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인츠 구로 Four points by Sheraton Seoul, Guro




내가 호텔 숙박에 대한 평을 남기면서 쓰기 싫어하는 애매한 단어들이 몇몇 있는데, 그중에 '룸 컨디션' '비즈니스호텔' , 그리고 '힐링'이라는 단어가 있다.

"비즈니스 호텔 치고는" "여기는 비즈니스 호텔이라..." 이런 문장을 많이 보는데, 요즘 나는 솔직히 어떤 게 비즈니스 호텔인지 잘 모르겠다. 물론 나도 2011년경에는 '비즈니스호텔처럼 단정하다' 이런 문장을 썼었다. 하지만 여러 번 호텔에 다니다 보니 비즈니스 호텔이란 게 따로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상 숙박객 중에 배낭여행/단체여행 관광객이 제일 많이 머무는 호텔이더라도, 방이 작고 시설이 단촐하면 "여기는 비즈니스 호텔인데요." 라는 후기가 많이 보인다. 내 경우에도 2011년에 무심코 쓴 문장을 보면 내 생각 저변에는 '방에 막 샹들리에가 달리고 금장 세면대가 설치된 곳이 아니라 어두운 톤에 얌전한 방이면 여기는 '비즈니스호텔' 이런 게 깔려있었던 듯 하다.

Cnn에서 선정한 최고의 비즈니스 호텔 명단을 보면, 한국에서는 보통 비즈니스 호텔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럭셔리 브랜드인 리츠 칼튼 두바이, 페어몬트 몬트리올 등이 들어있다. 한국/일본이 생각하는 비즈니스 호텔과 western 쪽에서 생각하는 비즈니스 호텔은 개념이 다르다고 한다.




다양한 문화권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긴 하다.




한국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출장자들을 위한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시하는 무난한 곳' 같은 비즈니스호텔 개념은 토요코인 등을 앞세운 일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어쩐지... 비즈니스호텔 경우처럼, 내가 묘한 거부감이 들어 점점 싫어지는 단어들을 보면 결국 일본어인 경우가 많았다. '버진 로드'나 전기 '콘센트'처럼 영어권에서는 안 통하는 사실상 일본어인 단어들.

영미권에서 생각하는 비즈니스 호텔은 딱 한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항공기 '비즈니스 클래스'의 의미와 비슷하게 볼 때도 있다고 한다. 동양권에서 생각하는 출장자를 위한 간소한 호텔이 아닌, 회사 중역급이 찾을 만한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 또한 위치로도 구분한다고 하는데, 예를 들면 여의도 콘래드/ 삼성동 인터컨티넨탈이 이런 구분에 부합하는 비즈니스 호텔이다. 

한국은 일본의 영향을 받아 비즈니스 호텔을 보는 범위가 달라서.. 
유명 연예인 결혼식이 열릴 수준의 최상위 몇몇개 호텔을 빼면 그외 모든 한국 호텔 후기에 '비즈니스 호텔'에 왔다는 말이 등장한다. 그래서 사실상 서울의 모든 "호캉스" 후기에서 -여긴 비즈니스 호텔이어서- -비즈니스 호텔급에서 예상치 못했던 - 같은 표현을 발견할 수 있다. 🧐 한국 호텔의 98%는 비즈니스 호텔인 느낌. 출장자의 천국 😇? 

나는 내가 출장을 가서 묵으면 몰디브에 가도 비즈니스 호텔인 거고, 휴양을 하러 가면 도심 한복판에 딱딱하게 서 있어도 휴양 호텔이 되는 거다...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그리고 호텔로서도 '비즈니스 호텔'임을 표방하면 한계가 생긴다고 본다. 비즈니스 고객을 위해서도, 유아 동반 고객을 위해서도 모든 것을 갖추고 있어야 결국은 경쟁력이 생길 테니까...

 이 호텔이 비즈니스 호텔이라서 이런저런 특성을 갖는 게 아니라, 3성 - 4성 - 5성의 차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난 굳이 어떤 호텔에 방문하면서 '이 호텔은 비즈니스 호텔이니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로남불....
프로모션에 낚여 안 해도 될 소비를 하는 사람을 비웃었지만, 숙박하면 보통 받는 포인트의 8배 이상 추가로 더 받을 수 있는 프로모션에 나도 파닥파닥 낚여,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근처에 있는 포포인츠 구로로 향했다.

2010년 12월에 원래 '베스트웨스턴 구로'로 개관한 곳이었으나 좀 더 규모있는 호텔 체인- 메리어트- 에서 관리를 받고, 고객을 더 끌어모으기 위해 2019년 5월에 '포포인츠 구로'로 이름을 바꾸어 새로 문을 열었다. '몬드리안 서울'도 운영하는 요진건설이 소유주다.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걸린다. 가는 길 내내 주위에 음식점들이 많아서 (깔깔거리-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호텔에 머무르면서 외식하기에도 좋은 입지이다. 위 사진에 얼핏 간판이 보이지만 호텔 1층에 스타벅스와 올리브영도 입점해 있어 편리하다.








예전에 이 호텔이 베스트웨스턴일 때 잠깐 방문한 적이 있는데, 포포인츠로 바뀌면서 로비가 가장 크게 바뀌었다. 산뜻하고 젊어진 느낌.
예약률이 높지 않은지 숙박비가 저렴한 날이었는데, 앱체크인을 하니 금방 방이 준비되었다고 알람이 왔다. 체크인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






엘리트 등급 회원이 아니지만 업그레이드는 종종 받곤 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사진으로만 보던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표시가 붙은 키 카드 커버를 받아봄.
프리미엄룸으로 업그레이드를 받아서 15층으로.

2011년 예전 숙박객들 후기와 비교해 보니, 침대를 좋은 것으로 바꾸고 TV 크기를 키우고 바닥 카페트 시공만 새로 했을 뿐 전체적으로 바뀐 게 별로 없는 방인데도 2019년에 개관한 듯이 깔끔하다. 








옷장이나, 미니바 쪽, 테이블과 의자 등등이 모두 새것같은 느낌이었는데 그 설비들은 모두 예전 2010년 개관 당시의 사진 속 기재들과 똑같았다. 9년 이상 사용했는데 이렇게 깨끗할 수가 있는지 신기...단지, 30m² 넓이라고 안내되어 있는데 그 정도면 서울 시내 3-4성급 호텔 중엔 방이 넓은 편에 속하지만 그 숫자에 비해서는 크게 여유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아마 최근 지어지는 호텔에 비해 창이 작은 편이라, 약간 갑갑한 느낌이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얌전한(?)분들이 머무른 호텔이라는 생각이 든다. 방콕 같은 도시는 개관한지 6-7년 된 곳에 가보면 유난히 탁자가 패이고, 욕실이 후줄그레해진 곳을 많이 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방콕에 오면 여러 나라 사람들이 유난히 긴장을 풀고 자유분방해져서 그렇게 된다고 난 생각한다. 
물가가 싸다고 생각해서 물건도 마구 쓰는 그런... 



개관 6년이면 탁자가 바스러지는 방콕 스타일~




여기는 포포인츠 구로




전신 거울은 옷장 문을 열면 나온다. 
포포인츠 브랜드는 처음 와봤는데, 여러가지 호텔 어메니티들이 생각보다 세심하게 모두 준비되어 있다. 방 입구 부분은 마룻바닥으로 되어있다.







욕실도 반들반들해서 2019년 재개관을 준비하면서 새로 고쳤나...했는데, 이 역시 2010년 첫 개관시 화장실 모습과 같다. 참 깔끔하게 관리된 호텔인 듯. 매우 작은 크기이지만 욕조가 있어서 피로를 풀기에 좋았다. 단지, 샴푸의 품질이 별로. 머리카락이 뻑뻑해짐.


크고 넓은 침대. 특별히 침대를 좀 더 신경썼다고 한다.
트윈 베드는 저층에만 있으니, 고층 전망이나 도로 소음이 줄기를 원하면 킹베드룸을 예약해야 한다.








사진으로는 느낌이 잘 안 오지만, TV 크기가 꽤 크다(55인치). 베스트웨스턴에서 포포인츠가 되면서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 내가 좋아하는 선수의 경기는 이미 끝났지만, 혼자 침대안에 포근히 누워서 채널을 독점하고 테니스를 보니 참 좋았다.

로비는 산뜻하게 변신했지만, 사실 방 내부는 너무 딱딱하고 사알짝 촌스러운 느낌이라.... '이런 데를 사람들이 비즈니스호텔이라 부르는 건가?' 라고 생각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내가 별로 쓰고 싶지 않은 단어.

하지만 투숙률이 높지 않은 날이라 숙박비가 저렴했고, 주위 룸에 드나드는 사람이 드물어서 24시간 가까이 조~용했던 1박을 마치고 나니 "힐링"이 달리 없구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 역시 맨앞에서 밝혔듯이 내가 싫어하는 단어인데도. 😁

내가 잘 쓰지 않는 단어들을 떠올리게 한 이 호텔, 그냥 별 생각없이 묵었는데 의외로 느낌이 좋았다.
(호텔 입장으로는 안타깝지만) 북적이지 않아서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방과 방 사이의 방음이 좋지 않아 옆방 소리가 들렸다는 평도 많았는데, 내가 머무른 기간에는 조용했다. '디지털단지'의 한가운데 있지만, 휴양의 느낌이 컸던 숙박. 









호텔 바로 앞에 공항버스 정류장이 방에서 보인다. 접근성도 좋은 편. 그리고 내 방이 최고층 15층이기도 했고 외부 소리 차단이 잘 되어서 6차선 도로에 인접했지만 소음은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얼로프트 강남 같은 곳은 도로 소음이 너무 커서 안 좋았던 것에 비하면.






영화 버드맨의 제목을 끝까지 다 쓰면 Birdman or the unexpected virtue of ignorance이다. 프로모션에 이끌려 '포인트를 모아두는 것은 미래 여행에 대한 준비'라는 생각에서 별생각없이 머무른 곳인데, 이 호텔은 내가 'unexpected virtue'를 발견한 호텔이라고 할까. 후기를 쓰면서 묘하게 이 영화 제목이 생각났다.





* 장점

- 교통 편리. 공항버스 정류장, 2호선 지하철역 등이 가깝고 주위에 다양한 음식점, 상점들이 있다.
- 도보 5분 이내 거리에 이마트가 있다. 음식 등을 조달해서 먹기 편리. 외국에서 한국으로 여행을 와서 자잘한 마켓 물건을 쇼핑해가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여행 마지막날 머무르기에 참 좋은 위치라는 생각이 든다. 잔뜩 쇼핑한 뒤 바로 앞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떠나면 되니까.
- 개관한지 9년이 넘었고 리노베이션은 조금만 했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한 실내를 유지하고 있다.
- 저렴한 가격에 조식을 제공해준다거나 와인 증정 같은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팔고 있다. 예약 전에 잘 찾아보면 좋다.



* 단점

-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이번 경우에는 내가 약간의 손해를 봐서 단점 항목으로😢. 서울의 매리어트 호텔 중에 흔치 않게 다이나믹 프라이싱을 하고 있는 듯하다. 저렴한 요금 프로모션이 나와서 예약하고 다녀왔는데, 내가 호텔로 가기 전 오전에 확인했을 때만 해도 내가 예약한 가격 그대로였다. 

체크인 하고 나서 오후에 다른 것을 확인하느라 앱에 다시 들어가 보니 몇 시간 만에 더 저렴한 가격으로 룸이 나옴.(😱 안 봤으면 더 좋았을 텐데 ㅎㅎ) 원래 나는 투숙률에 따라서 숙박비를 지속적으로 조정하는 것을 지지해왔지만 그건 역시 내가 이익을 봤을 때였고, 몇 시간 차이로 내가 낸 숙박비보다 더 저렴해지는 것을 보니 조금 아까웠다. 

나처럼 당일까지 취소 가능 요금으로 예약했다면, 체크인 직전까지 앱에서 요금을 확인해보는 것을 권장.





부브카 주니어






** 이제는 선수 생활은 접고, 알렉산더 즈베레프의 플레이어 박스에서 보이는 부브카 주니어에 대해 6년 전에 써놓은 글. 요즘은 즈베레프의 히팅 파트너 정도로 일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




2014.01.29 13:14 

부브카 주니어, 복귀!








2012년 10월말, 서울 챌린저 테니스 대회에 자원봉사하다가 봤던 선수들 3명. (사진은ⓒATP)






왼쪽부터 튀니지 선수 말렉 자지리, 이스라엘 선수 아미르 와인트롭, 우크라이나의 세르게이 부브카 선수.
셋 중에 맨오른쪽 부브카 선수는 토너먼트 데스크에 올 때마다 한 번씩 더 쳐다보곤 했는데, 장대높이뛰기의 전설 - 세르게이 부브카의 아들이기도 했고, 당시에 여자 테니스 랭킹 1위이던 빅토리아 아자렌카의 남자친구로 더 유명했기 때문이다.




아버지도, 여자친구도 각자 분야의 세계 1위를 달성했는데 오직 본인만 작은 규모의 챌린저 대회를 다니고 있는 선수의 멘탈은 어떨지 궁금했다. 나만 해도, 이 선수의 아버지 이름이나 여자친구 이름을 알지 못했다면 두 번 쳐다보고 하는 일은 없었을텐데 말이다.

초보 자봉이었던 내가 일에서 벗어나 경기를 지켜볼만한 여유를 갖기도 전에
부브카 주니어는 초반 탈락해서 돌아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얼마 뒤에 이 선수의 인생이 궁금해져서 검색을 해봤다가 깜짝 놀랐다.


내가 이 선수를 본게 2012 10월 말인데, 바로 다음 11월 1일에 파리의 친구집 3층 화장실에서 건물 밖으로 떨어져 다중 골절을 당해, 9시간 대수술을 받았다는 뉴스가 있었다. 본인은 사고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은 못 하고...병원에서 깨어나서도 어머니를 볼 때마다 4번 계속 여기가 어디이며 어떻게 여기에 왔는지 물어봤다는 것으로 봐서는 상당히 큰 사고였던 것 같다.


아자렌카가 파리에 병문안을 왔었다는 얘기도 있었으나, 12월에 아자렌카는 결별을 인정하고 지금은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테니스 선수로서의 미래가 걱정될 만한 부상이었지만, 11월 28일에 이미 스스로 설 수있을만큼 회복했다는 뉴스를 찾을 수 있었다.



하루 6시간씩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부브카는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 운좋게 좋은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심각한 부위의 골절은 없었다"라고 인터뷰했다.
안타까운 마음은 많았지만 한동안 잊고 지냈던 이 선수를 2014년 들어서 몇몇 대회 예선 드로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14개월의 공백을 딛고, 대퇴골과 팔에 철심을 박고 호주 오픈 예선에 나선 그는 1차전에서 패했다. 하지만 상당히 반가운 컴백이었다.
'그 유명한 아버지' 부브카는 아들이 다시 다칠까봐 이른 복귀를 말렸지만, 재활 기간 동안 자신이 얼마나 테니스와 테니스선수로서의 삶을 사랑했는지 깨달은 부브카 주니어는 경기에 출전하기를 원했다고 한다.


오랜 기간 쉬어서 단 1점의 랭킹 포인트도 갖고 있지 않지만
서서히 경기 수준을 올려서 "comeback of the year' 수상자에 이름을 올리기를 기원한다.
가을쯤 한국 챌린저 대회에 다시 찾아온다면 반가울 듯하다.



-----------------------

2020년 1월, 즈베레프 박스에 앉아 있는 부브카 주니어.






너무너무 불편해서...



거의 쓸 수 없는 지경이 된 휴대폰을 질질질질 써오다가 바꾼지 한 달이 넘었다. 
이제는 스마트폰 없이는 지하철에서 할 일도 없고, 해외여행도 갈 수 없게된 인류(?!)이기에...새것으로 바꾸고 나니 그동안 할 수 없던 것 중에 다시금 할 수 있게 된 것도 많고, 더 편리해진 것도 많다.

엄마가 쓰시다 포기한 것을 주워서 썼기에, 거의 폭발 직전에 가기까지 총 6년이나 사용해온 스마트폰. 저번 8월 경부터 남앞에 내놓기에도 묘한 모양새를 유지했는데, 진작 바꿀 것을 왜 12월까지 질질 끌었는지, 나의 생활 행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했다.

경제적 문제가 있기도 했지만.... 가장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를 써오고 있던 터라 매달 6500원 정도 내던 것을 현재 19000원 정도 내고 있기는 한데, 성능이 엉망인 폰을 쓰면서 느꼈던 불편에 비하면 13000원 정도 차이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


사실 바꿔야겠다고 결심한 뒤로는 내가 가입한 알뜰폰 사이트에 가서 성능 비교고 뭐고 그냥 갤럭시 중에서 제일 저렴한 모델로 결정하고 나니, 30분도 안 걸리는 일이었다. 폰도 다음다음날 바로 배송이 되었고. 

무엇 때문에 그렇게 질질 끌었는지 모르겠다. 이런 성격이 지금의 나의 모습을 만들었나 싶기도 하고....
본인이 좀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뭐 하나 제대로 못하는...

그러다가 또 그냥 나와 타협했다.
물론 실천력이 뛰어난 사람들도 많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주아주 불편해지기 전까지는 뭔가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는 거. 
다들 그렇게 산다고 생각하고 나를 자학하지는 않기로.

보조배터리에 연결되어 있어도 자꾸자꾸 꺼지는 전화기 때문에 조마조마하게 보낸 4-5개월이 너무 아깝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뭔가 다른 일로 실없이 방치하다가 몇 개월씩 허비하기도 한다는 거.
결국 너무너무 힘들어지고 나서야, 행동에 옮기는 경우도 많다는 거.


조금 다른 상황일 수도 있지만,
한국 케이블 티비에서 오프라 윈프리쇼 방송을 자막 달아 내보내주던 시절 -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 중의 하나가 이런 거였다.

누군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할리우드 배우가 나와서 이혼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었다. 
"부부가 살면서 '아, 우리는 안 되겠구나.' '우리는 이혼하겠구나.' '이혼해야겠다' 라고 생각한 뒤에 실제로 이혼하는 데는 평균적으로 5년 정도가 걸린다"고. 한국보다 비교적 이혼에 대해 쉽게 생각하는 미국에서도 결론을 맺기에는 5년이나 걸리는 일이었다. 

심적으로 다들 큰 괴로움을 겪으면서도 이런저런 이유, 이 상태도 뭐 나쁘지 않은데? 하는 안주, 쌓인 정에 대한  미련, 그리고 '뭐, 더 나아질 게 있겠어?' 이런 자포자기의 심정 때문에 행동으로 옮기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한 걸음만 옮기면 다른 세상이 있는데
나처럼 스스로에 갇힌, 이유없이 또는 이유있게
가만히 있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너무너무 많이 있겠지?

사실 주위의 충고는 크게 도움이 안 되는...
결국 본인이 마음을 먹어야 하는 일.






추억의 장소





2011년 7월,
당시 개관한지 반년 좀 넘은 서울의 새 호텔에 스리랑카 제자를 만나러 갔다.
그 후에도 몇 번 겪었지만, 한국에서 진행하는 3주 정도의 외국학생 연수? 문화 체험? 프로그램 끝에는 서울의 한 호텔을 지정해 거기서 1-2박하고 나라별로 출국하는 것 같았다.


그날따라 몸이 안 좋아 망설이다가 나갔지만,
1년 반 정도 만에 만나는 이 제자가 나를 보자마자 눈물을 글썽거려서
몸을 질질 끌고 나가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뒤로도 나를 오랜만에 봤다고 눈물 흘리던 제자는 이 제자가 유일했으니....



 호텔 로비에서 📷



당시에 이 제자가 방 호수를 알려줘서 처음에는 혼자 무턱대고 올라갔었는데, 두번째에 다시 올라가려고 하니 엘리베이터 버튼이 눌리지 않았다. 당황.

요즘에는 매우 흔한, 그러나 2011년에는 내가 처음 봤던, 엘리베이터에 키 카드를 인식해야만 자기가 가는 층의 버튼이 눌러지는 방식을 최초 체험하게 해줬던 호텔. 다시 생각해보면 처음에는 운좋게 나와 같은 층에 가는 누군가와 엘리베이터를 탔었나보다. 처음에는 아무런 문제없이 (누군가가 자기 키 카드를 대줘서?) 올라갔었는데, 나중에 다시 올라가려 하니 층수 버튼이 눌리지 않아 당황했었다.

그뒤로도 가끔, 층수 버튼이 눌리지 않아 당황하는 사람들을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칠 때면, 나도 저랬었는데...싶어서 이 호텔에서 겪었던 그날의 풍경이 어렴풋이 떠오르곤 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내가 마주친 사람들은 키를 들고 카드 인식을 하는지 몰라서 당황하고 있었던 것이고 나는 카드 한 장 들지 않고 투숙객이 아닌 채로 위층으로 올라가려고 했었다는 것 😸.


2019년 중순, 이 호텔이 약간의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개관 9년 만에 간판을 바꾸어 달았는데, 기회가 있어서 근처에 가보니 로비가 많이 변했다.

2011년의 딱딱한 분위기에서 훨씬 산뜻해졌다.




9년이 지나 호텔 이름이 바뀌어도 저 화분 장식대( 2011년 사진↑에는 사람에 가려 잘 안 보이지만 모양이 똑같다)만은 그대로인 것을 보니 차마 버릴 수 없는, 굉장히 비싼 🤗 받침대인가보다.


2011년이라....
아련하다.






Union staion, DC




2005.01.21 23:54 

Union staion, DC






딱 작년 이맘때, 여기서 친구 기다리다가 만난
미국인 할아버지가 생각난다.

어디 사람? 전 한국 사람인데요....
한국에 대한 아는 얘기를 다 하신다.
한국전 참전하셨다면서.

하지만 전 지금 중국에 살고 있어요..
어라? 중국도 옛날에 가보았다며 아는 지식을 다 끌어내신다.
톈진에 살고 있다고 하니까, 그 근처에 있는 "탕구"라는 항구 이름까지
알고 계신다. 신기하다.

내 왼손 손가락을 내려다 보시더니 남자친구가 없냐고 물으신다.
좋은 사람 같은데(?!) 빨리 만들라고 충고하신다.
아마도 눈에 띄는 관광객스러운 동양인은 다 붙잡고 말을 거는 분일
테지만... 그래도 내 기억 속엔 진하게 남아있다.




미국 속의 중국인.




2004.01.21 12:04 


22일의 "그야말로 Chinese" new year를 맞이하여
17일부터 미국에 놀러와 있다.


중국 사람에게는 음력설이 가장 큰 명절로, 열흘씩 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 있다보니
내가 어느새 중국 생활의 영향을 많이 받았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뉴욕이야 원래 무질서해서 상관없었지만
꽤나 질서정연한 편인 Boston에서 습관적으로 차도로 뛰어드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뒤에 신호를 지키면서 가만히 서 있는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다시 뒷걸음질 하기를 여러 번 해야 했다.


중국에는 위조지폐가 꽤나 많은 편인데, 내 눈으로 그냥 보기에도
너무나 확연히 다른 위조지폐도 있다.
그런 것은 그냥 구깃구깃 접어서 버스 요금통에 넣어버리곤 하면서
어리숙한 외국인인 나한테만 위조지폐로 거스름돈을
주는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었다.

뉴욕에서도 아까 뭔가를 샀다가 여기 사람들은 잘 쓰지도 않을
100달러 짜리 지폐를 내밀고 80달러 가까이 거슬러 받았는데
내가 보기에도 확연히 다른 20달러 지폐 한 장이 끼어 있었다.
흠....말 잘 못하는 뜨내기라고 이런 돈을 거슬러 주다니...
버스 요금통에 쑤셔 놓을 수도 없는 20달러 지폐를 보면서
상당히 기분이 나빴었다.
그런데 나만 그런 20달러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위조방지용으로 새로 발행한 20달러 지폐였다.
나는 내가 우스워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중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다른 일들을 판단하고, 저지르고
있다니...
그런데 그런 영향 별로 받고 싶지 않은데...
다시 예전의 공중도덕 잘 지키고, 의심을 많이 하지 않는(--;;)
나로 돌아가고 싶다




잡아끄는 힘





2007.01.21 04:09 


큰 미술관을 돌아다니다 보면 점점 지치게 되고
그림이 눈에 잘 안 들어오게 된다.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유럽 회화를 질리도록 본 뒤,
힐끗 보고 나가려던 미국 회화 전시실에서 나를 멈추어 서게 한 그림
Edward Hopper의 Nighthawk





 
이토록 단순하고 정직한(?) 이 그림이
왜 그렇게 나를 잡아끌었는지
그 앞에 서서 한참을 궁금해했다.






그런 기분말이다.


살면서 위태위태한 행복, 가려진 행복이 많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한 남편이 불륜 중인데 여자친구(?)를 위해 명품백을 샀다. 그곳에서 목도리를 사은품으로 주었는데 그 목도리를 아내에게 가져다 준다. 아내는 그것을 감격스러워 하며 늘 소중히 두르고 다닌다. 이 아내는 그냥 모르고 사는 게 행복한 걸까, 아는 게 더 나은 걸까.


위 예시는 "inspired by" - 영화<Love actually>랑<그것이 알고 싶다>이다.

<Love actually>의 한 에피소드를 보면, 남편과 함께 크리스마스 선물 쇼핑을 하러 갔던 아내는 남편이 목걸이를 포장하고 있는 장면을 보게 된다. 남편이 회사 여직원에게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은근히 목걸이 선물을 기대했던 아내는, 크리스마스날 남편의 선물로 cd를 받고 잠깐 방으로 피해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아이들을 데리고 학교 학예회장으로 간다.


그리고, 내가<그것이 알고 싶다>를 본 것 중에 가장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 
필리핀에서 어학연수를 하면서 현지 여성과 사이에 아이를 낳고 한국으로 그냥 도망쳐 오는 남자들이 많다. 아이를 혼자 키우는 필리핀 여성이 눈물로 쓴 편지를 제작진이 한국에 가지고 와서, 그 아이 아빠 한국인을 찾아내 보여준다. 어둑한 승합차 안에서 그 편지를 읽은 남자는 '내가 결혼식을 몇주 앞두고 있다. 제발 이 사실을 그냥 묻어두면 안 되겠냐고'말한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내 일이 아닌데도 상당히 아득해졌다. 이 남자와 결혼할 여자는 그냥 모르고 사는 게 약이겠지? 아는 순간 지옥이 아닐까? 그런데 평생 이 사실을 모르고 살아도 불쌍하다. 남편이 어떤 인간인지 평생 모르는 거니까.



굳이 이런 극단적 예시가 아니더라도, 내가 누렸던 행복함 중에 알고 나면 행복이 아니었던 일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 뭔가 찝찝하다.

혹은, 온전히 내가 만든 행복이라 생각하며 살았던 일들이 사실은 누군가의 개입으로 만들어진 행복이었을 수도 있다. 그냥 그 사람의 배려와, 모르고 살아도 되는 그 행운에 감사해야할지도....

 0
 
2

댓글2

  1. ㅇㅎㅅ
    씁쓸하군 ㅎ 난 진실한 내 존재의 가치를 위해 아는게 낫다에 한표

    • 맞아... 위에 [그것이 알고 싶다] 그 편은 보고 나서 내가 다 답답해지더라... 저렇게 묻혀있는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에. 그 남자와 결혼하는 여자가 무지 불쌍했어. 그런데 아마 나에게도 그냥 '모르고 넘어갔기에 더 행복했던' 일이 있지 않을까 싶다 .
      2015.01.21






서울의 미세먼지



오래 전에, 미래를 다룬 영화를 보면 
대부분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거나 안개 낀 듯한 뿌연 공기 속에서 일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미세먼지 수치가 나빴던 2020년 1월 19일 오전의 서울 하늘 😣
미래를 내다본 그 영화 속 하늘이 실제가 되었다.
원래 궂은 날이기도 했지만 공기질도 매우 안 좋았다.

하루 전날 오후 비슷한 위치에서 찍은 다른 각도 사진.
이 정도 파란 하늘만 보여도 버티겠는데...


 






고 2때 영어 선생님




2014.01.18 02:48 


People이라는 단어의 원어민 발음을 본인이 잘 들어봤더니 "삐쁠"이 맞다며, 늘 그렇게 읽으시던 고2때 영어 선생님이 갑자기 생각났다.

'원어민' 발음이라는 걸 한국어로 옮기기 어렵긴 하지만 굳이 옮기자면 '피쁠'에 더 가깝지 않은가 하는데, 늘 부자연스럽게 '삐쁠'을 강조하시던 그 선생님^^
"피플"이라고 읽으셨다가"아차!"하고"삐쁠"이라고 꼭 다시 고쳐 읽고 넘어가시던 그 선생님은 요즘 뭐하고 계실지.

삐쁠은 아무래도 히스패닉계 미국 원어민의 발음일 듯.

 0
 
2

댓글2

  1. 윤g
    누구시지? ㅎ
    2014.01.18 09:36 
    • 미야
      ㅅㅁㅅ 선생님....내 담임이시기도 했음 ㅎㅎ
      2014.01.18





지뢰 겁먹고




2015.01.16 23:35 


"지뢰 겁먹고 이제 안 가요"어느 게시판에서 이렇게 쓴 걸 봤는데,

검색창에 이렇게 쳐보니 은근 이렇게 쓰는 사람들 있다.
오타일 리도 없는 게, 타이핑에 두 배로 수고가 들어가기 때문에 원래부터 이게 맞다고 생각해서 의도적으로 애써서 타이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마 '무서운 폭발물 만큼이나' 겁을 먹고... 라는 뜻으로 쓰이지 않았을까, 하는데 그렇게 쓰이는 과정에 대해 상상해보면 재미있다.

지레 짐작, 지레 겁먹고 등을 자주 쓴다고 해도, 막상 '지레'의 뜻이 뭘까요? 하면 나 같은 경우는 답이 빨리 안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차라리 직관적으로 상상하기 쉬운 '지뢰 겁먹고'라고들 하시는지도:)


* 지레: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 또는 어떤 기회나 때가 무르익기 전에 미리.


댓글2

  1. Josh
    '~~하기가 쉽상이다.' 이것도 엄청 많이 봐요. ^^;;
    2015.01.27 11:34 

    • 반갑습니다^^
      맞아요. 그렇게 쓰시는 분들이 쉽상이 아니라, 十常인 걸 알면 놀라실 것 같아요. 반대로, 어이없다를 '어의없다'라고 쓰는 건 그게 한자어라고 착각해서 일 듯 해요.
      2015.01.27

다행?



이벤트 응모 때문에 시작한 트위터...
그 뒤로는 전세계의 테니스 정보를 취합하는 데에만 이용하지만, 그래도 읽다 보면 가끔 좋은 정보를 주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 트위터는 비방과 증오의 장이 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도 있지만... 트위터는 굳이 사진으로 내 일상을 증명하고 행복을 전시해야 되는 피곤함이 없는 곳이라, 그 익명성에 기대어 좋은 글을 줄줄줄 써놓는 분도 많다.


오늘, 전세계에 출장 다니는 성공한(?) 직장인으로서 여러 글을 남기는 분의 트위터를 주욱 보았는데...
그중에 자기는 "어릴 적부터 목표가 호텔 조식을 아주 조금만 먹고 부자인 것처럼 보이게 쿨하게 일어나는 것인데 아직 실현을 못 했다"는 글을 보았다.


나는 조식 조금만 먹고 잘 일어서는데..🙋‍♀️
화려한 도시로 출장 엄청 자주 다니시는 것 같던데, 호텔 조식 자주 먹으면 질려서라도 많이 안 먹게 되던데 이 분은 그걸 아직 실현 못하셨다니 정말 조식을 포기 못할 정도로 훌륭한, 좋은 호텔만 다니나보다.

이분의 말, '부자인 것처럼 보이게'를 실감하는 게 ㅋㅋ 실제로 나도 조식당이 괜찮았던 호텔에 '내 돈 안 내고' 오래 체류했을 때, 음식이 매일 똑같으니...2주째엔 아주 조금 먹고 일어나면서 다른 사람들이 '와😮 여기서 저렇게 조금 먹고 그냥 가다니? 여유있나 보네' 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약간 의식한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의 꿈을, 이분보다 조식 먹을 기회가 훨씬 적은 내가 이미 실현했다니...뭔가 다행? 만족? 묘한 기분이 든다. 🤗
이런 걸 '정신 승리'라고 하는구나.... :) 









a room of one's own




2013.01.13 00:50 


요즘 종편TV에서 유행하는 방식 - 준 명사급의 인물이 여럿 나와서 자신의 경험담을 늘어놓는 - 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다.

'남자에게는(결혼한 사람 포함) 자신만의 방이 필요하다' 뭐 이런 내용이었는데,
한의사 한 명이 나와서 '자기는 집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찾다가 갈 데가 없어서 화장실에서 울었다' 이런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엄마는 그걸 보고 막 웃고 계신다.
나에겐 전혀 웃기는 내용이 아닌데...
슬픈 내용인데...



엄마와 나는 기본적으로는 잘 지내지만, 가끔 엄마와 싸울 때 엄마가 "너는 되도 않는 소리를 한다. 말이 안 통한다" 이러시는데,
엄마와 나 사이의 간극은 바로 이 정도인 것 같다.
엄마가 보시면서 웃고 있는 내용이 나에게는 무지 슬프다는 거.



결혼은 안 해봤지만 왜이리 공감이 갈까..
나만의 공간이 필요해.
부부에게 있어, 늘 함께하는 것 뿐만 아니라 서로가 혼자 있고 싶은 시간이 언제인지 잘 알고 배려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또한 각자 혼자 있고 싶은 시간이 그럭저럭 일치한다면 행복한 부부겠지...


나는 남편과 함께 있고 싶은데 남편은 혼자 있고 싶고, 남편은 나와 함께 하고 싶은데 나는 혼자 있고 싶은 순간이 많다면 불행할 듯.

서로 혼자 있고 싶은 순간이 비슷해서 각자 시간을 잘 보내다가도, 또 같이 있고 싶어져서 함께 잘 사는 부부생활을 꿈꾼다면
삼십대 중반의 나이에, 일천한 경험에서 오는.... 너무 순진한 환상일까? ㅎㅎ

댓글4

  1. *ㅅㅍ씨*
    음 공감
    2013.01.13 08:18 


    • 여기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1인 ㅎㅎ 결혼도 하기 전에 공간부터 찾고 있음 ; 담주쯤 숙이랑 볼 거 같은데 너두 시간내어 함봐:) 걔 광장팀으로 옮겨서 낮 약속일 거 같아. 아... 글구 이제 진짜 교내 음주 금지라더라...올해 축제 주점이 없어진다는 말까지 ㅎㅎ 가을에 너랑 노천 한 잔 잘 한 거 같어 ㅋㅋ
      2013.01.14 14:38 
  2. *ㅅㅍ씨*
    그래?? 광장 갔대??
    날짜 알려줘. 함 맞춰볼게~
    2013.01.14 16:08 

    • ok. 우리도 담주 날씨 예보 나오면 시간 맞추려고 하고 있거든...조금이라도 안 추운 날 보려고..ㅋㅋ 연락할게~
      2013.01.15







아이돌 아이들




2014.01.11 02:37 


idol은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아이들'로 쓰는 게 맞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쓰면 이상하겠지...


요즘 이 '아이돌 아이들'이 이런저런 TV쇼에 출연해 자기들 인생 이야기 했던 예전 것들을 찾아본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때와는 다른, 특별한 느낌이 있다.

나보다 열 살 어린 애들이
이미 나보다 많은 경험을 가지고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지 이야기한다.
얼마나 어릴 적부터 이 길이 내 길이다 믿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여왔는지.
부모님에 질질 끌려 이 길에 들어선 아이도 있었지만, 그게 지금은 또래 친구들의 삶과 얼마나 많은 차이를 초래했는지.
가끔 뭉클해지거나 부러워져서 눈물이 나기도 한다.


20대에 이미 세상에 자기 자리를 잡은 아이들.
한없이 위태하고, 남모르게 외로운 자리이겠지만
그래도 '난 이것을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임을 이미 증명한 그들이 너무 부럽다.
어린 나이에 그토록 열정을 들여 모든 걸 던지고픈 자리를 찾은 아이들이 신기하다.


하지만 늘 얻는 것만큼 포기하는 게 생기는 듯하다.
지난 여름 오랜 만에 만난 친구와 작은 동네 공원에 앉아 그런 얘기를 했었다.
당시에 평범한 사람이 겪기 힘든 어려운 일을 겪은 한 아이돌 전 멤버 이야기를 하면서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다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하는 것은 큰 행운이었기에, 그만큼 큰 불운도 찾아오는 것 같다'고.
내 친구는 나의 그 생각에 무조건 반대했다. 여러 다른 이야기를 하고 헤어진 뒤, 요즘은 그 친구와 멀어졌다.


요즘에 또 엄청난 일을 겪는 다른 아이돌을 보면서
정말 인생은 큰 기쁨과 그만큼 큰 슬픔이 차례로 오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멀어진 내 친구는 아직도 다른 생각을 할까.
크나큰 행복이 없더라도 크나큰 불행도 없는, 그냥 소소하고 평범한 삶이 나은 것 같다.
물론 자기 열정을 던질 한 자리를 찾았다면 말이다.




버스





2009.01.11 05:42 


버스를 타고 가다가...
문득
재작년, 같은 곳을 매일 버스를 타고 왕복하던 때가 생각났다.
누가 보든 말든 줄줄 눈물이 흐르던 그때.
이제는 그 노선 타고 싶지 않다.
왠지.
이제는 우연히 사진 나오면 훌쩍 건너뛰어 외면해야 하는 사람.


댓글1

  1. 최ㅅㄹ
    누구요?
    2009.01.13




무게




2005.01.11 01:46 




무척이나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하는 '아메리칸 뷰티'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장면, 대사들이 참 많지만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바로 이 대사.

"I'm looking for the least possible amount of responsibility"

남자 주인공이 패스트 푸드 가게에 취직할 때 했던 말.
나도 어쩌면 책임감이 적은 일을 원했는지도 모른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별것 아닌 것처럼 여겨지다가도
어떤 때는 무지하게 나를 짓누른다.
나로 인해 뭔가가 바뀔 때도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것이 잘못이었을 때는 그 무게에 깔려죽을 것 같다.







17 de Enero, sabado...




2005.01.11 01:10 


지금 내가 기억할 수 있는 한, 마지막으로 행복했던 순간에
내 눈 앞에 펼쳐졌던 광경과 무척이나 닮아있는...
바로 그 장소에서.. 그러나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찍은 사진.
정말 차분했지만 믿을 수 없을 만큼 행복했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재미있는 건...이걸 타고 날아갈 때보다 이걸 기다리던 그 순간까지가
제일 행복했다는 것이다. 장장 5시간을 혼자 대기해야 했지만...



삶이 여전히 어렵다.
쉬운 삶을 동경하지만, 어떤 길을 택해도 절대 쉽진 않다.
내가 잘못한 게 딱딱 잊혀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렇게 좋은 기억만 남고...



  1. 김ㅜㄴㅅ
    우리 뜹씨다!
    2005.12.30 13:51 

  2. 어디로 뜰까요?
    2006.01.23 00:56


당신도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는, 홍콩 / 심천 국경에서 중국 비자 받기

  서울에서 중국 관광 비자 받는 과정이 무척 귀찮아졌다. 온라인에서 중국이 원하는 방식대로 한참 동안 비자 신청서를 완성하고 비자 접수 날짜를 예약하려 하니 예약이 꽉 차 있었고, 보름에 가까운 여유 시간이 필요해서 나의 출국 날짜에 하루 정도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