧았으나 이런 의미인 듯 했다) 소리라며 밤 10시에 끝난다고 했다. 음식 냄새도 있었다가 소리와 함께 사라진 것으로 보아 환풍구가 맞는 듯. 이런 소음을 그냥 참으라니... 웬만한 체계를 갖춘 호텔이라면 불편한 수면에 대한 회원 포인트 보상을 해주기도 하는데, 이비스가 그런 체계가 있을런지.🤷‍♀️ 항의와 시위의 나라로 알려진 프랑스 사람들 참 착하네. 이 소음을 엘리베이터 소음이라고 생각하던, 옆방에서 나온 부부와 잠시 얘기 나눈 거 빼고는... 다들 아무말없이 소음을 견디다니. 

며칠 전 묵었을 땐 '풀북이라더니 주위에 나말고 아무도 없는 건가' 싶게 조용한 곳이었는데.



저번 트윈룸보다 약간 더 넓고 파란 하늘 구경을 할 수 있었던 대신에💣시끄러웠던 두번째 방


--> 이런 단점 때문에 혹시라도 파리에 가게 되어도 다시 가 볼 일은 없는 호텔이라고 생각했지만, 일주일 뒤 매니저가 상당히 성의있는 피드백을 보내옴. 
늘 보는 '복붙' 문장이지만 "다음에 더 좋은 서비스를 다시 제공할 기회를 달라"는 데, 왠지 또 가보고 싶어짐 ㅋㅋ 사실 저렴한 가격이란 장점이 굉장히 큰 곳이라서. 
본인 호텔 변명만 하던 다른 호텔의 피드백에 비해, 시정 노력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담은 상당히 성의 있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Opéra지역에 있는 인터컨티넨탈 르그헝이나 Ritz로 1박에 수백 내고 쏘옥 들어갈 수 있다면 아무 것도 생각 안 해도 되겠지만😶 그런 재력의 사람들은 어차피 공항버스를 타지도 않겠지. ㅎㅎ Roissy버스를 타고 오페라 지역에 내린 뒤 Issy 방향 이동을 위해 추천하는 방법은 지하철 8호선을 타는 것. 그러면 16분 만에 Balard역에 도착한다. 지하철 소매치기가 두렵거나 짐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싫다면 42번 버스(혹은 68 -> 39번 버스 환승)가 있다. 버스는 돌고 돌아 50분 가까이 걸리는데, 대신에 파리 시내 구경을 골고루 시켜준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마음은 버스가 끌리지만, 사실 그러면 겨우 호텔 근처에 왔을 뿐인데 공항에서부터 버스만 2시간 줄창 타게 된다는 단점이...

Balard에서 내려서 몇 분 걸어 Suzanne Lenglen역으로 이동한 뒤 트램2호선을 타면 도보 포함 10분 뒤 드디어 ibis 호텔에 도착한다.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르내릴 필요없는 노면전차가 호텔 근처에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 




롤랑가로스는 윔블던이 아니다.



너무 내 식으로만 생각했어.

딱 한 해 다녀온 데다가 메인코트 경기도 못 보고 온 윔블던이지만, 어쨌든 제일 처음 가본 메이저 대회이기 때문에 판단의 기준같이 되어 버렸다.




지금은 또 어찌 변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2014년 윔블던의 경우 한 번 구역 내에 입장했더라도 외부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올 수 있다. (테니스 코트 하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윔블던 전체 구역을 말하는 것) 특정한 게이트에서 이 passout을 받아서 손목에 두른 다음 나가면 된다. 오늘 한 번 입장했었다는 증거를 보여주고 다시 입장하는 것이다.

오늘은 롤랑가로스 한 코트에서 경기를 4개 연속 볼 수 있는 표를 가지고 있었는데, 롤랑 가로스도 윔블던같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하고 '하나 보다가 지치면 호텔 가서 쉬다가 다시 와서 보지 뭐'라고 생각하고 일찍 출발했다. 그런데 여기는 한 번 나가면 롤랑가로스 담장 안으로 절대 다시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게 뭐야... 윔블던처럼 다른 방법 좀 생각해보지.
밖에 나간 사람이 아직 경기가 남은 표를 타인에게 줘버리거나 하는 일이 생길 수 있어서 그러는 건가? 하지만 입장권에는 실명이 기재되어 있고, 신분증과의 대조를 통해 동일인만 입장할 수 있는데...그 외에 내가 미처 생각 못하는 무슨 다른 불편이 또 야기되는 건가?




오늘은 특히 내가 앉은 자리가 태양 아래 구워지는 것 같은 자리여서 더욱 지쳤다. 나는 모자와 긴 팔을 준비해서 괜찮긴 했는데 시뻘겋게 화상 입은 사람들 많이 봤다(특히 '백인'이라고 하는 사람들). 기온이 20도가 넘지 않는 날이었는데 타들어가게 따가운 게 신기하다.

그래서 잠시 코트를 나가서 화장실도 갔다가 밖에서 좀 쉬다가 내 자리로 돌아오니 누군가가 내 자리에 앉아 있다. 그런데 자기 자리가 아니라는 걸 본인이 제일 잘 알텐데 끝까지 내 표 좌석번호를 확인하는 건 또 뭐야. 다른 사람들은 자리 주인이 오면 먼저 알아서 일어나던데...


그래도 다행히 햇볕의 위력과 방향은 시시각각 변했다. '이렇게는 도저히 못 버틴다'싶었을 때 갑자기 태양이 구름에 가리며 시원해졌다. 시간이 좀 더 지나자 다시 햇볕이 났지만 내가 앉은 쪽에는 그림자가 어느 정도 생기고 아마도 서향?인 곳에 볕이 내리쬐기 시작했다. 이젠 저쪽 사람들 고생하겠다.




사실 '보다가 지치면 호텔 잠시 갔다가 오지 뭐' 라고 생각한 것도 잘못 된 것이었다. 어느 정도 나의 호텔이 경기장에서 가까운 편이긴 하지만, 롤랑 가로스 기간에는 경기장 인접 버스 정류장 두 개는 안전을 위해 무정차 통과해버리기 때문에 엄청 걸어서 다른 정류장을 찾아가야 한다. 롤랑가로스에 passout같은 게 있었더라도 아마 버스 타고 호텔 다녀오다가 더 지쳐서 다시 보러 안 갔을 것 같다. ㅎㅎ

그래도 각각의 특성이 있는 그랜드슬램 대회들.
대회장이 너무 넓고 사람이 많아 지치는 일의 연속이지만 (특히 프랑스는 걸어다니며 담배 피우는 사람들 때문에 밀집된 공간에서 힘듦) 그래도 나머지 2개 대회도 가보고 싶다.












Butte aux cailles




한국 사람들이 참 사진찍기 좋아할 스타일의 동네인데
아직 입소문이 덜 난 듯한....







my first RG





9시에도 밝은 유럽의 여름 덕분에




낮에서 밤으로 변해가는 나이트 세션의 매력.
하지만 귀가길에 너무 고생했다.
롤랑가로스라는 특수 기간의 돌파 방법인지, 그냥 버스기사가 하차용 문을 열고 죄다 뒤에 무임승차하도록 허용했다. 

한국에서도 안 하는 무임승차를 외국에서 했다.
내내 낑겨서 호텔 앞까지 서서 오느라 허리 끊어지겠네.

19살 나이에 관중을 모두 끌어들이는 매력을 가진 알카라스를 보고 희망이 생겼다. 주최측이 또 알카라스를 야간 경기로 배정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 대신에 나달은 낮경기하게 해주세요.





이비스 스타일스 파리 마세나 올랑피아드 ibis Styles Paris Masséna Olympiades

 


난 호텔에 물건을 잘 늘어놓지 않고 가방에서 꺼내서 쓰기 때문에 짐을 풀지 않는다. 그래서 여행가면 금방금방 짐을 싸서 거의 매일 호텔을 옮겨 다니며 도시의 여러 곳에서 거주해보는 것에서 재미를 느끼는데, 그렇다 해도 내가 파리의 이쪽까지 가게 될 줄은 몰랐다.😉 서울 여행 온 외국인이 판교에 가느니 그래도 '서울 안'에 남겠다며 구로구 끄트머리에 자리잡는 양상.


🎈ibis Styles Paris Masséna Olympiades


우측 하단 꽃으로 표시해놓은 지역. 그 바로 아래를 통과하는 회색 길이 Masséna대로.


원래 사려고 봐뒀던 항공권의 가격이 순식간에 인상되어 하루만에 수십만원을 더 쓰기 아까워진 데다가🤯, 사실 그 항공사의 파리 출도착 시간도 맘에 안 들던 상황이었다.(-> 아침 8시 착륙, 숙소 체크인 가능 시간이 아니어서 어디선가 시간을 보내고 체크인 해야 함. 출발편도 아침 10시, 이 애매한 비행시간을 위해 1박을 더 해야 하는데 심지어 잠도 제대로 못자고 새벽에 눈비비며 호텔 나와 공항 가야 하므로 숙소 비용 아까움)✈ 그래서 결국 그 항공사를 포기하고 일정을 고쳐서 다른 항공사를 예약하게 되어 숙박이 앞뒤로 2박 더 늘어났다. 흠... 생각해보면 가파르게 오른 그 항공권 차액보다 🤼‍♂️ 2일 추가 여행비용이 더 커지는디?? 

어쨌든 출도착 날짜가 변하면서 첫날 호텔을 찾아야 했고, 여러 번 예약과 취소를 거듭한 끝에 파리 남동쪽 구석 13구 안에 위치한 이 호텔을 예약하게 됐다. 5월 28일 토요일에 파리에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리는 데다가 26일은 예수승천일 휴일이라 호텔 가격이 너무나 올라서 괜찮은 호텔 찾기가 꽤 어려웠다. 여기보다 약간 더 저렴하거나 위치가 더 맘에 들었던 곳도 물론 있었지만, 이미 예약해 둔 다음날 호텔로 이동하는 교통 수단이 답이 안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실제로 호텔 예약을 3-4번 바꾼 끝에 트램🚋역이 가까워 가방 끌고 이동해도 부담이 없는 이곳으로 최종 결정했다.

파리에서 특히 아시안이 많이 모여 사는 동네인 13구에 위치한 호텔로 근처 지역에는 중식당, 베트남식당, 태국식당들이 많다. 예약할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다수의 한인민박도 이 근처에 위치해있다. 이 호텔은 원래 오래된 Best Western 'Bercy Rive Gauche' 호텔이었던 곳인데, 2014년 하반기에 이비스 스타일스로 브랜드를 바꾸어 새단장 오픈하면서 호텔 이름에 붙는 지명도 'Masséna Olympiades'로 확 바꾼 게 좀 특이하다. 보통은 지명은 놔두고 브랜드만 바꾸는데... 

(이 호텔 위치는 Rive Gauche지역이 맞지만 보통 Bercy는 강 건너 동쪽을 가리킨다.) 


2014년 7월 시점..베스트웨스턴 특유의 파란색은 흔적만 남고 이비스로 변신 공사 중 


도보 4분 거리에 지하철 7호선/트램3호선 Porte d'Ivry역이 있고, 도보 8분 거리에는 파리에서 가장 최신 시설을 자랑하는 14호선 올랑피아드역(2007년 개통)이 있어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파리답지 않게 출구에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역이 많고, 선로에 스크린 도어가 설치된 게 바로 14호선이다. 무인 운전 시스템이기 때문에 파업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노선이라고 한다. 

공항버스가 도착하는 Opéra Garnier 근처에서 짐가방을 끌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수고를 피하기 위해 7호선 오페라역 말고 14호선을 타기로 했다. 7호선보다 몇 분 더 걸어서 14호선 마들렌느역(Rue de Sèze와 마들렌느 광장이 만나는 구역에 엘리베이터👏있음)에서 출발하면 12-3분 만에 올랑피아드역에 도착할 수 있다. 올랑피아드역에서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4번 출구로 나와서 호텔까지 (각종 지도 앱에 의하면) 도보 9분. 

가방을 끌고 걸으니 그것보다 더 지루하게 걸었던 느낌이다. 7호선을 탔을 때보다 도보 거리는 더 길지만 14호선은 지하철 이동시간이 10분대로 매우 짧다. 파리에서는 지하철을 짧게 탈수록 소매치기의 위험이 적은 데다가 14호선이 가장 현대적이므로 이 경로가 낫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올랑피아드역이 환승 노선도 없는 종점 역이기 때문에 승객도 점점 줄어들어 앉아서 가기 쉽고 올랑피아드역에는 사람도 별로 없다.

2022년 기준 계속 공사중이라 변수가 많지만 RER B선 운행이 원활할 경우, 공항에서 B선을 타고 Cité Universitaire까지 온 다음(46-48분 소요) 그 역 바로 앞에서 트램3호선으로 갈아타고 Porte d'Ivry역에서 내리면 된다. (도보 포함 17분 추가) RER 씨떼 위니베르시떼르역도 에스컬레이터/엘리베이터가 있는 역이라고 하고, 트램 이용도 계단이 없으니 편하다. 자동차 이동을 제외했을 때, 열차 소매치기같은 위험을 감수한다면 이게 가장 빠른 편인 공항 이동 방법.

시간 여유가 많으면 Roissy bus 하차 후 오페라역 근처에서 27번 버스를 타도 된다. 버스로 퐁뇌프 다리를 건너고 각종 관광 명소를 구경해가며 40분 만에 호텔 근처 Masséna 대로에 도착할 수 있다.


내가 공휴일에 방문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호텔 주위는 정말 조용하고 사람 왕래는 많지 않았다. 지도에 의하면 호텔 양옆에는 연구, 교육 관련 정부 기관이 입주해 있다. 

체크인할 때 영어에 능숙한 친절한 직원이 빠르게 안내해줬다. 나의 호텔 도착이 오후 6시 정도로 약간 늦었는데, 직원이 내가 예약한 것보다 큰 방을 줬다고 했다. 올라와서 확인해보니 휠체어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둔 방인 듯



내가 이런 방을 받았기 때문에 기본룸의 크기가 얼마 정도인지는 설명이 불가하다. 파리에선 이비스 계열, 심지어 4성급 머큐어 호텔도 방이 15-16m² 정도인 경우가 많은데 이 방은 25m² 훌쩍 넘을 듯. 카페트에 그려진 그림처럼 방에서 농구를 해도 되겠음. 그래서 기본룸에 숙박한 사람이랑 이 호텔에 대한 감상이 많이 달라질 수 있겠다. 

이날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힘 빠지는 소식을 들어서 기분이 다운되었었다. 힘들게 호텔을 찾아와 짐도 펼치기 힘든 15m² 방에서 '그래, 이런 게 현실이구나.' 했으면 더 우울했을 수도 있는데, 이 호텔에서 심지어 창문도 두 개 있는 ㅋㅋ 크고 밝은 방을 받아서 하루가 덜 우중충해졌다. 



비교를 위해서 booking.com 후기 중에서 Manuel님의 사진을 좀 빌려왔다. 기본 방은 이런 느낌으로 좀 갑갑해 보이는데, 다른 후기에도 가격에 비해 좁다는 평이 많았다.




공간이 남아도는 내 방.😋 공간에 비해 아주 작은 탁자이지만 나 혼자서 음식 먹고 여행 정보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됨. 바닥의 시커먼 것들은 얼룩이 아니라 운동 선수들을 형상화한 그림이다.

'Olympiades'라는 주거 단지가 호텔 옆에 있어서 그런가... 스포츠 종목을 주제로 해서 꾸며진 호텔이다. 사실 올림픽과는 그닥 관계없는 동네인데, 아파트 건물마다 올림픽 개최 도시 이름을 붙였다는 근처 주거 시설 때문에 이런 선택을??





침대에 누워서 옷장 찍어 봄. 역시나...나는 옷을 웬만하면 걸지 않음. ㅎㅎ



한국 이비스 스타일스와 다르게 클리넥스/슬리퍼 같은 건 제공하지 않는다. 후기에 어메니티가 너무 없다며 잔뜩 화난 분들을 많이 봤는데 파리 3성급 호텔의 특징인 것 같다. 클리넥스나 냉장고 같은 것이 필요하면 4성 이상을 예약해야 한다.




넓은 스위트룸...그런 개념이 아니라 여기는 호텔마다 몇개씩 꼭 있어야 하는 휠체어 사용자용 방인 것을 알게 해준 욕실 시설과 넓이. 화장실은 세월이 좀 느껴진다. 세면대에 포장도 없는 종이컵을 엎어놓은 게 인상적이었다. 흠, 세면대와 닿은 그 컵에다 입을 대고 쓰라고?!?! 😔


다음날 아침..



2014년에 리모델링한 것 치고는 조식당이 여전히 새것처럼 깔끔하고 이뻐서 놀랐다. 이 호텔은 외관은 많이 낡았는데 실내는 잘 유지한 편이다. 아침 일찍 내려가서 나 혼자였지만... 안으로 깊숙이 예상보다 테이블도 많았다. 총 96실의 호텔인 것 치고는 조식당이 여유있는 편.

아침을 원래 안 먹는 나는 괜찮았지만 대부분의 한국 사람은 만족하지 못할 조식으로... 직접 짜먹는 오렌지 주스와 씨리얼, 커피와 햄 빵 종류가 대부분. 유럽 뿐만 아니라 중국 드라마를 보면서도 느낀 건데 한국 사람들이 전세계에서 아침을 가장 거하게 먹는 것 같다. 파리 호텔 조식 후기를 보면 외국인들도 "야, 계란도 없고 채소도 없는데 이 가격이냐?" 이런 내용이 많이 보이는데 여기엔 적어도 계란은 있었다.




아이스크림 콘 같은 재질에 잼을 담게 되어있다. 좋은 아이디어. 


이웃 건물 담쟁이덩굴 벽이 보이는 평화로운 조식당.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더 분위기가 좋은지도 ㅋㅋ 이 조식당에서 '이 호텔은 재방문해도 되겠다' 라고 느꼈다. 파리 시내 중심부에서 벗어난 것이 오히려 조용해서 좋았다.


주위에 아시아 식당이 많아서 먹을 거리가 많고, 걸어가거나 버스 등을 타고 조금 이동하면 나름의 번화가도 있는 지역이다. Butte aux Cailles 등의 벽화가 많은 동네를 방문해봐도 좋다.

내가 예약한 뒤, 풀부킹으로 더 이상 가격대를 조회해볼 수 없어서 호텔이 꽉 찼겠거니 했는데 머무는 내내 아무도 없는 것처럼 조용해서 이상했다. 와이파이 속도도 빠름.

파리에는 1인도 들어가기 힘든 좁고 낡은 구식 엘리베이터가 있는 호텔이 많은데,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방식의, 현대식(?) 5인 이상 이용 엘리베이터가 있는 것도 장점. 1층에 항상 물과 커피를 마실 수 있게 준비해놓았다.


단점: 12시가 체크인과 체크아웃이 공존하는 시간인데 직원 한 명으로만 응대하는 패기. (체크인 12시부터 가능) 대기가 길어진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회복기에 대부분의 나라에서 겪는 문제로, 코로나 때 줄였던 인력을 확충하지 못해 이런 일이 많다.




Doha, revisited



2007년 11월 27일 아침의 도하 (옛) 공항




그냥 여행은 아니었던, 새로운 인생의 여정으로 가던 길.


2022년 5월 26일 아침.

딱 14년 6개월만에 또다시 새벽에 도착한 이 곳.
진짜로 모래 바람이 불어올 것 같았던 예전의 광막함은 사라지고 돈 냄새나는 공항이 되어있다.
2014년 4월 개항했다고 한다.





뿌연 공기는 여전하지만
저멀리 고층 건물군은 엄청 확장됐다.






롤랑가로스 티켓 예매

 


매년 5월 - 6월에 걸쳐 파리에서 열리는 롤랑 가로스는 4대 그랜드슬램 대회 중에 표를 가장 구하기 쉽다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US-호주오픈은 표를 안 사봐서 모르지만, 센터코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추첨  운 +텐트 치고 밤새워야 하는 윔블던에 비해 롤랑가로스의 '필립 샤트리에'코트 입장권을 사기 쉬운 것만은 확실하고, us open 입장권보다 저렴해 부담이 적다. (-> 이게 2023년을 기점으로 좀 바뀌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십만 대기를 뚫어야 한다) 

프랑스테니스협회(FFT)를 통한 일반인 정식 예매는 3월쯤 오픈하는데 그 당일 치열한 예매전쟁을 놓쳐도 4월이 되면 8강 이전 대부분의 초반 라운드 경기는 ➡️ https://tickets.rolandgarros.com/en  ⬅️ 여기에 항상 재판매로 찔끔찔끔 나오므로 결국은 필립 샤트리에 입장권을 살 수 있다 (resale을 쉽게 할 수 있게 해놓았기 때문에 표를 샀던 사람들이 계속 내놓는다). 

정각에 딱 열리는 정식 판매일에 몇천번대 순서를 기다려서 결승이나 준결승 표를 사고 싶은 사람은, resale표 몇 장이 찔끔찔끔 나오는 4월에 https://tickets.rolandgarros.com/en 을 드나들면서 미리 회원 가입해 놓고 표 구입 과정을 미리 익혀 놓으면, 나중에 5월 fianl sale때 재빠르게 원하는 표를 사는 데 도움이 된다. 판매 오픈 당일에 자기 차례로 접속이 되면 무한정 표를 고를 수 있는 게 아니라 제한된 시간만 허용되고 15분이 지나면 cart-장바구니에 이미 담아놓은 표도 자동으로 삭제되기 때문에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3월경 첫 공식 예매를 놓치더라도 대회 시작 전 5월 초에 있는 FFT 라스트 세일 때 결승전, 준결승전 표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여러 기기로 접속해 놓고 대기하면 순식간에 운으로 구입 가능 순번이 정해진다. 늦게 접속했는데 십만 명을 뚫고 바로 표를 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선착순 순번도 아니다.

5월 라스트 세일보다 3월 첫 예매 시 티켓이 조금씩 더 싸다. 사실상 모든 게 운🔮으로 정해지는 예매인데, 3월 세일 때 운좋게 몇 천번대 이하 순번으로 뚫고 들어가서 결승전부터 마음대로 살 수 있는 사람이 가장 승자. 🥇


나중에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으나 2022년의 경우 미리 로그인을 해놓는 것은 안 되고, 자기 순서가 되어 구매 페이지가 열리면 그때 로그인을 한다. 빠르게 아이디 입력하고 (그러므로 회원 가입이 미리 되어 있어야 표 사는 시간이 줄어듦) 신속한 판단으로 표를 샤사삭 cart에 담아야 결승/준결승 표를 살 수 있다.

남자 결승전 표는 재빠르게 매진되고 공식 사이트에 resale로도 안 나온다(아마도 공식 리세일에 제값으로 파느니 다른 거래 사이트에 웃돈 붙여서 내놓는 사람들 있을 듯). 더 올라갈 곳이 없는 맨 꼭대기 자리가 (2022년 라스트 세일 기준) €170. TV 중계로 볼 때는 저런 꼭대기에도🔭🧐 사람이 있구나... 했었는데 그 꼭대기가 바로 내 자리일 줄은...😁 

결승 한 경기의 무게감과 주목도를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지만 여자 4강전 두 경기+복식 경기 총 3경기를 볼 수 있는 입장권보다도 이 남자 결승 한 경기 입장권이 14만원 더 비싸다(같은 꼭대기 자리). 정신없이 결제하느라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었는데도 내가 못본 건지 모르지만, 정식 예매 당일에는 가격대 카테고리 내에서 해당 경기 입장권 '몇 장' 사는지만 고를 수 있고 좌석 위치는 무작위로 정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행히 나는 중요 경기에서 꼭대기일지언정 선호하는 방향의 좌석으로 배정받았다. 

공식예매일 지나서 다른 사람들이 resale로 내놓은 표를 살 때는 그나마 남은 좌석 중에서 본인이 원하는 위치를 골라서 살 수 있다. 해당 좌석에서 경기장이 어떻게 보이는지는 view 라는 항목을 클릭하면 볼 수 있다.




1장을 사서 결제해도 management fees €4, 3장을 사서 결제해도 €4이므로 목표를 잘 정해놓았다가 한 번에 여러 장을 cart에 담아 결제하는 것이 4유로를 중복 부담하지 않으므로 이익. 

내 아이디로 표를 샀더라도 RG앱이나 공식 사이트 my orders에서 해당 입장권 항목에 이름이 입력된 (assign) 사람이 그 표로 입장할 수 있는 사람이 되므로, 한 아이디로 다른 사람을 위해 여러 장 구입할 수 있다.

《필립 샤트리에+수잔 렁글렌+시몬느 마띠유 코트 = Main court》 메인 코트 입장권은 대회 기간 동안 개인이 총 8장까지만, 한 세션(Day sesion /Night session이 있다) 안에서는 총 4장까지만 살 수 있다. 즉 아무리 테니스를 사랑해도 대회 기간 15일 동안 매일매일 한 아이디로 필립 샤트리에 코트 표를 구입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온가족이 모여앉아 보겠다고 같은 경기 5장을 동시에 구매하는 것도 안 된다. (보다 많은 사람이 즐기도록 기회를 분산하기 위해 구매 수량 제한을 둠. 초과 구입 자체가 막혀 있음)

그 중에서도 특히 (2022년의 경우) - 첫째주 토요일/일요일/둘째주 남자 4강전/남자 결승전 - 이 4일에 속하는 메인 코트 경기는 한 ID당 합계 4장 이상 살 수 없다. (예시 -> 시몬느 마띠유 코트 표 첫주 토요일 1장 + 수잔 렁글렌 일요일 1장 + 필립 샤트리에 준결승 제1경기 1장 + 준결승 제2경기 1장을 사면 이미 4장 한도가 찼기 때문에 결승전 표는 구입 불가능으로 막히게 된다) 아마도 이 4일이 가장 사람이 몰리는 날이라서 독점을 막으려는 것으로 혼자 짐작함.

나는 처음에 이 규정을 모른 채로, 한 자리 보일 때 덥석 사뒀던 첫주 토요일 표 때문에 이 특정 날짜 총 4장 limit에 걸려서 4일 중에 속한 다른 세션 표를 더 이상 살 수가 없었다.😖 그 표를 resale에 내놓았으나 그날 저녁 같은 시간에 파리에서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으로 인기가 더 쏠렸는지(??) 테니스 표가 팔리지 않았다. 내가 표를 사둔 날의 night session만 유난히 자리가 남아돌면서 resale이 안 되어서 살짝 마음 고생을 했다. 그동안은 빈 자리 표가 뜨면 사람들이 귀신같이 채가는 것만 봤는데 내 표는 토요일 저녁 경기인데도 아무도 안 채갈 뿐더러 같은 카테고리 3에서 오히려 리세일 표만 계속 나오다가, 심지어 마지막엔 카테고리3 전체에서 약오르게 내 자리만 남음.😲 역시 롤랑가로스 3라운드 따위는 챔피언스리그 위력에 역시 밀리나봐.... 



'리세일 진행중'으로 바뀌어서 좋아했는데 결국에는 안 사감😵. 카트에만 담았다가 결제는 안 하는 듯.
 


하지만 48시간 이내에 결국 팔렸고 나도 리세일 제도를 잘 이용하게 됐다. 표를 사놓고 가지 못하게 되거나, 좋아하는 선수 경기가 본인이 표를 사둔 날과 다른 날에 배정되면 이처럼 공식 사이트 my orders 페이지에서 해당 날짜 내 표를 쉽게 resale 할 수 있다. 물론 경기 시작 전날 23:59pm까지 타인 이름을 적어넣으면 그 사람이 입장할 수 있으므로, 공식 사이트를 통하지 않아도 사람끼리 만나서 양도해도 된다. resale이 성사됐다고 해서 금방 환불되는 것은 아니고 대회 종료 후 한달 뒤에 정산된다(2022년 경우). 표를 구입할 때 냈던 management fees 4유로는 환불되지 않는다. 그래도 내가 못쓰는 표를 타인과 연결해, 필요한 사람에게 팔고 나는 그 표에 들인 돈을 날리지 않아도 되니 좋다.

리세일 과정이 쉽기에 일정을 모를 때에도 표를 미리 사놓으면 되긴 하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선수가 어느 세션에 배정될 지는 경기 전날에야 알 수 있다. 그래서 미리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빈 자리가 보일 때마다 표를 사놓았다가 계속 다시 팔면 management fees 4유로를 프랑스 테니스협회에 꾸준히 기부하게 되는 셈.😏


낮 12시부터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연달아 벌어지는 3경기가 Day session, 오후 8시 45분 이후 시작하는 그날의 메인 매치 "1"경기가 Night session인데 두 세션의 입장권 가격은 그리 큰 차이가 없다.🤷‍♀️

아무리 나이트 세션에 가장 주목받는 경기를 넣는다고는 하지만 너무 불균형한 가격 책정인 것 같다. 다른 메이저대회는 보통 남자 단식+여자 단식 이런 식으로 나이트 세션에 두 경기는 배치하던데... 프랑스오픈은 나이트 세션 딱 한 경기 보기 위해 수십~수백 유로 써야 하고, 메인 매치는 주로 남자 단식이기 마련이라 경기가 길어지니 3시간만 경기해도 밤 12시가 된다. 그래서 귀가하기도 불편하다. 필립 샤트리에 표가 있으면 외부의 작은 코트 경기까지 무료로 볼 수 있기는 하나, 나이트 세션 입장권 소지자는 오후 6시 반이 넘어야 대회장에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작은 코트 경기를 볼 수 있는 시간도 한정적이다. 

게다가 페더러나 세레나 윌리엄스같은 압도적인 스타도 이젠 사라져서 그날의 '메인 매치'라는 의미도 희미하다. 특히 여자 선수들은 매 대회마다 슬램 우승자가 바뀌어서 (과장을 보태어) 발에 채이는 게 슬램 우승자들이니.. 3경기 표값과 맞먹는 '메인 매치' 1경기를 감당할 무게감의 선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나름 슬램 우승자VS프랑스 여자 선수의 경기를 넣었는데도 여기저기 살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좌석이 남아도는 나이트 세션의 예. 여자선수는 필립 샤트리에를 다 채울 만한 선수가 요즘 없다. 롤랑가로스는 나이트 세션 배정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듯.

이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나이트 세션 표가 리세일로 훨씬 많이 나오는 것으로 짐작한다. 파리에 사는 직장인이라 어쩔 수 없이 밤 경기만 볼 수 있는 사람 아니면 '가성비'가 매우 떨어진다. 나도 예매 초기에 나이트 세션 표를 몇 장 샀다가, 생각보다도 너무 늦은 경기 시작 시간을 보고는 호텔로 혼자 무사 귀환할 자신이 없어 결국은 다시 팔았다(파리의 여름은 밤 10시까지도 어느 정도 밝긴 하지만). 나이트 세션이 늦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 데이 세션 표를 가진 사람들은 나이트 세션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일단 데이 세션 제3경기 종료 후 그들이 경기장을 나가도록 비우고, 동시에 나이트 세션 입장객이 어느 정도 입장하는데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데이 세션이 진작에 끝났더라도 나이트 세션은 곧바로 시작할 수가 없다. "Not Before 20:45"이라는 일정도 이 시간이 되어야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일 뿐이고 경기장 상황에 따라 더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나이트 세션에서는 경기장을 채울 만한 몇몇 남자 선수들이 돌아가며 "울며 겨자먹기"로 자정까지 경기하게 될 듯.

롤랑 가로스는 전통을 중시한다며 그동안 roof/야간 조명을 달지 않아 '우천' '일몰'로 경기가 중단되어 다음날로 경기가 밀리는 억울한 선수들을 양산하는 스케줄 문제가 많았다. 2020년대 들어서 드디어 경기장 지붕도 달고 조명을 설치하더니... "야간 경기 없다고 그동안 우리 욕했지? 우리는 한다면 제대로 해"를 모토로 삼았나보다. 과하게 늦은 야간 경기를 선보이고 있다. 

미국 사람들 보기 좋은 시간을 잡으려는 아마존 프라임의 입김이라는 설이 있지만, 적어도 필립 샤트리에 코트 데이 세션 시작 시간을 지금처럼 낮12시가 아닌, 다른 코트들과 똑같이 오전 11시로 하면 나이트 세션 시작 시간도 앞으로 좀 더 당겨질 텐데... 고집 있네.🥴 작년에도, 남자 선수들 경기 길어지는 것을 뻔히 알 텐데도 남자 4강전 첫 경기 시작 시간을 너무 늦게 잡아 비판을 좀 받았었다. 특히 당시에는 코로나로 인한 11시 통행금지까지 있었는데도 그에 대한 고려 없이 경기 시간을 잡아서 결국 두번째 경기는 통금 시간을 넘기게 만들었다.


나이트 세션 시작 이틀만에, 이미 자정을 넘겼지만 한 세트 더 해야하는 경기가 나옴😟
 



☆☆ 결승전 표를 구입할 때 좌석 위치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아래 보이는 배치도에서 아래쪽을 선택하면 좋다. 시상식이 아래쪽 방향을 보고 진행되기 때문에 아래 배치도에서 위쪽에 해당하는 좌석에 앉은 사람은 선수들 뒷모습만 보게 되어 감흥이 좀 떨어진다. 



물론 이런저런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티켓 공식 판매 사이트는 그럭저럭 잘 설계되어 있고, 표를 고를 때 그 좌석은 어떤 각도로 경기를 볼 수 있는지 3D로 미리 보여주어 감을 잡기 쉽다. 표를 구입하거나 되파는 과정에서 날아오는 이메일도 굉장히 밝은 (영어) 말투로 친절하게 잘 되어 있어 어쨌든 나의 평가는 나쁘지 않은데, 나중에 환불이 정확히 잘 이루어지냐에 따라서 최종 인상이 결정될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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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의 경우 롤랑가로스 대회 종료 시점이 한국 시간으로 치면 6월 6일이었는데, 7월 4일부터 체크 카드로 결제했던 금액이 계좌로 환불되었다. (나는 은행 두 곳의 체크카드 이용)

 management fee 4유로를 제외한 표값이 환불되는데, 내가 구매했던 시점과 환불 시점의 환율 차이와 카드사의 할인 정책 차이로 똑같은 4유로를 제외한 액수라도 엄청 다른 금액이 입금되었다. 나 같은 경우 어떤 표는 4€ = 3875원부터 어떤 표는 무려 4€ = 9138원을 제외한 금액이 계좌로 입급되었다.

 구입 시점인 5월보다 7월의 유로 환율이 더 높아졌음에도... 구입할 때는 절대 적용해준 적 없던 파격적 낮은 환율을 환불시에는 적용해, 65유로에 해당하는 금액을 8만 5천원 정도로 환불해준 씨티은행 덕에 수수료 4유로의 가치가 9138원이 되는 기적(!)을 보았네.🤬 씨티은행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하지만 이 카드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연장할까 했는데 이것으로 바이바이. (하지만 사실 예매할 때는 씨티카드가 에러나 복잡한 추가 인증 과정 없이 결제가 잘 되었기 때문해 사용한 것이긴 했다.)


☆ 4유로 부담만 빼면 환불이 쉽기에 "혹시 모르니" 2023 롤랑가로스 입장권을 좀 사두려고 했는데, 올해는 규정을 보니 90%만 환불해준다고 한다. ㅜㅜ  😢 45만원 결승전 표를 사놓았다가 resale하면 4만 5천원+4유로가 날아가는 것. 사람들이 resale을 너무 많이 해서 정신없어서 그러나?? 하지만 그런 것 때문에 수수료 4유로 받고 있는 거 아니야?? 꼭 갈 계획 아니라면 '혹시나' 하고 사놓진 못하겠네. 


🌌2023년에는 나이트 세션 시작을 8시 15분으로 당겼는데, 30분 차이로 얼마나 나아질지는 의문. 작년 남자 8강전은 새벽 1시를 훌쩍 넘겨 종료되었고 우버 등도 원활치 않아서, 새벽 2-3시에 경기장에서 나온 한 기자가 "여전히 주위에는 교통 수단을 잡기 위해 배회하는 관람객들이 많이 있다"라고 트윗한 바 있다.😑 나이트 세션 경기가 밋밋하게 두 시간 만에 끝나면 뭔가 아쉽지만 그래도 집에 가기는 쉬워지고, 팽팽하고 흥미진진한 경기를 보며 열광을 하다 보면 집에 가기 어렵다는 단점이...




낮 경기가 일찍 끝나 관중 퇴장 시간 등이 추가로 필요하지 않았는데도 그래도 ⬆️8시 35분이 되어야 시작하는 2023년 나이트 세션. 팽팽한 경기가 이어지면 집에 가기 어려워진다.




작년 4월에는 거의 매일 살 수 있는 수준이었던 리세일 표가 2023년에는 잘 안 나온다. 올해 3월 공식 세일도 그 어느때보다 치열했다고 하던데, 올해는 표를 사기가 매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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