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드라마....



이리저리 채널 돌리다가 갑자기 이국적인 배경에 꽂혀 중국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10여 년간 의식의 수면 아래에 있다가
2018년부터 갑자기 그리워지기 시작한 중국 생활.
(2003-2004에 걸쳐 몇 개월 거주) 

지금 어디든 갈 수가 없기에 그래서 그냥 "외국"이 그리운 것인지도 모르겠고
2000년대 초반 외에는 15년간 여행이나 환승으로도 중국에 가본 적이 없었던 탓에, 중국엔 온전히 당시 20대의 내가 남아 있어서 그리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중국은 나에게 어떤 '젊음'과 '미숙함'을 상징해서??


한국 드라마는 배우들을 다 알기에 
이미 부자가 되었다는 걸 다 아는 배우가 가난한 역할 하는 것도 안 어울리고(얼마 전 가난한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가 극중에서 6백만원짜리 가방을 들고 출연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었듯이) 결혼한 배우가 연애 감정 연기하는 것도 보기 어색한데, 

중국 드라마를 볼 때는 중국 배우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어서 그 역할을 역할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서 좋았다.

배우 정보를 조사하기 전까지는.....






아무리 술 취한 연기를 한다지만 배우가 너무 벌개지고 아픈 사람처럼 되어 버려서 조사를 좀 해봤더니, 이 배우는 실제로 알콜 알러지(?)같은 게 있다고 한다 🥵 한 잔 마시고 그대로 벌개진 모양.






그러고 보니...
이전 회차를 보다가 저 남자가 다른 두 명과 투명도가 다른 맥주를 마시기에 '두 명은 에일 맥주 같은 거 마시고 한 명은 라거인가? 취향 존중해주네' 이런 생각을 했었던 게 기억났다. 😊 실상은 사과 주스...이런 거 였던 모양. 다시 보니 거품도 없고. 
역시 정보 조사를 하니 새로이 보이는구나.





완전 빨개지는데도 일부러 술 마시고 연기 투혼이네 ㅎㅎ
그런데 배우 정보 조사하지 말아야 하는데, 결국 몇몇 배우들이 중국 최고 수준의 스타라는 걸 알게 되니 또 몰입이 깨지기 시작한다....🤐 중국은 시장이 더 커서 최상급은 한국 배우보다 돈을 훨씬 많이 버니까.

저렇게 고된 직장인 역할하고 돈 없어서 힘들다고 연기는 하고 있지만, 어차피 알아서 잘 살고 있는 연예인들인데 뭐, 하고. 
모르는 사람들이니 그냥 일반인으로 보이다가 이제 또 연예인으로 보이기 시작.

ㅡㅡㅡ

작년, 아니 방금 해가 바뀌어서 벌써 재작년이네... 재작년에 15년 만에 중국 다녀온 뒤로, 자극 받아서 중국어 공부 다시 시작했어도 지금쯤이면 대사 훨씬 잘 알아들을 수 있었을 텐데....









내가 돌아왔어









내가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위 사진 속 장소는 ...
저 창가 구석자리에 앉아 
'성공(?)은 못했지만 어찌 되었든 내가 이렇게 여기 돌아왔어'
라고 생각하며 혼자 한 잔 했던 곳이다. (2019)


괜시리 감상적이 되고 싶진 않았지만
다행히 이 쪽 편에는 아무도 없어서
홀로 의자에서 몸을 젖혀 목을 기대고 천장을 올려다봤다.

그리고 눈물도 조금 흘렸다.
무슨 의미인지는 아리송하지만.



알 수 없는 감정을 경험했던, 기억에 남을 곳이라 
당시 내가 볼 수 없었던 각도의, 그러나 어딘지는 식별할 수 있는
저 사진을 보니 반가웠지만
그때 내가 찍었던 사진과 비교해보니 의자는 사진과 다르다.
의자가 불편해서 (?) 팔걸이가 있는 의자로 교체한 듯.



 



어딘가에 그렇게

 


전에 글을 쓰기도 했지만

http://mori-masa.blogspot.com/2017/12/blog-post_18.html

3년 전 이맘때, 한 가수의 자살은 유난히 크게 다가왔었다.


솔직히 그 가수의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 곡 제대로 들어본 적도 없었고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몰랐지만

어린 친구가 혼자 괴로워하다가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게 괜히 너무나 안타까웠었다.


오늘, 다른 가수가 그 가수의 노래를 부르는 것을 들으니

2년 전 어느 날이 생각났다.

내가 압구정역 근처 특정 지역의 모든 음식점과 카페를 돌아다니며 뭔가를 조사하는 일을 할 때였는데, 

그 중 아주 조그만 한 카페의 사장? 알바? 청년이 매우 그 가수의 비슷한 분위기를 지녔었다. (솔직히 그 가수의 외모의 확실한 모습은 잘 모르지만 몇 번 본 사진에 의한 느낌)


여전히 엘비스 프레슬리가 어딘가 살아 있다, 히틀러는 죽지 않았다...마치 그런 믿음의 신봉자처럼,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가수가 죽지 않고 삶을 비밀로 남긴 채, 저렇게 어디엔가 모든 것을 훌훌 털고 그냥 작은 카페의 청년으로 살아가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가수가 살아 돌아온 것이 아닌데도, 나혼자 '저렇게 비밀스레 살아가기엔, 압구정은 너무 다른 연예인이 많이 다니는 곳이잖아?' 라는 생각조차 했다.


생전에 그 사람을 잘 모르던 나도 이런 상상을 하는데, 진짜 가족들과 팬들은 얼마나 비통할지....








방구석 세계 여행

 



국제교류재단에서 종종 개최하던 영화 상영 행사는 그동안 꽤나 기분 전환이 되어주었다.

몇년 전 칠레 영화 주간에서는 칠레 대사관에서 직접 대사까지 와서 인사를 하고, 와인과 엠빠나다 같은 것을 대접해서, 엠빠나다를 서울에서 처음으로 먹어 본 기억이 있다.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서...이런 기분 전환용 행사도 다 사라졌나 했는데,

늘 나를 이 행사로 이끌어주던 언니가 온라인 영화제가 진행 중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이집트 영화, 터키 영화, 불가리아 영화를 집에서 봤다.

세 영화 각각 그 국적 영화로는 내가 처음 본 그 나라의 영화가 되었다.

안 그래도 맨날 집구석에서 "뭔가 낯선 곳에 대한 향수 fernweh"가 강해졌었는데...

영상 구경만으로도 기분 전환.

같으면서도 다른 여러 나라 삶의 모습도 지켜보고.



1. 이집트 영화


제목은 "Photocopy" 


2. 터키 영화




3. 불가리아 영화,




여행 동반자



호텔 멤버십 elite status에 눈뜨던 시절, 2011년.

Pullman Bangkok에 들어서니 침대 위에 이렇게 Gold회원을 위한 선물이 무심히 놓여있었다.




그 이전에 이용했던 호텔에서는 나에겐 쓸모가 없는 큐브를 줘서 (9년 넘게 한 면도 맞춰보지 못함 ㅋㅋ) 이런 선물에 둔감했는데, 풀만호텔은 꽤나 쓸모있는 걸 줬다.





세면도구를 담을 수 있는 가방인데,
내부는 3개의 수납주머니가 있고 생각보다 물건이 많이 들어가서 그 뒤 9년 동안 모든 여행을 함께 했다.

한 번도 세척을 한 적이 없는데, 아마 하얀 가방이었으면 지금쯤 못볼꼴이 되어있을 텐데 회색이라 더러움이 안 보여서 그냥 가지고 다녔는지도... 😄

앞으로 여행 계획이 없으니, 한동안 저 토일레트리 백에 들어있었던 화장솜을 꺼냈다. 집에서 쓰려고 보니 화장솜에서 저 백 내부 특유의 냄새가 났다.

내 기억에 그 냄새는 저 가방이 생긴 1년 뒤인 2012년에 다시 갔던 방콕의 all seasons의 비누 냄새인데, 그 비누는 사라지고, 그 포장지만 남아있다.(all seasons 브랜드가 ibis styles로 바뀌면서 앞으로 못 가는 호텔 브랜드라 기념으로 포장을 간직해두었다) 8년이 지나도록 어찌 이 가방 특유의 향취로 남아있는지 신기하다. 이 가방엔 그동안 여러 호텔을 다니면서 수집(?)한 수많은 토일레트리를 넣어 가져왔는데도 아직도 가방을 열면 묘하게도 그 비누의 냄새가 난다.


후각이 가장 강력하게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감각이라고들 하는데... (나도 '청각'아닐까 생각해왔는데 후각에 관련된 신기한 경험을 한 번 한 적이 있다) 이 비누 냄새와 함께 2012년 그 낡은 올시즌스의 방으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내가 예약한 호텔 중 최악의 설비였던 곳인데도... 사실 그 저렴한 설비 탓에 가격도 낮아서 내 돈 내고 머문 호텔 중엔 가장 오래 머문 곳이기도 하다.



2012년 all seasons BKK, 브라운관 티비를 마지막으로 본 곳 아니었을까...




2011년, 저 가방을 집어들었을 때는 이렇게 오래 여행의 동반자가 될 줄 짐작도 못했었지. 며칠 전에 새로운 토일레트리 백을 하나 샀기에, 저 백은 퇴역할 예정.

그런데 언제쯤 여행 떠날 수 있으려나 🤷‍♀️🙇‍♀️








quiz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보면
주인공의 인생에서 아프게 스쳐지나가서 잊을 수 없었던 순간들이 묘하게도 퀴즈 문제로 돌아와서, 주인공이 어려운 문제들을 모두 맞힐 수 있었고 결국 '밀리어네어'가 된다는 내용이 나온다.

며칠 전 예전에 저장한 파일들 정리하다가 음악 파일을 하나를 발견하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식으로 내 경험이 바탕이 되어 (아픈 경험은 아니지만) 앞으로 퀴즈 문제로 나온다면, 내가 생뚱맞게 맞힐 수 있는 문제 중 하나가 '이란 국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

몇 년전에 이란 국가대표팀과 2주일을 함께 보낸 기억 때문에... 국가 연주가 담긴 파일도 아직 가지고 있고, 이란 국가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퀴즈 문제로 이란 국가를 틀어준 다음에 4지 선다형으로 1. 이라크 2. 사우디아라비아 3. 요르단 4. 이란  - 이런 식으로 찾아보라는 문제가 나온다면, 찍지 않고는 제대로 맞힐 한국인은 거의 없겠지만 나는 주관식으로 이 문제가 나와도 맞힐 수 있다 ㅎㅎ. 누가 돈 걸고 이 문제 퀴즈로 내주면 좋겠네.


또 하나 든 생각은
그 국제대회 당시 다른 4개국 통역 알바생들 나이에 비해 나만 거의 15살 가까이 많아서 뭔가 위축되는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 와서 그때 나를 떠올리면 '에휴, 어렸다 어렸어' 그런 생각이 든다는 사실이다. 
항상 지금이 가장 젊을 때란 말이 맞는 말인가보다. 나이 때문에 위축될 필요가 없는데 ㅜㅜ






당신도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는, 홍콩 / 심천 국경에서 중국 비자 받기

  서울에서 중국 관광 비자 받는 과정이 무척 귀찮아졌다. 온라인에서 중국이 원하는 방식대로 한참 동안 비자 신청서를 완성하고 비자 접수 날짜를 예약하려 하니 예약이 꽉 차 있었고, 보름에 가까운 여유 시간이 필요해서 나의 출국 날짜에 하루 정도가 모...